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7일 오후, 첫 정규 앨범 발매를 앞두고 여러 기자와 진행한 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츄를 만났다. 이미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얼굴로 사랑받고 있는 츄는, 이번 앨범을 통해 자기 목소리의 매력을 더욱 널리 알리고 싶다는 당찬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터뷰 시작 전, “노래 가사가 좋아서 꼭 직접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라며 한명 한명에게 직접 ‘XO, My Cyberlove’의 가사지를 나눠주는 모습에서 인간적인 면모와 함께 이번 앨범에 대한 애정과 진지한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인터뷰: “저의 새로운 표현들을 보여드리고픈 마음이 큽니다“
Q: 정규 앨범을 발매했는데, 간단한 소감 부탁드립니다.
이번 정규 앨범에는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했던 저의 새로운 표현들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수록곡 중에서 ‘Canary’나 ‘Cocktail Dress’ 같은 곡에서는 지금까지 들려드렸던 적이 없는 보컬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갔습니다. 이번에 제 정규 앨범을 통해서 꽉 찬 제 보컬들을 남김없이 시도해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Q: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내러티브)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람은 스킨십이나 감정 표현으로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반면에 AI와 디지털 시대인 지금은 텍스트 그리고 감정 표현 대신 이모지나 이미지, 영상들로도 사랑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잖아요. 그런 식으로 사랑을 주고받는 시대의 변화가 이 앨범의 배경이고 거기에 맞춰 변화해 온, 굉장히 다양한 사랑의 방식들을 곡마다 다른 방향성으로 보여드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수록곡인 ‘Canary’는 노랫소리로 탄광의 위험을 알리는 카나리아처럼 작고 연약한 존재이지만 무언가를 지킬 때 포용하는 강렬한 감정이 들어가 있는 또 다른 사랑의 방식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첫눈이 오면 그때 거기서 만나’는 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은 저만의 다정함과 사랑의 방식을 표현한 곡입니다.
Q. 뮤직비디오에 대한 비하인드나 츄가 바라본 입장에서의 줄거리를 얘기해주세요.
뮤직비디오를 찍으며 가장 재미있었던 점은 스스로 AI인 줄 모르는 AI를 연기했다는 거예요. 사람과 사랑에 빠져 감정을 배워가다 나중에야 자신이 AI임을 알아차리는 순간이 오거든요. 이 스토리는 ‘이미 우리가 AI처럼 사랑하고 있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말보다 텍스트가 당연해지고 직접적인 표현에 소극적인 우리의 모습, 그 안에서의 기다림과 로맨틱한 슬픔을 담고 있습니다. 사인을 보내지만, 결국 닿지 않는 신호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슬퍼하는 스토리예요. 반전으로 마지막에 땅을 파는 행위는 사실 ‘접속하려는 힘’을 의미해요. 상대가 먼저 접속해 주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존재로서 연결되고 싶은 욕구를 표현한 거예요.
Q. 정규 앨범은 특히 다른 의미를 가지는데,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츄 자신이 얼마나 아이디어 참여를 했는지, 곡을 수급할 때 어느 점에 집중했는지 궁금합니다.
타이틀 곡을 딱 데모로 듣자마자 앨범의 중심이 될 만한 곡이라고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XO, My Cyberlove’가 제목인 만큼 다른 형태의 사랑들을 함께 녹여내서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사랑으로 풀어내기 잘 어울리는 곡들에 욕심을 냈었던 것 같아요. 정규 앨범인 만큼 그 9곡을 듣는 와중에 질리지 않고 다음 곡에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도록, 함께 여행한 듯한 기분으로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정규 앨범을 만들 때 사실 외적인 부분이지만 의상 같은 것도 좀 독특했으면 좋겠기에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제가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녹음하는 방식도 제가 평소에 했었던 것처럼 노래에만 집중한다기보다 노래 전체적인 분위기나 그다음 곡과도 어울릴 수 있도록, 감정 표현이나 가사가 좀 더 전달될 수 있도록 더 부드럽게 녹음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Q. 앨범 테마를 사랑으로 정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감정이기도 하고, 인간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거나 평생 느낄 감정이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 주변에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들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것도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그 사랑을 내 걸로 만들어서 나의 원동력이나 동기부여로 만드는 것도 정말 재미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없어선 안 되는 존재가 사랑인 만큼 그 사랑을 해석하는 시선을 좀 녹여보고 싶었어요.
