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ft : 엑소 – Tempo / Love Shot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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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
Don't Mess Up My Tempo
SM 엔터테인먼트
2018년 11월 2일

   


랜디: 음악으로만 짧고 굵게 승부했다. 타이틀곡 ‘Tempo’는 과연 승부수로 둬도 될만큼 근사한 곡이다. 음악이 결국은 SM 콘텐츠의 중추이며, 궤도에 오른 인기 가수는 산업의 최전선에서 꾸준히 새로움을 보여야 한다는 SM의 믿음이 느껴지는 듯하다.

포스트록처럼 한 곡 안에 BPM과 양식이 여러 번 변화하는데, 가요에서 흔히 택하는 기법인 전조는 한 번도 없음이 곡을 세련되게 만든다. 메인 테마가 되는 버스는 볼륨이 줄어들지 않고 바로바로 다음 화성이 와서붙는 오르간 느낌의 신스패드와 삐걱거리는 리듬 샘플이 충돌하며 차가운 댄스 플로어를 주무대로 하는 여타 케이팝과 차별되는 공간감을 연출한다. 이후의 아카펠라가 그 감각을 가스펠 같은 느낌으로 증폭시키기도 한다. 이 아카펠라까지 가는 리듬의 3단계 변화도 흥미로운데, “Don’t slow it up for me”라는 가사 뒤에 갑자기 텐션을 쭉 떨어뜨린 R&B 드럼의 섹션, 그리고 준비한 듯 달콤한 단어를 터뜨리는 R&B풍 핑거스냅 아카펠라 섹션, 그리고 최종적으로 리듬악기를 싹 비우고 보컬 하모니로만 쌓은 가스펠적 아카펠라로 점점 리듬은 줄여가고 화성의 밀도는 높여 몸을 흔드는 느낌보다는 소리 자체에 집중하게 한다.

SM은 대체로 연습생의 가창법을 일원화하는 교육으로 알려져있다. 이런 방법론, 그리고 그런 톤을 모아 팀을 꾸리는 캐스팅 능력 등이 이 이탈 없이 빽빽한 SM표 보컬 하모니를 가능하게 한다. 새삼, 애초부터 이것에 관심이 큰 회사가 아니었나 싶다. 2000년대 동방신기 데뷔 당시 좀 잘하는 그룹 개인기의 하나 정도로 여겨졌던 아카펠라라는 것에, SM은 언제나 진심이었던 것이다.

영미권 문화 속에서 아카펠라는 무심하게 디스토션 기타를 치는 록처럼 ‘쿨키즈’의 장르는 아니다. 정확한 음감과 화성에 대한 지식, 필요에 따라 지어야 하는 특이한 입모양 등 때문에, 진입장벽만 높고 멋있기는 힘든, 일명 너드(nerd) 장르로 인식된다. 그러나 실은 이런 선행돼야 하는 조건을 볼 때 선별된 음악적 프레스티지 계급이 잘할 수 있는 어려운 음악이라고 볼 수도 있다. 최근 10여 년간은 영화 <피치 퍼펙트>나 펜타토닉스의 성공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일정부분 중화된 상태다. SM이 지향하는 음악적 자부심을 보여주기에 좋은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몇몇 군데에서 음표보다 가사 음절이 많아 보컬이나 랩이 발음을 전다. 변화를 주려 사운드를 굵게 왜곡한 챈트는 딕션이 딱 애매할 정도로만 안 들려 플로우의 확실한 멈춤도 쉬어가기도 아닌 계류하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그런 점도 전체적인 조화를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다. SM이 5년 전 발매한 또다른 다장르 믹스곡 소녀시대의 ‘I Got a Boy’에서 한 단계 더 진보한 형태다.

엑소
Love Shot
SM 엔터테인먼트
2018년 12월 13일

   


심댱: 전작 ‘Tempo’는 사운드로 볼륨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Love Shot’에서의 주안점은 아티스트의 수행력과 안무다. 엑소의 섹스어필이 이렇게 전면적으로 드러난 기획은 거의 처음으로 보이는데 맨몸에 걸친 수트, 젖은 머리칼 등 관능을 이미지화한 코디를 비롯해 7년 차의 여유로움이 어우러져 진정성 있게 전달된다. 808 베이스와 메탈릭한 질감의 비트는 엑소의 시그니처 사운드를 충실히 구현하며, 비트에 맞춰 체인을 힘차게 감아 올리는 듯한 후렴구의 안무는 섹슈얼한 텐션을 자아낸다. 후렴구 대부분이 단순한 챈트로 채워졌지만 퍼포먼스와 함께할 때 완성되는 곡이라 할 수 있겠다.
술잔을 기울이거나 총을 쏘는 듯한 안무는 ‘Shot’의 중의적 의미를 담아냈다. 특히 마지막 후렴구에서 타오르는 목을 부여잡는 제스처는 총격에 맞아버린 순간을 표현하는 것처럼 강렬한 인상을 준다. 엑소를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인 스토리텔링이 이번 활동곡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점은 아쉬우나, 퍼포먼스를 수행하는 아티스트는 취할 만큼 매혹적이니 아쉬움은 충분히 덜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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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ology.kr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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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이상

    내용에 동의하건 않건 떠나서 랜디님 글 너무 좋네요. 음악평론이란 게 뭔지 제대로 보여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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