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 EX’ACT (2016)

EX'ACT
SM 엔터테인먼트
2016년 6월 9일
트랙리스트 CD 1
  1. Lucky One
  2. Monster
  3. Artificial Love
  4. Cloud 9
  5. Heaven
  6. 백색소음(White Noise)
  7. 유리어항(One and Only)
  8. They Never Know
  9. Stronger
  10. Lucky One (Inst.)
  11. Monster (Inst.)
CD 2
  1. Lucky One (Chinese Ver.)
  2. Monster (Chinese Ver.)
  3. Artificial Love (Chinese Ver.)
  4. Cloud 9 (Chinese Ver.)
  5. Heaven (Chinese Ver.)
  6. 白色噪音 (White Noise)
  7. 玻璃魚缸 (One and Only)
  8. They Never Know (Chinese Ver.)
  9. Stronger (Chinese Ver.)
음반소개글

김윤하: 흔히 몇 장의 미니앨범을 발표한 뒤 2, 3년 간격으로 정규앨범을 내는 아이돌 씬의 룰 아닌 룰과는 달리, 2집 이후 바로 3집을 발매한 패기가 반갑다. 전혀 다른 컬러와 온도의 두 곡 'Lucky One'과 'Monster'를 더블 타이틀로 삼았는데, 이는 자연스레 지난 5년간 엑소가 찬찬히 쌓아오고 폭풍처럼 사랑받은 두 얼굴을 떠오르게 한다. 정규앨범 기준, 어둡고 스펙터클한 SMP의 확장보급형 '늑대와 미녀'를 내세웠던 1집과, '으르렁' 이후 새롭게 장착한 무기인 복고풍 어번 팝 'Call Me Baby'를 타이틀로 했던 2집을 적절히 믹스해 새 부대에 담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앨범 수록곡들 역시 기존 앨범에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선 고운 R&B 넘버들이 눈에 띈다. 특히 최근 SM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에서 좋은 결과물을 내고 있는 작곡가들과의 호흡이 돋보이는 'Artificial Love'와 'Cloud 9'이 좋다. 대단히 새롭지는 않지만 이 한 장 그대로 이것이 엑소라는 안심을 주기엔 충분한 앨범.

이번 회차의 추천작

미묘: 특히 앨범의 전반부에서 자주 발견되는 것은 직선적인 흐름이다. 멜로디가 높낮이를 흐르기보다, 같은 음 또는 간략하고 반복적인 패턴을 일정한 간격으로 찍어 내린다. 'Monster'와 'Artificial Love'에서 두드러지는 이런 모티프들은 보컬의 움직임보다 그 존재감(또는 그 부재) 자체에 방점이 찍혀 보다 선명하고 냉혹한 힘을 표현해낸다. 이는 마침 (이 음반에도 반영된) SM의 퓨처 계통 사운드와 잘 맞아떨어질 뿐아니라, 그 음악적 바탕을 노래 파트에 일정 부분 담아낸 것이기도 하다. (중반부 이후에서 같은 공기를 두고 각각 서정과 달콤함으로 변주를 시도하는 '백색소음'과 '유리어항'이 이어지는 것에 감탄한다.) 싸늘한 공기 속에서 덩어리 큰 노래들이 흐르는 곡들이 표현하는 카리스마는, 듣는 이를 가운데 몰아넣고 사방에서 때리는 '으르렁'에서 이제는 무대 중앙에서 청자에게 정면으로 맞부딪히는 존재로 변화한 셈이다. 다정한 정서의 곡들이 비중을 맞춰주고 있지만, 이 앨범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그런 도발성이다. 소속사 선배들의 능글능글한 매력을 걷어내고, 보다 냉정한 표정으로 환상공간 속을 걷는 힘. 만화적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엑소가 성장의 자신감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햄촤: 'Monster'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곡들로 채워졌다. 새삼스레 엑소의 기존 타이틀곡들이 '늑대와 미녀', '으르렁' 같은 곡에서 'Monster'로 이어지는 야성미가 강조된 이미지와, 'Call Me Baby'와 'Love Me Right'에서 'Lucky One'으로 이어지는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이미지의 두 가지 갈래로 크게 나뉜다는 생각이 들었다. 'Monster'가 상대적으로 익숙한 느낌이라면 'Lucky One'은 첫인상은 다소 낯선 곡. 듣다 보면 'Artificial Love'와 더불어 문득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음악이 연상되기도 하는데, 이전에도 종종 복고적인 사운드의 곡들이 있었지만 앨범에서 도드라진다거나 위화감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 떠올라 새삼 지난 앨범들을 다시 주의 깊게 들어보며 분류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곡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수록곡도 인스트루멘털을 제외하면 아홉 곡으로 듣는 데에 부담이 없이 잘 구성된 앨범. 수록곡 중 추천하고 싶은 노래는 부드러운 멜로디와 난해한 사운드의 대비가 흥미로운 'Cloud 9'과 '백색소음'. 그리고 순전히 취향만으로 'Heaven'을 꼽고 싶다.


SM 엔터테인먼트의 음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