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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로지에게 물어보세요 ①

해외 팬들을 위한 영어 Q&A 서브블로그 “Ask Idology”에 들어온 질문과 답변 중 일부를 발췌해 한국어로 번역 게재한다. 해외 팬들은 한국인들에게 무엇을 궁금해할까?

3월 21일부터 아이돌로지는 해외 팬들을 위한 영어 Q&A 서브블로그 Ask Idology를 운영하고 있다. 160여 건의 질문을 받아 답변하던 중 유난히 눈에 띈 몇 개의 질문과 그 답변을 발췌해 한국어로 번역 게재한다. 해외 팬들은 한국인들에게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익명 질문 : 한국에서 가장 인기 많은 걸그룹 10팀을 알려주세요.
익명 질문 : 한국에서 가장 인기 많은 보이그룹 10팀을 알려주세요.
익명 질문 : 인기가 가장 많은 걸그룹 탑10을 뽑아주시면 안 되나요? 우리 해외 팬들은 한국에서 한국 팬들이 실제로 뭘 듣는지 모르거든요.
익명 질문 : 순서대로가 아니라도 좋으니 가장 인기 많은 팀 좀 알려주세요.

: 많은 분들이 질문하시는데요, 탑 10 리스트를 그리도 원하시는지는 이유는 이해하지만, 그냥 줘버리고 끝내면 될 것을 굳이 안 알려드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1) 탑 10 리스트는 선정 시기와 방법에 따라 굉장히 다를 수 있습니다.
2) 비교하기가 매우 어려운 요소들도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팬덤은 작은데 폭넓게 인기 있는 팀과 강성 팬덤을 거느린 팀 중 누가 낫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3) 우리는 남에게 순위 매기고 비교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4) 11위 팀 팬들에게 살해 당하고 싶지 않아요. 3위 팬들에게 살해 당하고 싶지도 않아요.
5) 기왕 작성한다면 최대한 정확하게 해야지, 떠오르는 순서대로 열 팀의 이름을 쓰고 싶지 않습니다.
너무 실망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익명 질문 : 미쓰에이는 얼마나 유명한가요? 수지의 열애설은 나쁘게 받아들여지나요?
익명 질문 : 스캔들로 인해 수지의 이미지가 나빠졌나요? 남자 팬이 많이 줄었나요? 차기작 영화나 미쓰에이 앨범 활동에 악영향이 있을까요?

: 미쓰에이는 큰 기대를 모았었고, 또한 매우 유명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유명세의 일부는 수지의 영화 활동에서 비롯되기도 했죠. 미쓰에이 그룹 활동이 크게 히트한 지는 좀 된 셈이에요.
흥미롭게도 수지의 스캔들은 그렇게까지 심한 반향은 아닌 듯해요. 남성 팬들이 실망하기도 했지만, 그들 중 상당수는 미쓰에이 수지의 팬이라기보다 ‘국민 첫사랑’ 수지의 팬이었죠. 개인적인 추측을 살짝 붙인다면, 그녀가 이전에 몇 번 악의적이고 폭력적인 장난의 피해를 입었던 것이 이번에 사람들이 점잖게 대응하도록 하는 것도 같아요. 그러니 미쓰에이의 활동에는 큰 영향이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익명 질문 : (십대를 제외하면) 한국 일반 대중은 케이팝을 듣지도 않고 보이그룹에 관심도 없다고들 합니다. 정말 그런가요? 그렇다면 국민적으로 사랑 받는 그룹은 누가 있나요?
익명 질문 : 한국인들은 케이팝과 미국 팝 중 뭘 더 좋아하나요? 이상한 질문 같지만, 제 한국인 친구들은 케이팝보다 미국 팝을 더 좋아한다고 해서 궁금하거든요.

