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타엑스 – Lost (2016)

Lost
The Clan pt.1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2016년 5월 18일
트랙리스트
  1. Ex Girl (Feat. 휘인 Of 마마무)
  2. 걸어 (All in)
  3. 네게만 집착해
  4. 백설탕
  5. 반칙이야
  6. Because of U
음반소개글

미묘: 기존의 노선보다 조금은 더 가요적인 접근으로 보인다. 선공개 곡이었던 'Ex-Girl'이나, '백설탕'이 특히 그렇다. 다른 트랙들도 몬스타엑스의 기존 이미지를 유지하는 무게감과 보다 캐치한 멜로디를 꾸준히 결합하고 있다. 숨쉴틈 없이 강렬하게 휘몰아가는 '네게만 집착해'가 보다 힙합 비중 높은 '반칙이야'와 짝을 이루는 것이 재미있다. 타이틀 '걸어'는 특유의 기세로 에너제틱하게 이끌고 나가는 가운데, 매캐한 '힙합 느낌'과 청량함, 강렬한 비장미가 번갈아가며 등장할 때마다 즐거운 전환의 재미를 준다. 뮤직비디오가 흥미로운데, 공권력을 명시적으로 등장시킴으로써 '저항'의 스케일을 키우는 한편, 그 결과가 (유사)가족의 반발과 비극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성장서사와 접점을 마련함으로써 철없고 어린 소년의 이미지를 잡아낸다. 야심과 세심으로, 케이팝의 컨벤션과 팀의 당면과제를 잘 조화시켰다. 다만 후반에 의상이 흰색으로 바뀌면서 갑자기 초자연적 존재를 만나는데, 황당함과 후속편에 대한 기대 사이에서의 저울질이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 (첨언하자면, "백설탕 같은 그녀"라는 가사, 괜찮은지?)

조성민: '무단침입''신속히', 'Hero'에서 보이던 유쾌하면서도 강렬한 퍼포먼스는 '걸어'의 근거 없는 비장함에 묻혀 버려서 이제 몬스타엑스만의 개성을 찾기란 더욱 어려워졌다. 수록곡인 '네게만 집착해'를 타이틀로 놓고, '걸어'는 앨범 인트로 정도로 남았어야 할 것 같다. '솔직히 말할까'의 무드를 이은 'Ex Girl'도 다른 보이그룹들과 그다지 차별화되지 않는 트랙이다.
이해되지 않는 것은 개성 있는 보컬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기현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다. 기현 본인이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분량도 아닌 것 같은데, 멤버가 7명인 점이 전혀 강조되지 않는다. 조금 격하게 말하자면 기현, 주헌, 아이엠 세 명만 있으면 될 것처럼 디자인되어 있다. 보컬들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않으면서 보컬이 강조되는 트랙들을 꾸준히 챙기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러나 여러 문제들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것은 래퍼 라인의 부진이다. 이미 꽤 준수한 실력을 갖추고 있던 주헌이 별다른 발전 없이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랩으로 트랙을 채운 것도 조금 실망스럽지만, 아이엠의 랩에 비하면 차라리 다행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 전작에서는 힘있게 내뱉는 플로우와, 주헌과 대비되는 굵고 낮은 음색으로 곡의 균형을 잡아주던 아이엠이 너무 전형적인 '아이돌 래퍼 1'의 역할을 하고 있다. 왜 갑자기 있던 실력도 사라졌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현상 유지만 해도 2등은 하던 시절은 90년대 이후로 끝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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