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2020 : 필진 대담

코로나 시대 아이돌팝은

이미지 (c) Mnet KCON:TACT
본격적인 2020 연말결산 발행에 앞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돌아보며 아이돌로지 필진 7명이 모여 대담을 진행했다. 연말결산으로 돌아본 올해 아이돌 산업의 동향부터 코로나19가 케이팝에 끼친 영향, 여러 사건사고들까지. 2020년 아이돌팝의 이모저모를 짚어본다.

올해의 신인: 상향평준화와 획일화 사이에서

스큅: 올해의 신인, 노래, 앨범에 대한 연말결산 투표를 거치며 느낀 점부터 나눠보면 좋겠다. 신인부터 얘기해볼까.

랜디: 신인은 <프로듀스 X 101> 출신 보이그룹들이 꽤 많았고 걸그룹은 유독 적은 해였다.

스큅: 확실히 신인 데뷔가 억제된 감이 있다. 아이돌로지 집계에 따르면 2019년 데뷔 아이돌은 총 96팀이었지만, 올해는 총 34팀이다. 작년의 경우 프리-데뷔 팀까지 포함하여 집계한 결과라지만, 올해는 프리-데뷔 팀까지 포함하더라도 40팀이 채 되지 않는다.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걸그룹의 경우가 특히 심각해보이는데, 미니앨범 이상 볼륨의 피지컬 음반을 발매한 건 시그니처, 위클리, 블랙스완 단 3팀이다. 요즘 늘어난 ‘싱글 앨범(1-2곡짜리 싱글로 피지컬 패키지를 발매하는 형태)’까지 합산하더라도, 시크릿넘버, 우아, 스테이씨 3팀만 더 추가된다.

심댱: 코로나19 때문에 주춤하면서 눈치보다가 장기화로 잡히자 조심스레 나왔다 싶다.

랜디: 맞다. 그리고 특히 걸그룹들은 주 수입원이 행사라는 인식이 강해서…

서드: 행사만을 목적으로 한 팀의 데뷔가 상당히 줄어들고, 자본적으로나 실력적으로 준비가 된 팀들만이 데뷔한 모양새다.

랜디: 행사가 사라진 세상에서 얼마나 유지 운영 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

하루살이: 신인 부문 후보들을 대상으로 통계를 내보았더니 보이그룹 17팀, 걸그룹 16팀, 혼성그룹 1팀으로 신인 보이그룹과 걸그룹 수에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작년 <프로듀스 48> 출신 걸그룹이 많이 나와서 유독 더 적게 느껴진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랜디: 생각보다 크게 다르진 않아 놀랍다. 체감하기론 여돌은 너댓팀 밖에 안 되는 기분인데.

서드: 피지컬 앨범의 발매 비율은 차이가 있다고 보인다. 판매량에 있어서도 신인 걸그룹은 이제 〈프로듀스〉 시리즈의 수혜도 거의 없고. 그 와중에 위클리는 예상보다 선전했다는 느낌이다.

하루살이: 이제 득점한 후보만 따지면 보이그룹 13팀, 걸그룹 9팀인데, 커트라인이었던 7팀 중에선 걸그룹만 5팀으로 걸그룹이 우세한 경향을 보인다.

서드: 보이그룹은 스타일이나 임팩트 면에서 상대적으로 변별력이 크지 않았다는 뜻도 되겠다.

랜디: 개인적으로 올해 신인은 걸그룹 쪽이 팀 간 변별이 잘 돼서 각자 팀을 인식하기도 쉬웠다. 그래서 신인 평가도 그에 따라 너그러운 편이었다.

스큅: 보이그룹은 셀프 프로듀싱을 포함해 특정 프로듀서진에 지속적으로 기대는 경우가 아니라면 상당 부분 공식화되었다는 걸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심댱: 특유의 웅장하고 다크한 세계관 구현으로 더 구별이 어려웠다.

서드: 순전히 개인적 감상인데, 보이그룹은 여전히 이전 세대-성공한 모델을 따라가려는 경향성이 아직 좀 남아있다면, 걸그룹 쪽은 이제 완전히 새로운 세대라고 해도 될 정도로 이전 세대 걸그룹의 벤치마킹이 아닌 독자적인 모델을 조금씩 만들어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테이씨가 대표적인 케이스고, 에스파만 해도 지금까지의 콘셉트나 노래만 놓고 보면 기존 SM 걸그룹과의 유사성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심댱: 걸그룹의 경우 대중이 원하는 여성 모델이 이전 공식과는 결이 달라졌으니, 그에 맞춰가는 시도가 가장 돋보인 게 아닐까 싶다. 흔히 이야기하는 ‘걸크러시’, “난 ○○○와 달라” 식의 콘셉트에 점점 살을 붙여나가는 느낌이랄까.

서드: 이젠 굳이 걸크러시라는 수식어 없이도 사랑 타령 아닌 가사나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걸그룹이 부르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졌다. 퍼포먼스 측면에서도 많은 팀들이 이제는 걸그룹의 멋있는 안무가 섹슈얼리티를 강조하지 않은 채로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스큅: 사실 그러한 점에서 오히려 걸그룹도 올해 보이그룹 못지 않게 분명한 경향성이 나타났다고 느끼는 편인데, 보이그룹의 경우 ‘경향성’보다는 ‘틀’이라는 설명이 더 유효하게 작동하는 것 같다.

랜디: 맞다. 〈프로듀스〉 시리즈를 기점으로 보이그룹 양식화가 더 강해진 느낌이다. 확실히 상향평준화 되긴 했지만, 어떤 패턴에 따른 양식미 추구에서 온 상향평준이라서 서로 비슷한 인상을 주는 듯 하다. 그래서 다양한 재미는 좀 떨어질 수 있겠다.

조은재: 걸그룹도 어느 정도 경향성이 강하게 느껴졌는데, 블랙핑크와 에버글로우의 해외 시장에서의 약진에 영향을 받은 팀들이 많이 나왔다. 올해도 일단 에스파와 스테이씨가 그랬고, 위클리를 제외하면 걸그룹도 크게 변별력이 있다는 인상은 못 받았다. 언택트 시대에 해외 팬덤에 랜선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주려면 역시 이 방법 밖에 없나 싶다.

심댱: 걸그룹도 보이그룹도 모두 스케일이 크고 강한 이미지를 소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올해의 노래&앨범: “씬의 성장률에 최대치가 온 걸까?”

스큅: 사실 올해의 노래와 앨범을 꼽기 어려워진 것도 그러한 상향평준화의 영향인 것 같다.

