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 2016 : 패러다임과 관전 포인트 ①

이미지 ⓒ SM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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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가장 큰 무기는 어쩌면 아티스트의 미모도, 기획력도 아닌 패러다임이다. 아이돌이란 무엇인가, 혹은 아이돌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한 명제를 제시하고 이를 대중적으로 설득해내는 것 말이다. 물론 이에 동의하지 않거나, 성공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이들도 있다. SM의 모험적 시도가 반드시 ‘먹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SM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들이 설정한 의제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움직여 왔고, 그것이 씬 전체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기도 한다. 익히 알려진 SM의 CT(Culture Technology)를 새로이 한다는 〈New Culture Technology 2016〉 프레젠테이션 쇼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1월 27일 오후 3시 SM타운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이 날 행사에는 홀로그램 세트 속에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직접 등장했다. 프레젠테이션은 크게 신규 프로젝트 소개와 신인 그룹 NCT 소개로 나뉘었다. 각 세부사항에서 SM이 제안하는 패러다임과, 대중이 이를 지켜보는 관전 포인트를 정리해 보았다.

New Culture Technology

제목인 ‘NCT’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미 다양한 창구를 통해 소개된 CT를 SM은 네 개의 축으로 설명한다. 캐스팅(C), 트레이닝(T), 프로듀싱(P), 마케팅/매니지먼트(M)가 그것이다. 이를 진일보시킨 개념으로 소개되는 NCT 역시 몇 개의 개념이 동원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소개된 것은 ‘인터랙티브’(I)로, ‘소통’이라 부연 되기도 했다. 기존의 CT가 주로 생산자 입장의 프로세스를 말했다면, NCT의 인터랙티브는 이를 보다 넓은 세계와 연결하는 개념으로 보인다. 신규 프로젝트와 신인그룹 NCT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인터랙티브의 양상은 내부적 소통이라기보다는 외부의 협력자 및 팬과의 소통 경로로 자리하고 있다.

SMTown NCT 2016

인터랙티브! ⓒ SM 엔터테인먼트

Station: 디지털 음원의 진화 모색

매주 1곡씩, 1년 52곡의 디지털 싱글을 공개하는 플랫폼이다. 얼핏 양적인 접근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싱글, 미니앨범, 정규앨범이라는 전통적인 음반 단위를 굳이 언급한 것에서 조금은 다른 맥락이 엿보인다. 이미 2015년에 음반 단위가 적극적으로 해체되는 양상이 자리 잡은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볼 이유가 충분하다. 연간 52곡이라는 양은 플랫폼으로서의 가치와 “월간 윤종신” 시리즈 같은 규칙성에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규모 있는 단일 기획사가 운영하는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는 그 이상일 수 있다. 음반에서 디지털 음원으로,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이행하고도 음악 시장이 여전히 바이닐 시대의 포맷을 외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과 그에 따른 문제점들에 대한 새로운 모색은 아닐까. 그렇다면 주기적으로 발매되는, 스타성 있는 아티스트의, 디지털 싱글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어떤 식으로 차별점을 만들어낼 것인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EDM 레이블과 페스티벌

많은 매체가 보도한 것처럼 EDM 레이블 설립(‘ScreaM Records’), 해외 유명 EDM 레이블과의 공조 및 콜라보레이션, 그리고 페스티벌 개최라는 안이다. 여기서 ‘왜 EDM인가’와 ‘EDM을 어떻게?’라는 두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EDM’이란 용어 자체의 화용론적 의미를 잠시 벗어나 본다면, 노래 중심의 팝 음악의 대척점으로서 클럽 음악은 이미 1990년대부터 SM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EDM은 어떤 의미에서 ‘록과 퍼포먼스의 서사 구조를 클럽 사운드로 구현한 것’으로 정의될 수도 있는데, 마침 그것은 케이팝의 중요한 음악적 배경 중 하나와도 일치한다. 그러한 속성에서 접점을 찾는다면 세계적으로 EDM의 유행이 끝나는 것과는 무관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 ScreaM Records에서 말하는 EDM이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지금 EDM이라 일컫는 음악들과는 장르적으로 조금 다른 것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SM의 브랜드 이미지와 A&R에 다소의 차이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함께 즐기는 퍼포먼스”라는 표현처럼, 노래와 안무가 결정돼 있는 기존의 무대와는 조금 다른 식으로 즐기는 무대를 제시하고 그 일환으로 페스티벌을 개최하려는 의도도 점쳐 보게 된다.

