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랙리스트
- 케미 (KEMI)
- 나쁜X (Bad Girls)
- 돌직구
- 케미 (KEMI) (Inst.)
- 나쁜X (Bad Girls) (Inst.)
- 돌직구 (Inst.)
음반소개글
마노: 음악을 듣다 보면 노림수가 제법 뻔해도 모르는 척 넘어가 주고 싶은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는데, 이건 뻔해도 투명할 정도로 뻔해서 넘어가 주고픈 기분조차 들지 않는다. 불필요할 정도로 동어를 반복하는 철 다 지난 훅송 ‘케미’, 무리한 ‘쎈 척’으로 소위 말하는 ‘걸크러쉬’를 어떻게든 유도하려고 애쓰는 ‘나쁜 X’, 고리타분한 “남자답게 다가와줘” 타령 일색인 ‘돌직구’까지, 하나 같이 뻔해서 아무런 매력이나 변별점을 느낄 수가 없다. 고백받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가, ‘내가 바로 그 나쁜 X인데 뭐왜뭐’의 애티튜드로 ‘깽판’을 치다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넌 눈치도 없냐! 좀 넘어와라!’며 울화통을 터뜨리다가 하는 식으로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 탓에 산만하고 정신이 없기까지 하다. 심지어 데뷔작인데, ‘아무튼 될 만한 걸 다 넣어보면 그중 하나는 되겠지’라는 안일함으로 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서드: 2000년대 초반에 이 노래가 발표되었다고 하더라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다. ‘케미’라는 단어 하나에만 꽂힌 시대에 뒤쳐진 가사를 훅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른 단어들이 적극적으로 낭비되고 있는 현장을 실시간으로 목도하고 싶다면 이 노래를 추천한다. 물론 가사만이 이 노래의 단점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하시길.
유제상: 보도자료에는 보컬리스트들을 주로 만든 기획사에서 관여했다고 하는데, EP 전반에 흐르는 뽕끼가 ‘어디가 보컬리스트...’하는 생각이 든다. 타이틀 ‘케미 (Kemi)’를 들으면, 머릿속에는 마마무를 그렸는데 엉뚱한 결과물이 나온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다음 트랙 ‘나쁜X (Bad Girls)’은 갑자기 힙합으로 흐르는데, 보컬 파트에서 ‘케미 (Kemi)’와 같은 종류의 뽕끼가 넘실대는 걸 보면 만드는 쪽이 전반적으로 이런 분위기를 선호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곡의 좋고 나쁨을 따지기 이전에 결과물이 심하게 예스러운데, 최근 트렌드에 지나치게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이건 너무하잖아. “우린 나쁜 기집애 ~ 헤이” 이런 걸 요즘 십 대들이 듣고 좋아하겠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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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