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101 – 35 Girls 5 Concepts (2016)

35 Girls 5 Concepts
CJ E&M
2016년 3월 19일
트랙리스트
  1. 24시간
  2. Fingertips
  3. Don`t Matter
  4. Yum-Yum (얌얌)
  5. 같은 곳에서
음반소개글

미묘: 아무래도 '24시간'이 가장 강렬하다. 취향 차는 있겠으나 클럽 튠(혹은 'K-EDM')으로서 단단하고, 보컬리스트들이 담당할 일이 별로 없다 보니, 음원으로서의 완결성은 이 음반에서 가장 높은 편. 'Pick Me'의 결과적 흥행이 이같은 이유와 엠넷의 역할이 조합된 것이었다고 한다면, 자수성가한_가요_힙합_스왝과 동일선상에 두기는 무리더라도 이 곡을 어떤 식으로든 마냥 우습게 볼 것은 아닌 듯하다. 'K-EDM'의 정체가 'EDM'에 아저씨를 결합한 것임을 확신하게 하는 선언적 트랙이기도 하다. 그에 비해 'Fingertips'나 'Don't Matter', 'Yum-Yum'는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출연자들의 스탠스가 그대로 담긴 듯, 현재 씬에서 레퍼런스가 선명하다. 음원으로선 퍼포먼스의 밀도가 다소 낮은 것도 그러한데, 시각 요소와 서사의 힘을 제외하고 감상하라는 작품은 아니니 여기까지가 적정선인 것도 같다. 프로그램 자체의 취지처럼, 사람마다 다른 취향에 맞춰 기본은 하는 곡들을 제시해주는, 그런 형태의 음반이라고 보면 되겠다. 오히려 진영 작곡의 '같은 곳에서'가 가장 이질적인 셈이다. (멜로디와 BPM의 궁합 탓인지) 밀도를 비교하라면 가장 덜 다듬어졌다고 해야겠다. 그러나 멋을 부리기보다는 아이돌 가요 혹은 가요 아이돌의 정취로 뽑아낸 것이 콘셉트와 맞아들어가면서, 듣는 이로 하여금 음악으로서 애착을 느끼도록 유도하는 점이 음악적으로 가장 정석적이라 하겠다. 이 곡의 여운이 남는 것은 마지막 트랙이라서만이 아니다.

유제상: 〈프로듀스 101〉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뿐만 아니라 '음악 프로그램'이자 '음원의 제공자'로 기능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지만, 타이틀 '같은 곳에서'는 (여전히 바쁜 일정에 쫓겨 만든 듯한 결과물임에도 불구하고) 듣고 즐길 거리의 수준에 능히 올랐다는 점에 있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다. 적어도 'PICK ME'와 같은 (뒤랑 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우글거림을 주진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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