1st Listen : 2018년 5월 초순 ② | Idology.kr


1st Listen : 2018년 5월 초순 ②

2018.05.0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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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신작에 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스펙트럼의 데뷔 음반과, 경리&이츠, 후이, 크로스진, 틴탑, 용준형, 드림캐쳐, Produce 48, 페이버릿의 새 음반을 다룬다.
경리, 이츠
오늘 밤 뭐해?
레이블숲
2018년 5월 4일

   

나인뮤지스 시절의 찐한 댄스곡을 들을 것이라 믿었던 평자의 기대를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여성 2인조의 시즌 송. 내가 곡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이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는데, 이 곡의 타깃이 되는 연령대의 사람들은 이걸 듣고 자신의 심정을 대변해준다고 진정 생각하는 걸까? 이건 아무리 들어도 무성(無性)의 무언가가 큰 그리움이 없이 그리움이 있는 사람인 척하면서 쓴 가사 같은데? 40 먹고 평자 감성이 너무 메말라진 건가? 의문의 연속이다.



후이
브레이커스 Part.3
Stone Music Entertainment
2018년 5월 5일

  

‘케이팝 인플루언스드 아방팝’ 같은 느낌이 좀 있다. 멜로디와 화성이 결합되는 감각은 너무나 케이팝이지만, 이를 끌고 가는 트랙은 주류 케이팝과 아주 살짝 거리감을 둔 채 신선함을 준다. 익숙하게 드라마틱한 1절 버스 전반이, 후반에서 역동적으로 부비고 들어오는 기타와 보컬의 낙차와 대비되고, 다시 케이팝 프리코러스다운 프리코러스를 지나 정반합의 합 같은 후렴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역동적인 비트 위에 보컬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는가 하면, 무거운 사운드 이외에는 보컬과 널찍한 공간감을 활용하는 스타일리스틱한 성향도 보인다. 올해 펜타곤의 ‘빛나리’가 흥행하기도 했지만, 후이가 이처럼 케이팝 언저리를 맴도는 작업도 꾸준히 이어나가길 바라는 기대감이 있다.



크로스진
Zero
아뮤즈 코리아
2018년 5월 8일

   

야심 차게 준비한 스카프 퍼포먼스는 안무의 유기성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배치되면서 다소 어색해졌고, 뮤직비디오는 강렬함을 소구하는 것을 목표로 했던 아이돌들이 으레 보여주던 익숙한 화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사운드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멤버들 또한 과장하거나 무리하는 것 없이 담백하게 곡을 소화해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케이팝보다는 제이팝을 듣는 듯한 느낌도 있다.



틴탑
Seoul Night
티오피 미디어
2018년 5월 8일

   

어떤 의미에서 틴탑은 보이그룹의 성장 모델을 꾸준히 시도하는 그룹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까지 소울/훵크 요소의 도입으로 이를 성취하려 했다면, 이번에는 하우스를 채택…하는 척하면서 가요적 색채를 한껏 강화한다. 용감한 형제의 예전 하우스 트랙을 고스란히 되살린 듯한 ‘니가 없으면’, 시카고 하우스에서 소울을 가요로 대체한 듯한 ‘놀면 돼’ 등이 그렇다. ‘서울밤’은 용감한 형제가 청자를 춤추게 하는 모든 요소들을 (더 빠르고 타이트하게!) 몰아넣은 곡으로, 몰아치는 비트가 중심이 되면서 특유의 멜로디 감각을 분절해 배치함으로써, ‘뽕끼’의 구질구질함은 걷어내고 짜릿함은 강화한다. 용감한 형제에게 애정 또는 애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즐겁게 들으며 그를 완전히 새롭게 바라볼 수 있을 음반이다. (그리고 “죽는 게 낫겠어”가 무한반복되는 ‘니가 없으면’에서 그에 대한 감정을 재확인하게 될 것이다.) 니엘이 까실까실하게 힘주는 목소리가 매력적인 ‘클났네’도 귀 기울여볼 만하다.

놀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은데 놀자고 하네. 제목은 ‘서울밤’인데 억지로 넣어 놓은 외국 지폐나 포스터와 같은 오브제가 어떤 의도로 배치된 건지 알 것 같아서 민망하다. 물론 고궁 야간 개장 따위의 화면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남산 서울타워의 야경까지 등장한 마당에 설사 진짜로 고궁이 등장한대도 뭐가 그리 어색했을까 싶기도. 어차피 팀 스스로가 그 자체만으로 뭔가를 소구하고자 하는 욕망은 전무한 듯하기에, 그렇다면 외재적인 아이템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도 보였으면 좋았을 텐데, 이도 저도 아닌 모습이 안타깝다.



