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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입덕 가이드 : 콘서트 편 ①

가장 쉽고 기초적이지만, 가장 많은 덕후들이 모이기 때문에 오프라인 덕질의 입문이기도 한 콘서트의 모든 것. Q&A를 통해 알아보자.

자녀 몰래 아이돌에 빠져들게 된 중장년층부터, 십여 년의 휴덕기간 뒤 재입덕한 왕년의 덕후들, 그리고 그냥 덕후들의 일상이 궁금한 머글들에게까지 유용할 덕질의 모든 것을 소개한다.

콘서트는 아이돌 덕질의 모든 것들 중 기본적인 활동이다. 누구나 살면서 영화나 공연을 보러 간 경험이 한 번쯤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일상적인 경험들로만은 부족한, 아이돌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가장 쉽고 기초적이지만, 가장 많은 덕후들이 모이기 때문에 오프라인 덕질의 입문이기도 한 콘서트의 모든 것. Q&A를 통해 알아보자.

티켓팅

Q. 우리 아이가 친구랑 콘서트를 가겠다고 하길래, 아이가 알려준 시간에 대략 맞춰 티켓팅 사이트에 접속했습니다. 그런데 원하는 구역 아이콘을 아무리 눌러도 예매 가능한 좌석이 나오지 않고 온통 하얀색뿐입니다. 어떻게 된 일인가요?

A. 인기 아이돌의 콘서트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빛보다 빠른 속도로 매진됩니다. 티켓 오픈이 8시라고 공지되면, 7시부터 설레기 시작하는 것이 덕후들이지요. 안타깝지만 귀하는 티켓팅에 실패하신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포기하기엔 이릅니다. 자정 이후 새벽쯤부터 예매 페이지를 주시하고 있다 보면, 결제 취소된 좌석이 속속 등장합니다. 이 취소표를 노려서 잡는 것을 ‘취켓팅’이라고 합니다. 보통 티켓팅 첫날의 다음 날 새벽에는 적지 않은 취소표들이 생기곤 합니다. 무통장 결제 입금 시한이 지나거나, ‘고객 변심(좌석 구역 변경, 공연 회차 변경 등)’으로 인한 것이지요. 물론 인기 있는 아이돌 콘서트일수록 취소되는 좌석도 적으니 취켓팅은 사실 본 티켓팅보다도 더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Q. 아이가 티켓팅을 부탁한 사람들까지 전부 다 실패했다며 행패를 부리더니 방 안에서 식음을 전폐하고 울고 있습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A. 만약 취켓팅도 실패하셨다면, 최후의 방편이 있습니다. 바로 콘서트 현장 판매입니다. 예매 기간이 지난 뒤에 취소된 일부 티켓이나, 사후에 추가 확보된 티켓은 콘서트 당일 현장 부스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때 사는 티켓은 대부분 관람 시야가 그다지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결국 못 보게 되는 것보다야 낫지요. ‘하느님석(하느님의 시야처럼 높은 곳에서 보게 되는 자리)’에서라도 아이돌을 보고 같은 공간에 있음을 느끼는 것이 덕후들에게는 행복한 일이니까요.

아이돌 입덕 가이드 : 콘서트 편

Q. M사에서 주최하는 케이팝 콘서트에 제 아이돌이 나온다고 하는데요, 티켓팅을 어디서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냥 가서 보고 오면 되나요?

A. 아이돌 단독 콘서트가 아닌 경우에도 티켓팅을 하는 경우(SM TOWN 콘서트 등)가 있지만, 브랜드 프로모션이나 방송사 주최의 합동 공연은 보통 무료 티켓을 선착순으로 배부합니다. 좌석 배치까지 선착순이라 앞 좌석을 얻으려면 정말로 이틀 밤은 우습게 새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좌석은 랜덤으로 지정해 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그냥 전석 매진되기 전에만 가면 되는 경우도 있지요. 티켓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보통 주최 측 홈페이지나 SNS를 통해 문의하면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런 공연의 헤드라이너급 팀은 최대 5~7곡을 부르는 경우도 있으니, 라인업을 꼼꼼히 체크해 보세요.

