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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Inspiration)은 Old Man이 아니다

아이돌에게 이미지 활용은 매우 중요한 전략이다. 그러므로 자신들이 활용하는 이미지가 어떤 속성을 갖는지는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한다. 현실과 비주얼은 분리되지 않는다.

아이돌과 퀴어 코드의 차용윤리

9월 11일 오전 11시, 슈퍼주니어의 멤버 최시원은 동성결혼에 대해 비판하는 존 파이퍼(John Piper) 목사의 트윗을 리트윗했다. 이 때문에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 퍼져있는 팬들은 최시원이 지금껏 보여준 ‘동성애적 퍼포먼스’ 사진을 찾아내서 멘션을 보냈고, 곧 #SiwonAssumeGay 태그까지 만들어 그를 조롱하기 시작했다.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2015년 9월 11일)최시원은 2007년 인터뷰 기사에서도 ‘나는 동성애자를 인정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The Yale Globalist, 2007년 12월 12일) 하지만 당시는 케이팝이 미국에 크게 알려지기 전이었기 때문에 크게 비난받지는 않았다.

최시원의 리트윗으로 트위터가 시끌벅적해지자 문득 떠오른 사건이 있었다. 2013년 12월 15일 오전, 샤이니의 멤버 김종현은 자신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을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강은하가 작성한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사진으로 교체했다. 강은하는 대자보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성 소수자 문제를 이야기했고, 김종현은 그에게 해당 내용의 DM을 보내 더 화제를 일으켰다. 김종현은 “다름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걸 똑바로 외치시는 모습을 응원합니다.”라고 이야기했고, 추후 트윗을 통해 성 소수자를 지지하는 발언들을 했다. (민중의 소리, 2013년 12월 15일)

김종현

두 사람은 모두 아이돌로서, 아이돌의 팬심 자극에는 소위 말하는 ‘퀴어 코드’가 자주 활용된다. 구글의 자동완성 검색어에 “시원은 게이인가요(Is Siwon gay)”나 “종현은 게이인가요(Is Jonghyun gay)”가 들어있다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이것이 SM엔터테인먼트의 콘셉트 전략인지 아닌지는 불분명하지만, 유구한 팬픽의 역사도 있고 하니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계약으로 소속사에 묶여 있기 때문에, 개인의 지향이 어떻든,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퀴어 코드와 밀접한 위치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이미지를 차용해 활용하는 것이라면 이들에게 윤리적인 잣대를 들이밀어서는 안 되는 걸까? 혐오는 표현의 자유인가? 현실에 ‘존재’하는 것을 ‘불인정’하는 것에 모순은 없을까? 회사의 사업 전략이기 때문에 따를 뿐이니 SM 엔터테인먼트에 항의해야 할까? 머리 복잡해지는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조금 다른 시각으로 돌려줄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다.

2008년, 아프리카에는 ‘기적의 놀이기구’라고도 불린 플레이펌프(Play Pump)가 만들어졌다. 지금은 대부분 철거되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평가받았다. 아이들이 ‘뺑뺑이’를 타면 그 힘에 의해 펌프가 작동해 물이 끌어올려지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뛰놀면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에 물이 나온다! 이 멋진 그림은 많은 사람들을 희망에 부풀게 했고,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펌프를 돌리는 장면이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폭발적인 기부가 이뤄져 아프리카 전역에 플레이펌프가 엄청나게 설치되었다. 하지만 이들은 현실적인 조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사용하기에 충분한 양의 물을 플레이펌프로 공급하려면 하루 27시간씩 쉬지 않고 회전해야 했던 것이다. 게다가 아이들이 많이 타면 회전력이 약해져 놀이기구로서의 역할도 하지 못했다. 기존의 펌프가 효율은 훨씬 더 좋았기 때문에 결국 아무도 플레이펌프를 이용하지 않게 되었다. (직썰, 2015년 8월 27일)