스펙트럼
Be Born
WYNN 엔터테인먼트
2018년 5월 9일

   

꽤 실력 괜찮은 사람들이 뭔가 중대한 착각을 하고 만든 것 같은 EP. 이를테면 ‘아 또 보이그룹이 지겨운 불놀이를 하나’ 하며 ‘불붙여’를 듣고 있자면 적당히 하던 쎈 척을 정작 후렴에서 내려놓고, 비트를 비운 자리에 화염방사기를 뿜듯 능구렁이처럼 들어와 여유를 부리는 식이다. 그런 어긋남이 ‘Mr. Who’에서는 다소 비어 보이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적어도 ‘불붙여’와 ‘오늘밤’은 매우 익숙한 요소들이 조금씩 어긋나면서 주는 감상이 제법 신선하다.

〈프로듀스 101〉 시즌 2의 업적 중 하나는 대중이 인식하는 남자 아이돌의 수준 하한선을 과거에 비해 한참 위쪽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적어도 이 정도는 해 줘야지’를 고민한 흔적은 느껴지는 EP. 다음 앨범에선 새로운 고민을 해야겠지만.



용준형
Goodbye 20's
어라운드 어스
2018년 5월 9일

   

새삼스럽지만 편안해 보이는 곡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심플함 속에 (특유의) 블루노트를 종종 섞으며 적당한 세련미를 보이는 화성과, 귀에 걸리는 멜로디로 이뤄진 ‘좋은 가요’에 능숙한 스타일리즘을 구사하는 앨범. 일관된 퀄리티가 탄탄히 밑받침을 해줘, 곡들의 기복을 따라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기 좋다. ‘뜨뜨미지근’이 슬그머니 에너제틱하고, 보다 나긋나긋한 ‘컬렉션’이 뒤를 잇는 구간이 특히 좋은 흐름이며, 하우스의 흥겨우면서도 느긋한 느낌을 잘 살린 ‘Feel Ur Love’도 추천할 만하다. 처절하면서도 단단한 ‘견딜 만해’는 개인적으로 용준형의 서정적인 곡들 중에서 한 계단을 올라선 트랙으로 여겨진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사실 용준형이 트렌드에 비껴나갔다는 생각도 최근 자주 해보았으나 특유의 멜로디 메이킹은 여전히 살아있고, 역시 들어서 좋은 곡이 무엇인지를 잘 아는 아티스트라는 생각이 이번 앨범을 통해 들었다. 세련된 맛은 덜하지만 이건 정말이지, 좋은 가요 앨범이다. 타이틀 '무슨 말이 필요해 (Go Away)'도 그렇지만 인생이 담긴 'GOODBYE 20's'도 추천한다.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되면 지난 삶을 회고하고, 먼저 산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지지. 어른이 되는 겁니다.



드림캐쳐
악몽·Escape the Era
해피페이스 엔터테인먼트
2018년 5월 10일

   
이번 회차의 추천작

해외에서 되레 반응이 핫했던 것에는 전부 이유가 있다. 오컬트 코드, 헤비메탈, 그리고 걸그룹이라는, 다소 의외의 조합과 그들만의 세계관이 전 세계의 수많은 ‘어둑한 소녀들’의 심장을 울렸던 것이리라. 물론 결정적으로 음악적인 퀄리티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이기도 할 것이다. 그들만의 음악적 색깔을 꾸준히 뚝심 있게 끌고 온 팀답게 드림캐쳐는 이번에도 본래의 색채에 충실하면서, 스스로의 세계관과 음악적 세계를 확장하는 결과물을 들고 왔다. 타이틀 ‘You And I’는 이전보다도 음산하고 비장해진, 동시에 지금까지의 ‘드림캐쳐다움’을 오롯이 계승한 사운드는 물론, 다미의 ‘봉 휘두르기’로 널리 바이럴까지 된 뛰어난 퍼포먼스가 여전히 눈길을 잡아끈다. 앨범의 세계관을 관통하는 인트로 ‘Inside-Outside’는 그 자체로도 완성도 높은 일렉트로닉-신스-록 트랙인데, 특히 타이틀과 연달아 들으면 몰입감이 배가되니 꼭 놓치지 않길 권한다. 전작 “Prequel”의 ‘Sleep-Walking’처럼 앨범의 흐름에 숨통을 트이게 하는, 올망졸망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어느 별’ 역시 추천하는바. 드림캐쳐가 단순히 ‘틈새 공략’만으로 자리 잡은 것이 아님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트랙으로 가득하다. 앨범 소개에서는 악몽 시리즈의 ‘마침표’가 아닌 ‘쉼표’라고도 하고, 쇼케이스에서 멤버의 발언에 의하면 ‘시리즈의 마무리’라고도 하는데, 아무튼 지금껏 견고히 잘 쌓아온 스스로의 세계를 지켜나가는 한에서 변화를 도모하길 간절히 바란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지난 ‘날아올라’에서 살짝 밝아진(?) 톤에 팀의 방향성이 바뀌는 걸까 싶었던 우려가 기우였다는 걸 타이틀곡을 듣자마자 깨달을 수 있다. ‘You And I’ 뮤직비디오의 비주얼을 보면 이전까지 이들이 보여주고 싶었던 퀄리티는 사실 이것이었구나 싶을 정도인데, 드디어 원하는 이미지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예산과 노하우가 쌓였다고 해석해도 될 것 같다. 이제는 확실히 ‘무언가를 표방한’ 것이 아닌 ‘드림캐쳐만이 할 수 있는’ 영역으로 안착했다는 이미지로 다가온다. 타이틀곡뿐 아니라 록 사운드 기반으로 안정적인 완성도의 수록곡들 가운데 ‘어느 별’이 귀를 확 잡아끌며, 단순히 ‘어둡고’ ‘센’ 이미지에 매몰되지 않고 그룹이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나간다. 지금 드림캐쳐는 단순히 남들이 하지 않는 콘셉트를 과감하게 선점한 것을 넘어 완성도 높게 표현해내고 또 갈수록 진화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다. 굳이 뮤직비디오 속에 담긴 세계관을 해석하지 않더라도 그룹의 진화 자체가 이후 하나의 서사로 대중에게 각인될 시간이 곧 오지 않을까. 다미의 랩 파트에서 봉을 꺼내 드는 마술 기믹은 2018년 케이팝 무대의 가장 인상적인 순간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 감히 예측을 보태어 본다.

