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방분석 노동 : 2014년 5월 넷째주 인피니트 – Last Rom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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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SBS

인피니트가 정규 2집을 내며 컴백했고, 5월 넷째 주 음악방송들에서 컴백 무대를 선보였다. 세월호 참사 이후 결방을 이어가고 있는 <뮤직뱅크>를 제외하고, <인기가요>, <음악중심>, <엠카운트다운>의 ‘Last Romeo’ 무대들을 훑어보며, 인피니트가 들고 온 콘셉트를 각 방송이 어떻게 소화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인기가요> 2014년 5월 25일자

<인기가요>는 기본 안무 대형을 삼각으로 설정하고, 손을 앞으로 뻗는 등 공격적인 안무의 특성에 조응하여 광각렌즈로 입체감을 과장시킨 장면들이 눈에 띈다. 광각렌즈를 단 카메라를 지미집(Jimmy Jib)에 얹고 하이앵글로 피사체를 담으면서, 대형의 꼭짓점에 서서 자신의 파트를 부르는 멤버를 강조하는 쇼트를 포착한다. 이 컷의 앞뒤로, 안무대형에서 디테일을 표현하는 멤버들의 쇼트를 내보내며, 안무 전체상과 운동감을 능숙하게 그려낸다.

또한 양 사이드에 있는 멤버가 파트를 담당하고 있을 경우엔, 프레이밍과 무빙으로 해당 멤버의 위치를 강조한다. 화면상 왼쪽에 위치한 멤버가 노래를 할 땐 그를 주로 프레임 왼쪽에 위치하게 한다. 그리곤 안무의 디테일을 표현하는 쇼트는 대형의 오른쪽에 있는 멤버들로 잡아 균형을 맞춘 뒤, 왼쪽으로 패닝-트랙킹 하며 파트 담당 멤버에게 돌아옴으로써 좌표를 인식하게 만든다.

곡이 후렴구로 진입하여 합창을 하게 될 경우 빠른 줌인과 커팅으로 멤버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강조한다. 그 와중에 풀샷-트랙킹으로 이 쇼트들을 묶어서, 디테일과 전체를 함께 제시함과 동시에, 군무가 보여주는 규모와 운동감의 쾌를 훌륭히 잡아낸다.

후반부로 가며 음악의 감정선이 상승함에 따라 천정에서 무대로 쏟아져 내리던 조명은 좀 더 강렬한 빛을 내어 빛줄기를 만들고, 그 움직임 또한 격렬해진다. 이 새하얀 빛줄기는 인피니트의 무대 의상에 완벽히 조응한다. 갈수록 강렬해지는 조명은 새하얀 빛으로 무대배경을 대체하고, 곡이 끝나 멤버들이 포즈를 취하며 멈출 때 그 사이사이를 채우며 화사한 시각적 쾌감을 안긴다. 더불어 이 조명은 어설펐던 무대 미술의 한계를 보충하는데, ‘Last Romeo’ 뮤직비디오의 세계가 표현하던 국적불명의 고딕적인 판타지를 그럴싸하게 표현해내는 것이다.

<음악중심> 2014년 5월 24일자

<음악중심>은 <인기가요>와 비교할 경우 인피니트 멤버들의 안무의 박력이 눈에 띄게 떨어져 보인다. 이는 실연자의 문제라기보다, <인기가요>의 카메라가 빠른 커팅과 카메라 워크로 만들어낸 박진감이 <음악중심>에는 없기 때문이다.

<음악중심>은 안무 전체상과 디테일, 파트 담당을 비추는 카메라 위치에는 딱히 단점이 없다. 신체 일부 등을 클로즈업해 리듬감을 부여하는 등, 유효한 시도를 선보이기도 한다. 허나 카메라 워크의 속도가 음악에 조응하지 않아 무대가 다소 권태로워 보이고, 실연자의 육체적 한계가 고스란히 노출된다. 때문에 <인기가요>에 비해 안무 자체에 대한 감상은 더 수월할 수 있겠으나, 목적을 상실한 채 기계적인 움직임을 반복하는 카메라 워크들 – 박자를 무시하고 반복되는 줌인-아웃, 어색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사각 앵글 등이 민망한 순간들을 안긴다.

<엠카운트다운> 2014년 5월 22일자

<엠카운트다운>의 경우 무대미술을 통해 ‘Last Romeo’ 뮤직비디오 세트 미술의 의도를 가장 근사하게 가져왔다. 샹들리에와 촛불 등을 강조하고 무대 조명의 조도를 낮춰, 무대에 서 있는 멤버들의 근사한 이미지를 끄집어낸 인상적인 인트로를 선보인다.

이후 화면 하단에 관객의 뒷모습을 걸고, 멤버 전원을 수평으로 잡은 풀숏처럼 널찍한 화면을 위주로 진행된다. 그럼에도 <음악중심>처럼 안무의 역동성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커팅이 안무 디테일에 칼 같이 맞춰져 있고 카메라 워크가 리듬과 박진감을 효과적으로 자아내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중간중간 로우앵글로 바스트샷을 잡아 인상적인 순간들을 박아넣는다.

<엠카운트다운> 연출의 주축이 되는 것은 프레임 하단에 방청객의 뒷모습을 건 풀샷과, 무대 바로 앞 카메라에서 로우앵글로 잡은 쇼트들이다. 즉, 화면에 보이는 방청객의 시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쇼트들이다. <인기가요>의 시점이 카메라 워크와 편집으로 퍼포먼스의 운동감과 인상을 적극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초점을 둔 시청자 맞춤형인 것과 달리, <엠카운트다운>은 무대 바로 앞 스탠딩 관객의 현장감을 재현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인기가요>는 자신들이 이미 구축해놓은 빠른 커팅과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로 컴백 무대부터 ‘Last Romeo’ 퍼포먼스를 능숙하게 받아냄과 동시에, 광각렌즈로 퍼포먼스의 특성을 과장시키고 조명 연출을 통해 효율적으로 콘셉트를 구현해냈다. <음악중심>의 경우, 다른 음악방송이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 워크를 그 용례에 대한 파악 없이 차용하여 발생하는 민망함 탓에, <음악중심>의 장점으로 곱씹을 만한 지점들을 날려버렸다. <엠카운트다운>의 경우 뮤직비디오에서 제시한 콘셉트를 세심하게 수용한 무대 미술을 선보였고, 방청객 시점을 구현하며 현장감을 전달하려는 초점을 맞춘 연출로 인기가요와는 다른 재미를 보여줬다. <엠카운트다운>의 29일 ‘Last Romeo’ 무대에서는 <인기가요>가 인상적으로 제시한 조명 연출을 수용하여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음악방송이란 게 컴백 후 방송 회차가 늘어갈수록 단점들을 내부보완하고, 타 음악방송을 참조 및 차용하며 완성도를 높여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이제 곧 시작할 <인기가요>가 타 음악방송에 어떻게 화답하는지 눈여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엠카운트다운> 2014년 5월 29일자

“음방분석 노동”은 제목처럼 음악방송을 분석하는 성실한 노동과 편향적 빠심의 연재물이다. K-Pop의 가장 찬란한 순간을 갱신해 나가는 <인기가요>에서 가장 훌륭했던 무대 하나를 선정한 뒤, 다른 음악방송과 비교해 본다.

음방분석 노동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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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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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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