랜디: 맞다. 나쁜 의미는 아니다. 전체 퀄리티 향상 자체는 좋은 거라고 본다.

서드: 씬의 성장률에 최대치가 온 걸까?

하루살이: 투표를 집계하면서 신인은 상향평준화가 획일화 경향을 띤다면 노래나 앨범은 각각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점수가 예년과 달리 고르게 퍼졌다.

스큅: 사실 이미 연차가 찬 그룹들은 저마다 디스코그래피의 맥락이 존재하기 때문에 획일화라고 느낄 여지가 줄어드는데, 신인의 경우는 획일화로 비춰지기 쉬운 것 같다.

조은재: 일단 신인은 아이덴티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보니 특정한 이미지로 인식되기 어려운 것도 크겠다.

스큅: 사실 개인 블로그에 최종 커트라인에 들지 못해 아쉬운 앨범과 싱글들에 대해 단평을 올릴까 생각하고 리스트업을 해두었는데, 꼽고 보니 20장은 되더라. 그만큼 괜찮은 발매작은 참 많았다.

조은재: 나도 개인 리스트 따로 모아보니까 그 정도 되더라. 준수한 퀄리티의 앨범을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좋았던 해라고 생각한다.

랜디: 일단 작편곡 기본 퀄리티의 바(bar)가 올라간 것 같다.

스큅: 더불어 결산을 앞두고 월별로 발매작을 리스트업 해보면서 코로나19 여파를 절감하기도 했다. 2월까지 케이팝 시장이 활기를 띠다 3월부터 코로나의 직격타로 발매작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2월에는 미니앨범 이상의 피지컬 앨범 발매작이 17장이었던 데 반해, 3월에는 8장, 4월에는 13장밖에 되지 않는다. 정규앨범으로 가면 더욱 확연히 차이가 벌어진다. 2월 발매된 정규앨범은 6장(몬스타엑스의 미국 진출 음반까지 포함한다면 7장)이었던 데 반해, 3, 4월에는 발매를 미룰 수 없었던 NCT 127의 “NCT #127 Neo Zone”, 위너의 “Remember” 단 2장밖에 나오지 않았고, 6월까지 포함해야 6장이 나온다. 이마저도 NCT 127의 리패키지 앨범과 NCT의 중국 유닛 WayV의 앨범까지 포함한 결과다.

9월 즈음부터야 미뤄뒀던 컴백이 몰아친 느낌인데, 미니앨범 이상의 피지컬 앨범 발매작이 9월에 19장, 10월에 20장, 11월에 17장 나왔고, 정규앨범은 9월에 2장, 10월에 5장, 11월에 6장 나왔다. 연말에 주요작 발매가 몰리는 현상은 매년 있었지만, 9월부터 그러한 조류가 나타난 것을 보면 코로나 영향이 분명 맞는 것 같다.

하루살이: 연말결산 최종 커트라인에 들어간 발매작들을 분기별로 통계 내봤는데, 3분기가 정말 빈약했다. 1, 2, 3, 4분기 순서로 커트라인에 들어간 신인은 7팀 중 2, 3, 0, 2팀, 노래는 20곡 중 4, 9, 2, 5곡이었다. 앨범부문은 그나마 20장 중 5, 6, 6, 3장으로 고른 편이다.

스큅: 3분기는 여름 시즌송을 계획해서 우후죽순 내놓는 시기인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그런 곡들이 별로 없었다.

랜디: 올해는 여름이 유독 ‘빈집’이었다. 그나마 인상에 남은 썸머송은 ‘More And More’ 정도. 아 싹쓰리 때문인가? 아, 비! (탄식)

(일동 폭소)

스큅: ‘More And More’도 따지자면 ‘Dance The Night Away’같은 본격 썸머송 느낌은 아니었고, 에이프릴, 체리블렛 정도가 기억난다.

서드: 오마이걸이 오히려 좀 이른 썸머송을 들고 나온 느낌도 있었다. 썸머송이 적은 것도 시국 탓이 있을까.

심댱: 흥겨울 수가 없었으니까…

마노: 행사도 없었고.

스큅: 사실 결론적으로 코로나19 직격타를 입은 3-4월이 진짜 ‘나올 그룹만 나온’ 시기이기는 하다. 그래서 발매작이 압도적으로 적었던 2분기에 비해 오히려 3분기에 주목할 만한 작품이 적었던 것도 같다.

조은재: 플랜을 보면 2분기에는 ‘더이상 미루면 올해를 넘길 거 같다’는 위기감이 있었던, 작년부터 올 초까지 준비해오던 작품들이 나왔던 것 같다. 3분기는 하반기에 내놓으려고 상반기에 준비했던 플랜을 내년으로 미루거나 아예 엎은 게 많아져서 상대적으로 라인업이 빈약했던 것 같다.

하루살이: 맞다. 1분기에 눈치보며 미루다가 2분기는 ‘더는 못 미룬다!’ 느낌이 컸다.

랜디: 얘기 할수록 짠내가 더해진다. 코로나 2020….

조은재: 정말 ‘기승전코로나’다. 어느 분야나 그렇겠다만.

코로나 19의 영향 ①해외 시장의 부상

랜디: 신인들이 처음부터 해외 중심으로 전략을 짜게 된 데에는 역시 팬데믹의 영향이 가장 큰가?

스큅: 팬데믹 이전에도 이미 18-19년도부터 그런 경향성은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아무래도 팬데믹이 가장 결정적이었다. 사실 코로나 격상 초기에는 해외로의 물리적인 진출 경로가 막히고 월드투어가 다 취소되니 오히려 로컬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었는데, 시국이 장기화되고 온라인 콘텐츠가 활성화되면서 오히려 해외시장의 중요성이 더 커지게 된 것 같다.

조은재: 물리적인 진출 경로가 해외로만 막힌 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막혀버렸기 때문이겠다.

랜디: 맞다. 국내 시장도 대면 행사가 없어지면서 메리트가 확 축소됐다.

심댱: 음악방송이 없어도 자체 콘텐츠로 다가갈 경로가 많아졌으니까. 공연을 해외에서만 못하는 거면 당연히 국내 시장이 부각됐을텐데, 국내에서도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스큅: 애초에 해외 팬들은 온라인 공간이 주 활동무대였기 때문에 한국 팬들보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속도도 더 빨랐던 것 같다. 이러한 케이팝 산업의 해외 시장 중요도 부상을 빌보드 차트에서 간접적으로 체감하기도 했다.