앞서 곡들에 비해서 만화영화 주제가스러움은 많이 없어졌으나, 이번에는 온라인 RPG 주제곡에 가사를 붙인 것처럼 되어버렸다. 노래 파트의 흥겨운 록 비트도 그대로. 사실 완성도를 탓할 수준은 절대 아니지만, 이런 유형의 그룹은 어디에 타기팅을 하는지 의아함은 든다. 만약 그 대상이 서브컬처를 즐기는 무리들이라면, 여기서 분명히 말해두겠다. 『훗─오레와 닌겐노우타는 듣지 않는다구...?』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겁니다.



Produce 48
내꺼야 (Pick Me)
Stone Music Entertainment
2018년 5월 10일

   

‘Pick Me’‘나야나’가 그랬듯 ‘내꺼야’ 역시 한 곡의 대중음악으로서 파악하기보다는 경연 형태의 프로그램이 갖는 맥락 안에서 메시지를 찾는 쪽이 나은 노래다. 파트 구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하이톤으로 이루어진 떼창은 참여자들의 개성을 지워내고 ‘평등한’ 사운드로 만드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며, 반복적으로 “내꺼야”라는 가사가 메아리처럼 휘몰아친다. ‘Pick Me’ 때보다는 화자의 태도가 적극적으로 변한 듯한 미세한 변화도 보이지만 결국 〈프로듀스〉의 시즌 1과 2가 그러했듯 방송이 어떻게 전개되고 이 수많은 지원자들에게 어떠한 스토리가 실리느냐에 따라 이 노래 또한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소비될지 아닐지 평가될 것이다.

드디어 등장한 본고장의 그것(의미불명), 기존 〈프로듀스〉의 타이틀 곡과 한 무리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나, 곡으로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보다는 TV 프로그램의 테마곡(내지는 CM송) 기능을 충실히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나야나’가 남긴 여운이 아직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등장했기 때문일까. “내꺼야 내꺼야”를 부르짖는 출연진의 목소리가 한층 더 처절하게 들린다. 도대체 누가 누구의 것이란 말인가?



페이버릿
Love Loves To Love Love
애스토리 엔터테인먼트
2018년 5월 10일

   

전작 ‘Party Time’도 왠지 엉뚱한 매력이 있어 기억에 남았는데, ‘어느 별에서 왔니?’ 역시 전반적으로 평범한 가운데 뭔가 독특한 구석이 있다. 어딘가 불협화음이 미세하게 간헐적으로 일어나 듣는 이의 귀를 간질이는 듯한 후렴구가 신경이 쓰이면서 그 원인을 찾기 위해서라도 노래를 여러 번 들어보게 만드는 곡. 베이스와 비트가 만들어내는 특유의 다이나믹한 리듬감과 복고적 이미지의 사운드 또한 매력을 배가시킨다. 굳이 따지자면 곡이 가진 개성에 비해 뮤직비디오와 시각적 콘셉트가 상투적인 점이 감점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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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ology.kr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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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제상씨가 혹평으로 유명(?)하다보니 호평한 건 들어보게 되는 효과가 있군요. 용준형 앨범 저는 크게 와닿진 않네요. 음색이 제 취향이 아닌 것도 있고.
    드림캐쳐는 퍼포먼스 늘 훌륭합니다만, 음악이 비슷비슷해지는 지점에 있지 않나 싶네요. Sleep-Walking은 좋았는데요. 페이버릿 ‘딱 내꺼’도 DnB인데, 타이틀보다 귀에 들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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