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최고 존엄인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도 아이돌을 들을까? 수개월에 걸친 접촉과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서류 업무 끝에 드디어 그의 개인적 취향과 정치적 입장이 함께하는 아이돌 최종 선곡표를 받을 수 있었다. 업무 협조에 응해준 통일부와 조선노동당, 김정은 제1당비서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우리 겨레의 위상을 내외에 자랑스러이 떨치고 있는 남조선의 케이팝에는 나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남조선의 인터네트 잡지 아이돌로지의 요청을 받아 나의 애청곡을 선보이게 되어 비상한 기쁨을 금할수 없다.
GD X TAEYANG – GOOD BOY
우선 나에 대한 남조선 동포들의 오해를 풀고 싶다. “보기와는 다르게 / 널 갖고 장난 안 해 / 사람들은 말해 / 나 같은 남자를 조심하라고” 나도 알고 보면 좋은 남자다. 북조선 인민 누구를 붙잡고 물어도 그렇게 말할 것이다.
EXID – 위아래
우리 북남 관계도 EXID 처녀들의 노래처럼 위 아래 위 위 아래로 원활히 오고갈 수 있어야 하겠다. 빙글빙글빙글 돌리지 말고, 아슬아슬하게 스치지 말고.
현아 – 빨개요
조선로동당 제1비서도 사람이다. 흥겨운 가락이 기쁨을 주는 것은 똑같다. 이 곡을 고른 것에는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음을 밝혀둔다.
엑소 – Lucky
남조선 동포들과 같은 언어로 말을 해서 참 행운이고 다행이다. 부서지는 햇볕이 나만 비추나 싶을 정도로 기쁜 일이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으니까. 우리 북남의 운명 같은 사랑을 꽃피워나가길 념원한다.
걸스데이 – 여자대통령
남조선과 갈등이 있을 때마다 이 노래를 듣는다. 걸스데이 처녀들의 당찬 외침을 따라, 네가 먼저 다가가 사랑한다 말을 하라. 이제 그래도 된다.
라붐 – Sugar Sugar
20초 부분에 《왜 그거 있잖니 / 으음 / 이명박이 그런 걸 / 〈얼마전까지는 그랬지〉》라는 가사가 나온다. 얼마전까지는 그랬지만 북남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갓세븐 – 너란 Girl
처음 아이돌로지에 연락을 받고 당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북에서도 당연히 사랑을 한다. 사랑에는 불순한 의도는 없다. 지금 들리는 이 소리는 《북》소리가 아니다. 동포를 생각할 때 점점 커져가는 심장소리다.
참소녀 – 올해의 주문
미국말이 창궐하는 남조선에서도 《참소녀》란 아름다운 겨레말을 사용하는 이 처녀들이 훌륭하다. 온 겨레의 절절한 요구인 평화와 통일의 미래에는 《경애하는 당비서 동지 올해도 잘 부탁해요 쪼이 뽀이 쪼뽀뽀》라는 가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당비서는 1984년 생으로 2011년 12월부터 북한 사회를 이끌고 있다. 아이돌로지와 제휴관계에 있는 모 아티스트는 당시 “27세의 나이로 공산주의 독재국가의 최고권력자가 되다니 남자의 로망”이라 논평하기도 했다. 은하수 관현악단의 가수 출신 리설주와 결혼하여 음악계와도 깊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이 국제적 셀러브리티 커플에게 TV 조선 등 유수의 매체가 유래 없는 관심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아이돌로지는 통일부에 정식 서면 취재 요청을 통해 어렵게 4월 1일에 맞춰 기사를 게재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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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reply on “Play 8 : 김정은 제1당비서의 아이돌팝”
센스에 웃고갑니닼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