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키즈 – 이리로 (2015)

미묘: EXID의 바로 그 곡의 틈새에, 다소 갈팡질팡하던 2000년대 후반 걸그룹 분위기와 '은근한 유혹' 클리셰가 섞여든다. 브리지에서 올여름 걸그룹 대전 분위기까지 재현할 때쯤이면, 단 한 곡으로 걸그룹 사파리를 완주하게 해주고자 하는 의도가 읽힌다. 배드키즈의 입지에 비추면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 흥미롭기는 한데, '은근한 보컬'과 찌르는 듯한 랩이 이 팀의 컬러와 역량에 꼭 맞아떨어지진 않고, 팀의 활동을 이끌기보다는 연장하는 성격의 곡이라 생각된다. 배드키즈와 비슷한 규모의 그룹의 팬이라면 귀 기울여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유제상: '귓방망이'가 유쾌한 시작이었고 '바밤바'가 다소 멀리 간 구석이 있다면 '이리로'는 이전의 둘에 비해 많이 심심한 곡이다. 이유는 알 수 없으되 배드키즈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강렬함이 많이 사라져버렸는데, 이대로 가도 별 효과가 없다는 생각에서인지 어째서인지. '이리로'만 놓고 보면 다른 유사한 걸그룹의 결과물과 뒤섞어도 구분이 어려울 정도. 9개월 만의 컴백작치고는 아쉬운 점이 많은 싱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