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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아이돌 펀치라인 (1)

때로는 우리를 멘붕시키고 때로는 우리를 설레게 한 2013년의 펀치라인들 : 1위 ~ 5위

때로는 우리를 멘붕시키고 때로는 우리를 설레게 한, 한번 듣고는 잊을 수 없는 펀치라인들. 2013년 우리의 귓가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가사들을 아이돌로지 필진들이 엄선했다. 그런데, 왜 뜬금 없이 2014년 3월에 2013년 결산을 하느냐고? 그런 뜬금 없음이 또한 아이돌의 한 가지 정수가 아니겠는가.

1위. 소녀시대 – ‘I Got A Boy’

– 작사 유영진

“I got a boy 멋진”
“나 깜짝 멘붕이야” 등

ML : 여지껏 가요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방식처럼 구겨넣어진 “멋진”. 어감과 멋이면 충분하단 저 자신감의 표출은 여러 곡을 입맛에 맞게 이어붙여 내달리는 곡을 함축하기에 충분한 말장난이었다. 이후 누구도 K-POP이란 명칭에 이의를 제기하지도 비웃지도 않고 있다.

2위. 걸스데이 – ‘여자 대통령’

– 작사 남기상, 강전명, Daniel R.

“우리나라 대통령도 이제 여자분이신데”
“여자가 먼저 키스하면 잡혀가는 건가”

맛있는 파히타 : 걸그룹 부흥기가 도래하더니 심지어 “우리나라 대통령도 이제 여자분”인 시대가 온 것이다. 이제는 “여자가 먼저 키스하면 잡혀가는” 세상도 아니니 솔직하고 과감한 여성이 돼도 된다고! 하지만 여성들보다는 남성들이 “과연 그렇군!” 하며 무릎을 치지 않을까? 여자 대통령과 여자 아이돌의 애매모호한 오버랩이 참으로 절묘하다. 아마도 아이돌 걸그룹이 가사에 시사 레퍼런스를 가져온 첫 번째 예가 아닌가 싶다.

3위. 씨스타 – ‘Give It To Me’

– 작사 이단옆차기

“서른이 넘기 전에 결혼은 할런지”

ML : 청승맞은 가사를 내뱉으며 온몸을 꼬고 드러내며 교태를 부리는 안무를 선보이는 씨스타를 보며 떠오르는 묘한 기시감. 숙취에 쩔어 있는 방석집 누님이 추적추적 내리는 빗줄기를 보며 글라스 잔에 김빠진 맥주를 부어 마신 뒤 내뱉을 법한 저 청승맞은 가사. 소유의 매혹적인 목소리를 타고 저 가사가 흘러나오면, 아이돌들이 가 닿을 수 없을 거라 여겨지던 성인가요 어떤 영역으로 미끄러지고 만다.

4위. 샤이니 – ‘Why So Serious?’

– 작사 Kenzie

“결국 해피 엔딩을 아는 넌 연애소설 매니악”
“먼지만 풀썩대던 심장 엔진을 Renew”
“핏기 없던 나의 입술이 다시 붉은 컬러 루즈” 등

미묘 : 이 곡의 좀비 콘셉트를 적극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생생한 감각을 살려낸 라인들이다. “휴머니즘 그런 건 몰라, 그냥 널 사랑하게 되”고 마는 가사.

5위. 포미닛 – ‘이름이 뭐예요?’

– 작사 용감한 형제

“이름이 뭐예요”
“몇 살이에요 사는 곳은 어디예요” 등

미묘 : 놀리는 듯한 단순한 멜로디의 “이름이 뭐예요”만으로 이토록 강렬한 후크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니. (한 지인의 표현에 따르면) “방실이스러운” 멜로디 파트의 호구조사 또한 별 것도 아닌데 싸구려 사탕 같은 강렬한 단 맛으로 귀를 사로잡아 좀처럼 놔주질 않는다.

By Edit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

2 replies on “2013 아이돌 펀치라인 (1)”

아가러보이멋진 처음에 진짜 생소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