ⓒ CJ E&M
ⓒ CJ E&M

Q. 제 친구가 미친 것 같아요. 아이돌 콘서트를 3회 연속으로 간대요. 물론 다 같은 공연이고, 3일 다 스탠딩이래요. 얘 깔려 죽으면 어떡하죠? 아이돌 옆에 묻어 달라는데요.

A. 저희가 친구분 묻어 드릴 아이돌 집 주소를 알려 드릴 순 없고… 덕후들이 가장 자주 받는 질문 중에 하나인데요, ‘도대체 왜 똑같은 것을 반복해서 사느냐’는 겁니다. 사실,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똑같더라도 너무 좋으니까 계속 보고 싶은 것이 덕후의 마음이지요. 사실 덕후라면 회당 1만 원 정도인 영화부터 10만 원은 우습게 넘기는 뮤지컬까지 장르를 막론하고 최대한 많이 가는 것이 목표이자 로망인 법이며, ‘n차’ 혹은 ‘올콘’을 목표로 하게 됩니다. 이때 중요해지는 것은 시간에 따른 체력 저하와 통장 잔고입니다. 특히 콘서트를 여러 번 갈 정도로 경제력 있는 덕후라면, 분명 어린 시절 돈이 없어 올콘을 뛸 수 없었던 한을 풀고자 무리해서라도 남은 체력을 불태우려고 할 겁니다. 최근에는 아이돌 콘서트도 이런 덕후들의 니즈를 충족하고자 일차별로 특색있는 이벤트를 준비하거나, 세트리스트를 다양하게 준비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이제는 ‘똑같아 보이지만 내 눈엔 다 다르기 때문에 보러 가야 한다’는 말이 그냥 둘러대는 변명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Q. 제 친구가 미친 것 같아요 2. 아이돌 콘서트 보러 해외에 간대요. 도대체 똑같은 걸 보러 왜 해외까지 가는 거죠? 한국에서도 분명히 올콘 뛰었다고 했거든요.

A. 똑같더라도 너무 좋으니까 계속 보고 싶은 것이 덕후의 마음이지요 2. 사실 어떤 덕후들은 ‘대구, 부산보다 일본, 중국이 더 가깝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일단 지방 공연은 교통수단을 마련하기가 까다롭고, 국내 일정이기 때문에 장기 여행 계획을 세우기에도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공연은 차라리 휴가를 이용해 여행을 겸해서 다녀오기가 수월해지는 면이 있죠. 해외 공연 한 번, 한 번이 큰 이벤트였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국내 활동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해외 투어를 시작하는 아이돌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아이돌 자체를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자주 보는 경우도 생기죠. 특히 해외 투어가 주된 수입원으로 꼽히는 남자 아이돌은 ‘요즘 왜 TV에 안 나오지?’싶으면 투어 도는 중이라고 보셔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소녀시대, 2NE1, 에이핑크 등 대형 팬덤을 가진 여자 아이돌 역시 해외 투어 경험이 있고, 작년에 데뷔해 갓 돌을 넘긴 신인 세븐틴도 8월부터 아시아 투어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제 해외 콘서트는 덕후들에게도 단순한 ‘공백기’가 아닌 아이돌 덕질의 필수 요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미지 출처 : U.S. Navy
이미지 출처 : U.S. Navy

Q. 응원법 다 해야 돼요? 늦덕이라 하나도 모르는데, 안 외워져요.

A. 팬들만 모이는 팬미팅과 달리, 콘서트는 일반 관객들도 꽤 많이 오는 편입니다. 평소에 공방에 다녀서 응원법이 익숙한 팬들보다는 모처럼 나들이 나온 안방 팬들까지 오기 때문에 생각보다 응원법 소리가 크지는 않습니다. 응원법을 열심히 하는 경우도 많지만, 굳이 하지 않고 떼창 정도만 함께 해도 충분히 즐거운 분위기가 될 거에요. 사실 데뷔한 지 조금 오래된 아이돌들은 팬들도 옛날 노래 응원법들을 까먹은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굳이 그렇게 현역처럼 열심히 연습 안 하셔도 됩니다. 다른 사람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는, 비싼 티켓값만큼 자유롭게 관람하세요!

By 조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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