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세븐 – Flight Log : Departure (2016)

Flight Log : Departure
JYP 엔터테인먼트
2016년 3월 21일
트랙리스트
  1. Fly
  2. 못하겠어
  3. 빛이나
  4. FISH
  5. REWIND
  6. Beggin on my knees
  7. Something Good
음반소개글

이번 회차의 추천작

김윤하: 한 단계 도약이 누구보다 목마른 그룹에게 '앨범이 좋다'는 칭찬이 얼마나 큰 힘이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앨범은 정말이지 좋다. 살짝 허리를 굽히고 대세를 받아들여 추진력을 높인 타이틀 곡 'Fly'가 앨범 흐름상 가장 이질적인 편. 넘치는 야심을 첫 타자로 호쾌하게 날려버린 앨범은 어깨의 짐을 내려놓은 듯 갓세븐 특유의 여유 넘치는 비트와 무드 사이를 자유자재로 누빈다. 보다 고무적인 건 그 유연한 흐름 곳곳에 스며든 멤버들의 존재다. 힙합, 어번 댄스, 팝 등 어디 하나 모난 데 없이 매만져진 '갓세븐 사운드' 구석구석에, 주니어, 유겸, 마크, JB(Defsoul)의 이름이 돋보인다. 8곡을 꽉 채운 수록곡 가운데 드디어 도드라지기 시작한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의 보컬이 지닌 개성에 주목해 들어보는 것도 색다른 관전 포인트다.

블럭: 센터의 변화를 비롯한 멤버 간 비중의 변화는 반기는 편이다. 멤버들의 참여도가 높아진 것 역시 환영하는 편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렇게 했을 때의 결과다. 빠르게 간파당하는 레퍼런스와 평가하기 어려운 안무, 헐거운 서사는 그것이 갓세븐에게 변화를 가져다줬다고는 해도 결국 아쉬움이 많다. 무엇보다 이것이 연작이라는 게 이미 공표가 되었는데, 아무리 탄탄한 뒷받침이 후속편에서 구성된다 해도 전작을 보완할 수 있을지 의문일뿐더러 기대가 줄어들게 된다.

돌돌말링: 앨범 전반부의 가벼운 상승감이 올해의 펜톤 컬러로 산뜻하게 꾸민 커버와 잘 어울린다. 지난 앨범 "MAD"의 타이틀 '니가 하면' 등은 같은 회사 선배 그룹인 2PM과 너무 유사해 앞으로의 방향을 염려하게 했는데, 이제 구별점은 확실하게 찾은 것 같다. 아쉬운 점은 4번 트랙까지 비트 소스들이 너무 비슷비슷하다는 것이고, 4번 트랙 이후에는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그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은 것. 그렇지만 몸이 가벼운 소년들이 부르는 희망적인 노래는 보고 듣는 것 자체로 즐겁다. 팬클럽 IGOT7의 애칭이 '아가새'인 것을 생각하면 타이틀 'Fly'가 팬송인 것 같기도 하다.

유제상: 타이틀 'Fly' 포함 총 여덟 곡. 'Fly'는 상쾌한 부유감이 돋보이는 하우스 비트의 댄스곡. 사실 EP에 포함된 곡의 일부는 타이틀의 기조를 따르고 있으며, 일부는 이전과 같은 힙합향 곡들이다. 다만 수록곡 전반이 기이할 정도로 단조로워 이거 계속 들어도 되나 싶을 정도. 1~4번 트랙은 피치나 템포만 빼면 첫 15초가 거의 동일하다. 이제 새로 아이돌 음반을 제작하는 군소 업체도 아니고 이거 JYP에서 나온 건데 왜 이런데...

조성민: 기대를 모았던 티저에 비해 김새는 본편. 아련하고 섬세하게 연출된 화면에 안무 동작만 잔뜩 있는 뮤직비디오는 후반부에 등장하려다 만 드라마 장면과 어울리지 못하고, 심지어 동작 자체가 전체 영상의 무드와 딱 맞는다는 인상도 없다. 갓세븐 멤버들은 춤을 굉장히 잘 추는 편인데, 음악도 퍼포먼스도 그러한 장점을 전혀 살려주지 못하고 있다. 'Girls girls girls'와 'A'에서 보여주던 활력도, '하지하지마'와 '니가 하면'의 강렬함도 보이지 않아, 이게 정말 갓세븐을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 나머지 트랙들에서도 딱히 대안을 찾을 수 없어 더 난감하다. 실험이라기엔 너무 위험한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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