랜디: 빌보드에서 기록적인 성적이 있었던 한 해였다. 먼저 올해 빌보드 핫100 기록을 언급하고 싶다. 빌보드 메인차트 중에도 핫100(싱글차트)는 빌보드200(앨범차트) 보다 좀 더 벽이 높다. 방탄소년단의 영어곡 ‘Dynamite’가 1위로 핫샷 데뷔 하며 현재까지 총 3회 1위를 했고, 캐롤이 득세하는 지금도 10위권을 지키고 있다. 피처링으로 참여한 ‘Savage Love (BTS Remix)’로도 한 주 1위를 기록했다. 한국어곡인 ‘Life Goes On’도 한 주 1위를 했다. ‘Life Goes On’이 수록된 앨범 “BE”는 전곡이 핫100에 동시 진입했다. 그 다음으로 케이팝 가수 중 높은 성적을 거둔 팀으로는 블랙핑크가 있다. 레이디 가가와의 협업곡 ‘Sour Candy’와 한국 활동곡 ‘How You Like That’이 각각 33위, 영어곡 ‘Ice Cream (with Selena Gomez)’은 13위, 한국어곡 ‘Lovesick Girls’는 59위를 기록했다. 물론 이 팀들의 성취가 케이팝 전체 동향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다수의 케이팝 팀들이 올해 빌보드 메인차트, 특히 빌보드 200에서 과거 대비 분명히 선전했다.

스큅: 올해 빌보드 200에서 10위 안에 진입한 케이팝 앨범이 방탄소년단 “Map of the Soul: 7” (1위), 방탄소년단 “BE” (1위), 몬스타엑스 “All About Luv” (미국진출 앨범, 5위), NCT 127 “NCT #127 Neo Zone” (5위), 슈퍼엠 “Super One” (2위), 블랙핑크 “The Album” (2위), NCT 2020 “RESONANCE Pt.1” (6위) 총 7장이었다. 재작년까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10위권 내로 진입한 아티스트는 방탄소년단 뿐이다가, 작년 슈퍼엠이 추가되고, 올해 NCT와 몬스타엑스, 블랙핑크까지 추가되었다. 이제 케이팝 가수들이 빌보드를 노리고 앨범을 내는 건 예삿일이 아니다. 분명 본격적으로 빌보드 메인 차트를 노리는 아티스트가 더욱 많아질 것이다.

서드: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영향으로 확실히 다른 팀들이 좀 더 차트를 뚫기 수월해졌다는 변화가 있는 것 같다. 여전히 비트가 강조된 힙합 음악 기반 팀들이 잘 먹힌다는 인상이 있다.

스큅: 해외, 특히 북미 시장의 중요도가 부각되면서 문화적 전유(cultural appropriation)에 대한 문제제기를 비롯해 문화적 민감성과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연초 Black Lives Matter 운동에는 여러 회사와 아티스트가 직접 목소리를 싣는 행보를 보였고. 글로벌함을 표방하는 케이팝이 응당 수용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문제적이라고 지적되는 부분이 실은 언어·문화적 오역으로 빚어진 오해인 경우도 많아 개인적으로 안타깝기도 했다. 비교적 문화적으로 동질적인 한국 사회가 둔감한 것도 사실이지만, 대륙적-국가적-인종적 맥락에서 ‘케이’-팝과 서구중심적인 해외 팬덤 흐름 사이 위계도 분명 작동한다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프로덕션 내외로 신경쓸 부분이 많아진 것 같다.

랜디: 이 부분은 따로 대담을 한번 더 해도 좋을 것 같다.

코로나 19의 영향 ②온라인 콘텐츠와 플랫폼의 활성화

마노: 코로나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낀 것은 각종 콘서트와 행사였다. 온라인 콘서트는 4월 SM엔터테인먼트 슈퍼엠 비욘드라이브를 시작으로 하반기에 보편화되었고, 행사들도 결국 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더라.

조은재: 지금 하는 온라인 공연은 원래 해오던 걸 안할 수가 없어서 어떻게든 관성적으로 하려고 하는 것에 가깝고, 새로운 콘텐츠 영역으로서의 역할을 해내진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팬데믹이 종식되면 공연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부활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

랜디: 온라인 콘서트도 충분한 수입이 되는 것인가?

조은재: 아니다. 충분한 수입 절대 안 된다. 정말 안 할 수 없어서 하고 있는 것이다.

마노: 온라인으로 어떻게든 진행은 하는데, 결국 대체가 안 된다는 걸 증명해버리는 꼴이다.

조은재: 이건 살짝 곁다리지만, 가요 같은 경우에는 공연이 음악을 전달하는 여러가지 형태의 콘텐츠 중 하나인 데 반해 공연 자체가 콘텐츠인 연극, 뮤지컬 사업은 고사 위기에 처했다. 그 부분 때문에라도 온라인 공연이 오프라인 공연을 대체한다느니 하는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본다.

스큅: 시국이 복귀되면 오프라인 공연은 빠른 속도로 부활하되, 공연 실황을 온라인에 실시간 송출하는 정도로 자리잡지 않을까 싶다. 사실 무엇보다도 현장에 관중이 없는 상태로 공연을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 아티스트들이 탈력감을 호소하는 장면을 너무 많이 본 한 해였다.

랜디: 온라인 콘서트 볼 때마다 캠 연결한 모니터만 안타깝게 쳐다보는 아이돌들 보는 게 참 슬프더라.

조은재: 올해 6월에 했던 ‘KCON:TACT 2020 SUMMER’에서 크래비티 멤버들이 비록 모니터 화면이었지만 ‘관객’을 처음 봐서 이제야 데뷔가 실감난다고 우는 장면이 나왔는데, 꽤 최근에는 ‘데뷔 후에 관객 앞에서 공연할 기회가 많았다면 우리 실력도 더 많이 빨리 늘었을 것 같다’고 자평한 적도 있었다. 관객과의 호흡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는 게 퍼포머로서 성장하는 데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을 외부에서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 본인들도 크게 느끼는 거 같아서 씁쓸했다.

심댱: 그렇겠다. 현장의 반응이나 피드백을 알 길이 없으니까.

서드: 프로미스나인이 안무 연습 영상에서 스태프들이 해주는 응원법을 듣고 눈물 흘리는 모습이 인상에 깊이 남았다. 팬들만 답답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물며 신인들은 훨씬 더 막막한 상태일 것 같다.