에브리싱, 에브리샷, 바이럴: ‘가장 가까운 놀이터’

이미 익히 알려진 모바일 앱 기반의 서비스들이다. 노래방 앱인 에브리싱(Everysing), 뮤직비디오앱인 에브리샷(Everyshot), 관심사 공유 소셜 앱인 바이럴(Vyrl), 셋 모두 팬 또는 대중이 어떤 형태로든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기할 만한 점은 에브리싱에서 스타와의 듀엣이 가능하다는 점, 에브리샷에서 사용자가 뮤직비디오의 감독 또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바이럴은 50개국어로 자동번역 된다는 점이다.

SMTown NCT 2016

ⓒ SM 엔터테인먼트

루키즈 엔터테인먼트: 팬이 아이돌을 ‘만든다’는 것

팬들이 신인 아이돌의 프로듀싱에 참여하는 형태인 루키즈 엔터테인먼트에는 많은 논점이 있다. 우선 지적하고 싶은 것은 〈프로듀스 101〉을 비롯한 참여형 아이돌이라는 형태다. 아이돌 문화의 숙성이 일으키는 현상 중 하나는 아이돌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의 증대다. 1세대 아이돌들이 ‘어디선가 나타난’ 뒤 방송을 통해 친숙해졌다면, 빅뱅 이후 한동안 아이돌들은 처음부터 리얼리티 방송을 통해 데뷔했고, 일본에서도 오냥코클럽, 모닝구무스메에서 AKB48로의 흐름을 이 같은 논리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든 더 초기 단계부터 팬이 관찰하고 참여하는 방향의 아이돌들이 나타날 것을 점쳐 볼 수 있다.

모바일 앱을 중심으로 한 〈루키즈 엔터테인먼트〉란 기획의 관점 중 하나는,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살짝 언급한 ‘게임’, ‘현실에서의 리워드’란 표현에서 엿보인다. (중요한 제안을 한 사용자는 음반의 크레딧에 프로듀서들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거나 SM에서 채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 즉 현실의 아이돌을 육성하는 과정이지만 그 인터페이스는 일종의 증강현실 게임을 즐기는 감각이라는 것이다. 사용자는 연습생 ‘루키즈’의 멤버들을 관찰하고, 이들의 트레이닝에 관여하며, 제안을 할 수 있다. ‘SM의 트레이닝 시스템을 모바일 앱으로 옮겼다’는 표현을 감안하면, 사용자의 참여는 어디까지나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기준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나리’ 대응 역시 같은 차원에서 구현되지 않을까.) 그러나 게임적 요소를 통해 ‘팬 프로듀싱’의 몰입도를 증대하고, 이를 통해 아이돌에 대한 몰입도 역시 더욱 강화하고자 하는 기획으로 판단된다.

MCN: ‘우리는 할 수 있다’

최근 각광 받는 MCN(Multi Channel Network)은 개인 또는 소규모 생산자들이 만든 컨텐츠를 모아서 보여주는 피키캐스트, 몬캐스트 등과 같은 플랫폼을 말한다. 그러나 생산자 개개인의 지명도, 실질적인 수익 모델 등을 이유로 의문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 SM 소속 셀러브리티들이 출연해, 보이는 라디오, 드라마, 예능, 스포츠 레슨, 뷰티, 패션 등의 컨텐츠를 담겠다는 SM의 MCN은 그래서 대안적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다. 입소문이 나면 히트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수많은 컨텐츠 중 하나로 묻히는 것이 생산자 입장에서 MCN의 문제라면, 팬덤을 보유하고 있고 팬덤 외부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스타들의 컨텐츠는 그 주목도 면에서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자연히, 광고주나 투자자의 시선도 달라질 수 있다. 인기 스타를 많이 보유한 SM이기에 가능한 시도라고도 할 수 있겠다.

반면, MCN의 혁신은 무명의 생산자라 해도 컨텐츠가 재미있기만 하다면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점에 있다고 할 때, 전통적 미디어를 통해 유명세를 쌓은 스타들이 동원된다는 것이 보수적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스타가 등장하면 일단 팔릴 것이라는 생각이 안일하다고 보는 사람도 있겠다. 또한 TV 등에 익숙하고 ‘지켜야 할 것들’이 있는 아이돌들이, ‘일반인 UCC’의 시선으로 자극을 주는 MCN 환경에 적합한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특히 ‘모범생’ 이미지가 강한 SM이기에 말이다. MCN이라 해도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울 정도의 자극을 함부로 던지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건전하고 밋밋한 곳이 될 가능성도 전면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이든, 스타 개개인이 몸에 익힌 선이든, SM의 MCN의 ‘수위’가 어느 정도일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다.

신인그룹 NCT에 관한 내용은 NCT 2016 : 패러다임과 관전 포인트 ②로 이어진다.
미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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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식과 내숭의 외길 인생. 음악 만들고 음악 글 씁니다. f(x)는 시대정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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