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17주년 : 오빠가 처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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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만큼 기억할 만한 순간도 많은 신화. 루머 빼고, 비공식 빼고, “‘신화’란 이름으로 데뷔한 첫 아이돌” 같은 것도 모두 빼고도 한참 남는, 우리 아이돌계에서 신화가 최초였던 기록들. – 에디터

신화, 그 아찔하게 농익은 남성미의 결정체. 과거의 전설과 망령, 신인들로 우거진 오늘날 가요계의 밀림에서 신화는 먹이사슬 꼭대기를 외롭고 위태롭게 지키는 사자는 아니다. 사자야 있든 말든, 왕이야 바뀌든 말든 상관없다. 무리 지어 다닐 때만큼은 세상에서 두려울 것 없는, 짓궂고 섹시하게 굶주린 영원한 늑대들인 것이다. 신화는 그들의 하얀 어린양들에게 17년간 달뜬 주홍빛으로 물든 무수한 첫 경험들을 안겨주었고, 지금도 숨차게 안겨주고 있다.

1. 음악 활동

팬들에겐 너무나 익숙한 이 숫자들이 주(어야 하)는 위압감은 실로 대단하다. 어마어마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강산이 두어 번 바뀌고, 세기가 바뀌고, 새천년이 오고, 새콤달콤이 500원이 되고, 소녀가 엄마가 되고, 엄마는 할머니가 되고, 그런데 왜죠, 오빠는 아직도 오빠다.

  • 국내 최장수 현역 아이돌 : 해체도 멤버 교체도 없이 올해로 17주년. 18년차를 맞이한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아이돌.
  • 아이돌 최초로 평균연령 30세 돌파 : 모르긴 몰라도 팬클럽의 평균연령 또한…
  • 아이돌 최초로 정규앨범 10집 돌파와 활동 : 올해 12집 “WE” 활동으로 꾸준히 갱신 중
  • 아이돌 최초로 10주년 기념 콘서트 : 얼마 전 17주년 콘서트가 성황리에 열리며 역시 꾸준히 갱신 중
  • 국내 아이돌 최초 아시아투어 (2006년)
  • ‘육로를 통해 간’ 최초 북한 공연 아이돌 : 다소 구차한 조건수식어가 붙지만, 유의미하다고 믿는다. 1999년 젝스키스와 핑클이 ‘비행기로’ 먼저 다녀간 후 2003년 신화는 당대의 핫 걸그룹 베이비복스와 함께 ‘처음으로 육로를 통해’ 평양 입성… 그렇게 파워풀한 남한의 댄스곡을 선보인 것도 처음이었을 것이다. 그때 관객들의 표정을 잊지 못하는 이들이 많을 것.

2. 방송 활동

한창 예능에서 몸 쓰던 시절이 있었다. 신화는 당시 몸 쓰는 연예인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유희열의 말을 빌자면) 힘 센 ‘꽃다발’이었다. 소녀 팬들의 심장이 아닌 안방 웃음까지 저격한 덕분에 신화를 만날 수 있는 루트는 많아졌다. 자기주장 강한 피 끓는 여섯 청춘은 결국 각자 ‘마이웨이’를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뻔하고 빤한 이야기지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장수해왔다. 놀아본 사람이 잘 논다고, 온갖 일탈을 일삼던(과거형만은 아닌) 신화가 헤집어놓고 꽃피운 분야는 한두 곳이 아니었다. 물론 꽤나 심각한 사건 사고도 거쳐갔다. 그럼에도 그들이 모일 땐 모여 다시 투닥거리며 나란히 한 무대에 선다는 건 아주, 정말, 매우 영특하고도 놀라운 일이다.

  • 아이돌 최초 ‘따로 또 같이’ 전법 활동 본격화
  • 아이돌 최초 라디오 DJ : 김동완의 〈텐텐클럽〉. 전진이 아이돌로서 최초로 자기 입으로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유출한 사건도 이때 터졌다. https://youtu.be/tbvc7dQ2_7g)
  • 아이돌 최초 수트 CF (로이젠)
  • 아이돌 최장수 교복 CF : 멤버 평균연령 27살까지 장장 6년간 아이비클럽 교복 모델이었다.
  • 아이돌 최초 멤버 단독 CF : 의류 CF만 하나씩만 꼽아도 지오다노(에릭), 나크나인(민우), STORM(혜성), TbyN(동완), 르카프(전진), 인터크루(앤디)
  • 아이돌 최초 9시 뉴스 전 1분간 광고타임 (2005년) : MBC 9시 뉴스데스크 전 황금시간대에 무려 1분간, 콜라와 신나게 몸을 흔드는 신화를 전국민이 감상했다.
  • 〈배틀 신화〉 : 2005년 〈배틀 신화〉는 아이돌이 자기 이름을 내걸고 아이돌을 육성하는 방송이었다. ‘배틀’이란 이름의 아이돌 그룹을 육성해 배출했다. 한참 나중이지만 〈신화 방송〉은 아이돌이 메인인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드물게도 1년 이상 방송한 기록을 세우기도.
3. 테스토스테론

