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무대 : 샤이니 – Evil

샤이니스럽다. 샤이니답다.

무대 영상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4분 동안 영상에 홀린 듯 넋을 놓고 보게 되는 팀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샤이니가 그렇다. 다른 아이돌 가수와는 비교 불가한 그들만의 색깔, 완성도 높은 음악과 몸이 부서질 것만 같은 퍼포먼스, 그리고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까지. 샤이니의 무대는 믿고 보게 된다. 이번 레전드 무대에서는 샤이니의 이런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줬다고 생각되는 〈SHINee CONCERT “SHINee WORLD” 3 in SEOUL〉 중에서, 정규 3집 수록곡인 ‘Evil’의 무대를 소개하려고 한다.

0:00 ~ 0:31 두근두근

앨범 “Misconceptions” 시리즈 속에서 ‘Evil’의 내용을 해석해보면, 귀신과 같은 또 다른 인격체가 자신 안으로 들어온 뒤로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는 모습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무대에서는 노래의 가사와 분위기를 초반부터 강렬하게 전달하기 위해 플로어 LED를 사용했다. 샤이니 멤버들이 누워있는 무대 LED에는 악령처럼 눈 화장을 짙게 한 종현과 태민이 반쪽씩 나타나며 각자의 첫 파트를 부르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후 멤버들은 안대로 눈을 가린 채 무대를 시작한다.

1:13 ~ 1:18 빨간 안대

샤이니 하면 ‘Sherlock’, ‘Everybody’ 등 수많은 노래의 무대를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활동 곡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곡을 레전드 무대로 선택한 이유는 인상적인 무대 콘셉트와 이를 잘 전달하는 소품 때문이었다. 자기 내면에 존재하는 악마와 싸우는 모습을 섹시하게 표현하기 위해 멤버들은 빨간 안대를 착용한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로 무대 위에서 1분 가량을 보내지만, 다섯 멤버들의 격렬한 안무는 칼같이 맞아 떨어진다. 명불허전, 샤이니의 퍼포먼스는 안대로 인해 더 빛을 발한다. 그리고 1절이 끝나며 안대를 천천히 풀어헤치는 순간, 그 섹시함은 극대화된다.

2:23 ~ 3:00 별 다섯 개

단언컨대 이 영상의 하이라이트는 이 구간이다. 온유는 눈을 감고 손을 까딱까딱하면서 무서운 꿈에 쫓기는 자신을 표현한 뒤, 곧바로 부릅뜬 눈을 하며 자신 안에 존재하는 악령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한다. 또 이 파트는 온유의 강점인 특유의 음색을 잘 담아내고 있다. 메인 보컬 종현과 메인 댄서 태민에 가려 지금까지 그 매력을 잘 알지 못했다면, 왜 사람들이 온유, 온유 하는지 느낄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온유의 파트 뒤로 태민과 종현의 코러스가 차례대로 이어지고 모든 멤버들이 “꺼내줘 날, 꺼내줘 날, 꺼내줘 날, 꺼내줘 날” 파트를 시원하게 지른다. 이때 종현은 악몽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댄서들에게 둘러싸여 허우적대는 모습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 이후 다섯 멤버들은 백댄서에게 발목이 잡혀 앞으로 나아가기 힘든 모습을 퍼포먼스로 보여주며 모든 에너지를 무대에 쏟아 붓는다.

앞으로가 더 빛날 샤이니

샤이니는 어떤 팀일까? 대한민국에서 아이돌을 가장 잘 만드는 소속사 중 한 곳인 SM 엔터테인먼트 소속이자, 뛰어난 실력으로 ‘완성형 아이돌’이라는 별명을 가진 팀이다. 또 데뷔 8년 차 가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노련미와는 별개로 청량감과 소년다움이 있어 ‘아이돌 중의 아이돌’이라 불리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난달 발매된 정규 4집 “Odd”를 들어보면 그들이 ‘SM스럽거나’ 아이돌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무대를 볼 때마다 항상 실력이 늘어있는 멤버들의 모습은 앞으로가 더 빛날 샤이니의 미래를 내가 응원하는 이유이다.

글: haneulb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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