: 한국 대중은 한국 음악보다 미국 음악을 좋아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건 역사적 사실입니다. 물론 개인 취향은 다양하죠. 당신이 케이팝을 더 좋아한다고 해서, 당신의 나라가 케이팝을 더 좋아한다고 하진 않잖아요?
한국인들은 케이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걸 좋아합니다. 흔한 일이에요. 사람들은 케이팝을 많이 듣는 편이고, 그 외에는 사실 다른 음악이 별로 없기도 해요. 인디 음악 팬들도 있지만 이들은 확실히 소수죠. 모두가 케이팝 팬이냐고요? 분명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도 케이팝을 듣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건 어떤 음악도 듣지 않는다는 말과 거의 같아요. 케이팝은 유치하고 바보 같은 것으로 (잘못) 인식된 부분이 있어서, “난 케이팝 전혀 관심 없어”라고 흔히들 말할 뿐이에요.
한편, 보이그룹은 걸그룹보다는 대상층이 좁죠. 걸그룹에겐 코어 남성 팬, 코어 여성 팬 외에도 가끔씩 찾아 듣는 ‘일반인’들도 많은 반면, 보이그룹은 코어 여성 팬들이 강력하게 지지하는 경우가 많아요.
‘국민적’으로 사랑 받는 한 그룹은 현재로선 없습니다.

익명 질문 : 할랄 한식을 먹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죠?

(주: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허용된 식품과, 허용된 방식으로 도축된 육류를 의미한다.)

: 아…………. 안타깝지만 전 모르겠네요. 서울에 몇 곳의 할랄 음식점과 식품점이 있는 걸로 알지만, 할랄 한식이라면 굉장히 드물겠어요. 누구든 아신다면 알려주세요.
++방금 들어온 소식입니다. 제 트위터 팔로워 한 분 말씀이, 서울의 이태원 이슬람 사원 근처에 하나 있다고 하시네요. 서울에 계신 분이라면 아마 이미 알고 계실 거라며…

익명 질문 : 한국 팬들에게는 ‘멀티 팬덤’ 문화가 있나요? 해외 팬들은 여러 팀을 동시에 좋아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건 안 좋게 여겨지나요?

: ‘멀티 팬덤’이라 할 만한 커뮤니티는 없습니다. 보통은 따로따로 있기를 좋아해요. 다양한 아이돌을 다루는 커뮤니티도 대개는 최소한 회원들의 성별이라도 편차가 존재하죠. 하지만, 저를 포함해서, 여러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들은 있습니다. 그들은 저급한 존재로 취급되기도 하지만 (웃음) 지금보다 아이돌이 수적으로 적던 시절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저는 미천한 잡덕입니다만서도…” 같은 친근한 농담처럼 된 부분도 있죠. 그들이 저평가된다면 그건 상대적으로 덜 활동적이기 때문이지, 여러 아이돌을 좋아해서는 아닐 것입니다.

익명 질문 : 〈음악중심〉이나 〈인기가요〉 같은 방송에서 케이팝 아이돌들은 왜 늘 경쟁을 하죠? 언제부터 그렇게 된 거예요?

: 우선, 한국 대중은 경쟁을 정말 좋아하는 듯합니다.
다음으로, 그런 TV 방송들에는 오랜 경쟁의 역사가 있습니다. 한때 사라졌지만 몇 년 전 부활했죠. 사실 음악방송은 시청률이 높은 편이 못 돼서, 그런 경쟁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높인다고도 할 수 있어요. 또한 당신의 최애가 경쟁에 올랐다면, 문자 투표로 응원해 주고 싶은 마음도 생기겠죠? 그런 게 방송국에 재정적으로 보탬이 되기도 하겠지만, 물론… 우리 그것만이 유일한 이유라고 얘기하지는 않기로 해요.

익명 질문 : 2007년에서 2010년 정도에 “모드니 (Mordny)”라는 이름의 프로듀서가 유키스, 손담비, 애프터스쿨 등의 곡을 많이 만들었는데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것 같습니다. 케이팝 작업을 그만둔 것 같은데, 이 프로듀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아시나요?

: 그의 이름은 김태현입니다. 꽤 오랫동안 케이팝 산업에 종사한 분이죠. 제가 찾을 수 있는 그 분의 가장 최근 작업은 오렌지캬라멜의 “까탈레나” 싱글에 수록된 ‘미친 듯이 울었어’입니다. 티아라의 곡도 작업하셨네요. 그러니 아마… 돌아가신 건 아닌 것 같고요. 플레디스나 MBK 엔터테인먼트와의 관계도 유지하고 계신 듯하니 또 새 작업을 만나볼 수 있겠죠.

