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발매된 아이돌 뮤직비디오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들을 꼽았다. 게재는 발매일자순.
오마이걸 – 비밀정원
심댱: 기대에 부푼 눈으로 가능성의 정원을 가꾸는 오마이걸을 꼭 마음에 들이십시오. 그들의 시선을 빌려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을 테니까요.
마노: 가사 내용처럼 ‘불가능한 꿈들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눈부시게 그려낸 곡의 브릿지 이후 장면들은 가슴이 벅차기까지 하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눈물 짓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NCT U – Baby Don’t Stop
마노: 색상도 장치도 기교도 최소한으로 하고 오롯이 두 멤버의 움직임에 집중한 화면 연출은 아이돌 뮤직비디오에서 기대해야 할 A며 Z다. 텐과 태용의 비슷하면서도 대조적인 춤선을 감상하는 묘미까지.
텐 – New Heroes
심댱: 자유로운 움직임에서 뿜어 나오는 아우라가 매 순간을 무대로 만들어 ‘텐이 가는 곳, 그곳은 런웨이가 된다.’는 명제를 실현했다. SM이 낼 수 있는 최대치의 가성비가 인상적인데, 말 그대로 텐이 다 해버렸거든요.
마노: 텐의 재능이 정말로 다 해버렸다. 그 이상 달리 수식할 만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어쩌면 모든 것은 그의 존재감을 한층 경외롭게 만들기 위한 빅픽처였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유선호 – 봄이 오면
심댱: 유선호의 싱그러움을 따스한 톤으로 담아낸 수작. 유선호를 설명하려면 이 뮤직비디오가 적당한 답이 될 것이다. 때를 타지 않은 흰 양말처럼, 어딘가 있을 듯하지만 어디에도 없는 보송보송한 얼굴의 소년이 그 프레임 안에 있잖아요.
Hyo – Sober
마노: 여러 종류의 다양성을 긍정하는 임파워링 메시지를 녹여낸 시도만으로 도저히 외면할 수 없게 만든다. 2018년의 가장 잘 만든 뮤직비디오는 아닐지언정, 가장 의미 있는 뮤직비디오임은 확실하다.
드림캐쳐 – You And I
마노: 가슴에 ‘흑마법사’를 한 번이라도 품어본 이라면 더더욱 이 뮤직비디오의 음산한 마성으로부터 도망치기 어려울 것이다. 오컬트를 비롯한 온갖 서브컬처 코드에 팀의 ‘악몽사냥꾼’ 서사를 버무린 뒤 자본력으로 마무리한 새로운 혼종.
샤이니 – I Want You
스큅: 카메라워크와 그래픽은 물론 이를 천연덕스럽게 소화하는 멤버들의 연기력까지. 90년대 이미지를 현대적 미감으로 포장하며 SM표 힙스터 에스테틱의 집약체를 보여준다. ‘1 of 1’보다 한층 더 대담해진 (‘레트로 퓨처’가 아닌) ‘컨템포러리 레트로’. 개인적으로 화질은 480p 이하로 보기를 추천한다.
블랙핑크 – 뚜두뚜두
서드: 케이팝 씬에 뮤직비디오 어워드가 있다면 2018년의 미술상은 이 뮤직비디오가 수상했어야 한다. 정말이지 미술팀의 혼을 갈아 넣은 듯한 소품과 디테일. 훌륭한 조명과 촬영, 그리고 멤버들의 퍼포먼스가 더해져 블랙핑크만의 럭셔리한 이미지를 완벽히 구현했다.
트와이스 – Dance The Night Away
서드: 영화 속 캐릭터 코스프레도 없고 장소도 세트장이 아니다. 모처럼 해변에서 신나게 놀고 모래사장 위에서 춤을 추는 트와이스의 모습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온다. 촬영이지만 물놀이를 하면서 멤버들도 조금이라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즐기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그 옛날 보아의 ‘아틀란티스 소녀’처럼 약간의 신비함마저 느껴진다. 여름 시즌송에 알맞는 청량함과 시원함이 화면 속에 잘 담긴 뮤직비디오다.
효린 – 바다 보러 갈래
심댱: 이국적인 공간의 여름, 그 공기까지 사로잡았다. 열기로 일어난 아지랑이부터 희부연 화면에서 느껴지는 습기, 그리고 선캡을 쓴 스윔수트 차림의 그의 몸짓까지 온통 여름이다.
방탄소년단 – Idol
스큅: 맥락없이 키치하게 끼워넣은 ‘케이’, ‘팝’, ‘아이돌’ 이미지의 향연. 세 이미지를 분절하고 또 통합하며 ‘케이팝 아이돌’에 관한 온갖 판타지를 충족시키고 또 교묘히 배반한다. 케이팝의 탈-케이팝 흐름의 새로운 표지. 소위 ‘BTS-팝’은 성립하는가.
선미 – 사이렌
스큅: 경고등은 결국 자아를 비추는 전조등이 되었다. 끊임없이 자아상을 굴려가는 아티스트 선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NCT 127 – Irregular Office
스큅: 북미진출에 대한 야욕으로 점철된 본 뮤직비디오보다 ‘캐해석’만큼은 티저 영상이 한 수 위였다. 멤버들과 팀은 물론 타이틀곡에도 딱 맞아떨어지는 오피스 콘셉트가 일품. (사이버펑크 레트로퓨처 시티 뒷골목의 한탕주의 날라리보다는 야근에 찌들어 쪽잠 가운데 환락을 꿈꾸는 오피스 워커야말로 서울의 이미지가 아닌가.) 적어도 한국어 버전 뮤직비디오는 티저의 연장선상으로 밀고 나가도 되지 않았을런지.
프로미스나인 – Love Bomb
스큅: 멜론을 폭파시켜버리는 엠넷의 패기란…
서드: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화면에 보이는 건 머리 위에서 불꽃이 타 들어가는 폭탄의 심지와 카운트다운되고 있는 타이머. 영화라면 극도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장면이지만 이 뮤직비디오에서 폭발하는 것은 멤버들의 귀여움과 상큼함뿐이다. 마지막에 덤으로 폭발하는 멜론은 의도가 무엇이건 묘한 쾌감(?)을 주기도.
NCT 127 – Regular
서드: 세상 처음 보는 듯한 낯선 서울을 보게 된다. 애니메이션에나 나올 법한 가상의 도시를 다시 실사화 해서 뮤직비디오로 옮겨 놓은 듯한 풍경과 그에 어울리는 미소년들의, 이세상 것이 아닌 듯한 힙(Hip)함을 한 번 느껴 보시라.
K/DA – Pop/Stars
마노: 케이팝인가? 라는 의심은 접어두자. 이것은 고도로 정교하게 재현된 ‘버추얼 케이팝’ 그 자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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