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2014 ① : 올해의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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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4년이었다. 3월 21일 아이돌로지의 오픈도 그중 하나로 꼽고 싶다. 최대한 많은 아이돌 음반을 리뷰한다는 목표로 12월 중순까지 아이돌로지가 다룬, 디지털 싱글을 포함한 음반만 300장이 넘었다. 그만큼 많은 아이돌, 많은 음반 속에서 굳이 베스트를 꼽아 보았다.

필진 투표 올해의 베스트

유난히 두드러졌던 팀들을 투표를 통해 부문별로 뽑아 보았다. (가나다순)

올해의 신인

 

올해의 여자 아이돌

 

올해의 남자 아이돌

 


필진 개인 베스트

필자 개인 베스트 목록의 음반 커버를 클릭하면 해당 음반에 관한 아이돌로지 필진들의 단평과 관련글을 읽을 수 있다.

김윤하
선미 – 보름달

장담컨대 선미가 이렇듯 성공적인 가요계 컴백을 하리라 예상했던 이는 극히 드물었을 것이다. ‘학업에 전념하고 싶다’는 알쏭달쏭한 한 마디만을 남긴 채 수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 맨발의 소녀는, 이 한 곡의 노래로 현아와는 또 다른 패왕색기의 아이콘으로 급작스런 성인신고식을 치른다. 소파를 사용한 안무와 함께, 잊을 만하면 여아이돌과의 귀신 같은 화학작용을 만들어내는 용감한 형제의 촉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조미료였다.

태민 – 괴도

태민의 솔로 앨범 “ACE” 그리고 타이틀곡 ‘괴도’의 무대는 불시에 터지는 사건 사고를 제외하고는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맹숭하기 그지없었던 2014년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음에 틀림없다. K-토양에서 태어나 한류의 물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난 버섯머리 막내가 가슴 벅차게 자랑스러웠던 건 비단 모 그룹을 총애하는 팬들뿐만이 아니었으리라. ‘근본 없는 케이팝’의 A부터 Z까지의 모든 매력이 이 무대에 있었다.

인피니트 – “Season 2″

올 한 해 아이돌씬에서 유독 기근이었던 앨범 단위의 결과물 가운데 짜임새와 완성도, 뚝심 모든 면을 채워준 건 이 앨범이 거의 유일했다. 가장 좋아하는 인피니트의 노래가 수록된 앨범은 아니지만, 인피니트의 앨범 중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 될 가치는 충분하다. 이 앨범에 대한 더 자세한 평은 이 글에 모두 쓰여있다. http://idology.kr/762


맛있는 파히타
태민 – “Ace”

2014년 솔로 데뷔한 샤이니 태민의 미니앨범은 근래 릴리즈된 어떤 아이돌 앨범보다도 섹시하고 도전적이었다. 이는 퍼포먼스에서도 일관적으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아이돌의 솔로 데뷔는 이 정도는 돼야 한다는 어떤 높은 스탠다드를 세웠다. 아이돌의 퍼스널리티와 콘셉트, 그리고 퍼포먼스가 하나를 이룬 수작으로 2014년의 모든 타이틀을 독식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카라 – “Day & Night”

위기의 순간을 겪은 카라가 심기일전해서 들고 온 미니앨범은 카라의 황금기를 그대로 잇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수작이었다. 새로운 멤버, 새로운 프로듀서와의 작업임에도 오리지널리티를 지켜내는 데 머물지 않고 그런 새로움을 모토로 밝고 낙천적인 아이돌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언제나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아이돌에게는 가장 큰 가치일 것이다.

동방신기 – “Tense”, “수리수리”

10년이라는 세월은 동방신기를 원숙미가 느껴지는 훌륭한 청년들로 바꾸어 놓았다. 연초에 발매된 ‘Something’과 ‘수리수리(Spellbound)’는 남자가 봐도 감탄할 정도로 클래시했고 감각적이면서도 여유마저 느껴졌다. 이제는 무엇을 시도해도 어색하거나 초조하지 않은 여유로움은 이들의 무대를 더욱 즐길 만한 것으로 만들었다. 이들의 일본에서의 활약은 굳이 이야기할 필요조차 없다.


미묘
태양 – “Rise”

성과나 취향, 흥행을 모두 떠나서 2014년에 가장 좋게 들은 음반 중 하나였다. 이 음반에서 태양은 정말로 근사하게 빛이 난다. 빅뱅이 YG의 2막이었다면, 3막은 이 음반으로 열렸다고 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이 음반의 우아함이 보컬리스트 태양에게는 훌륭한 발판일 것이란 점이다.

현아 – 빨개요

‘제가 섹시하고 예쁜 걸 아는 여자’에게 버튼 눌려 아우성치던 이들을 기억하라. 가사에서처럼 몸매도 옵션에 불과한 현아의 ‘빨감’은, 섹스어필을 이성을 향한 값싼 수단에서 보기 드문 자신감의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2014년의 우리에게 이 곡이 있었다는 건 정말 멋진 행운이다.

공감받지 못하리라 생각해 참 많이 고민했지만, 결국 더이상 나 자신을 속일 수 없어서 용기를 낸다. 고혹적인 매력과 어른스러운 테마, 경쾌한 유머를 우아하게 결합한 밸런스가 훌륭했다. 다소 천천히 중독되는 특성이 시기와 맞물려 흥행에는 악재로 작용했겠지만, 두고두고 생각나서 찾아 들으면 매번 사랑스러울 곡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별민

2014년 한 해 동안 두 장의 미니 앨범과 한 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하면서 단단한 팬층을 확보한 갓세븐은 남자 아이돌 성공 공식을 꽤나 성실하게 따라가고 있다. 아이돌에게는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하는 것만큼이나 고정 팬층을 다지는 것도 중요한데, 최근 우후죽순으로 데뷔한 신인 아이돌 중에 이렇게 빠른 속도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팀은 아마 손에 꼽힐 것이고, 그중에서도 갓세븐은 굉장히 성공적인 데뷔 시기를 거친 듯 보인다.

