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2014 ② : 리스트로 본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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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만 뽑고 넘어가기에는 어딘지 아쉬운 2014년. 아이돌로지 필진들이 각자 자신만의 리스트를 뽑아 보았다. 리스트로 보는 2014년의 아이돌계. 각각의 제목을 클릭해 열어가며 읽어보자.
올해의 탈아이돌 by 맛있는 파히타

아이돌이라는 아이덴티티를 벗어던지려는 아이돌

위너/아이콘 : YG의 모토는 언제나 탈아이돌이었지만 이들은 시작부터 아이돌답지 않은 면모를 보여주었다. 공허함을 노래하는 아이돌이라니! 아직 데뷔조차 하지 않은 아이콘은 〈쇼미더머니3〉을 통해 아이돌이 아닌 힙합퍼로의 입지부터 먼저 닦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이유 : 한국의 스윗하트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만한 아이돌 중의 아이돌 아이유지만, 올해는 꽃갈피 앨범을 통해 7080세대에 한층 다가가며 지지층을 넓혔다. 서태지와의 콜라보레이션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심지어 소주광고까지 찍었다!

규현 : 큰 기대를 받지 못한 규현의 솔로앨범은 향후 SM이 가장 기대할만한 소득을 냈는데 그 핵심은 다름 아닌 탈아이돌이었다. 규현의 앨범은 향후 탈아이돌 전략의 가장 중요한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올해의 아이돌 생명연장 by 김윤하

아이돌 가수로서 정상의 위치에 오르는 것도 힘들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 자신들만의 재능과 각고의 노력으로 향후 수년간 끄떡없을 생명연장에 성공한 다섯 아이돌들.

슈퍼주니어 : 우리는 마치 버릇처럼 아이돌 5년 위기설을 입에 올리지만, 이들도 이제 10년 차다. 머릿수로 밀어붙인다는 폄하가 세월 앞에 무색해진다. 비록 지난 시간 동안 바람 잘 날 없었던 건 사실이지만,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완전히 부서지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This is love’ 같은 신사의 노래를 부르며 10년을 더 만날 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이제 어렵지 않다.

동방신기 : 다섯이 둘이 된 순간, 동방신기라는 네 글자의 유효기간이 이렇게까지 오래 지속되리라 예측하긴 좀처럼 힘들었다. ‘왜 날 그렇게 쉽게 떠났느냐’며 소리칠 때도, 발광하는 백업댄서들을 양팔에 휘감으며 몸체를 불릴 때도 불안해만 보이던 이들과 팬들에게 ‘10주년’이라는 숫자와 일곱 번째 앨범 “Tense”는 안정과 믿음이라는 단어를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아직도 누군가에겐 더없이 슬픈 현실이겠지만, 그렇다. 이제 이들은 둘로서 완벽하다.

핫펠트(HA:TFELT) : 원더걸스는 물론 예은이라는 이름도 버렸다. 쉬이 발음하기도 어려운 그녀의 새로운 자아 핫펠트와 데뷔작 “Me?”는 여러 면에서 마냥 성공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지난 성공에 얽매이지 않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는, 로린 힐이나 선우정아를 동경하는 아이돌, 아니 이 젊은 피의 다음 스텝이 궁금하다.

지코 : 시작부터 달랐기에 엄밀히 말하자면 생명연장이라기보다는 태어나면서부터 양손에 불로초를 쥐고 있었다는 게 옳긴 하겠다. 하지만 그간 블락비라는 틀 그리고 ‘인디씬에서 그랬다더라’라는 전설 같은 과거 이야기 속에서 박제될 뻔한 한 어린 래퍼의 현재를 만났다는 사실 자체로 즐거웠다. 방방곡곡 어디에 놓아도 지코는 지코였을 거라는 확신의 한 해였다. ‘Her’라는 뛰어난 팝 싱글을 내놓았다는 점도 수명연장의 플러스 요인.

규현 : 죽으나 사나 아이돌인 이들이 자신들의 위치를 가장 영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대중들로부터 ‘아이돌 앨범 같지 않은데?’라는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아이돌이지만 아이돌 같지 않은 음악. 규현의 첫 번째 EP “광화문에서”는 그런 의외성과 규현이라는 보컬리스트가 가지고 있는 발라더로서의 매력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낸 대표적인 앨범이다. 일찌감치 깨달은 취향과 재능의 기분 좋은 랑데부.

올해의 리벤지 by 미묘

블락비 : 수많은 악재의 산을 넘어 날아오르는 모습이 근사하다. 그러나 더욱 근사한 건 “모두 오해였고요, 저희는 이렇게 착하답니다” 같은 형태가 아니란 점이다. 얼마나 커질지는 알기 어렵지만, 분명한 건 이것이 미래라는 것이다.

와썹 : 기대도 많았고 언제나 의표를 찔렀지만 늘 조금씩 부족했던 와썹이 해냈다, 와썹이 해냈어. “Showtime” 미니앨범은 앞으로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AOA : 승승장구의 3연타를 일궈낸 AOA에게 2014년은 멋진 반전이었다. 어느 순간인들 그렇지 않겠느냐만, 이제부터가 중요하겠지.

