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노태현
2014년 10월 31일 핫샷으로 데뷔한 5년 차 가수지만, 노태현이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것은 아무래도 ⟨프로듀스 101⟩ 시즌 2부터일 것이다. 배윤정 안무가의 ‘사심 픽’을 시작으로, 트레이너들과 연습생들의 환호를 받은 기획사 오디션에서의 크럼프 독무, 역대급 호응을 이끌어 냈던 ‘Shape of You’의 안무까지, 노태현은 프로그램 내내 댄스 부문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여줬다. 이후 프로젝트 그룹 JBJ에서 리더를 맡아 팀을 이끌었던 그는, 최근 다시 핫샷으로 컴백하면서 한층 성숙해진 무대매너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룹 활동이 마무리된 직후 소속사 스타크루 이엔티는 노태현의 솔로 데뷔를 공표했다. 그리고 2019년 1월 23일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노태현의 첫 번째 솔로 미니앨범 “biRTHday”의 쇼케이스가 열렸다. 같은 날 가온차트 뮤직어워즈가 개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취재진이 현장을 가득 메워 노태현의 솔로 데뷔에 대한 미디어의 관심을 짐작게 했다.
노태현은 먼저 타이틀곡 ‘I Wanna Know’와 수록곡인 ‘하늘 별’을 선보였다. ‘I Wanna Know’는 힙합 사운드를 기반으로, 흥을 돋우는 경쾌한 리듬이 귀를 사로잡는 곡이다. 안무 역시 농구나 줄넘기 등 스포티한 동작들이 눈에 띄었다. 노래와 안무 모두 쉴 틈이 없어서 혼자 해내기에는 상당한 밀도였는데, 노태현은 이를 완벽히 소화하면서 귀여운 표정 연기로 신나는 분위기에 일조했다. 게다가 격한 퍼포먼스 곡을 소화한 직후 발라드인 ‘하늘 별’을 열창했는데, 전혀 흔들림 없는 가창으로 기량을 드러냈다. 그룹 활동을 통해서도 탄탄한 실력을 보여줬지만, 솔로 무대를 통해 춤과 노래가 모두 가능한 멀티플레이어 노태현의 진가가 더욱 드러났다.
그룹에서는 멤버들과 파트를 나누다 보니 소화하는 음역대나 센터에 서는 안무 등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것은 한편으로 각 멤버의 장점을 살리면서 약점을 가릴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솔로 활동은 무대에서 자신의 끼와 재능을 오롯이 보여 줄 수 있지만 그만큼 자신이 가진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마련이다. 노태현의 경우는 솔로 무대에서 더욱 빛났다. 그는 앨범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을 묻는 질문에 “이제까지 무대에서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찾아가는 것” 두 가지를 꼽았는데, 두 가지 모두 성공적으로 보였다. 특히 안무가에게 ‘I Wanna Know’의 안무를 어렵게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는 대목에서 춤과 라이브에 대한 노태현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귀여운 콘셉트인 만큼 무대 위에서 다양한 버전의 애교를 선보일 것이라며, 자유분방한 악동 같은 모습을 기대해달라고 덧붙였다. 또한 최대한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고자 예전에 함께 춤을 췄던 댄서들과 호흡을 맞췄다며, 댄서들이 무대를 잘 채워준 덕분에 더 신나는 무대를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노태현은 앨범에 수록된 전곡의 가사에 참여해 가수와 퍼포머로서의 면모뿐만 아니라 송라이터로서의 발전 가능성도 드러냈다. 수록곡들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는 ‘하늘 별’을 꼽았는데, 자신이 전체를 작사한 노래로 “소중한 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고 밝혔다. 노태현은 팬들과 자신은 “서로가 서로를 있게 해주는 사이”라며 남다른 팬 사랑을 드러냈다. “팬들을 생각하면 온 세상의 모든 감정이 다 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복잡한 마음”이라며 언제나 곁에서 기다려주고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언제나 “팬분들이 기회를 만들어주시는 것 같다”며 “이번 솔로 미니앨범이 팬들에게 생일선물처럼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브 타이틀곡인 ‘biRTHday’를 마지막으로 쇼케이스 무대가 마무리됐다. 미니앨범과 동일한 제목의 이 곡은 팬들에게 자신이 선물이 되어 평범한 날도 특별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영어 단어 ‘birthday’에 자신의 이니셜인 ‘RTH’가 들어 있어 더 의미 있는 것 같다며 웃던 노태현은 쇼케이스 내내 긴장한 듯 보이면서도 자신감 있는 모습이었다. 그동안의 경력에 대한 소회를 들려달라는 질문에, 그는 ‘고민’과 ‘도전’ 그리고 ‘성장’이라는 키워드로 덤덤히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댄스 가수가 꿈이어서 춤을 시작했고 댄스 크루를 거쳐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했지만 가수라는 길이 자신에게 맞는 건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며, 오디션 프로그램과 JBJ 활동을 통해 여러 사람에게 많이 배우고 느끼며 성장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나라는 사람을 더 알리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뭐든 해보자는 마음으로 도전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노태현에게는 솔로 데뷔가 또 하나의 도전인 셈이다. ‘가장 나다운 모습’, 그리고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그의 말이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그건 아마 모든 솔로 아티스트들의 고민일 것이다. 본인이 자신 있는 모습과 팬들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 그리고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모습 사이에서 적절한 선을 찾는 것. 노태현은 이번 솔로 미니앨범을 통해서 그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디딘 듯 보였다. 특히 그동안 춤 실력에 비해 알려지지 않았던 노태현의 노래 실력을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는 모든 곡에서 가성과 진성, 고음과 중저음, 미성과 탁성을 자유롭게 오가며 지루할 틈 없이 노래를 이끌었고, 라이브에서의 발성과 호흡, 끝 음 처리 등도 훌륭했다. 눈과 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걸출한 남성 솔로 댄스 가수로서의 성장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그가 ‘노태현다운’ 모습을 꽃피울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 타이틀곡의 제목처럼, 앞으로의 노태현을 더 알고 싶으니까.
취재, 사진: 지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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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reply on “리포트 : 노태현 “biRTHday” 쇼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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