빅스에게 2013년까지는 활로 개척을 위한 방향성을 모색하는 시기였다면, 2014년부터는 결정된 일정한 노선 안에서 작품을 정교하게 만드는 데에 주력하는 시기였던 것 같다. 그 결과 빅스는 감히 아류를 허용하지 않는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는 데에 성공했고, 비록 그것이 그다지 대중적이지는 않다고 하나, 리더 엔의 말대로 대중의 일부로서의 아이돌 팬덤에게는 상당히 유효한 면이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데뷔 3년 차라는, 조금 이른 듯한 시기에 단행한 월드투어로 해외 팬덤에 어필한 것도 주목해 볼 만한 부분.

2014년 1월 ‘짧은 치마’, 6월 ‘단발머리’, 그리고 11월 ‘사뿐사뿐’으로 이어진 3연타 히트 덕분에 AOA가 음악적으로나 음악 외적으로나 한 단계 (혹은 그 이상) 클래스 업 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2014년은 2012년 아이돌붐에 데뷔한 팀들에게는 권토중래의 한 해이기도 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성공적으로 떠오른 팀이라면 역시 AOA가 아닐까.


블럭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어떡하냐’로 시작해서 ‘잘됐다’로 끝난 지난 해였다.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은 보이지만, 1년 내내 활동하며 짧은 시간 동안 단점을 커버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완전체 상태에서 데뷔하는 그룹이 많아지고 데뷔 이후 성장을 보여주는 것이 단점이 될 수도 있는 요즘, 그걸 장점으로 끌어올린 긍정적인 사례.

그간 통용되지 않았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끝내 1위를 경험했다. 또한, 진정성이라는 건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증명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연말 무대에서 ‘Officially Missing You’를 긱스 대신 가사 그대로 선보인 게 개인적으로는 올해 유일한 아쉬움. 지코는 〈음악중심〉 MC로 인기상도 받고, 인기상이지만 ‘여러모로’ 인정받는다는, 쉽지 않은 걸 해냈다.

데뷔 이후 가장 안정적이고 좋은 해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성적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라지만 좋은 성과를 냈다. 다만 고민 없는 안전제일 프로덕션은 여전히 지적받는 문제이자, 에이핑크를 위해서라도 꼭 풀어야 할 최대 과제다.


오요

사실 베스트라기보다는 워스트에 가까운 엑소의 2014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베스트로 꼽은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케이팝 최강자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층상승이 불가능에 가까워진 세상, 걸스데이는 한 줄기 희망을 보여주었다.

2014년 1월 발매된 동방신기의 “TENSE”는 좀 더 주목받아야 했다. 2014년 케이팝계에서 태민의 “ACE”와 더불어 가장 뛰어난 음반이었다.


유제상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걸까. 2013년 ‘다칠 준비가 돼 있어’를 들고 나올 때만 해도 빅스는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그룹이었다. (평자는 이들과 관련하여 잊지 못할 트라우마가 있다. 교양수업시간에 이들의 뮤직비디오를 틀었을 때 학생들의 그 싸늘한 반응이란…) 이제 시간이 흐르고, 빅스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도 달라졌다, 아주 많이.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2014년 이들의 업적을 미니앨범 “Error” 발매로 들 것이다. 그러나 평자는 2월 “듀스 20주년 헌정앨범 Part 7″란 타이틀로 발매된 ‘나를 돌아봐’의 리메이크로 들고 싶다. 이미 연초에 오늘의 영광(?)이 예견되어 있었다고나 할까. 그것이 미니앨범이든 듀스 곡의 리메이크이든, 적당히 느물거리면서도 힘이 넘치는 이들의 한결같은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AOA 팬들에겐 미안하지만, 평자는 AOA에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런 개인적인 호불호를 넘어서, 이 그룹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건 바로 ‘일관된 콘셉트’이다. 물론 이들에게도 콘셉트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다. 본지의 퍼스트리슨 리뷰에 매회 등장하는 신인 그룹들이 겪는 바로 그 과정을 이들도 겪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하나의 길’을 찾은 것은 모두들 알고 있다시피 2014년 1월 발매된 “짧은 치마”에서부터이다. 이후 AOA는 무려 5개월마다 하나씩 음반을 내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는 성실함, 그리고 일관된 콘셉트에서 오는 우직함은 AOA를 정상의 자리로 인도했다. 사실 이후의 롱런을 위해서는 멤버 개개인의 매력이 큰 역할을 하고, 평자는 아직 이런 부분이 AOA에게 있어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AOA는 지금 많은 걸그룹들이 서고자 했던 ‘바로 그 자리’에 서 있다.

후… 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어버린 에이핑크. 멤버들의 인지도도 높고, 히트곡도 여럿 생겼으며(특히 ‘Mr. Chu’의 인기는 정말 뜨거웠다), 안무, 스테이지 매너…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안정화되어가고 있다. ‘통 샘플링 조합’ 같은 노래가 여전히 듣기 좋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에이핑크가 2014년 최고의 성과를 낸 그룹 중 하나라는 데는 평자도 이견 없음이다.

 

Editor

Auth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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