‘XO, My Cyberlove’처럼 다양하고 색다른 시선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내가 목숨을 바쳐서라도 사랑해 주고 싶은 존재를 위해 노래하는 ‘Canary’라든지 아니면 ‘Limoncello’처럼 레몬처럼 산미가 느껴지게 중독적이고 매력적이게, 통통 튀는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고, ‘Teeny Tiny Heart’처럼 상대방한테 내가 좀 편안한 보금자리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라든지 되게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느껴볼 수 있어서 되게 재미났었던 것 같습니다.
Q. 카나리아(Canary)에 되게 이입이 많이 되시는 것 같아요.
사실 들으면서도 몇 번 울컥울컥해서 이 곡을 엄청 애정하는 것 같아요.
Q. ⟨더 시즌즈-10CM의 쓰담쓰담⟩에서 10CM 님을 만나서 같이 무대했던 경험은 어땠는지?
유튜브에서 같이 했었던 적은 있었지만, 무대에서 한 건 처음이라 너무 큰 영광이었고 원래도 10cm 선배님들 노래를 되게 좋아해서 리무진 서비스나 이런 타 방송에서도 불러본 적이 있을 정도로 즐겨 듣는 가수 선배님이세요. 그리고 아이유 선배님도 좋아하다 보니까 ‘잔소리’ 는 제 노래방 애창곡이거든요. 그 노래를 무대 위에서 본격적으로 제가 존경하는 아티스트 선배님과 부르니까 되게 기분이 좋았어요. 그리고 특히나 (권정열 선배님과) 음색이 잘 어울린다는 평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기회가 되면 꼭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Q. ⟨더 시즌즈-10CM의 쓰담쓰담⟩에서 타이틀 곡 무대를 먼저 선공개하셨습니다. 그 라이브 영상을 보고 왔는데, 노래할 때 무대에서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혹시 있었는지, 그리고 이번 곡이 지금까지 타이틀 곡 중에는 부르기 얼마나 어려웠는지 궁금합니다.
이번에 더 시즌즈에 나가서 제가 긴장을 많이 했었더라고요. 노래 선곡할 때 시간이 조금 없기도 했고 ‘내 손을 잡아’처럼 제가 평소에 많이 불러본 적이 없는 곡들까지 부르게 되면서 잘 부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던 것 같아요. 워낙에 노래에 진심인 만큼, 많이 떨리더라고요. ‘XO, My Cyberlove’는 (츄의 타이틀 곡 중에서는) 부르기 어려운 순위는 사실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대중 앞에서 불러본 게 처음이라서 엄청나게 긴장했던 것 같습니다.

Q. 노래하실 때 진성 가성을 잘 넘나드는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 듣는 분들도 좋게 듣고, 해가 지날수록 좀 더 자신 있게 잘 부른다고 느껴졌습니다. 보컬 연습 같은 경우 어떻게 노력하는지?
저는 감사하게도 이달의 소녀로 갑자기 데뷔하게 된 케이스라 보컬 트레이닝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장단점을 명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데뷔하다 보니 자신감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룹 활동을 하면서도 계속 저의 색깔을 찾고 싶었는데, 솔로 활동을 하면서는 보컬부터 완벽하게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에 끊임없이 레슨을 받으며 저만의 스타일을 찾아봤던 것 같습니다.