랜디: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핫100에서 1위를 했는데도 관객을 못 만나니 전혀 실감이 안 된다고 하더라.

마노: 온라인 콘서트가 오프라인 콘서트를 절대 대체하지 못하는 것이, 일단 공연자들이 공연을 통해 당연히 느껴왔던 에너지를 전혀 얻지 못한다는 걸 화면 너머로도 고스란히 느껴버리니 보는 사람들까지 안타깝고 탈력감 든다.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관객과의 소통이 절실하다는 걸 너무 잘 알겠더라.

조은재: 그래서 올해는 개인적으로 ‘신인 살려’의 해였다고 생각한다. 원래도 신인 그룹은 일단 응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올해는 정말 무조건 신인들한테 힘을 실어줘야 했던 해였다고 생각한다.

서드: 그나마 우리는 데뷔한 팀들에 대해 얘기하는 거고, 데뷔 자체가 무산되거나 딜레이 된 팀도 엄청 많겠다.

랜디: 올해 데뷔한 팀들은 이 코호트가 쭉 고생을 할지도 몰라서 각별히 더 신경이 쓰인다. 빨리 관객과 만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심댱: 올해 너무나 무거운 해였다. 올해 활동한 아티스트들 모두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마노: 지금 상황을 보니 시국이 언제 끝날지 정말 알 수가 없어서 마음이 무척 무겁다. 끝나긴 끝나는 건지…

서드: 혹시 각자 관람한 온라인 콘서트의 특기사항이나 독특한 연출 등이 있을까? 가볍게나마 얘기해보자.

스큅: 관련해서 <더블유 코리아>에 글을 기고한 바 있는데, 우선 4-6월에 방영된 <로드 투 킹덤>이 코로나 시국 초기 온라인 콘서트의 실험실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무대를 360도로 활용하면서 비대면 공연이 어떻게 설득력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한 흔적이 많이 느껴졌다. 엠넷이 이후 ‘KCON:TACT’와 ‘MAMA’를 연출하는 데에도 <로드 투 킹덤>의 경험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심댱: 생각보다 많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온라인 콘서트가 진행되었다. 마이뮤직테이스트도 있고, 네이버 나우에서 하는 <파티 B>의 경우 모바일 편의성이 돋보이는 구성과 XR 라이브 구현이 인상적이었다. 네이버 나우는 네이버 앱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세로로 보기 편한 무대를 연출한 것이 특징이었다. 종종 하단 댓글이 귀찮게 보여서 불편할 때도 있지만 겪어본 플랫폼 중 신선했다. (일부 무대는 유튜브에 가로 영상 버전으로도 업로드 된다.) 생방송 때 무대와 투표가 중간에 스크롤 올라가듯이 번갈아 보여지는데, 이를 구현한 거대 자본과 기술력이 주는 경험이 흥미로웠다. 모바일 포맷에 익숙한 경우에는 또 새롭게 다가올 수 있을 거 같다.

하루살이: 원위가 ‘O! NEW E!volution’에서 기존 광고를 패러디한 영상을 중간광고라고 삽입한 것이 재밌었다. 온라인 공연은 영상 매체를 한 번 거쳐 전달된다는 점을 잘 이용했다고 생각했다.

심댱: (여자)아이들 ‘I-LAND : WHO AM I’의  ‘LATATA’ 응원법 버전 무대와 오마이걸 ‘겨울동화 : The Lost Memory’의 노래방 VCR(‘옴망진창 노래방’)’도 인상깊었다.

랜디: 방탄소년단 ‘Map of the Soul ON:E’과 스트레이키즈 ‘Unlock: GO LIVE IN LIFE’에서, 카메라 줌이 빠지면서 무대 뒤 스크린에 띄운 화면을 상하로 빠르게 넘겨 엘리베이터 하강 같은 효과를 낸 것이 기억에 남는다. 두 공연 모두 하이라이트로 활용하더라.

스큅: 아이즈원과 드림캐쳐는 라이브 밴드 편성으로 온라인 콘서트를 했었지?

마노: 맞다. 라이브 밴드 셋이었고, 드림캐쳐는 모처럼의 완전체 공연이라 더 의미가 있기도 했다.

스큅: 그런 라이브 밴드 편성이 온라인 콘서트에 결여된다 느끼는 현장감을 나름 부여해준다는 느낌이 들어서 개인적으로 좋았는데, 사실 그것도 결국 ‘아, 현장에서 직접 들었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생각으로 귀결되어서 안타까웠다.

랜디: 아이즈원도 밴드 편성이었나? 평소 하는 음악으로는 밴드 라이브 구현이 쉽지 않을 것처럼 들리는데…

스큅: 라비앙로즈 밴드 편곡에 가슴이 웅장해졌다.

서드: 아이즈원의 경우 밴드쪽에서 편곡이나 연출적 부분에서도 멤버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줬다는 후일담도 있었다.

마노: 유튜브에서도 서너곡 정도를 라이브 밴드 셋으로 편곡해서 촬영해 업로드하는 ‘it’s KPOP LIVE 잇츠라이브’나 MBC MUSIC의 ‘더 컬러(The Kolor)’ 같은 콘텐츠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서드: 엠넷이나 원더케이 같은 채널의 콘텐츠들이 이 시국에 좀 더 다양해진 것 같긴 하다. 해외 아티스트들이 과거 콘서트 영상부터 썸머소닉 같은 록 페스티벌 영상을 기간 한정 유튜브 스트리밍 해준 것도 코로나19 시국의 풍경이겠다. 국내는 서태지를 비롯해서…

조은재: 비투비도 유튜브로 과거 콘서트 영상을 스트리밍했다. 비투비 팬덤에는 군백기의 아쉬움을 달래는 데에 좋게 작용했던 것 같다.

마노: 2PM도 했다. 2PM은 군복무가 끝나지 않은 멤버가 있다 보니, 뭐라도 해보자며 콘서트 영상 스트리밍을 시도한 거 같더라.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한 재평가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스큅: 다들 어떻게든 살아내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온라인 콘서트와 더불어서 주요한 비대면 행사로 영상통화 팬사인회도 있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꼈는지 궁금하다. 3월 MCND를 시작으로 영상통화 팬사인회가 보편화됐다.

서드: 참여는 못 해봤지만,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나 유·아동층의 접근성이 좋아졌다는 반응도 있다.

랜디: 이동에 구애 받지 않는 형태라 그러한 이점이 있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한국 사회는 건물 구조부터 장애인 출입을 암묵적으로 방해하는 환경이 워낙 많지 않나.

