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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 2026년 6월

2026년 6월 아이돌팝 신보 중 주목할 만한 발매작에 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Weekly’ 등 타 기사에 수록되었던 평들의 일부 발췌를 포함하여, 샤이니, 미야오, 보이넥스트도어, 미야오, 르세라핌-아일릿-캣츠아이, 라이즈, 온앤오프, 하츠투하츠, 클라씨, 에이티즈, V8, 키비츠에 관한 리뷰가 수록되었다.

2026년 6월 아이돌팝 신보 중 주목할 만한 발매작에 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Weekly’ 등 타 기사에 수록되었던 평들의 일부 발췌를 포함하여, 샤이니, 미야오, 보이넥스트도어, 미야오, 르세라핌-아일릿-캣츠아이, 라이즈, 온앤오프, 하츠투하츠, 클라씨, 에이티즈, V8, 키비츠에 관한 리뷰가 수록되었다.

Atmos
SM 엔터테인먼트
2026년 6월 1일

비눈물: 그 모든 일이 있었음에도, 여전히 샤이니다. ‘Atmos’의 첫머리에서 들려오는 글리치한 신시사이저는 마치 흩어진 신호의 주파수를 다시 맞추듯 공간을 가른다. 긴 공백과 각자의 새로운 출발, 적지 않은 굴곡을 지나 다시 한곳에 모인 네 사람은 이 짧은 순간만으로도 청자를 자신들의 세계에 동기화한다. 하우스를 기반으로 한 청량한 결은 자연스레 ‘View’를 떠올리게 하지만, 접근은 다르다. ‘View’가 은근한 여백과 잔향의 질감을 적극 활용했다면 ‘Atmos’는 후반부로 갈수록 사운드를 촘촘하게 쌓아 올린다. 비트는 묵직하게 중심을 붙들고, 그 위를 유영하는 멜로디와 보컬 사이로 끊임없이 애드리브가 불꽃놀이처럼 겹겹이 터져 나온다. 덕분에 곡은 가볍게 떠오르면서도 쉽게 흩어지지 않는다. 오래 합을 맞춰온 네 사람의 목소리는 곡의 중심을 정확히 짚어주며, 사운드와 함께 입체적인 공간감을 완성한다. 특히 뮤직비디오는 음악이 품은 시안(cyan) 빛의 색감과 초록빛 여름의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확장하며, 제목이 의도하는 공감각적 경험을 한층 선명하게 만든다.
“Atmos”는 타이틀곡 하나에 기대는 앨범은 아니다. ‘HOURS’는 샤이니가 익숙하게 다뤄온 그루브를 앞세워 타이틀곡의 기류를 자연스럽게 이어받고, 앨범은 그 흐름을 끊지 않은 채 ‘Possibility’와 ‘Anti Believer’로 향한다. 가능성을 믿는 자와 불신자가 나란히 놓인 배치는 꽤 흥미로운 대목이다. ‘Possibility’는 제목과 달리 순간적으로 ‘Impossibility’처럼 들리기도 하는 발음의 장난을 남기면서도, 반복되는 후렴과 앞으로 뛰쳐나가는 듯한 에너지로 “그냥 뛰어들면 된다”라는 태도를 밀어붙인다. 그러나 바로 다음에 위치한 ‘Anti Believer’는 그 확신의 뒷면에 숨은 균열을 꺼내 보인다. 낮게 깔리는 베이스와 어두운 질감의 사운드로 곡 전체를 불안정하게 뒤흔드는 이 트랙은, 그간 쌓아온 긴장감을 한곳으로 응축하며 앨범의 가장 강렬한 클라이맥스를 완성한다.
이후 ‘소나기’는 ‘투명 우산’, ‘독감’처럼 샤이니가 여러 차례 다뤄온 비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환기하며 숨을 고르게 한다. ‘소나기’가 “영원한 건 안 바라”는 노랫말처럼 짧게 지나간 뒤에도 오래 젖어 있는 마음의 물기를 기억으로 남겨두려 한다면, 마지막 곡 ‘Thousand Miles Away’는 “다시 채워낼 것들로 가득”하다는 고백 위로 비가 그친 뒤의 맑은 하늘처럼 상처와 슬픔마저 시간의 흔적으로 품어 안으며 그 끝을 완전히 닫지 않는다. 영원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수천 마일 너머로 꿈이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 태도는 체념과 기대, 작별과 지속의 감각을 한 앨범 안에 나란히 엮어낸다. 그렇게 후반부 두 곡은 앞선 네 곡이 쌓아 올린 에너지를 다른 온도로 갈무리하며 하나의 완결된 미니 앨범을 만들어낸다.
샤이니는 늘 앨범 내 트랙의 배치와 서사를 허투루 다루지 않는 팀이었다. “Atmos” 역시 여섯 곡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 완결성을 밀도 높게 담아낸다. 여섯 곡은 각자의 역할을 갖고 있으면서도 느슨하게 흩어지지 않고 한 방향으로 이어진다. 이는 샤이니가 여전히 앨범이라는 단위를 얼마나 성실하게 대하는지를 증명한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 역시 선율과 화성, 그리고 가사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한 사람을 떠올리게 만든다. 굳이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그 존재가 여전히 샤이니와 샤이니월드의 시간 위에 함께 놓여 있음을 음악 자체가 말해준다. 그래서 “Atmos”는 과거를 붙잡는 앨범도, 새로운 시작만을 선언하는 앨범도 아니다. 샤이니가 지금까지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 이어갈 빛의 시간을 하나의 호흡으로 묶어낸 현재형의 기록이다.

