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팝이라면 댄스 음악이 거의 전부일 것 같지만, 사실 아이돌 발라드 트랙 중에서도 숨은 명곡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아이돌팝 리스너 중에는 아이돌 발라드 음악만을 즐겨 듣는 경우도 있는데, 그저 우울하고 울고 싶은 날에는 아이돌의 맑고 청량한 목소리가 다른 어떤 보컬리스트의 원숙한 노래보다도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요즘 아이돌 때문에 울 일이 많은 아이돌 팬이라면 함께 들어보자.
빅뱅 – 눈물뿐인 바보 (2006)
데뷔 싱글에 수록된 발라드 트랙. 지금과 달리 아직 여물지 않아 앳된 빅뱅 멤버들의 보컬을 들어볼 수 있다. 듣고 있다보면 왠지 요즘 활발히 활동 중인 신인 위너와 데뷔 준비 중인 아이콘이 떠오르기도.
동방신기 – 사랑아 울지마 (2008)
아이돌 명반으로 꼽히는 동방신기 4집에 수록된 발라드. 동방신기는 H.O.T. 이후 철저히 나뉘었던 멤버별 역할(보컬, 래퍼 등) 분담에서 벗어나 전 멤버의 보컬 참여로 아이돌계의 가창력 상향 평준화를 유도한 팀으로, ‘믿어요’, ‘Love in the ice’ 등 발라드곡이 대표곡으로 꼽히는 몇 안 되는 케이팝 아이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아이유 – 아침 눈물 (2009)
지금은 조금 달라졌지만, 데뷔 초의 아이유는 전형적인 아이돌 보컬의 창법을 사용했다. 미니 2집 타이틀곡 ‘마쉬멜로우’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발라드곡에서 아이유의 보컬이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살피며 듣는 것도 하나의 재미.
엠블랙 – Cry (2011)
엠블랙의 최전성기에 발매됐던 정규 1집에 수록된 발라드 트랙. 여러가지 이유로 덜 알려져 있지만, 메인보컬 지오는 아이돌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수준급 보컬리스트이고, 다른 멤버들도 지오와 큰 이질감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고른 밸런스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이트라이브 특유의 드라마틱한 전개가 엠블랙 멤버들과 좋은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노래다.
N-train – 울면서 울어 (One Last Cry) (2011)
지금은 ‘빅플로’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정균’이 속해있던 아이돌 그룹 ‘엔트레인’의 데뷔곡. 댄스 음악 일색의 아이돌 시장에서 색다른 음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고 한다. 그 승부의 결과가 하필 노래 제목을 따라간 것 같아 울적해지지만, 노래 자체는 그들이 자신감에 차있을 법도 했을 만큼 듣기 편하다.
인피니트 – Crying (Infinite H Feat. Baby Soul) (2011)
정규 1집 “Over The Top”에 수록된 유닛 트랙. 곧 걸그룹 ‘러블리즈’로 데뷔를 앞두고 있는 베이비소울이 참여했다. 아이돌팝이라기보단 차라리 기성 힙합 가수들의 곡에 더 가까워보이는 트랙으로, 이후에 나올 유닛 앨범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역할을 했었다. 두 멤버(동우, 호야)가 직접 작사한 랩 가사는 아직도 많은 팬들에게 인상적인 가사로 꼽히고 있다.
씨스타 – Crying (2013)
어쩐지 의도적으로 같은 창법을 사용한 듯한 네 명의 보컬이 인상적인 R&B 발라드. 아이돌팝 리스너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곡인 데다 앨범 발매 때마다 수록곡까지도 음원 차트에서 승승장구하는 팀인지라 ‘소개’가 무색할 것 같지만, 멤버 효린의 첫 작사 참여작임에도 아무런 어색함이 없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것 같아 추천해본다.
15& – Rain&Cry (2014)
‘이별이 답이라면 문제는 누가 냈는지’라는 명가사를 담고 있는 진정한 ‘숨은 명곡’. 잔잔하게 깔리는 빗소리 위에 흐르는 피아노 선율도 인상적이지만, 이따금 우르릉거리는 천둥 소리 같은 후렴의 드럼 소리가 코를 시큰하게 한다.
그리고 정말로 꼭 추천하고 싶은 노래가 하나 있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리스트에 넣지 못하고 숨겨두었다. 꼭 찾아서 들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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