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ft : ITZY – IT’z Different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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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드: ‘땡’하는 알람 음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른 층’에 등장한 소녀들. 테니스 스커트를 벗어 던지고 각자의 멋대로 갈아입고 나타나 곧게 턱을 치켜세운다. ‘날라리 같다’는 말에도 그저 ‘So What?’이라 대꾸하고, ‘철들 생각 없어요’라고 언니들을 향해 당돌하게 말하는 태도는 있지라는 그룹이 지닌 아이덴티티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있지는 걸크러시가 아닌 ‘틴크러시’를 표방한다. 사랑보다 ‘세상에 재밌는 게 더 많’다고 말하는 10대 소녀들의 세계에서 남들의 기준은 그저 재미없고 고리타분하기만 하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설령 없다 하더라도 ‘내 맘대로 살 거야’라고 외치고 보는, ‘달라달라’는 그런 10대의 목소리를 담은 노래다. ‘난 특별하니까’라는 가사 뒤에 별다른 부연이나 이유가 제시되지 않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내 style이 좋아 그게 나니까’라는 가사처럼, 내가 나이기 때문에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라는 태도. 그 외의 다른 이유는 필요하지 않다.
‘달라달라’의 가사는 서사성도 없으며 논리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단발적인 외침과 선언, 또는 독백이 산발적으로 흩어졌다 뒤섞이는 카드 다발 같다. 파편적 메시지들을 한 덩어리로 뭉치게 하는 열쇠는 바로 있지 멤버들이 지닌 에너지다. 한눈에 다섯 명이 뚜렷이 구분되는 멤버의 조합, 제각각의 헤어스타일과 치마든 바지든 원하는 대로 입은 패션, 난도 높은 안무 구성과 그걸 수행해내는 능력, 멤버 간 뚜렷한 역할 구분 등이 그러하다. 이런 요소들이 현존 걸그룹 중 가장 많은 팬덤과 인기를 누리고 있는 트와이스를 보유한 JYP에서 후속 걸그룹을 내놓는다고 할 때 대중들이 품은 기대에 모자람이 없기에, 결과적으로 있지와 ‘달라달라’는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물론 허점은 있다. 어른의 시선으로 보기에 ‘예쁘기만 하고 매력은 없는 애들’과 자신을 굳이 비교하는 자기애는 조금 유치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타인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 대조해가며 자아를 확인하는 감정 또한 10대 때 충분히 누려야 할 단계라고 생각하면 ‘달라달라’의 메시지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핵심이라고 봐야 할지도 모른다. 누구나 사춘기 때는 ‘쟤보다는 내가 그래도 좀 낫지’라는 생각으로 자존감을 지키려 하지 않았던가.
무엇보다 ‘나는 내가 알아’, ‘기죽지마 절대로’, ‘고개를 들고 네 꿈을 좇아’와 같은 구절이 10대, 특히 여성 청자들에게 얼마큼 거대한 의미로 다가갈지에 대해서 기성세대는 예측할 수도, 장담할 수도 없다. ‘달라달라’는 어디까지나 이들의 데뷔 싱글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벌써 이 강렬한 출사표 이후 앞으로 이들이 전달할 메시지가 얼마나 준비되어있는지가 궁금한데, 앞으로 사랑보다 ‘더 재밌는 것들’에 대해 다양한 방법과 모습으로 노래하며 있지의 ‘다름’이 최대한 오래, 그리고 강하게 지속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스큅: 엄밀히 말해, 새롭지는 않다. 스웨그 넘치는 버스와 가요적인 훅을 뒤섞는 구조는 EXID와 블랙핑크를 빼닮았고, 이미지적으로는 자사 선배 걸그룹들의 데뷔곡(원더걸스 ‘Irony’, 미쓰에이 ‘Bad Girl Good Girl’, 트와이스 ‘우아하게’)과 근 몇 년 새 성행하고 있는 당찬 걸그룹 상(프리스틴 ‘파워 프리티’, 위키미키 ‘틴 크러시’ 등)을 한데 모아놓은 듯하다. 타인과의 구분 짓기로 자신을 드높이는 가사는 구시대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들은, ‘다르다’. 뭐가 다른지 특정하기보다 어찌 됐건 ‘난 뭔가 달라’라고 무지막지하게 밀어붙이는 그 기세가 남다르다. 격정적으로 넘실대는 스포티한 퍼포먼스는 이에 탄력을 더욱 불어넣는다. 수록곡 ‘WANT IT?’ 역시 펑크 풍 기타 반주 위에 조금은 버겁다 싶을 정도로까지 샤우팅을 쏟아내며 가공할 만한 에너지를 보여준다. 데뷔 타이틀곡으로서의 사명감이 느껴지지 않는 탓인지 오히려 ‘달라달라’보다 팀의 에너지를 더 잘 드러내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정도의 자신만만함과 천진난만함은 의외로 아이돌 신에서 한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다. 결국 그 내용의 기시감에도 불구하고 ‘난 뭔가 달라’라는 뻔뻔한 외침 자체가 곧 이들만의 다른 ‘뭔가’로 자리하게 되는 셈이다.
멤버 다섯 명의 서로 다른 캐릭터가 잘 상존하고 있다는 점 역시 설득력을 높인다. 톡 쏘아붙이는 활력으로 구심점 역할을 하는 류진, 노래에서나 퍼포먼스에서나 가장 굵직한 자취를 남기는 예지, 가느다란 선으로 노래를 수놓는 리아, 탄탄하게 연결 다리를 쌓아 올리는 채령, 아이돌 그룹에서 ‘막내’가 엄연한 포지션으로 기능함을 시인하게 만드는 유나까지. 누구도 팀의 완결성을 명목으로 타협되는 부분 없이 각자 제 기능을 다하며 ‘내 맘대로 살 거야’라는 선언을 실제로 이행해나간다.
결과는 부인할 수 없는 성공이다. 숱한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반길 만한 재능 있는 아이돌 그룹의 등장이다. 다만 JYP의 걸그룹 프로듀싱에 있어서 그룹의 데뷔 초 독특함이 점차 깎여나가는 사례를 수차례 목도해왔기에 기대감 한 쪽에 불안을 지울 수가 없다. 부디 이 개성과 재능을 낭비하지 마시길.

ITZY
IT'z Different
JYP 엔터테인먼트
2019년 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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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ology.kr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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