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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 2022년 3월 – 싱글

2022년 3월 아이돌팝 발매작 중 주목할 만한 싱글에 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위클리, 솔라의 싱글을 다룬다.

2022년 3월 아이돌팝 발매작 중 주목할 만한 싱글에 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위클리, 솔라의 싱글을 다룬다.

위클리 ‘Ven para’

Play Game : AWAKE
IST 엔터테인먼트
2022년 3월 7일

조은재: 레퍼토리의 합맥락성이나 유기성 등 외부적 요인을 굳이 꼽지 않아도, 'Ven Para'는 그 자체로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은 노래다. 무겁게 떨어지는 베이스와 비장한 멜로디는 그루브감 없는 보컬과 충돌해 이질감을 만들고, 2절로 넘어가기 전에 등장하는 랩 구간에서는 다층으로 레이어링 된 사운드끼리 불협화음을 만들어 랩에 충분히 집중할 수 없게 만든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아무런 속도감과 집중력을 만들지 못하는 안무인데, 여러 가지 오브제를 통해 재미있는 포인트를 만들어냈던 위클리의 퍼포먼스상의 강점을 통째로 뒤엎는 단순하고 굼뜬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요약하면, '청량을 포기하고 센 컨셉으로 틀어서' 문제가 아니라, '센 컨셉을 받쳐줄 만큼의 캐치(catchy)한 사운드와 정교한 퍼포먼스가 없어서' 문제인 곡이다. 비장미로 가득한 멤버들의 연기를 곡도 안무도 전혀 서포트해주지 못해 무척 아쉬운 싱글.

비눈물: 갑작스런 콘셉트 변화와 걸그룹 팬덤 내 '걸크러쉬'에 대한 피로감은 'Ven para'의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일정한 콘셉트를 유지해온 지난 커리어와 〈더블 트러블〉 속 먼데이가 보여준 다재다능함을 고려한다면 새로운 분위기로의 전환은 위클리가 언젠가 한 번쯤 마주쳐야만 했을 필수 관문이다. 그러나 미디어 속 스타일링은 캐릭터에 대한 충분한 해석이 수반되지 않아 부조화를 이루고, 쉴 틈 없이 채워 넣는 특유의 떼창형 추임새 등 보컬적인 특색 역시 옅어졌다. 달라져야 한다는 강박감이 위클리만의 개성을 가리고, 결국 팀이 잘할 수 있는 지점에 대해 치밀하게 고려하지 못한 불완전한 기획으로 귀결한 것이다. 또한 위클리는 전통적으로 앨범 중간에 타이틀곡을 배치하여 서사를 구축하고 리드 싱글의 당위성을 부여해왔는데, 이러한 맥락의 부재 역시 부족한 설득력의 연유로 볼 수 있다.
하지만 'Ven para'가 그룹의 근본과 완전히 동떨어진 곡이라 단정하기는 이르다. 보컬 찹/허밍을 샘플링한 베이스는 'Holiday Party'에서, 오토튠과 보컬 필터링의 적극적 사용은 'La Luna'와 같은 수록곡에서 보여준 바 있다. 또한 베이스라인을 따라 은은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브라스 세션과 벌스에 촘촘하게 깔린 트랩 하이햇 등의 디테일을 모아보면 트렌디한 해외 힙합 사운드가 떠오르기도 한다. 결국 문제는 곡이나 콘셉트 변화 그 자체라기보단 현재의 퍼포머가 기량을 오롯이 발휘할 수 있는 판을 짜지 못한 A&R의 오독에서 비롯한다. 음악 장르는 딱딱 나눠지는 정반합의 관계가 아니며, 하이틴을 벗어나기 위한 변화가 반드시 걸크러쉬일 필요는 없다. 조아와 먼데이가 랩 섹션 등에서 보여준 가능성을 발판 삼아 위클리의 잠재력을 꽃피울 수 있는 새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

솔라 ‘꿀’

容 : FACE
RBW
2022년 3월 16일

예미: '꿀'은 솔라의 방향성이 '솔라감성' 시리즈보다는 '뱉어'의 연장선상에 있을 것임을 보여주었다. 속삭이는 보컬과 폭발력 있는 고음역대를 구간별로 배열하여 완급조절을 시도하는 전작의 구성을 그대로 따르되 긴장감이 더 팽팽해졌다. 뛰어난 역량으로 곡을 가볍게 가지고 노는 듯한 인상과 콘셉추얼함 속 유머러스함이 상당히 좋은 합을 보여주는데, 이 점은 원 소속 그룹 마마무의 미덕을 그대로 계승한 듯해 반갑기도 했다. 구간별 낙차가 크면서도 잘 정돈되어 이해하기 쉬운 구성인데, 2분 48초의 짧은 길이로 간결함을 극대화했다. 원소속 그룹의 영향력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솔로로서의 영역을 확고히 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곡.

By Edit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