그때야 ‘ㅇㅇ돌’같은 말이 없었지만, 지금의 언어들을 소급적용 해보자면 신화는 남성미 넘치는 ‘짐승돌’의 시초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비주의와 꽃미소년이 아이돌의 이상이었던 당시 아이돌계에서 팬을 잃어가면서까지 근육을 키우며 컴백한 김동완을 필두로, 신화는 소년이 아닌 남자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Wild Eyes’의 의자 퍼포먼스와 ‘Only One’의 상의 탈의 안무 등은 테스토스테론 만개한 신화의 방향 설계에 큰 공을 세웠다.

  • 예능돌, 체육돌, 연기돌, 짐승돌의 시초
  • 아이돌 최초로 뮤직비디오와 안무에서 단체 상의 탈의
  • 아이돌 최초 누드집 : 늘 회자되는 식상한 주제지만 역시나 꺼내보지 않을 수 없는 장안의 화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 기록이 반라가 아닌 전라로 갱신되길 바라는 당신은, 신화와 함께 나이 들고 바람직하게 타락한 신화창조가 맞다. 당시 부재 중이던 앤디를 포함해 재발간 할 것을 촉구한다.
  • 아이돌 최초 멕시칸/수염 스타일 시도 (‘Run’, (2008)) : ‘수염’을 기르는 것은 잘생긴 한국 남자배우도 어지간하면 시도하지 않는 금기나 마찬가지다.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왠지 인정하기 싫었던 기름진 스타일도 취향을 존중하는 바이다.

4. 신화창조

17주년 콘서트에서 이민우가 말했다. “신화가 최장수 아이돌이라면, 신화창조는 최장수 아이돌 팬클럽입니다.” 당연한 사실을 일깨워주었을 뿐인데도 공기는 괜시리 훈훈한 물기를 담뿍 머금었더랬다. 오랜 친구, 연인처럼 서로 애정 어린 키스와 ‘죽빵’을 함께 날려온 신화와 신화창조. 신화가 신화창조의 처음이듯, 신화창조 역시 신화에게 처음이었던 순간들.

  • 국내 현존 최장수 아이돌 팬클럽 : 1998년 1기부터 2015년 10기까지. ‘아이돌’을 뺀다면 조용필 팬클럽이 더 오래되긴 했다.
  • 쌀화환 문화 최초 : 2007년 신혜성 단독 콘서트에 쌀화환을 보내 응원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 신화 숲 – 최초로 국내에 스타 숲 조성 : 팬이 모금한 숲 조성 기금으로 개포동 달터 근린공원에 신화 이름으로 숲을 조성했다. 스타 숲을 받은 건 서태지, 2NE1이 먼저였지만, 국내에 조성된 것은 처음이었다.
  • 신화 별 : 별에 이름을 붙이는 서비스인 USC(Universal Star Council)는 USC 코리아 론칭을 기념해 신화에게 별을 선물했다. 신화 데뷔일인 1998년 3월 24일에 맞는 양자리 별에 ‘Shinhwa’란 이름을 붙인 것. 1년 중 11월에 가장 잘 보인다는 신화 별. 지구상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2000여 개 별 중 하나다. 공식적인 의미를 갖는 것보다는 이젠 사라진 업체의 깜짝 이벤트에 가깝지만, 나름 근사하지 않은가?
5. 싢부심

이쯤 되면 이런 업적들이 타인에게 얼마나 대단하게 느껴지는지는 애매해지지만, 딱히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 스타가 행복하고 팬이 행복하면 된 거다. 그들이 끈질기게 억척같이 지켜온 날들의 빛나는 증거. 본능적으로 영리한 신화가 반, 스타를 잘 선택한 신화창조가 반씩 일궈낸 서로에게 주는 선물 같은 기록. 신화가 잘 해서 이뤄냈다, 팬들이 만들어줬다, 그런 소모적 논쟁이 무슨 소용이랴. 나이 들어 고생한 건 둘 다 마찬가지다.