플레이펌프를 제안받았을 때 모두들 위와 같은 이미지를 떠올렸을 것이다. 여기에 윤리적인 문제는 없다. 단지 팔릴 만한 비주얼만을 추구하면서 현실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은 무책임함이 있을 뿐이다. 아이돌에게 이미지 활용은 매우 중요한 전략이다. 그러므로 자신들이 활용하는 이미지가 어떤 속성을 갖는지는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한다. 연차가 쌓인 아이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납치당하는 여성의 사진을 표지로 써서 물의를 빚었던 〈맥심 코리아〉 9월호 사태처럼, 영감을 받은 이미지가 현실에서 어떤 맥락에 있는지 고려하지 않는다면 단순한 무책임을 넘어 윤리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비주얼을 즐길 수 있으려면 그런 비주얼을 거리낌 없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현실과 비주얼은 분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건이 터지고 이틀 뒤 최시원은 트위터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근래 보기 드물었던 깔끔한 사과문이었기 때문에 논란은 바로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이런 논란은 언제든 다시 나올 수 있다. 번번이 사과문 하나로 끝낼 문제도 아니고, 아이돌 하나에게만 맡길 일도 아니다. 그래도 약간 기대하는 바를 말하자면, 이번 일을 계기로 모두들 조금은 의사 표현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으리란 것이다. 최시원이나 김종현이 비단 글로벌 아이돌이기 때문이 아니다. 자기 말에 책임지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이고, 지켜보는 이가 많을수록 책임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아이돌은 모든 팬의 수호자가 아니라 이미지를 파는 이들이다. 이미지는 A/S가 되지 않는 상품이므로 조금만 더 조심히, 책임감을 갖고 다루어야 하지 않을까?

상근

By 상근

의식주 해결에 허덕여 덕질도 못하는 안방수니

5 replies on “영감(Inspiration)은 Old Man이 아니다”

이게 무슨말이야 그래서 하고싶은말이 뭐죠? 아이돌 의견표현할때 조심히하라고? 중간에 에스엠이 왜 나온건지도 모르겠지만 에스엠과 상관없이 개인에스엔에스에 각자 개인의견낸거아닌가 도대체 무슨논리로 글전개가됐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설명을 더 붙여주던가 어느한쪽에 대해 비판할려면 제대로 하시던가 괜히 둘 언급하면서 글 어영부영해진거 아시죠?

결론이 조금 성급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목 및 부제와의 유기성도 한참 부족하구요. 주제를 ‘아이돌과 퀴어코드의 차용윤리’라고 밝히시고는 결국 아이돌들은 지금부터 이미지 관리 조심하라는 결론으로 읽히는건 좀…..

이런 빈약하고도 무슨얘기를 하고 싶은건지 전혀 알 수가 없는 글이 사이트 메인에 올라와 있다는 것 자체에 실소가 나옵니다. 아이돌의 의식적인 퀴어 퍼포먼스를 다룬 글도 아니고 동성애결혼 반대글을 리트윗한 최시원에 대한 글도 아니며 (이부분에서 샤이니 종현의 저 소신발언은 도대체 왜 나왔는지 전혀 이해 할 수가 없네요) 플레이펌프의 실패 사례에 대해 다룬것도 아니며 마지막엔 아이돌을 상품화 시킴으로써 화룡점정을 찍고 마무리되는 이 엄청나게 엉망진창인 글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퀴어코드와 저런 개인 sns에서의 발언들이 어떻게 엔터테인먼트의 전략으로 이어질 수가 있죠? 그러니까 저 제목과 따로놀고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는 엉망인 글을 요약하자면 [퀴어코드는 sm엔터테인먼트의 ‘전략’ 이기 때문에 아이돌들은 개인 sns에서의 발언들- 논란을 불러일으키는것이던, 소신발언이던- 말조심을 해야한다. 그들은 이미지를 파는 상품이니까.] 이거네요. 개소리 아주 잘봤습니다.

본인이 활발히 사회활동을 벌이는 성소수자이시니(익명으로 쓰긴 하지만, 저도 은둔 성소수자입니다) 이런 문제제기를 나서서 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근데 저는 이 글을 몇 번을 읽어도 “너네 게이 이미지로 먹고 살잖아! 근데 왜 게이 까냐? 입조심해!”하며 돈 좀 있는 아주머니들이 백화점에 억지 컴플레인을 거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우기 어렵네요. 겨우 그런 의도를 전달하려고 글을 쓰신 게 아니라고 믿고싶지만, 텍스트에 신중을 기하셨어야 할 것 같습니다.

본인이 활발히 사회활동을 벌이는 성소수자이시니(익명으로 쓰긴 하지만, 저도 은둔 성소수자입니다) 이런 문제제기를 나서서 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근데 저는 이 글을 몇 번을 읽어도 “너네 게이 이미지로 먹고 살잖아! 근데 왜 게이 까냐? 입조심해!”하며 돈 좀 있는 아주머니들이 백화점에 억지 컴플레인을 거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우기 어렵네요. 겨우 그런 의도를 전달하려고 글을 쓰신 게 아니라고 믿고싶지만, 텍스트에 신중을 기하셨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