스큅: 영상통화 팬사인회라는 플랫폼이 해외 팬덤의 참여를 더욱 장려하기도 한 것 같다. 틱톡과 트위터에 후기를 올리는 해외 팬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반면 아티스트를 직접 만나 교류하는 형식에 더 익숙한 국내 팬덤에서는 영 마뜩잖아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개인정보를 생각 이상으로 노출해야 하는 부분이나, 자기 얼굴이 녹화될 수 있다는 사실에 불쾌함을 표하는 의견도 존재했고.

조은재: 해외 팬덤의 참여가 용이하다는 측면에서 이 시국에 탄생했지만, 팬데믹 종식 이후에도 살아남을 것 같은 거의 유일한 콘텐츠다.

서드: 누구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이 상황이 종식되더라도 오프라인 팬사인회와 온라인을 병행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가수 쪽에서도 한 적 있었다.

조은재: 앞으로 대면 이벤트는 국내 팬들만 받고, 해외 팬들은 영상 통화로 만나는 형태가 굳어질 것 같다.

스큅: 확실히 온라인 콘텐츠와 플랫폼의 정비가 이뤄진 한 해인 것 같다. 리슨 버블, 위버스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안착한 것도 코로나19 시국과 연관되는 것으로 읽힌다. 리슨은 아티스트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형식의 버블 서비스가 완전히 자리잡았고, 아티스트-팬덤 커뮤니티 앱 위버스는 자사 아티스트 외에도 CL, 드림캐쳐, 위클리, P1Harmony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입점시켰다. 거기에 더해 독점 콘텐츠는 물론 매거진 기능까지 활성화하면서 케이팝 종합 플랫폼으로 이룩하려는 의욕이 엿보이기도 했다. 위버스가 처음 나올 당시에는 팬들 사이에서 다음 팬카페에 미련 섞인 목소리가 많았는데, 지금은 다들 적응해서 잘 활용하는 느낌이다. 실제로 위버스가 앱을 편리하게 잘 구축해놨다.

랜디: 처음엔 위버스 입점 자체가 빅히트 산하로 들어가는 액션이라는 오해가 있어서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지금은 여러 가수들이 입점하며 반대 의견이 사그라들었다.

심댱: 버블도 등장할 때는 말이 많았는데, 결국은 자리잡고 SNS에 #○○버블 형태로 콘텐츠 혹은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거 같더라. 버블에는 손편지 구독시스템 ‘Dear U’도 있고, 계속해서 스타와 접촉할 수 있는 수단이 많아지고 있다.

마노: 버블과 비슷한 서비스로 포켓돌스도 있다.

무한노동의 늪에 빠진 아이돌

하루살이: 사실 버블 관련해서는 좋은 말을 할 수가 없다.

조은재: 유료 메시징 서비스가 ‘유료’라는 이유로 아티스트한테 부담감을 주는 분위기를 쉽게 만든다는 게 역시 마음에 걸리더라.

랜디: 그 때문에 버블은 아주 악독한 노동 착취라고 본다.

조은재: 사용자는 돈을 냈으니까 메시지를 자주 받고 싶을 거고, 돈을 낸만큼 서비스를 받는 게 맞긴 하지만, 그게 아티스트한텐 과중한 부담을 주게 된다. 똑같은 원리로 네이버 V 유료화 때도 우려했었는데, 그건 영상 플랫폼이라 콘텐츠를 제공하는 쪽의 피로감을 팬들이 고려해주는 분위기가 어느 정도 있었다면 버블 등은 텍스트 메시지니까 그런 고려조차도 잘 안해주는 것 같다.

랜디: 본인이 직접 개설한 적 없는 패트리온(Patreon, 크리에이터가 유료 구독자를 대상으로 영상이나 SNS 콘텐츠 발행을 하는 외국 서비스) 같은 개념 아닌지.

심댱: 버블하는 시간이 노동에 속하는지 팬덤은 물론이고 아티스트 스스로도 인지하기가 어렵다.

마노: 실제로 어느 아이돌이 포켓돌스 알림수를 캡처해서 그걸 개인 SNS에 올리고는 천천히 찾아가겠다며 반쯤 읍소하는 걸 보고 너무 짠했었다. 아이돌 별로 개인차는 있겠지만, 아무튼 이걸 노동으로 인식한다는 인상이 강했다.

랜디: 버블이란 아이돌에게는 소비자(팬) 응대니까 당연히 노동인데, 마치 개인 SNS 같은 형태를 해서 노동 외 시간의 노동을 자연스럽게 짜내고 있다고 본다.

스큅: 멤버별로 월간 메시지 보낸 개수를 그래프 통계로 비교하면서 메시지를 적게 보낸 멤버들에게 요구적인 뉘앙스의 얘기를 하는 글을 많이 봤는데, 마음이 복잡해지더라.

서드: 예전에 ‘유타(UFO타운, 휴대전화와 웹사이트를 통해 아티스트-팬이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는 서비스. 다날 제공으로 2007년 6월 국내 서비스 시작, 2018년 2월에 종료)’라고 있었지 않나. 그땐 어땠나?

조은재: 유타는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는 기기가 따로 있었기 때문에 접근성 측면에서 자주 안 해줘도 어느 정도 용납되는 게 있었다. 개별 문자에 대한 답장이지, 정기권 결제-구독 시스템이 아니었기 때문에 답장을 못 받아도 불만이 나올만한 콘텐츠는 아니었다.

서드: 이걸 얼마나 부담되는 노동으로 받아들일지는 팬덤의 온도나 멤버의 인식 차이도 개별로 작용할 것 같다.

마노: 어쨌든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노동을 하고 있는 건 맞다.

조은재: 무료로 하는 팬서비스도 멤버별로 빈도 차이가 생기면 팬들이 불만을 갖게 되는데, 하물며 유료면 그 불만에 논리적 명분을 주게 되는 것이다.

랜디: 아니, 생각해보니 괘씸하다. 애초에 SNS 활동을 왜 판매의 대상으로 삼나?

서드: 나는 이게 쌍방소통이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버블은 실시간으로 팬들 답장을 다 보고 V live 댓글 보듯 하고 답장을 보내는 것인가? 팬이나 당사자가 업무 외 노동이 아니라 어차피 정산에 개인 수입에 포함되는 일이라고 받아들이면 뭐라 말하기 또 애매해진다.