핫펠트 : 기대의 최대치가 복귀 정도였을 원더걸스에서 이런 음반을 만나게 될 줄이야. 이 음반 앞에서 당황스러워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가능’에 대한 증명은 마쳤을 터, 더 좋은 후속을 기다린다.

슈퍼주니어 : 슈퍼주니어의 음악을 지지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올해 이전까지는 말이다. 취향을 타게 하던 떠들썩한 중구난방을 음악적으로 극복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성숙한 매력으로까지 끌어올린 멋진 음반이었다.


올해의 혼자서도 잘해요 by 오요

태민 (샤이니) : 태민의 솔로 음반 “ACE”는 2014년 제일 많이 들은 음반 중 하나였다. 굳이 무대를 보지 않더라도 듣는 것만으로 충분히 즐거운 음반을 내놓은 태민(과 SM 엔터테인먼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지코 (블락비): 지코가 2014년 가장 괄목할 만한 행보를 보여준 아이돌이라는 점에는 어느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소유 (씨스타): 예능이나 연기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린 아이돌이 그 어느 해보다 많았던 2014년. 노력을 거듭해서 얻어낸 보컬과 좋은 곡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소유가 더 빛나 보인다.

규현 (슈퍼주니어): SM 산 발라드가 이렇게 오래도록 차트에 머물렀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규현 대단하다!

성민 (슈퍼주니어): 이제는 혼자서(도)… 잘하셔야 할 것 같다…….


올해의 버팀목 by 별민

각종 사건 사고가 난무했던 올해의 아이돌씬에서 멤버 모두가 별다른 탈 없이 연말까지 온 아이돌을 선정. 형평성을 고려하여 신인은 제외.

씨엔블루 : 2014년의 씨엔블루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신보 발매, 아레나 투어(일본), 그리고 연기 활동(한국)까지 병행하며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정용화의 첫 솔로 앨범 발매를 앞두고 그룹의 입지를 다지기에 충분했던 한 해.

보이프렌드 : 2014년에 의외로 꽤 큰 성과를 거둔 팀. 두 장의 미니 앨범 “Obsession”과 “Witch”를 발표하고, ‘Witch’로 데뷔 후 첫 음악방송 1위를 거머쥔 데다, 첫 단독 콘서트까지 무사히 치르면서 아이돌 그룹으로서의 커리어를 천천히 쌓고 있다.

비투비 : 한동안 다기망양의 상태에 빠진 듯 보였지만, 2014년에는 두 장의 미니 앨범과 연말에 발표한 겨울 스페셜 앨범으로 팀 컬러를 구축하는 데에 주력했고, 나름대로 상당한 성과도 내고 있다. 강력한 한 방이 늘 아쉽지만, 한 방이 없으면 또 어떠랴.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라는 오래된 진리를 터득해가고 있는지도.

씨스타 : 몇몇 리스너들은 올해 발표한 씨스타의 신곡들이 예년에 비해 ‘약하다’고 평했지만, 그저 약했다고 하기엔 씨스타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음원 강자이고, 여름의 아이콘이었다. 게다가 한 해 내내 걸쳐있었던 멤버들의 솔로 및 듀엣 활동이 전대미문의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고, 이 성과가 씨스타라는 팀 전체의 위상을 견인하는 데에까지 영향을 미쳤으므로, 사실상 2014년 걸그룹 대전의 진정한 승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아이유 :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아이유는 이제 스스로 빛날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을 빛내주기까지 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올해의 어르신 by 미묘

아이유 : ‘어르신들에게 사랑받는 아이유’를 넘어서 스스로 어르신, 혹은 그 이상이 된 그녀의 다음 행보는 김윤아보다는 차라리 김연아일 것이라 점쳐 본다.

지오디 : 올해 목격한 ‘돌아온 그 시절’ 중 가장 훌륭하게 짜여진 사례였다. 그래서 더욱 반가웠다.

허영지 : 베이비카라 프로젝트를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수라의 길을 걸어온 멤버들 사이에 정말 ‘베이비’를 끼워 넣어서 무슨 인신공양을 하려나 싶었다. 멋지게 살아남았을뿐더러 주눅 들지도 않고 카라에 새 힘을 불어넣은 허영지의 당당함은 나이와 무관하게 어르신 대접을 받기에 충분.


올해의 리더 by 블럭

B.I (아이콘) : 긴 시간 두 편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간접적으로 관찰한 결과, 리더로서의 비아이는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곡을 만드는 능력, 멤버들을 끌어가는 책임감 등이 그렇다. 여전히 가지고 있는 불안함과 초조함만 줄어든다면 아이콘을 멋지게 이끌어갈 수 있지 않을까. 여담이지만 B.I도, 강승윤도, 지코도 나이는 맏형이 아니지만, 곡을 쓰는 리더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도 매력을 가지는 듯하다.

