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 – Reboot (2015)

Reboot
JYP 엔터테인먼트
2015년 8월 3일
트랙리스트
  1. Baby Don`t Play
  2. Candle (Feat. Paloalto)
  3. I Feel You
  4. Rewind
  5. Loved
  6. John Doe
  7. One Black Night
  8. Back
  9. OPPA (오빠)
  10. 사랑이 떠나려 할 때
  11. 없어 (GONE)
  12. 이 순간
음반소개글

이번 회차의 추천작

미묘: 이런 곡을 놓고 악기 연주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밖에 제기할 수 없는 이들에게 진심으로 안타까움을 느낀다. 근본이 없는 케이팝에서 근본 없음을 적극적으로 선언하고 나니 할 수 있는 게 이렇게나 많아졌다는 환호와도 같은 앨범이다. 사운드의 스타일도 그렇지만, 시크한 섹시와 뻔뻔한 청초함이 나란히 맞붙었다는 점 또한 레퍼런스를 정확히 가져오면서 현재를 재창조하고 있다. 원더걸스가 여기서 리부트하는 것은 자신들의 커리어가 아니라 '케이팝의 참맛'이다.

유제상: 이 앨범의 의도는 너무도 분명하다. '비록 지난 미국 진출은 실패했지만, 음반의 퀄리티가 부족한 것이 아니었음을 (늦었지만) 증명해 보인다'가 첫 번째요, '원더걸스가 실력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그룹임을 보여준다'가 그 두 번째이다. 평자는 이러한 의도가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지는데, 이는 듣는 이에게 즐거움을 주기보다 '음반을 만드는 쪽의 상업적 성취' 또는 '참여자들의 창작자로서의 자신감 회복'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앨범은 교실 구석탱이에서 헤드폰 끼며 하루하루를 죽이는 청소년기를 보내신 양반들의 구미에 맞을 요소가 너무도 많다(곡에서뿐만 아니라 "저 악기는 KORG의 [머시기]지, 엣헴!" 같은 거). 결국 이런 불편한 형태의 80년대 예토전생을 흡사 '새로운 움직임'인 양 받아들인다면, 팝의 본고장이 대한민국이라는 주장 또한 못할 것도 없어 보인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조성민: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원더걸스에게 닥친 가장 큰 과제는 '건재함의 증명'이었을 것이다. 그 방향이 그동안 원더걸스의 강점으로 꼽혔던 쉽고 빠르게 소화되는 음악과 춤이 아닌, 한 단계 진화한 '음악성'에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너무나 흔하고 뻔한 연출이지만 결국 직접 악기를 들고나와 연주해 보인 건 음악적 진정성에 대한 증명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깨에 둘러멘 악기가 춤 동작을 어색하게 만들고 있음에도 라이브 밴드로서의 연출을 포기하지 않은 'I Feel You'의 무대는 원더걸스를 'Nobody'로만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딘가 어색해 보이겠지만, 꿋꿋한 그 모습 자체로 새로운 원더걸스의 데뷔 무대가 되기에 충분하다. 과거의 원더걸스에게도, 새로운 원더걸스에게도 각별히 의미 있을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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