퀴비: ““가장 샤이니다운” 음악을 선포한 1년만의 컴백작은 하우스 장르를 전면에 내세운다. (중략) 타이틀곡 ‘Atmos’를 비롯해, UKG, 디스코 등을 배합한 여러 하우스 기반 수록곡들이 주축을 이룬 앨범은 장르의 시원시원한 질주감 만큼 상쾌하고, 안정적인 리듬감 만큼 단단하다.” (“Weekly : 2026년 6월 1주차” 中)

BITE NOW
THEBLACKLABEL
2026년 6월 1일

퀴비: “블랙핑크 ‘휘파람’의 “휘파라바라바라밤~”이나, 지드래곤 ‘늴리리야’, 원타임 ‘쾌지나 칭칭’의 민요 샘플링에서 보여준 바 있는, 미국 힙합에 한국식 양념을 치는 일종의 ‘재미교포적’ 방법론이다. 그러나 ‘띠로리’는 분명 새삼스럽기도 한데, 이는 일전에 활용된 조흥구들과 달리 “띠로리~”에 내재된 정서가 근본적으로 흥겨움이 아닌 황망함이기 때문이겠다.” (“Weekly : 2026년 6월 1주차” 中)

HOME
KOZ 엔터테인먼트
2026년 6월 8일

조은재: “‘VIRAL’은 ‘뭣같아’와 ‘오늘만 I LOVE YOU’의 감성을 이어가면서도 ‘Earth, Wind & Fire’의 경쾌함을 잃지 않았다. 보이넥스트도어만의 음악적 아이덴티티를 한층 더 확고하게 그려낸, 전체 디스코그래피의 키 포인트가 될 곡.” (“Weekly : 2026년 6월 2주차”)

SET THE TEMPO
WAKEONE
2026년 6월 8일

조은재: “하우스 유행에 발맞춰 내놓은 ‘METRONOME’은 그 자체로 강한 캐릭터를 드러내지만, 이즈나 멤버들의 면면과 장단점 같은 특성들과 잘 조우할 수 있는 특성은 아닌 듯하다.” (“Weekly : 2026년 6월 2주차” 中)

ICONIC BY MISTAKE
2026년 6월 15일

퀴비: “각 그룹과 멤버들의 고유성이 상당 부분 억제된 채 제창되는 메시지에서는 (멤버들의 실제 역량이나 기여도와 무관하게) 필연적으로 실연자보다도 기획자의 존재감이 더 두드러지는데, 곡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미움 덕분에 아이코닉해진 ‘나’가 실연자가 아닌 기획자라면 참으로 기묘하지 않은가.” (“Weekly : 2026년 6월 2주차” 中)

