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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 크래비티 “LIBERTY : IN OUR COSMOS” 쇼케이스

크래비티는 역설적으로 ‘Adrenaline’을 통해 ‘청량보다 더 찬란한 청춘’을 표현해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단순히 외부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보다, 그 이상의 향상심을 드러낼 때가 바로 아티스트가 성장하는 순간이며 곧 성장하는 아이돌을 지켜볼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쾌감 또한 선사하는 순간이다.

찬란해야 할 의무가 있는 청춘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일관성’에 대한 오해를 하곤 한다. ‘일관성’은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경향성이 있을 때 쓰는 표현이다. 하나가 아니라 아주 많은 여러 요소가 계속해서 겹칠 때 그것은 ‘일관성’이라기 보단 ‘항상성’, 혹은 성장의 과정에서는 종종 ‘정체기’로 표현되기도 한다. 콘셉트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서늘함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는 크래비티는 그 서늘함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청량’ 콘셉트의 ‘Adrenaline’으로 컴백 무대를 꾸몄다. 크래비티는 감정적 과잉이나 과장된 표현을 지양하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퍼포먼스를 주된 아이덴티티 중 하나로 꼽는 그룹답게, 콘셉트의 다변화 이전에 특유의 서늘한 서스펜스를 만들 줄 아는 강점을 여러 색깔로 입히는 작업을 해오고 있었다.

‘Cloud 9’이나 ‘Ohh Ahh’와 같은 후속곡으로 발랄한 소년미를 보여준 바 있지만, ‘Adrenaline’은 타이틀곡 중 가장 경쾌하고 밝은 곡이다. 두근거리고 간질거리는 학원 로맨스의 설렘을 표현하는 베이스 리프와 ‘타임리프’라는 소재에 맞춘 듯한 긴 박자의 드럼 소리가 깔리고 나면 곧바로 퓨처 하우스 사운드가 빌드업되면서 고백을 건네기 직전의 “터질 듯한 mood”를 조성한다. 무엇보다도 ‘Adrenaline’에서 가장 하이라이트 되는 후렴 구간은 도입과 끝 모두 아카펠라로 처리해 확실한 포인트를 준다. “rush of adrenaline”과 “shot of adrenaline”으로 라임을 맞춘 코러스는 곧바로 드롭되는 무거운 비트와 하이톤의 멜로디로 터져나가는 축제 무대의 컨페티를 표현하는 듯한데, 여기서는 안무 또한 가볍게 뛰는 동작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현란하게 반짝거리는 축제의 조명이나 소품을 연상하게 한다.

그러나 역대 가장 밝고 가벼운 콘셉트에도 불구하고 ‘Adrenaline’은 크래비티의 모든 타이틀곡 중 가장 ‘남자다운’ 곡이다. 그동안에는 내재된 자아 표현이 주된 메시지였다면, ‘Adrenaline’에서는 처음으로 구체적인 상대를 상정해놓고 그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멤버들이 ‘뮤직비디오 연기가 어려웠다’고 몇 차례 언급한 것 또한 달라진 메시지 방향성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살랑거리는 신스 음이 주된 테마였던 ‘Cloud 9’과 달리 ‘Adrenaline’의 묵직한 드럼과 베이스는 계속해서 듣는 이에게 박력 있는 펀치를 날린다. 설레는 고백 치고는 지나치게 과격하고 비장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의 파워로 다가가고 있기에 이것을 ‘청량’이라는 단어 안에 담을 수 있는지 의심하게 되는 면도 있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크래비티는 ‘Adrenaline’ 활동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 민희는 “스타쉽에서 꺼낸 필살기”라는 표현으로 ‘Adrenaline’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고, 멤버 모두 처음 도전하는 콘셉트에 대한 걱정보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멤버들 본연의 면모와 캐릭터가 밝은 콘셉트에 잘 어울릴 것이라는 대중의 기대가 있어온 탓이겠다. 그러나 크래비티는 역설적으로 ‘Adrenaline’을 통해 ‘청량보다 더 찬란한 청춘’을 표현해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단순히 외부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보다, 그 이상의 향상심을 드러낼 때가 바로 아티스트가 성장하는 순간이며 곧 성장하는 아이돌을 지켜볼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쾌감 또한 선사하는 순간이다.

By 조은재

우리 존재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