조은재: 버블은 디자인 자체가 메시지 채팅창 형태로 돼있고, 아티스트가 답장을 보내면 팬의 이름으로 답장이 오는 형태다.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이름 부분만 바뀌어서 개인 채팅 하듯이 메시지를 받는다.

랜디: 버블 수입이 아이돌 개인에게 돌아간다 하더라도, 여기에 참여하고 말고의 확실한 선택권이 없으면 노동자의 자기결정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본다.

심댱: 어디서도 만나기 힘드니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게 해주는데, 그것이 아티스트에게는 무한노동의 늪에 빠지게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스큅: 시국 때문에 필연적으로 온라인 플랫폼들이 부상하는 가운데 아이돌 노동의 몰인간화는 더 촉진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조은재: 홀로그램 홀로그램 하니까 진짜 인간이 아닌 줄 안다.

서드: 과거 세대에 비하면 확실히 아이돌 노동이 쉴 틈이 없단 생각이 든다. V live부터 숙소를 배경으로 한 자체 콘텐츠, 거기에 버블 같은 시스템까지 추가됐으니. 안무연습 영상이나 녹음 비하인드, 음악방송 활동 비하인드 등, 지금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아이돌 일상의 거의 모든 게 콘텐츠화 되고 있다. 팬들도 아이돌 당사자도 이런 상황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정작 번아웃이 왔을 때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는 건 아닐까 우려도 된다.

스큅: 엠넷 <아이랜드>에서 서바이벌 참가자들 합숙소에 CCTV를 달아서 그를 홈페이지에 실시간으로 송출한 것도 떠오른다. 아무리 참가자들에게 사전 공지 후 특정 시간에만 촬영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기획의 발상이 너무 비윤리적인 것 아닌가.

조은재: 나도 그 얘기는 진짜 하고 싶었는데, 너무 당연한 말을 하는 것이라 새삼스러울 지경이다. ‘사람을 때리면 안 된다’ 수준의 얘기를 굳이 해야 하는 건가. 악용을 하는 사람은 없었던 듯하여 망정이지.

랜디: 이 많은 팬들에게 일괄적으로 소비의 선을 긋기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고, 제공자가 선을 지켜야 하는 게 맞는데. 잠시 뒤에 이야기할 에스파와 마찬가지로 공포탄으로 끝났기에 망정이지 실제로는 심각한 인격권 침해 문제다.

마노: 아이돌에게 사실상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는 순간이 없는 것 같다. 일과 사생활의 경계가 점점 없어진다는 느낌이 들어 진심으로 걱정된다.

조은재: 브로드캐스트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이제 유튜버, 틱톡커처럼 범람하는 웹 콘텐츠 생산자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환경이 된 것도 영향이 크다고 본다.

랜디: 맞다. 작년부터 이제 10대들의 주된 취미는 더 이상 아이돌이 아니라 유튜버나 인스타그램 셀럽 덕질이라고 느꼈다.

서드: 이제는 아이돌들이 ASMR이나 DIY, 먹방 등 유튜버의 콘텐츠를 모방한 콘텐츠를 내놓는 모습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시대니까.

랜디: 아이돌 본인이 유튜버가 되는 것도 전엔 좀 터부시됐는데 이젠 아니다.

조은재: 아이돌이 방송도 나와야 되고, 공연도 해야되는데, 유튜버처럼 콘텐츠도 만들어야 되고, 틱톡도 해야 되고, 소통도 해줘야 한다.

랜디: 멘탈 케어는 제대로 받고 있는 걸까? 연습생 때부터 제공해줄 필요가 있어보인다.

하루살이: 회사마다 케어한다고 말은 하지만…

아이돌과 AI, ‘아이돌’의 몰인간화

스큅: 또다른 케이팝 커뮤니티 플랫폼 ‘유니버스’도 내년 정식 런칭을 앞두고 있다. 유니버스가 선보인 AI 보이스는 처음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조금 어색한 부분은 있지만, 실제 아티스트가 녹음한 듯한 느낌이 들더라. SKT에서도 유사하게 ‘NUGU celeb’이라는, 아이돌의 목소리를 본딴 AI 보이스 런칭을 발표했다.

심댱: AI 보이스가 무리없이 팬덤/유저에게 다가간 게 인상적이었다. 필요할 때만 부르면 응답하는 형태의, 내가 익숙하고 좋아하는 셀럽의 목소리로 챙김받는 경험이라 그런 것일까?

마노: AI 보이스가 그런 것만 있으면 정말 다행인데, 나는 제일 먼저 악용 문제 밖에 안 떠올랐다.

조은재: 사실 예전부터도 ‘스타 모닝콜’ 같은 콘텐츠는 꾸준히 있어왔어서 이게 이제 와서 거부감이 크게 작용할 것 같단 생각은 안 들었다.

심댱: 스타 모닝콜은 단발성 콘텐츠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에 반해  AI 보이스는 내가 듣고 싶은 말을 그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하게 하는 기술이라 심리적 거부감을 많이 느꼈다.

서드: 시리나 빅스비 같은 음성 인식 비서 시스템을 내가 좋아하는 이의 목소리로 들으며 이용하고 싶다는 열망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보는데, 아이돌 산업과 얽히다 보니 이게 또다른 과몰입이나 오용의 부작용을 낳을까 걱정된다.

심댱: 유니버스 출범 당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킨 AI 보이스 서비스에는 크리피하다는, 다소 부정적 반응도 일부 확인할 수 있었는데, NUGU AI 보이스의 경우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영상이 공유되는 등 팬덤 내부의 긍정적인 반응이 주가 되더라.

스큅: 근본적으로는 에스파의 AI보다 유니버스 AI가 지향점에 있어 더 문제적이라고 느껴졌다. 에스파는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AI 가지고는 별 거 하는 게 없었지 않나. 그저 허울뿐인 존재였다.

랜디: 맞다. 에스파는 뚜껑을 여니 아직까지는 기술 구현이 덜 돼서인지 생각보다는 안전했다.

서드: 에스파는 단계적으로 준비했다고 생각해서, 추후 발표될 노래에서 전개되는 스토리 라인에 맞춰서 점차적으로 무언가를 내놓을 거 같단 예상을 하고 있다.

조은재: 솔직히 에스파의 AI 캐릭터는 그냥 “평화의 시대”적 발상이었다고 생각한다. SM은 옛날부터 종종 그런 걸 내놓고는 했다.