II
SM 엔터테인먼트
2026년 6월 15일

조은재: 타이틀곡 ‘Do your dance’가 라이즈에게 낯선 노래라는 점 때문에 간과되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 “II”는 라이즈가 그동안 보여준 레퍼토리를 좀 더 공고하게 다져가는 작업물에 가깝다. 특히 ‘Like a Bomb’은 라이즈를 가장 편리한 방식으로 대중에게 소개할 수 있는 ‘라이즈다운’ 곡으로, 라이즈가 그동안 히트시킨 음악 특유의 리듬감과 경쾌함을 펑키한 무드로 전달한다. 정규 1집 “ODYSSEY”의 ‘잉걸(Ember to Solar)’의 연장선상에 있는 ‘SOAR’나 직전 발표작인 ‘Fame’의 후속격인 ‘In a Loop’ 또한 모두에게 익숙한 라이즈를 그대로 이어간다. 초기 히트곡이었던 ‘Impossible’을 좀 더 ‘K-pop적으로’ 변주한 ‘D-D-Done’의 등장 또한 반갑다. 이렇게 되면 결국 타이틀곡의 존재감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앨범 전체적으로 기존 레퍼토리와의 합맥락성을 높게 어필하고 있기 때문에 ‘Do your dance’가 전체 디스코그래피나 “II” 앨범 안에서 갖는 맥락을 짚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퍼포먼스로 들어가면 더더욱 맥락을 파악하기 어렵다. 빠르게 달리고 잘게 쪼개진 비트에 비해 댄스 퍼포먼스는 단조로운데, 라이즈의 다른 퍼포먼스에 비해 캐치하지도 챌린저블하지도 않다. ‘Head, hips, shoulders, toes’가 반복되는 구간 또한 멤버들의 연기력과 기량에 기대려는 듯 연출상의 포인트를 주기보단 카메라워크 등 퍼포먼스 외적인 부분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갈수록 공연장 규모를 늘려가는 라이즈가 투어 레퍼토리를 갱신하기 위해 내놨다기엔 동선 또한 단조롭고 변화가 적어 규모감을 설득해내기 쉽지 않은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수록곡과의 개연성이라도 확보했다면 좀 더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노래였을 수도 있었겠지만, 개별곡들이 지향하는 바가 충분히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획된 것 같아 자연스럽게 감상하기엔 꽤 긴 시간이 걸릴 듯하다.

퀴비: “앨범 전반에 걸쳐 경쾌하고도 타격감이 증강된 비트에서 가볍고 활기찬 데뷔 초의 기조를 토대로 팀의 스케일을 확장하고자 한 의지가 여실히 느껴진다.” (“Weekly : 2026년 6월 3주차” 中)

ONF:MY SELF
KI 엔터테인먼트
2026년 6월 17일

조은재: “현존 케이팝 남자 아이돌 중 이토록 ‘청각적 쾌감’ 하나에만 집중한 그룹이 또 있을까. (중략) ‘Open The Door’는 온앤오프 특유의 쨍하고 박력있는 보컬이 드라마틱하게 흐르는 밴드 사운드와 완벽한 합일을 이루는데, 편곡 또한 각 멤버의 보컬 파트에 맞춰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것이 흥미롭다.” (“Weekly : 2026년 6월 3주차” 中)

