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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t Listen : 엑소 – “중독 (Overdose)”

이번 회차는 엑소의 “중독 (Overdose)” 미니앨범 특별편으로 구성한다. 수록곡 전체를 트랙 바이 트랙으로 따라가면서 필진들의 의견을 모아보았다.

5월 1일 ~ 10일에 발매된 아이돌 언저리 신작들에 대한 필진들의 단평을 소개하는 자리지만, 이번 회차는 엑소의 “중독 (Overdose)” 미니앨범 특별편으로 구성한다. 수록곡 전체를 트랙 바이 트랙으로 따라가면서 필진들의 의견을 모아보았다.

(EXO-K)
(EXO-M)

엑소 – 중독 (Overdose)
SM 엔터테인먼트, 2014년 5월 7일

1. 중독 (Overdose)

작사 Kenzie, 1월 8일 (K) / Hwang Jung Young Annakid (M)
작/편곡 Harvey Mason, Jr, Damon Thomas, Kenzie, Chaz Jackson, Orlando Williamson, Brit Burton, Rodnae `Chikk` Bell, 유한진

김영대 : 신스로 꽉 채운 후렴은 얼핏 알앤비 피쳐링처럼 들린다. 클랩과 스네어를 교차시키며 리듬의 모멘텀을 잡았지만 A파트는 그걸 이어나가기엔 선율이나 보컬이 다소 약한 느낌인데, 그 대신 톤을 지속적으로 바꾸어 가며 점점 육중한 사운드로 옮아간다. (후렴 전 짧은 트랜지션의 배치도 마찬가지) 자칫 허무하게 마무리될 수 있는 후렴을 보완하기 위한 깔끔한 브리지와 두터운 텍스쳐의 래핑은 나름 프로들의 솜씨다.

맛있는 파히타 : 감각적인 드럼 비트는 분명 ‘으르렁’을 닮아있으나, ‘MAMA’와 같은 비장미가 조금 더 가미되었달까. 분명히 엑소는 음악적인 일관성을 쌓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 노래는 표면적으론 중독적인 사랑을 다룬 노래이지만, 팬들에게는 엑소에 대한 중독적인 덕질에 대한 노래처럼 들리기도 한다. SM은 이런 트릭을 자주 사용하는데 리스너가 어떤 식으로든 감정이입하고 자신과 연관 지을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는 것은 중요하다.

미묘 : 1) 후렴의 커다란 신스는 다소 ‘지금 시점에?’ 싶은 기분도 들지만 2) 킥에 오버레이된 텍스처의 파삭거림, 3) 브레이크다운에서의 맑은 공간감으로의 전환, 4) 느릿하게 뿜어져 나오는 베이스가 오르락 내리락하다가 날카로운 신스와 교차하며 사운드의 무게감을 조절하는 방식 등, 5) 타이틀곡이 가져야 할 ‘X 물질’이 멜로디보다는 사운드와 곡의 흐름에 넘쳐 흐른다.

오요 : ‘으르렁’ 이후, 엑소가 어떤 곡을 들고 컴백할지는 꽤 여러 사람들의 관심사였다. ‘과연 으르렁 만큼 잘되나보자’라는 심보가 태반이었을 테다. 신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역시 으르렁은 요행이었다’는 소리가 나올 것이 뻔한 상황에서 ‘중독 (Overdose)’은 미묘하게 ‘으르렁’의 연장 선상이라는 족쇄를 비껴간다. 처음 신곡이 ‘MAMA’에 이은 SMP라는 소문이 돌았을 때 빠순이들은 “아버지 감사합니다”를 외쳤고(의외로 많은 빠순이들은 SMP를 좋아한다) ‘대중’들은 “그럼 그렇지”를 외쳤을 텐데 정작 뚜껑을 열자 튀어나온 건 미끈한 팝이다. 특히 연결 부분의 “oh she wants me / oh, she’s got me / oh, she hurts me”는 케이팝에서 영어가사 활용의 모범적인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유제상 : 동방신기의 ‘수리수리’를 듣고 SM산(産) 음원도 많이 세련되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더군다나 ‘수리수리’는 SMP 그랜드마스터 유영진이 만들지 않았나), 이런 형태의 원점회귀로 평자의 뒤통수를 때릴 줄이야. 이래서야 올해 나온 엑소 노랜지, 3년 전에 나온 슈퍼주니어 노랜지, 6년 전에 나온 동방신기 노랜지 알 길이 없지 않나.