익명 질문 : 케이팝 스타들 중 힘든 안무를 하는 팀들이 쓴다는 백트랙/립싱크 ‘시스템’을 설명해줄 수 있나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는지요? 백트랙 위에 노래를 부르다가 라이브가 잘 안 될 때 백트랙 볼륨을 올리거나 하나요? 한국 팬들에게도 중요한 문제인가요? 아니면 해외 팬들만 그런가요?

: ‘AR’과 ‘MR’이란 게 있어요. AR은 립싱크 할 보컬이 포함된 트랙이고, MR은 싱글에 실린 인스트루멘탈 트랙처럼 보컬이 빠진 반주 트랙입니다. 제가 알기로 TV 방송에서 사용하는 것은 이 둘의 중간 개념이에요. 반주 전체와 함께, 일부의 보컬 트랙과, 낮은 볼륨의 보컬 트랙이 포함됩니다.
낮은 볼륨의 보컬 트랙은 싱어가 제대로 노래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역할인데, 보컬리스트가 실력이 없거나 ;) 혹은 뭔가 문제가 있을 때는 청중에게도 확실하게 들리죠. 얼마나 낮은 볼륨이냐고요? 그건 아티스트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실력이 빼어난 아티스트가 제대로 된 모니터링 시스템에서 노래한다면 아주 낮은 볼륨의 보컬 트랙이나 완전한 MR 트랙으로도 노래에 지장이 없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TV 방송국이 제대로 된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유명하진 않아요. 덧붙여, 최근에는 제가 신경 쓰지 않았지만, 약 2년 전에 제가 살펴봤을 때에는 덜 유명한 아이돌들이 인이어 모니터 없이 무대에 서는 경우도 많았어요. 그러면 노래를 부르기가 매우 힘들겠죠. (그리고 모니터를 제공하는 건 방송국 책임입니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기획사나 아티스트들은 자기 걸 가져오기도 하는 듯하지만요.)
그럼 ‘일부의 보컬 트랙’은 뭘까요? 대개는 특별하게 처리된 부분들입니다. 오토튠이라든지, 딜레이, 글리치, 새튜레이션, 플랜지 등 뭐든 ‘특수 이펙트’가 걸린 파트죠. 물론 이걸 라이브로 할 수도 있어요. 소위 ‘아방가르드’나 일렉트로어쿠스틱 음악가들이 쓰는 셋업을 사용한다면 말이죠. 하지만 그건 ‘팝’의 영역이 아니고요. 솔직히 이건 음악 스타일에서 오는 불가피한 부분인 듯해요. 보컬 화음도 종종 포함되는데, 흔히 ‘재즈 화음’이라고 부르는 텐션 음정들을 많이 집어 넣은 이런 화음은, 매우 실력 있고 잘 훈련된 아카펠라 그룹이라면 라이브로 소화할 수 있겠죠. 다시 말해, 춤추면서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다시, 제가 알기로는, 보컬의 실수를 실시간으로 보정하는 것은 대부분의 TV 방송국 오디오 셋업에서 아예 불가능합니다. 그러려면 믹서에 최소한 4개 이상의 오디오 트랙을 얹고, 모든 곡을 빠삭하게 알고 있는 실력파 엔지니어가 붙어 있어야겠죠.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보통의 지상파 TV에서 이런 일을 해내는 경우가 있으리라고는 매우 회의적입니다.
립싱크는 1990년대 말 한국에서 크게 이슈가 됐고,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그래요. 그리고 어느 정도는 과장된 이슈이기도 하죠. 마치 한국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나고, 마치 오직 그것만이 진짜 문제라는 것처럼요. 그런 말에 속지 마세요.

익명 질문 : 한국인 대다수가 동남아시아 얼굴을 싫어하거나 별로 안 좋아한다는 게 사실인가요? 예를 들어 소녀시대의 수영 말이에요. 혹은 동남아시아 풍의 미가 한국인에게 각별히 인기가 있진 않은 것뿐인가요?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읽었는데 자세히 알고 싶어요.