심댱: 자꾸 오래된 미래를 꺼내놓는 그들의 유구한 전통…

조은재: 90% 이상의 확률로 이대로 지나갈 거라고 본다. 콘텐츠의 생명력에는 확장성, 범용성이 크게 작용하는데, 에스파의 AI 콘텐츠는 그게 너무 떨어진다. SM은 자꾸 스타 마케팅이 결국 아티스트 자체의 인격적인 매력을 어느 정도 담보해야 폭발력이 나온다는 걸 애써 무시하더라. 그래서 안 될 걸 알면서도 저런 걸 자꾸 내놓고 주주들한테 생색을 내려는 듯하다.

스큅: 앞으로 에스파가 어떻게 AI 콘셉트를 발전시켜갈지 단언할 수는 없지만, 결국 에스파가 나오고서 주목받은 건 퍼포먼스와 멤버들의 캐릭터였고, SM의 이전 사례들도 결국 마찬가지였잖나. 결국 과거와 같은 전철을 밟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점쳐본다.

심댱: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콘셉트 이미지가 공개되었을 때 아바타 캐릭터의 옷과 체형 묘사에 가해진 비판은 피할 수 없었다.

조은재: 그건 그거대로 지적을 확실히 해야 되는 게, 너무 양산형 온라인 게임의 과장된 여성 캐릭터 디자인을 옮겨다 놓은 것에 불과했다.

심댱: 인간의 한계이자 미덕처럼 채워지지 않았던 이상적 영역을 인간 바깥에서 구현하려고 하니 반응도 좋지 않았다.

서드: 차라리 2D 캐릭터나 마스코트처럼 디자인되어 나왔다면 거부감이 덜했을 것 같다. 뭐가 됐든 시기적으로 K/DA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기도 했다.

조은재: 시스템 자체에 대한 문제보단, 연출하는 방식에서 비윤리성을 드러낸 걸 더 지적해야 될 것 같다. 시스템이야 실패해도 회사의 손해지만, 저런 남성 중심 사고에 의해 객체화 된 여성의 이미지를 재생산하는 건 사업에 실패한 쪽에만 피해를 끼칠 일이 분명 아닐 것이다.

랜디: 인간 노동자의 리스크를 줄이려 인간 자체를 지우려고 하는 게 느껴지면, 인간인 아이돌을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납득이 안 될 것이다. 또 인간과 비인간 사이 경계를 지우려 하는 데에서 느끼는 본능적인 거부감, ‘언캐니 밸리 (uncanny valley)’도 분명 있을 것이다. 바라기로는 언캐니 밸리가 열일해서 저런 시도들이 시장에서 도태되었으면 좋겠지만… 그러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K/DA 같은 기획이 사랑 받는 것을 보면 이미 흐름은 어느 정도 시작 된 것 같다.

업계는 아이돌, 아이들을 책임지고 있는가

스큅: 아까 랜디님이 아이돌 퍼포머의 멘탈 케어에 대한 우려섞인 말씀을 해주셔서 말이지만, 결코 그렇지 못하다는 게 작년의 비보와 올해 몇 아이돌 그룹의 왕따 논란에서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올해 ANS와 AOA 두 그룹의 왕따 논란이 있었는데, 궁극적으로 회사가 멤버들의 심리적인 측면을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비판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특히 ANS의 경우는 “당사는 ‘ANS’ 멤버들인 해나 및 7인의 멤버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 7인의 멤버들이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한 일 등에 관하여 대화 등을 통한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추후 그에 대한 공식입장을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8월에 공식입장을 낸 이후로 아무 소식이 없다. 내부 사정을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이 자리에서 왈가왈부할 수는 없겠지만, 업계에 연습생과 아티스트 케어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어있지 않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드러난 사례가 아닌가 싶다.

랜디: 멘탈 케어는 정말 연습생 때부터 꼭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작년을 기점으로 멘탈 케어 안 하는 회사들 시스템에 아주 학을 뗐다.

마노: 연습생은 커녕, 현역들부터 케어가 잘 되면 정말 다행인 상황이다.

조은재: 심리상담 등의 직접적인 조치도 필요하지만, 결국 같이 일하는 스태프들이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충분히 해줘야 되겠다는 생각이 갈수록 많이 들더라. 멘탈 갈리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건 결국 그 업계 안에서 돌고 도는 사람들인지라.

스큅: 사실 상담과 심리치료가 굳이 필요 없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조은재: 심리상담 백날 받아봤자, 회사에서 상품성으로만 평가를 받고 인격을 무시당하는 일이 반복되면 아무 소용 없을 것이다. 아이돌 개인보다는 업계 내의 인식 개선이 더 시급한 것 같다.

스큅: 파나틱스의 V live에서 남성 스태프가 성희롱적 발언을 해 논란이 되었던 일도 생각난다.

랜디: 아무리 그럴싸한 프로덕트가 나와도 저 사람들이 인격적으로 존중 받고 보호 받고 있나 하는 의심이 들면 결코 즐겁게 볼 수가 없는 것 같다. 연예계는 원래 그렇다는 입장들도 있겠지만, 결국은 반드시 수정 개선 돼야 할 부분이다.

서드: 스태프들도 열악한 환경에서 같이 스트레스 받아가며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게 현실적인 한계 같다. 멤버와 스태프 간 유대가 생기거나, 멤버끼리 구분 없이 사이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건 운적인 요소도 크다고 본다.

스큅: JTBC 〈77억의 사랑〉에서 김희철이 SM이 회사 차원에서 아티스트의 심리적인 케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고, JYP의 경우도 전부터 소속 연예인들 전담 상담사를 따로 둔다고 말했는데, 결국 그것들은 최소한의 조치, ‘베어 미니멈 (bare minimum)’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서드님의 말씀에 얹어서 아티스트를 넘어 스태프에게 사내 복지 성격으로 심리상담 등의 서비스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생각하기도 하고. 일반 회사들도 요즘 그렇게 하는 곳이 늘었다고 하던데.

하루살이: FNC도 방송에서 아티스트, 연습생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상담 진행한다고 말한 지는 7~8년 됐다. 그래도 별별 일들이 생기더라.

서드: AOA는 퀸덤으로 제 2막이 열린 듯했는데 갑작스레 상황이 변했다.

마노: AOA 왕따 건 얘기를 다시 하자면, 누가 봐도 회사가 대처를 제대로 못한 게 맞고 질타를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한다.

랜디: 참 어렵다. 회사들이 팀 내부 결속이나 갈등 문제를 ‘너희들끼리 알아서 하라’고 두는 경우가 많은가보다.

