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즈 – Hi~ (2015)

Hi~
울림 엔터테인먼트
2015년 3월 3일
트랙리스트
  1. Introducing The Candy
  2. Candy Jelly Love
  3. 안녕 (Hi~)
  4. 놀이공원
  5. 어제처럼 굿나잇
  6. 이별 Chapter 1
  7. 비밀여행
  8. 남보다 못한 사이 (Babysoul Solo) (Feat. 휘성)
  9. 그녀는 바람둥이야 (Babysoul & Kei) (Feat. 동우 of 인피니트)
  10. Delight (Yoo Ji-Ae Solo)
  11. 너만 없다 (JIN Solo)
음반소개글

이번 회차의 추천작

김윤하: 무엇보다도 ‘안녕(Hi~)’이 좋다. 가볍고 애틋한 톤의 스트링이 조심스레 시작되는 순간부터 두근거린 마음은 노래의 첫 소절 "너의 기억보다 조금 더 빠른 걸"의 ‘걸’, 감춰왔던 속마음을 한 번 더 살짝 눌러 숨기는 음에서 녹다운 되어버렸다. 간주의 "헤이!"하는 외침에까지 닿으면 이건 좀 치사하지 않은가 싶을 정도다. 깨끗하게 그려진 건강하고 맑은 소녀들의 마음을 언제까지라도 들여다보고 싶다. 리패키지로 함께 수록된 ‘놀이공원’의 완성도와, 본 앨범과의 결합이 조화로운 것도 프로듀서진의 저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놓치기 아까운 음반

미묘: '안녕'은 오밀조밀한 화성진행 속에 조성감이 변화하며 공중으로 날아가는 후렴이 근사하다. 화사함이 가득한 가운데 확실하게 인상을 남기는 '아기 목소리'를 비롯한 요소들이 조목조목 배치되어 마치 맵이 정해진 게임을 플레이하는 느낌이다. 버섯을 먹으면 달려나가며 "우리 만날래~" 하는 느낌이랄까. '놀이공원'을 포함해 새로운 두 곡은 '윤상의 걸그룹'에게서 가장 먼저 기대할 모든 것들이 들어가 있는 셈인데, 그것이 결과적으로 전작의 'Candy Jelly Love', '비밀여행', '어제처럼 굿나잇'을 뒤섞어 재조합한 듯한 인상이다. 덕분이라 할지, 이 리패키지 앨범은 마치 모두가 처음부터 수록곡이었던 것처럼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 애초에 이 리패키지 앨범이 기획의 출발점은 아니었을까 싶어진다. 또한 A+B 사이드로 나뉘었던 듯하던 원작에 비해, 후반 솔로곡들이 (풍성한) 보너스 트랙처럼 자리잡는다. 포맷에 대한 고민이 엿보여서 더욱 반가운 앨범.

유제상: 대단하다 러블리즈. 에이핑크와 여자친구가 그야말로 박 터지게 싸우고 있는 '청순 여고생 콘셉트'라는 좁은 영토 위에 윤상 풍의 노래로 발을 딛은 셈인데, 노래를 들어보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믿는 구석이 있구나 하는 생각은 든다. 고전적인 느낌을 전한다는 데에는 앞의 두 그룹과 크게 다를 점이 없지만, 노골적인 오마주 형태의 곡을 발표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평자 입장에서는 플러스 점수를 주고 싶다. 물론 창작자의 자기 복제가 문제 될 수 있겠지만, 음... 지금은 러블리즈에게 좋은 이야기만 하고 싶다.

놓치기 아까운 이번 회차의 추천작

조성민: 아이돌이 누구나 되고 싶은 무언가를 묘사하고 표현하는 것은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아이돌은 사실 무엇을 해도, 그리고 무엇이 되어도 어색하지 않을 필요가 있다. 절대로 될 수 없을 것 같은 동경의 존재가 기꺼이 되어 보이는 것. 그래서 보는 이들과 동경의 방향성을 나란히 하는 것. 언뜻 모순되어 보이지만 분명 불가능하진 않은 이 과정을, 러블리즈는 해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어쩌면 '아직 충분히 소녀'들보다 '더 이상 소녀가 아닌 소녀'들에게 '향수'로서 더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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