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 “Love Yourself 轉: `Tear` ” (2018)

이미지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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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Yourself” 시리즈의 두 번째 앨범이자 방탄소년단의 정규 3집. 전작 “承: Her”는 열한 트랙이면서도 미니앨범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이번 앨범은 같은 열한 트랙이면서도 정규앨범이다. (전 작은 두 트랙이 스킷이긴 했지만.) 이제까지 이들이 내놓은 정규반은 EP보다는 다소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였다. 이번 역시 그렇다.

타이틀곡 ‘Fake Love’는 ‘방탄소년단’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이미지(예를 들어 ‘쩔어’, ‘불타오르네’, ‘Not Today’ 등)처럼 ‘빡세게’ 내달리는 느낌은 아니다. 이전 활동곡은 휘몰아치는 에너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밀어붙이는 곡이 많았다면, 이번 곡은 가지를 많이 잘라낸 몸통에 비련의 이미지를 응축해낸다. 그런지(grunge)한 질감의 기타나 트랩 비트란 것이 본래 그렇게 루즈한 감상을 주는 요소일 순 없지만, 이전 곡들이 워낙 ‘빡셌던’ 탓에 이번 곡이 느긋하게 들릴 정도라는 뜻이다. 가사와 구조, 화성 역시 단순화하되 깊이 있게 표현했다. 랩도 트랩 특유의 박자감을 따라가고 있어서 음절이 많지 않다. 앨범 대다수의 곡이 영미 작곡가와의 협업이지만, 타이틀곡은 빅히트 사단의 피독, 방시혁, 방탄소년단의 RM 세 사람의 작품이다. 빌보드 차트상에서 순수 국내파의 기량만으로도 겨룰 수 있다는 자신감일 수도 있을 것이고, 여기에 도전해보고픈 고집일 수도 있을 것.

이번 앨범을 통틀어 발견되는 것이 있다면, 가사가 특히 예쁘다는 것이다. 그간 그룹 멤버들과 회사 내부 인력이 직접 써온 방탄소년단의 가사는 기성 작사가에 비해 기발한, 그러나 때로는 아마추어리즘으로 보이는 요소들이 있었다. 젠더 의식이 부족한 작품도 다수 존재했다. 최신 앨범인 “Love Yourself 轉: Tear”는 이런 문제를 상당 부분 개선했다. 특히 정바비나, 9와 숫자들의 송재경 등, 인디/포크 씬에서도 한국어 가사를 잘 쓰기로 소문난 뮤지션들이 크레딧에 보이는데, 이들과의 공동 작업이 가사 정제에 꽤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해외 시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한국어 가사 정도는 내부 인력만으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을 텐데,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발전시켜 나간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인트로와 아우트로의 정서가 정반대이며, 그간 방탄소년단 앨범의 일반적인 구성이라면 이 두 곡의 위치가 바뀌어서 발매됐을 법하다는 점이다. 보컬 멤버가 돌아가며 인트로를 맡고 있는 이번 시리즈 상 뷔에 어울리는 곡을 만들다 보니 ‘Intro : Singularity’라는 네오소울 발라드 트랙이 나왔음을 예상할 수 있는데, 이 곡을 앨범의 맨 마지막에 들어도 흐름 상 그럴듯하다. (자연스럽게 무한 반복을 유도하는 듯하기도 하다) 복잡하지 않지만 깊고 넓게 울리는 베이스라인이 다음 트랙 ‘Fake Love’와 잘 연결되어서 인트로로서도 무리 없이 어울린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는 만큼 벌어들이는 것도 많을 텐데, 사운드도 무대도 음악에 제대로 재투자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퀄리티다. 등록금을 내고 강의 품질이 올라간 걸 보는 듯한 흐뭇함이 있다. 음악 팬으로서는 보람이다. 추천곡은 불길한 느낌의 플루트 라인과 래퍼들의 변화된 톤이 돋보이는 ‘134340 (Pluto)’.

방탄소년단
Love Yourself 轉 `Tear`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2018년 5월 18일

   


랜디

Author:

K-Pop enthusiast. I mean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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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하인드를 보니 RM이 만든 데모에 프로듀서들이 팝의 느낌을 입힌 것으로 보이는데 그 과정에서 Post Malone의 rockstar를 참조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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