  • 아이돌 최초로 자신의 이름으로 직접 기획사 운영 : 신컴 엔터테인먼트(구 신화 컴퍼니)는 에릭과 이민우가 공동대표로 있다. 회사를 차리기 위해 에릭이 한동안 법 공부를 했다고.
  • 소속사 계약 종료 후 활동을 이어간 최초의 아이돌 그룹
  • 소속사 이전 아이돌 최초로 가요대상 수상 : SM이라는 거대 기획사를 등에 업었다가 등지게 된 신화의 성공신화.
  • 아이돌 최초, 그룹과 솔로 활동 모두 골든디스크 본상 수상
  • 아이돌 최초 연기로 수상 : 〈신입사원〉(2005년, MBC)으로 에릭이 아이돌 최초로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수상. 지금까지 남자 아이돌로 연기대상 우수상 이상 받은 사람이 에릭, 김동완, 박유천 뿐이며, 3사 석권은 에릭이 최초이자 유일하다.

shinchang2015

돌이켜보면 사실 대다수 아이돌 그룹의 진실은 잔인한 것이었다. 맹목적이고 순수한 마음에 그들이 서로 둘도 없는 소울메이트쯤 될 거라고, 보고 싶을 때 언제든 볼 수 있다고, 우울할 때 웃음 줄 거라고, 그렇게 팬들의 영원한 공공재로 아름답게 남아줄 거라고 굳게 믿었는데 말이다. 그 판타지가 붕괴할 때의 배신감과 허망함이란, 신화 팬은 (아마 ‘제대로’는) 모를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마음 속 깊이 지녀온, 이젠 깨끗하지만은 않은 묵은 판타지를 17년째 능청스레 지켜준 이 남자들이 자랑스러울 만도 하다. 어떤 누나들은 알고 있지 말이다. 아무리 뽀얗고 탱글한 보이그룹이 상큼한 미소와 힐링을 시전해도, 이 거뭇한 수염자국과 눈가 주름에 가득 쌓인 시간과 열정, 하염없이 권태롭고 농염한 ‘어른 남자’들의 알 거 다 아는 눈웃음 한 방을 넘어설 순 없다는 걸.

신화 17주년

  • 신화, 그리고 남성성 by 박준우
  • 2nd Listen
  • 오빠가 처음이에요 by 13
  • 신화창조 비망록 by MIL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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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밍

      17주년 시리즈(?) 잘 보고 있어요~
      “이쯤 되면 이런 업적들이 타인에게 얼마나 대단하게 느껴지는지는 애매해지지만” 이 문장… 정말 좋아요ㅋㅋㅋㅋㅋ 아이돌의 애정하는 마음이란게 그런 것 같아서 공감이…^_ㅠ

    • 재결합이란 말은 오해의 소지가 있네요. 재결합의 전제는 해체. 신화는 해체한 적 단 한순간도 없어요.

    • 신화산

      소속사 계약 종료 후 재결합한 최초의 아이돌보단, 소속사 계약 종료 후에도 해체와 교체를 전혀 하지 않은 최초의 아이돌이라고 하는게 옳은 표현인 것같아요. 신화에게 재결합이라는 단어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요. 그리고, 신화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최초로 해체, 멤버교체가 없이 현역으로 활동해온 그룹이기도 합니다. 수정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글 잘읽었습니다. 좋은 글써주셔서 감사해요~

      • ‘전세계 최초 해체/멤버교체 없이 현역 활동’ 항목은 저희 기획 단계에서도 검토했던 사항입니다. 다만 기준이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어, 그 항목을 제외하고도 신화의 훌륭함은 충분히 전해지리라는 판단 하에 에디터가 제외했습니다.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모군

        댓글에 잘못된 정보가 있는듯 해여 리댓글 답니다. 95년도에 데뷔한 일본의 V6가 신화보다 더 오래, 멤버변동과 해체없이 지금까지도 활동하고 있어요^^; 신화가 국내최초는 맞지만 전세계 최초는 아닙니다~

    • 기사내용수정요청

      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수정요청드리고싶은게있습니다. 5.싢부심 부분에서 두번째부분, ‘
      소속사 계약 종료 후 재결합한 최초의 아이돌 그룹’ 이 아니라 아랫분도 말씀하셨다시피, ‘소속사 계약 종료 후에도 해체와 교체를 하지않고 활동중인 최초의 아이돌 그룹’ 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요? 이 부분 피드백을 해주셨음 좋겠습니다. 재결합이 아니라는 사실은 온 국민이 알고있는 사실인데, 재결합이란 단어로 마치 해체했다가 다시 뭉쳤다는 부정적인 어감이 조금 보기 불편합니다. 조금 더 퀄리티 높은 포스팅 기사를 위해 해당 부분 수정요청드립니다.

    • 편집자입니다. ‘재결합’ 워딩은 그 다음 문장의 “다시 뭉친”이란 표현을 보아도 아실 수 있겠지만, 해체를 전재한 의미로 사용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일리 있다고 판단, 해당 표현들을 수정하였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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