여러 선생님을 만나기도 하며 제자리걸음이라 생각했던 보컬에서 조금씩 미묘한 변화가 보일 때마다 더 재미를 느끼고 활동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그런 노력을 통해 이번 정규 앨범에서 조금 더 많이 성장한 저를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공들여 찾은 저만의 색깔과 성장이 대중분들이나 팬분들에게도 잘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Q. 자작곡에도 조금 욕심이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 곡을 만들고 부르는 입장에서 가수로서 앞으로 어떠한 방향성이나 역할을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곡을 완성도 있게 만들어본 적은 없어요. 원하는 코드나 분위기를 만들어보기 위해 기타 레슨을 병행하고, 책을 읽으면서 글귀를 제 식대로 다시 풀어보거나 제 감정들을 일기로 쓰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공감이 될 만한, 솔직한 감정들을 풀어내는 거에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친한 친구들한테 장난으로 ‘이때 이런 일이 있었어’ 하면서 보여주면 ‘좀 더 늘려서 가사로 쓰면 너무 재밌을 것 같다’라고 말해준 적도 있었습니다. 또 어쿠스틱도 좋아하고, 대중가요나 밴드 사운드도 너무 좋아해서 다양한 장르로 제 노래를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리뷰: 츄가 보내는 사랑의 네트워크, 너머를 그리는 섬세한 목소리
츄의 솔로 연대기는 단순한 홀로서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미니 1집 “Howl”에서 그녀는 외딴섬에 고립된 외계인(‘Aliens’)이자, 깊은 물 속에서 위태롭게 구조 신호를 보내는(‘Underwater’) 관찰자였다. 이어지는 미니 2집 “Strawberry Rush”는 그 신호를 받아 내면의 용기를 끌어내 외부 세계로 질주하는 확장의 시기였다면, 미니 3집은 내부의 슬픔을 들여다보고(‘Only cry in the rain’) 함께 극복하며 북돋아 주는(‘No more’) 공감의 정서에 닿아 있었다. 이번 정규 1집 “XO, My Cyberlove”는 그간의 서사가 하나로 모여 사랑으로 확장된 결과물이다.
사람들은 흔히 츄를 여러 미디어에서 비친 이미지나 이달의 소녀 시절의 시원한 고음으로 기억하지만, 이번 앨범은 그녀가 가진 다재다능한 음색의 스펙트럼에 집중한다. 타이틀곡 ‘XO, My Cyberlove’는 츄 특유의 간드러진 음색이 곡의 기승전결을 주도한다. 일정한 곡의 구성 안에서 변동과 진폭을 만들어내는 것은 화려한 편곡이 아니라, 섬세하게 떨리는 츄의 목소리에 담긴 감정선이다. 앨범의 테마인 사랑의 다각적인 면모를 펼쳐 보이면서, 세부적인 표현을 통해 보컬리스트로서 츄가 가진 가능성을 드러내어 대중과의 접점을 넓힌다.

앨범의 수록곡들은 마치 여러 색깔의 옷이 담긴 옷장처럼 기능하며 츄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위태로운 절벽 끝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율을 노래하는 ‘Canary’, 그간 시도하지 않았던 낯선 저음과 고혹적인 톤을 보여주며 제목값을 톡톡히 하는 ‘Cocktail Dress’, 그리고 촉촉한 R&B 감성으로 보컬의 수분감을 더한 ‘Heart Tea Bag’까지. 츄는 자신의 강점이 단순히 음역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곡의 무드에 맞춰 자유자재로 변주하는 음색의 질감에 있음을 증명한다. 자신의 한계를 부지런히 갱신해 온 보컬리스트로서의 성실함이 나타나는 지점이다.
대중이 소비하는 츄의 이미지는 여전히 비타민 같은, 밝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에 머물러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본작은 그 밝음의 기저에 깔린 복합적이고 섬세한 감정의 층위를 포착해 낸다. 낙천적인 에너지뿐만 아니라 내면의 외로움과 위태로움마저 사랑의 한 형태로 수용하는 태도는 정규 앨범에 이르러 더욱 견고해지며 아티스트로서의 깊이를 대변한다. 익숙한 리메이크 트랙이나 일상의 광고에서 보여주던 친숙함을 유지하며, 그 안에 숨겨진 서늘하고도 따뜻한 감각들을 하나둘씩 꺼내놓아 대중적 인식과의 거리를 영리하게 좁혀나간다.
데뷔 앨범부터 지속적으로 언급되어 온 시그널과 연결의 이미지는 이제 “XO, My Cyberlove”라는 거대한 네트워크로 완성되었다. 외딴섬에서 보냈던 절실한 구조 요청은 이제 세상을 향해 건네는 따뜻한 인사이자 사랑의 언어(‘첫눈이 오면 그때 거기서 만나’)로 치환된다. 츄는 본인이 무엇을 잘하는지 알고, 그것을 어떻게 더 아름답게 가공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영리한 아티스트다. 츄가 발신하는 이 반짝이는 디지털 신호를 기꺼이 수신할 때, 우리는 비로소 그녀가 구축한, 다정하고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 리포트 : 츄 “XO, My Cyberlove” 라운드 인터뷰 & 앨범 리뷰 - 2026-02-10
- Weekly : 2026년 2월 1주차 - 2026-02-08
- ⟨케이팝 데몬 헌터스⟩, “케이”팝의 새로운 ‘혼문’을 열다. - 2026-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