Lemon Tang
SM 엔터테인먼트
2026년 6월 22일

퀴비: SM 30주년에 맞춰 데뷔했던 하츠투하츠의 지난 디스코그래피는 SM식 걸그룹 프로덕션의 정수를 정갈하게 종합해낸 결과물과도 같았다. 기획 당시 “소녀시대와 f(x)의 중간”을 표방했다는 전언대로, 하츠투하츠는 f(x)에서 확립되었다고 할 수 있는 SM의 탈-가요적 프로덕션(관련해서는 김영대의 “4 Walls” 평을 참조)과 작사가 켄지의 소녀론(관련해서는 김윤하의 아티클을 참조)을 소녀시대가 보여주었던 다인조 그룹의 활기와 제련된 퍼포먼스로 제시해왔다. 진자 운동을 하듯 f(x)의 신비로운 이미지(‘The Chase’, ‘Focus’)와 소녀시대의 당차고 친근한 이미지(‘Style’, ‘Rude!’)를 번갈아 오가기도 했는데, 이러한 평행한 콘셉트 제시법은 레드벨벳의 데뷔 초기를 떠올리게도 한다. 수록곡의 경우 S.E.S.와 밀크의 오마주와도 같았던 ‘Pretty Please’, 알앤비 소울에 기댄 레드벨벳의 섬세한 감수성을 상기시키는 ‘Butterflies’, ’Flutter’ 등 SM식 걸 팝의 노하우가 엿보이는 트랙들을 다수 선보이기도 했다. (‘걸’ 그룹보다는 ‘디바’로서의 정체성이 강했던 천상지희, 정통 SMP 보이그룹의 프로덕션 방식을 따른 에스파는 일단 논외로 하자.)
이러한 가운데 발매된 “Lemon Tang”은 다소 이질적인 앨범이라 할 수 있다. SM의 유산을 강조했던 전작들과 달리, “Lemon Tang”은 흥미롭게도 SM보다는 SM 바깥 케이팝의, 특히 3세대 걸그룹식 버블검 팝의 유산을 적극 포섭하고자 하는 시도로 들린다. 타이틀곡 ‘Lemon Tang’은 컨셉을 막론하고 유려함으로 무장해 있던 기존 타이틀곡들과 달리 단선적인 멜로디와 펑펑 터지는 사운드, 파트 간의 분절성이 도드라지는데, 이러한 모종의 산란함은 트와이스, 아이오아이, 아이즈원 등 3세대를 주도했던 다인조 그룹들의 캐릭터 운용법을 연상케 한다. “예쁜 애 옆에 또 예쁜 애” 같은 수식어(관련해서는 퀴비의 있지 “IT’z Different” 단평에 수록된 트와이스에 대한 코멘트를 참조)를 동반하고, ‘킬링 파트’라는 표현을 보편화시켰던, 특색있는 캐릭터의 멤버와 파트를 현란하게 교차시키며 감각 과잉을 촉발했던 연쇄 작용이 ‘Lemon Tang’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더 정확하게는 3세대의 작법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을 넘어 한껏 더 소란스럽고 역동적으로 변용했다는 인상인데, 그러한 점에서는 위키미키(‘I don’t like your Girlfriend’), 라잇썸(‘Vanilla’), 케플러(‘We Fresh’) 같은 그룹들의 넘버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수록곡 역시 3세대 걸그룹 버블검 팝의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 곡들로 가득하다. 쨍한 질감의 사운드 가운데 재잘거리는 챈트와 사근사근한 보컬 파트가 교차되는 ‘15-LOVE’와 ‘Heart Emoji (♡)’에서는 아이즈원을, 로킹한 애니송과 ‘카와이 DNB’ 부류의 향취가 밴 ‘처음투성이‘에서는 여자친구와 데뷔 초기 프로미스나인을, 천진난만한 멜로디 및 촘촘한 화성과 탱탱한 리듬 세션 간 텐션이 두드러지는 ‘Secret Recipe’에서는 오마이걸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방향성을 달리한, 다소 과감하고 언뜻 뜬금없어 보이기도 하는 선택의 연유가 무엇일까. 