서드: 엔터 회사가 학교 같은 공적 교육시설이 아니기에 대표나 스태프가 언제부터 또 어디까지 개입해야 되는지 애매하고 어려운 문제다. 

랜디: 꼭 아이돌이 아니어도, 록밴드들도 성격 차이로 갈등이 생기면 불화하기도 하고 때려치우기도 한다. 아이돌의 경우는 계약으로 얽혀있어서 종료까지는 무조건 같이 봐야 한다는 게 지옥인 것 같다.

서드: 팀 분위기라는 건 누구 한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니까.

조은재: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사례 중에서도 초기에는 팀 분위기가 안 좋다는 말이 분명히 많았는데 그 후로 꽤 오랜 시간 큰 문제가 불거지지 않고 오히려 팀워크를 발휘하면서 활동하는 팀들도 있었다. 이런 걸 보면 이건 정말로 일반화하기 어려운 문제고, 오히려 외부에서 뭔가를 강제하면 안 될 문제 같기도 하다.

마노: 꼭 회사가 나서서 사이를 좋게 해줄 필요는 없다고 해도, 도마뱀 꼬리 잘라내듯 탈퇴 시키고 ‘자 됐지?’ 하는 건 결코 최선의 해결책도 아닐 뿐더러 거센 비난을 피해 가기 어려운 부분이다. 분명 더 좋은 해결책이 있었을 텐데, 그걸 찾아내지 못했다는 건 소속사의 게으름과 무능을 증명했다고 밖에.

서드: 왜 그렇게까지 멤버를 몰아붙였어야만 했는지 개인적으로 궁금하고 안타까운 부분이다.

랜디: 그런데 마노님 말씀처럼 회사가 이들을 청소년 시절부터 보호해야 하는 입장에서 손을 놓고 있었다는 건 책임을 물어야 하는 부분 같다. 사실 나도 생각 정리가 다 안 됐다.

심댱: 어린 시절부터 숙소를 같이 쓰면서 활동하는 건 아이돌이라는 특성을 지워서 생각해봐도 쉽지 않은 부분이다. 혹자는 아이돌을 수년 동안 조별과제하는 공동체로도 비유하지 않나.

서드: 어떤 식으로든 관여나 개입은 필요한데, ‘어떻게’라는 부분에 대해 해답이 아직 없는 듯하다.

스큅: 말씀하셨다시피 회사가 학교가 아닌 건 맞지만, 연습생 트레이닝 기간 동안 (특히 연습생 시작 연령이 점점 어려지는 요즘에는 더더욱) 회사가 사실상 교육/보육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순 없을 것 같다. 더구나 아티스트의 정동노동을 통해 이윤 창출을 하는 곳이라면, 아티스트의 심리적인 측면과 멤버 간 관계역동 측면에 있어서 더욱 세심한 접근을 해야 한다.

마노: 나는 그래서 연습생 입장에서는 소속사를 통해서 나름의 무형식 교육을 경험하고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실제로도 연습생들은 트레이너들을 정말로 ‘선생님’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더라. 

서드: 팬들은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이 서로 전부 친하고 끈끈하길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정말 복권당첨 같은 일이다. 적게는 5인, 많게는 10인 이상이 한 집에 들어앉아 업무 시간 외에도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특수한 직업이니 갈등이 안 생긴다면 오히려 신기하다. 최소한 멤버 간에 사소한 갈등이 생겼을 때 그걸 남겨두지 않고 중재해줄 역할이 회사 내부든 누구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리더라고 해봐야 어차피 또래 나이인데…

랜디: 생각이 복잡해진다. 청소년을 통해서 돈 버는 어른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보호해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 청소년을 보호하는 데에 발생하는 비용은 쓰기 싫어한다는 것이…

심댱: 사람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인 만큼 케어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게 다르게 보면 참 버겁게 돌아가는 산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큅: 비합리적인 시스템 하에 처했다고 해서 모두가 비윤리적인 선택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기에 가해자를 옹호할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되겠지만, 시스템을 짚지 않고 개인의 흠결만 따진다면 그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다. 더구나 연예인이고 ‘아이돌’이라는 특성상, 이러한 논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더더욱 개인의 흠결 탓으로 귀결되기 십상이고.

마노: ‘어쩐지 쎄하더라’는 얘기 하는 거 정말 싫었다. ‘징조’랍시고 이런저런 말도 안 되는 근거 이 잡듯이 뒤져서 찾아내고 멋대로 해석하는 것.

서드: 최근 아이린 논란의 경우도 그랬다. 하나의 잘못을 하면 다른 모든 부분에 대해 비난을 해도 괜찮다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스큅: 각종 유튜브 채널에서 과거 영상들을 짜깁기해서 조회수 장사하는 것을 보고 탄식을 금치 못했다.

하루살이: ‘정의 구현’이랍시고 인스타그램에 몰려가 비난 댓글을 남기는 행태도 여전했다.

심댱: 업계뿐만 아니라 대중 역시 아이돌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지 않았는가 한 번쯤 돌아보았으면 한다. 물론 대중과 업계가 잘못했다, 는 식으로 귀결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마노: 결국 ‘기둥 뒤에 사람 있어요’라는 얘기를 또 하게 된다. 특히 인간 자체가 자본이나 마찬가지인 산업인 만큼, 모든 것이 결국 ‘사람’임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가능하면 적어지길 바라고, 일어나더라도 비난의 화살을 엉뚱한 곳에 겨누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산업 내외의 자성과 자정이 시급하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고.

스큅: 시국이 워낙 절망적이었기 때문인지 어두운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다. 결국 올 한 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행사가 억제되고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산업에 주요한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정리해볼 수 있겠다. 그로 인해 수면 위로 끌어올려진 병폐적인 지점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고. 서구 미디어에서 상당 부분 편견에 기대어 기술되는 ‘케이팝의 어두운 이면’ 담론에 가담한 느낌도 들지만, 분명 무시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이러한 부분까지 함께 다루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팝을 논할 명분과 자격이 주어지는 것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아이돌로지>에서 진작에 다뤘어야 하는 사안들을 많이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된 것 같아 의미있었다.

마노: 나도 그래서 좋았다. 그간 얘기했어야 마땅한 것들이 많았는데, 자꾸 시기를 놓쳐서 나름의 부채감도 있었고. 그것을 완전히 덜어내기엔 역부족이었지만, 어느 정도는 해소된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식의 다양한 말하기가 가능하길 바라고, 더불어 이런 어두운 이야기보다는 가볍고 희망적인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눌 수 있는 날이 최대한 빨리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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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ology.kr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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