2. 월광 (Moonlight)

작사 서지음 (K) / Im Heun Yup (M)
작/편곡 Harvey Mason, Jr, Damon Thomas, Brittany Burton, Rodnae `Chikk` Bell

김영대 : 엑소, SM, 아니 작금의 아이돌 밴드의 음악을 통틀어도 가장 이질적인 시도라 할 만하다. 기타를 중심으로 코드가 플레이 되고, 사운드에 공백을 많이 주면서, 게다가 브리지는 90년대식 화성 진행을 택함으로써 누가 들어도 정격적인 알앤비 사운드가 돼버렸다. ‘중독’과 함께 이번 앨범을 상징적으로 말해주는 곡. 첫 곡과 다르게 보컬리스트들이 잘 뛰어놀고, 특히 백현의 소울풀한 테크닉과 감성이 귀를 끈다.

맛있는 파히타 : 아이돌 앨범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몽환적인 알앤비 트랙인데 ‘Love, Love, Love’와 더불어 이 앨범의 성격을 규정짓는 듯하다. 이런 섹시한 슬로우잼을 앨범에 수록한다는 것은 타깃을 20대 이상의 성인으로 삼는다는 것인가 의아해지기도 한다. 아이돌의 섹스어필이라는 것은 비주얼적으로는 여러 가지 제약이 걸릴 수 있겠지만 노래로서는 오히려 수월하게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국내에서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쌔끈한 알앤비 트랙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미묘 : 부르르 떨리는 킥에 손에 잡힐 듯한 하이햇과 클랩, 그리고 짧은 시간 투명하게 울리며 타악기적 질감을 내는 일렉 피아노. 매력적인 사운드디자인의 소스들이 섬세하게 짜여지는가 하면 팀파니가 등장하는 프리코러스는 또 무척 정통적인 맛을 선보이기도 한다. 묘한 화성감으로 마무리되는 브리지나 맑은 공간 위를 활강하는 후반 보컬 솔로도 뭐라 할 말이 없다. 아이돌 알앤비를 생리적으로 싫어하는 나도 백기를 들 수밖에. 하지만 일렉트릭 기타는 부분에 따라선 조금 사족이 아닐까.

오요 : 앨범 트랙 리스트가 공개되었을 때 팬들의 가장 큰 지지를 받을 거라 생각한 곡인데 의외로 또 그렇지가 않다. 아무래도 밋밋하게 들릴 수 있는 단조로운 곡 진행, 주의 깊게 듣지 않으면 흘려넘기기 쉬운 세밀한 요소들 때문인듯하다. K와 M의 보컬들로만 이뤄져있어 평소에 “백현이와 디오 목소리가 너무 헷갈려요” 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곡을 무한 반복하며 목소리를 익혀볼 것. 쨍한 백현의 목소리는 의외로 하이가 세지 않은 곡에서 짓눌릴 때 매력적이며 리듬 표현에 특출난 디오의 목소리도 반갑기 그지없다. M 버전은 우선 중국어 가사의 뜻을 도통 알길이 없기에 오히려 목소리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 빠심을 조금 보태자면 요정의 언어로 된 노래로 들리기까지 하니, 굳이 뉴질랜드까지 가서 리븐델을 찾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유제상 : 얼마 전 발표된 박재범의 싱글을 연상시키는 미드템포의 힙합 발라드. 멜로디는 감미롭고 매력적이지만 가사에는 웹툰 같은 엑소 특유의 테이스트가 묻어나온다. “멀어지지 마, babe, 그 날개가 젖으니”라니 세상에…그러나 멜로디에 힘입어 평자의 마음속에서는 이번 신보의 베스트로 등극.

3. Thunder

작사 전간디 (K) / Im Heun Yup (M)
작/편곡 Will Simms, Hiten Bharadia, Raphaella Mazaheri-Asadi

김영대 : 굳이 구분하자면 (한때 유행했던) 브리티시식 변형 어반 알앤비의 분위기를 선택적으로 가져온 편곡 스타일. 단속적인 비트의 왜곡을 통해 예상 가능한 전개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고자 했지만 기본적으로 매끈한 전개로 특별한 ‘wow’ 팩터는 없다. 다만 가사와 멜로디의 간결한 어울림, 뻔하지만 ‘Thunder’로 대표되는 훅의 규칙적인 호소력은 엑소라는 대중적 브랜드와는 잘 맞아떨어진다.

맛있는 파히타 : 어반 알앤비 댄스 넘버인데 앨범의 다른 곡들에 비해 간결하고 심플하게 구성되어있다. 어디선가 들어봤음 직한 느낌이지만 특별히 흠을 잡을 구석을 찾을 수 없는 탄탄함은 있다. 무대에선 어떻게 프리젠트 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곡이다.