우선 애초에 멤버들 간 음색의 편차가 적은 팀의 보컬 팔레트가 소녀시대보다는 트와이스, 아이즈원에 더 가까웠기에, 이러한 방향성의 전환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보다 더 주목하고 싶은 것은 그보다 큰 시대적인 흐름이다. 어쩌면 하츠투하츠가 1년차 때 보여주었던 SM 레거시에의 천착은 처음부터 SM 30주년이라는 기획사의 미시사를 넘어 4세대 아이돌의 흥망성쇠를 지나보낸 케이팝의 거시사 맥락에서 도출된 순리적인 선택이 아니었을까.
2020년 발행했던 세대론 아티클에서 나는 4세대 아이돌을 (케이팝의 국경을 허물며 ‘케이팝의 탈영토화’를 이뤄낸 3세대 이후) 대륙과 국가의 경계에 일절 구애받지 않는 케이팝의 새로운 지평이 열린 ‘케이팝의 재영토화’ 시기로 정의한 바 있다. 4세대의 케이팝은 빌보드 차트로 대표되는 서구권 팝에 위화감 없이 스며들게 되었고, 반대로 동시기 해외 팝에서는 케이팝의 영향을 받은 듯한 작업물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근 몇 년 사이 케이팝 기획사와 해외 음반사 간 합작으로 탄생한 XG, 캣츠아이와 같은 그룹들이 글로벌 시장에 안착했고, 세계 각지에서 케이팝을 적극 참조하고 변용해낸 듯한 퍼포먼스형 그룹들이 부쩍 더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케이팝이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질문은 “‘케이팝’만이 할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이다. 전통적인 케이팝 프로덕션에서 벗어난 곳에서 모종의 ‘케이팝-스러운’ 것을, 심지어 기존 케이팝의 해외 진출보다도 더 잘 현지 사정에 맞도록 변형하여 내놓을 수 있게 된 현재, 전통적인 케이팝 프로덕션이 어떠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내놓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표현이긴 하나) 거칠게 말하자면 케이팝 ‘대체재’가 있는 상황에 여전히 케이팝의 유효한 효용을 제시하는 것이 현 세대 한국의 케이팝 기획사들이 마주한 과제라 할 수 있다.
그러한 면에서 서구 시장과의 동기화가 본격화된 4세대 이전 3세대의 복고를 꺼내든 하츠투하츠의 이번 컴백작은 애초에 이 그룹이 “SM만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과시를 넘어 “케이팝만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임을 암시하는 듯 보인다. 크게 묶어보자면 노골적으로 1~2세대 복고를 표방했던 예나의 ‘캐치 캐치’나 2세대 케이팝 미학을 재료 삼아 독보적인 디스코그래피를 구축한 더 딥의 지향과도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는 올데이프로젝트, 코르티스, 롱샷, 키비츠, 웨이프 보이즈 등 기존 케이팝의 양식을 어느 정도 탈피하려는 ‘안티-케이팝’의 흐름과 대립쌍을 이루기도 한다.) 레퍼런스의 확장이 아직은 다소 어색하게도 느껴지지만, SM이 하츠투하츠를 통해 그리는 차세대의 청사진이 자사의 유산 집대성 그 이상이라는 것만큼은 분명하게 드러나는 듯하다. 하츠투하츠가 SM 안팎의 케이팝 레거시를 어떻게 조합하며 새로움을 제시해 나가게 될지 앞으로를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앨범이다.

