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 화양연화 pt.2 (2015)

화양연화 pt.2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2015년 11월 30일
트랙리스트
  1. INTRO : Never Mind
  2. RUN
  3. Butterfly
  4. Whalien 52
  5. Ma City
  6. 뱁새
  7. SKIT : One night in a strange city
  8. 고엽
  9. OUTRO : House Of Cards
음반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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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하: 우리는 종종 '대세의 기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한다. 방탄소년단의 '청춘 2부작'을 마무리하는 타이틀곡 'Run'은 그 기세와 자신감이 고스란히 압축되어 담긴 회심의 역작이다. '울면서 달리는 소년들'을 모토로 뽑아낸 이 4분짜리 팝은 얼핏 대중적인 곡들을 거침없이 뽑아내던 시절의 에픽하이를 연상시키며 달리고 또 달린다. 특히 고무적인 건 청춘을 그린 수많은 그룹들 사이에서도 유난히 애처롭고 불안한 모습을 그리는 데 능하던 이들이 7개월에 가까운 다소 긴 호흡의 "화양연화" 시리즈를 통해 성공적인 이야기 마무리와 레벨업을 동시에 해냈다는 점이다. 'Butterfly', 'Whailien 52', '고엽'은 고유의 색채를 유려하게 풀어내며 앨범 전체의 틀을 잡아 주고, 'Ma City'와 '뱁새'는 지금껏 이들이 걸어온 시간을 능숙한 품새로 풀어내며 중반부를 지루하지 않게 채운다. 조금은 편안한 자세로 조금 더 지금의 부유감을 즐겨도 좋을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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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럭: "화양연화 pt.1"에서 보였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음악적 방향은 훨씬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그룹의 성장은 고무적이며 감히 감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방탄소년단이 고민해온 '장르적 매력'이 R&B라는 문법을 통해 극대화되었다. 물론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보컬의 기량이 성장했다는 점, (보컬이든 무대든)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앨범 전체를 통해 뚜렷한 서사와 기승전결, 일관된 무드를 챙겼다는 점에서 하나의 정규 앨범으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임팩트 강한 'Intro : Never Mind', 아스라히 슬픔을 남기는 'Outro : House Of Cards'는 극적인 장치인 동시에 완성도 높은 트랙들이다. 여기에 '고엽'과 같이 음악적 흐름을 읽어내는 모습까지 보였으니 이렇게까지 칭찬할 수밖에 없다. 다만 'Ma City'의 경우를 보면, 정규앨범 내에서 래퍼를 전면으로 내세우는 방식은 아직 더 세련되게 발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역량 이상으로 극적인 장치에 욕심을 부리는 데 성공했으니, 방탄소년단은 욕심부리는 만큼 성장할 수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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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돌말링: 치기나 외로움 같은 감정들이 방탄소년단 특유의 에너지와 뒤섞여 밀도 있게 담겼다. 전 앨범들에서는 이것저것 다 담으려다 보니 통일감 없이 흐트러진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화양연화 pt.2"는 흐름이 좋아 무거운 감정선에도 듣기가 편하다. 애초에 랩 라인의 비중을 크게 잡고 결성된 팀이다 보니 초기작들에선 보컬들이 다소 가려졌지만, 점차 다루는 장르의 폭이 넓어지며 팀 전체의 밸런스도 상승하는 느낌이다. 그런 의미에서 'Butterfly'는 기타 플러킹으로 시작하는 앨범 버전보다는 콘서트 티저에 삽입했던 심플한 편곡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보컬들의 집중력을 감상하는 데 더 좋은 것 같다. 위태위태하던 감정선이 아우트로 'House of Cards'의 뚝 떨어지는 비극성으로 마무리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놓치기에 아깝다.

조성민: 전작이었던 "화양연화 pt.1"이 워낙 수작이었어서 후속작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했으리라 짐작된다. 하지만 시리즈의 전체적인 무드를 유지하면서도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로 가득 채운 이번 앨범에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짜여있는 트랙리스트부터, 하나의 콘셉트 아래 잘 정돈된 트랙과 비주얼 퍼포먼스, 그리고 또다시 한 단계 더 성장한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보컬과 랩까지, 신경 쓰지 않은 부분이 하나도 없다. 취향에 따라서는 이렇게 가득 차 있는 '열심'이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아 노 노력'을 다한 앨범만큼 진정성 있게 다가오는 앨범도 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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