이특 (슈퍼주니어) : 이제는 자타공인 아이돌 역사상 최고의 리더 중 한 명이 아닐까. 〈순위의 재구성〉에서도, 〈주간 아이돌〉에서도 1등으로 뽑힌 그는 올해 슈퍼주니어로 컴백했다. 그냥, 다시 방송 많이 했으면 좋겠다.

성규 (인피니트) : 그간 해왔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봤을 때, 특히 올해 초 〈디스 이즈 인피니트〉를 봤을 때 어떻게 보면 가장 리더 같지 않은 리더일 수도 있다. (멤버들에게 당하거나, 허술하거나…) 하지만 각 멤버들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있는 등 리더로서의 매력을 은은하게 풍겨 많은 이들에게 리더로 인식되고 있다. 나이가 가장 많아서 뽑혔다고는 하지만, 때로는 그 이상의 역할도 해내는 듯.


올해의 서프라이즈 by MRJ

놀라운 신인들 : 마마무, 퍼펄즈 같이 시작부터 오랜 베테랑 같은 그룹들이 굉장한 곡으로 씬을 때리고 들어왔다. 과거에는 가장 강하고 인기 있는 팀들도 그리 대단치 못한 데뷔 시절을 거치기도 했으나, 이제는 신인 그룹들도 시작부터 훌륭한 모습을 선보여 스탠다드의 상향조정을 짐작게 한다.

그룹을 떠난 멤버들 : 엑소를 떠난 크리스와 루한, 카라를 떠난 니콜과 지영, 소녀시대를 떠난 제시카 등, 많은 탑클래스 그룹들이 2014년에는 뜻밖의 라인업 변경을 겪었다. 씬에서 가장 높은 수익과 인기를 자랑하는 팀들도 이런 흐름을 벗어나지 못해 모두 2014년에 변화를 겪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SM의 신인, 솔로, 프로듀서 데뷔 : 2014년, SM은 페이스에 변화를 가져왔다. ‘SM 루키즈’란 이름으로 연습생들을 대중에게 공개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솔로와 프로듀서의 음악을 발매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태민의 ‘괴도’와 비트버거의 ‘She So High’는 특히 SM 발매반들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여 좋은 인상을 남겼다. 모쪼록 다른 기획사들도 이와 같은 흐름을 반영해 더 많은 콜라보와 솔로 작업을 선보이고 또한 ‘뒷면’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도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한다.

나의 비디오 블로그 : 2014년 MRJKPOP 유튜브 채널은 약 1천 명 구독에서 1만 3천 명 이상으로 성장했고 13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내게는 너무나 굉장한 서프라이즈였다. 이곳 아이돌로지에 필진 참여 권유도 받았는데 이는 내게 영광이자 큰 재미가 되었다. 2015년에도 아이돌로지와 계속 협력하며 비디오 블로그와 비디오, 그리고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선보이고 싶다.


올해의 부업왕 by 유제상

3. 전효성 : 작년 한 해 동안 KBS1 일일드라마 〈고양이는 있다〉에 출현하며 본격적으로 연기에 도전한 전효성. 모 매체에서 그녀의 활동에 D를 매기며 ‘그룹 이미지를 깎았다’는 극단적인 평도 서슴지 않았는데, 이는 분명 드라마를 진득하게 보지 않고 쓴 글이리라. 머리를 붉게 염색하고 주인공을 끊임없이 협박하는 악역(?) 연기를 맡은 그녀는 비록 출중한 연기력을 뽐내지는 못했지만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비록 그녀에게 덧씌워진 비호감 이미지를 떨쳐내지는 못했지만(어떤 의미에서는 그런 비호감 이미지에 의존한 캐스팅이었다고 볼 수 있다) 드라마의 연기를 통해서, 예능을 통해서, 그리고 게임 광고를 통해서 보이는 그녀의 입체적인 모습은 ‘올해의 부업왕’ 타이틀을 부여하는 데 부족함이 없으리라 생각된다.

2. 임시완 : 두 말이 필요 없는 2014년의 위너. 그의 연기를 통해 ‘신입사원’이, ‘회사의 생태계’가, 그리고 소속 그룹인 ‘제국의 아이들’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평자 개인적으로는 그의 연기 커리어 중 〈적도의 남자〉에서 엄태웅 아역의 뒤통수를 풀스윙(···) 했던 때가 더 기억에 남지만, 〈미생〉이라는 드라마와 더불어 성공적인 커리어 갱신을 수행했으니 이제 새로운 활동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1. 장수원 : 평자는 이젠 사라져버린 〈사랑과 전쟁〉의 광팬으로 장수원의 연기를 방영 실시간으로 보고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다. 이후 극 중 유라와의 첫 만남에서 그가 내뱉은 “괜찮아요?”라는 대사를 누군가 유행어로 밀기 시작하더니, 교양 프로의 고정 코너도 맡고 광고도 찍고 〈미생〉의 패러디 물에 주역도 맡으며 ‘뜻밖의 대세’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이 일시적이리라는 것은 산전수전 다 겪은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으로 생각되지만, 흘러간 아이돌이 전혀 뜻밖의 모습으로 부활한다는 점에 있어서 평자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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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ology.kr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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