: 민감한 질문이네요. 수영 이야기를 하셨는데, 네, 저도 소녀시대 초기에는 그녀가 동남아시아 출신처럼 생겼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아요. 그녀의 인종이 바뀌어서? 아니죠. 그녀의 팬들은 데뷔 당시의 얼굴을 싫어했을까요? 아닐 거예요. (뭐… 나중에 좋아진 사람도 있긴 하겠죠.)
말하자면, 동남아시아 풍 얼굴이 한국 최고의 미의 기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알기로 한국인이 싫어하는 얼굴형은 굉장히 다양해요. 수영의 얼굴이 동남아시아인 얼굴과 비슷한 점이 있을 순 있겠지만, 한국의 일반적인 미의 기준에 부합하는 특징도 많죠. 싫어하는 사람들이야 무슨 말이든 서슴지 않는 거고요.

익명 질문 : AOA에서 설현이 비주얼이라는 사람이 많은데, 어떤 사람들은 혜정이 비주얼이라고 해요. 인터넷에는 혜정이 비주얼이고 설현이 리드댄서라고 돼있는 곳이 많고요. 설현이 리드댄서라면 왜 늘 센터에 서고 화면에도 많이 비치고 주목을 받죠? 그냥 궁금해요. 전 둘 다 정말 예쁘다고 생각하거든요.

: 설현은 비주얼로 대중의 눈에 띈 첫 멤버라 하겠어요. 그 이미지가 지금도 남아 있다고도 할 수 있죠. 그런데 부상으로 ‘단발머리’ 활동을 빠지면서, 사람들이 초아나 혜정 등 다른 멤버들을 발견했어요. 마침 이 시기가 팀이 급부상하던 때였죠. 사람들마다 말이 갈리는 건 그래서인지 몰라요. ‘비주얼 멤버’나 ‘가장 예쁜 멤버’ 같은 게 ‘리드댄서’나 ‘메인보컬’처럼 공식적으로 정해질 성격의 것은 아니잖아요?

익명 질문 : 설현이 왜 늘 센터에 서고 화면에 많이 잡히냐고요?

: 특정 멤버가 비주얼이든 아니든, 아이돌은 강하고 폭넓게 눈길을 끌 사람이 필요해요. 티아라 지연의 경우도 그래요. 전 티아라에 미녀가 많고 다들 지연보다 빠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센터는 지연인 경우가 많았죠. 그런데 무대 영상을 보면 이유를 알게 돼요. 다른 멤버들보다 확실히 눈에 띄어서 대중의 시선을 끌기 좋거든요.
다른 센터 멤버 때문에 당신의 최애에게 초점이 충분히 맞춰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질투하거나 속상해할 것 없어요. 그 센터 멤버가 당신의 최애의 매력을 돋보이도록 도와주는 것이고, 센터는 그룹의 전략에 따라 바뀌기도 하니까요.

익명 질문 : 그러니까 AOA의 비주얼인지 센턴지 얼굴인지가 누구냐고요. 전 영어가 짧으니 아주 간단하게 대답해 줄래요? 전 설현이 비주얼 같은데, 맞나요?

:
아주 간단하게 : 얼굴을 본다 → 마음에 든다 → 그게 당신의 비주얼 멤버입니다.
간단하게 : 비주얼 멤버란, 외모가 가장 매력적인 멤버입니다. 소속사에서 한 명을 공식 비주얼 멤버로 찍어준다고 하더라도, 그걸 신경 쓸 필요는 전혀 없어요.
덜 간단하게 : 설문조사 결과 한 멤버가 가장 예쁘다고 뽑힌다면, 그게 대체로 비주얼 멤버입니다. 그래도 그 멤버는 ‘당신의 비주얼 멤버’가 아니죠.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익명 질문 : 그래서 AOA에서 혜정이 비주얼이에요, 설현이 비주얼이에요?

: AOA에서 비주얼은 지민입니다.

더 많은 질문과 답변은 Ask Idology에서 만나볼 수 있다. 주위의 해외 팬에게 추천해주자. 또한 질문과 답변 내용 중 이의가 있거나 코멘트를 남기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언제든 환영이다.

By Edit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

One reply on “아이돌로지에게 물어보세요 ①”

마음에 드는 얼굴이 비쥬얼 센터다
라고 이르집어주셨으나
같은 질문 계속하는 고집쟁이를 향한
에디터의 시원한 일갈!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