RE:BOOT [눈물 이후]
K타이거즈 엔터테인먼트
2026년 6월 23일

비눈물: “‘눈물이 난 채로 걷는 게 나다운 거라서’는 최근 케이팝에서 익숙해진 청춘 팝 록의 벅찬 문법을 빌리면서도, 그 방향이 클라씨에게 꽤 자연스럽게 맞아 떨어진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처음부터 이런 모습을 보여줬어도 어색하지 않았을 만큼, 밴드 사운드 위로 곧게 뻗는 보컬과 위로의 정서가 팀의 새로운 장점으로 자리 잡는다.” (“Weekly : 2026년 6월 4주차” 中)

GOLDEN HOUR : Part.5
KQ 엔터테인먼트
2026년 6월 26일

예미: 그 어떤 장르를 가져와도 뜨거운 퍼포먼스로 칼날을 벼려내던 에이티즈는, “GOLDEN HOUR : Part.5”의 첫 두 곡을 통해 라틴팝에도 본연의 애티튜드를 적용하여 돋보이는 결과물을 냈다. 브라질리언 펑크(Funk)를 가져온 첫 트랙 ‘BAD’는 굳이 깎아내지 않은 퍼커션과 보이스 샘플, 일부분에 더해진 신스라는 미니멀한 구성 위에 멤버들의 목소리로 장르 특유의 댄서블함을 순도 높게 재현했다. 두 번째 트랙 ‘MAMACITA’는 라틴 트랩의 골격 위에 마리아치풍 브라스와 피아노 사운드를 올려 영화 〈코코〉를 연상케 하는 토속적인 무드를 꾸려냈다. 두 곡 모두 멜로디에서 하행 전개를 빈번하게 사용하고 ‘BAD’에서는 프리지안 도미넌트 스케일을 활용하는 등 라틴 요소를 더했으며, 가사에 케이팝으로서는 이례적인 분량의 스페인어 여흥구를 (“Tú me tienes loco”, “Ven aquí, bella” 외 다수) 포함하기도 했다.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라틴에 진심이 되게 했을까? 이들은 2023년 상파울루에서 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라틴아메리카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은 그룹이었기에, 라틴아메리카 팬심에 대한 화답을 준비했을 수도 있다. ‘BAD’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미국 여배우 체이스 인피니티가 팬덤 에이티니를 (특히 국적 측면에서) 대표할 만한 얼굴임을 고려한다면, 북미에서도 사랑받는 라틴 팝을 통해 아메리카 전역의 팬들에게 다가가려 노력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무대를 보면, 라틴 팝의 뜨거움이 에이티즈 특유의 에너지와 연결되면서 팀의 피지컬적인 강점을 크게 돋보이게 한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중요해 보인다. 이처럼 고순도의 라틴 팝을 소화하는 에이티즈의 모습에서 케이팝이 아메리카 대륙과 관계 맺는 방법을 읽어낸다면,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케이팝의 위치와 현황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V8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2026년 6월 29일

퀴비: 하이퍼팝(혹은 디지코어), 블로그 하우스, 인디 슬리즈··· V8의 앨범을 듣다 보면 근래 국내외 전자음악계를 뜨겁게 달군 숱한 키워드들이 떠오른다. 시의성 있는 콘셉트에 걸맞은 적절한 프로듀서 라인업을 꾸려 만들어낸 앨범이라 할 수 있는데, 사실 이 앨범이 더욱 특별한 점은 트렌디함 자체보다도 궁극적으로 트렌드가 동원된 맥락이 매우 선명하다는 데에 있다. 팬들과의 추억을 녹여낸 첫 번째 트랙 ‘Friend’, 세븐틴으로서 살아온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마지막 트랙 ‘rat race’에서 단적으로 나타나듯 앨범을 채운 내러티브는 다분히 회고적이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를 자연스럽게 오가는 발화 양식 역시 이를 뒷받침하며, 교복을 입고 셔플댄스 퍼포먼스를 하는 음악방송 무대는 이들의 스타일링과 퍼포먼스 역시 두 사람의 성장사의 한 단면을 담아낸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즉 “V8”은 단순히 인디 슬리즈 ‘리바이벌’의 시류를 좇은 결과물이라기보다, 퍼포머 자신들의 인디 슬리즈 시기를 길어올린 결과물로 느껴진다. 00~10년대 가수가 되기를 꿈꿨던 이들이 20년대 궤도에 올라선 아이돌 스타가 되기까지의 내밀한 서사를 펼쳐보인 앨범인 것이다. V8의 데뷔 EP는 자신의 정체성을 정리한 회고록이야말로 미래의 청사진을 또렷하게 그려보이는 가장 강력한 선언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개인의 삶에 대한 성찰을 연료 삼아 산업을 환기할 에너지를 생성해낸, 2026년 케이팝의 기억할 만한 모멘텀이다.

OXY_GEN
AOMG, H1GHR MUSIC RECORDS
2026년 6월 30일

퀴비: “키비츠는 ‘걸 크루’라는 표어를 내세우는데, 핸드 마이크를 앞세워 꽉 짜인 안무보다 자연스러운 가창 소화에 역점을 둔 타이틀곡 ‘OXY’의 퍼포먼스는 선공개곡 때보다도 이들의 지향점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빠른 템포와 선명한 메인 테마 위에 올라타 상쾌하게 질주해나가는 ‘OXY’의 기세가 꽤나 매력적이다.” (“Weekly : 2026년 7월 1주차”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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