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일탈 : 샤이니 – ‘View’ MV

이미지 ⓒ SM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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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상에서 샤이니의 노래들을 노동요로 쓴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보았다. 샤이니의 음악을 ‘인더스트리얼 (industrial)’이라고 분류할 수는 없겠지만 샤이니는 2013년 ‘Everybody’의 오토마타처럼 열심히(industrious) 일해왔다. 사실 ‘Everybody’가 보여주는 이미지는 샤이니의 지향점의 끝인 듯했는데, 마치 기계처럼 보여지는 파워풀한 퍼포먼스와 한 치의 오차 없는 싱크로나이제이션은 샤이니만이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렇게 극한까지 몰아붙인 샤이니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온유가 팔이 빠지도록 팔을 돌릴 때 이 이상의 극한을 기대하는 건 팬들로서도 힘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샤이니가 2년 만에 돌아왔고 타이틀곡 ‘View’의 뮤직비디오를 보았다. 파편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을 엮어 적어보고자 한다.

아이돌의 인생을 팝니다

아이돌이 무대에서 제공하는 판타지는 항상 아이돌의 무대 밖 모습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디스패치나 스포츠서울과 같은 매체들의 파파라치 기사들을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장 개인적이어야 할 심야 데이트는 그대로 탑 기사로 실려 어마어마한 클릭 수를 선사해주곤 한다. 이렇게 아이돌의 삶은 무대 밖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은 아니다. TV쇼에 출연할 때도 그들은 소득과 집, 혹은 연애 등에 관해 집요하게 질문을 받는다. 사람들은 아이돌이 아이돌이 아닌 시간에 대해 끝없이 묻고, 의심하고, 믿거나 믿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 아이돌은 무대 위 판타지만이 아니라 무대 밖의 현실까지도 팔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샤이니 - View

“카메라 치워.”

이렇게 아이돌은 인생을 파는 직업이며 삶 그 자체가 아이돌이 되기까지 한다. 어쩌면 잔인한 처사일지 모르는 이런 직업을 우러러보는 이들도 있지만, 때론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늘 걱정하고 근심하는 팬들도 존재한다. 또는 휴식을 주기 위해서든 다른 목적이든 아이돌을 납치라도 하고 싶다는 팬들도 있다. 아이돌의 현실과 팬들의 판타지가 만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RUNAWAY

마취에서 깨어난 샤이니 멤버들은 낯선 어딘가를 헤매며 자유를 즐긴다. 이들은 소녀들이 납치범이란 걸, 자신들이 납치당했다는 걸 잊은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어쩌면 꿈속일지도 모른다. 뮤직비디오는 태국 방콕의 몇 로케이션에서 촬영되었지만 이 장소가 방콕이라는, 혹은 태국이라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는 단서는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소녀들조차 외국인이라는 것 외엔 국적을 가늠할 수 없다. 이런 낯설고 모호함은 프로덕션상에서 다분히 의도된 바이다.

지나치고 넘어갈 수도 있는 점 한 가지는, 샤이니가 ‘누난 너무 예뻐’의 야외촬영 이래 이제까지는 늘 스튜디오 촬영이었고 이례적으로 ‘View’에서 다시 외부로 나왔다는 것이다. 이는 뮤직비디오 내내 느껴지는 어떤 해방감의 근원일지도 모른다. ‘누난 너무 예뻐’에서 샤이니가 아이돌이 된 소년들이라면, ‘View’에서 샤이니는 소년으로 돌아간 아이돌이다. 이 낯선 곳에서 이들은 더 이상 아이돌이 아니다. 아이돌이라면 히치하이킹(!)을 할 수도 없고, 떠들썩하게 여자들과 어울리거나, 클럽에서 놀고, 술을 마시고, 싸우고, 하룻밤 사랑을 할 수도 없을 테니. 누군가 종현에게 핸드폰을 들이대며 사진을 찍으려 하자 그는 정색하며 밀어낸다. 그리고 이들은 현실을 철저히 도피한다. 이것은 누구나 꿈꾸는 청춘, 바로 그것이다.

샤이니 - View
샤이니 - View

진실과 거짓말, 판타지와 리얼리티

노래가 끝나고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는 의미심장하다. 모든 상황은 끝났고 이제는 현실로 돌아온다. 어쩌면 단잠을 깨우는 알람 소리일지도 모르겠다. 봄의 끝자락, 초여름의 청춘 드라마는 이렇게 순식간에 끝이 난다. 어쩌면 정말로 샤이니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납치를 당하고, 자유를 만끽하고, 술을 마시면서 떠들며 놀고, 하룻밤의 사랑을 나누었을지도 모른다. 아이돌의 삶이란 진실과 거짓말, 그리고 판타지와 리얼리티의 아주 가느다란 선 위에 걸쳐져 있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판타지가 리얼리티인들, 리얼리티가 판타지인들 어떻겠는가. 나는 진실로 샤이니가 꿈같은 시간을 경험했길 바란다. 다시는 올 수 없는 달콤한 일탈의 덧없음은 곱씹을수록 슬픔으로 다가온다. 아이돌은 우리에게 젊음을 바치고 또 우리는 아이돌을 통해서 청춘을 기억하지만, 이들의 청춘은 어떠한 것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조차 없다. 이것은 어쩌면 모든 아이돌의 꿈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그 판타지가 진실로 아무도 모르는 리얼리티이길 바란다.

샤이니 - View

샤이니의 ‘View’가 수록된 정규앨범 “Odd”에 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은 1st Listen : 2015년 5월 중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맛있는 파히타

Author:

덕후는 혈관으로 흐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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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르망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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