미묘 : 다소 밋밋한 진행과 올드한 느낌이 있는 곡. 다양한 질감의 퍼커션들과 언뜻 자메이카를 연상시키는 뮤트 기타, 그리고 적시적소에서 효과적으로 맛을 더해주는 비트리피터로 곡에 에너지를 쏟아붓는 방식이 무척 재밌다.

오요 : 팬들에게 제일 반응이 좋은 곡. 이번 앨범에서 가장 ‘뽕기’가 충만한 곡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가사 내용과 제목이 언뜻 연결되지 않아 의아했다. 왜 천둥을 자꾸 외치는 걸까 했었는데 “넌 번개처럼 잠깐 빛났다/잠시 세상을 밝혔다” 부분에서 빛의 속도는 초당 30만 km로 나아가는 데에 비해 소리는 섭씨 20도에서 초당 343m로 나아가기 때문에 번개가 친 다음에야 천둥소리가 들린다는 사실을 상기해낼 수 있었다. 과학 공부까지 시켜주는 아이돌, 만세!

유제상 : ‘으르렁’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엑소다움’이 가장 잘 드러난 곡. 2절이 끝난 뒤 분위기 고조를 위해 울리는 트라이벌한 퍼커션 소리가 인상 깊다. 다만 가사는 이번 신보에 수록된 다섯 곡 중 가장 meaningless. 의미 전달이 무의미하다면 흥이라도 나야지.

4. Run

작사 서지음 (K) / 조미 (M)
작/편곡 Jarrad Rogers, Natalia Hajjara, Ana Diaz, 유한진

김영대 : 다른 곡들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뻗어있는 데다가 디테일이랄 게 약하기만 한 스트레이트 댄스 팝. 앨범 전반의 콘셉트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장르 뮤지션일 수는 없는 한계는 당연하기에 보험처럼 배치되었다.

맛있는 파히타 :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테마를 떠올리게 하는 코러스와, 텐션을 느낄 수 있는 베이스 진행이 근사한 곡이지만, 앨범의 다른 트랙들과는 달리 팝/록에 기초하고 있어 이질적인 점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돌은 무조건 업템포와 낙천주의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여기서는 앨범의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도록 다스리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메인스트림 팝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 가요라고 생각되지 않는 것은 다른 트랙들과 마찬가지이다.

미묘 : 내가 아이돌 알앤비 다음으로 싫어하는 것은 아이돌의 해맑게 힘찬 파티튠이고, 그 다음은 ‘재밌는’ 감탄사를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후자가 나를 조금 힘들게 하는 것에 비해, 전자는 오히려 괜찮다는 것이 “XOXO” 때부터 경험하고 있는 엑소의 신비다. 랩과 브리지에서 리듬의 고삐를 잡아채 비틀면서 맑은 공간으로 빠졌다가 다시 급선회해 디스토션의 후렴구로 달려가는 이런 맛을 어떻게 거부할 수가 있나. (그리고 기타도 근사하다!) 이 곡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 못된 사람일 것이다.

오요 : 이 곡이 왜 이 시점에, 이 앨범에 끼어들어야 하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으나 “곧 월드컵 시즌이잖아”라는 소리를 듣고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들어보면 정말 완벽한 월드컵 송이 아닐 수 없다! 그 점을 차치한다 해도 아이돌의 기본 덕목 중 하나가 지친 심신에 한줄기 청량한 바람이 되는 것이라면 이 곡의 엑소는 알프스에서 불어오는 유기농 청정 회오리가 아닐까……

유제상 : 하나의 곡과 같은 앨범을 구성하기 위한 프레이즈. 다른 곡보다는 조금 덜 심각하게, 조금 더 신나게. 나름의 소임을 다했지만 단독 트랙으로서의 매력은 그다지 없다.

5. Love, Love, Love

작사 서지음 (K) / Hwang Jung Young Annakid (M)
작/편곡 Deez, Daniel ‘Obi’ Klein, Jimmy Burney

김영대 : 오리엔탈리즘을 소환하는 왜곡된 플럭(pluck) 음원에 트렌디한 소울을 조화시킨 사운드 그 자체는 얼핏 신선하다. 하지만 ‘월광’과는 정반대로 꽉 찬 사운드에 고음역으로 질주하는 후렴구의 매력은 매력적인 순간을 포착하는 데에는 역부족이다. 사운드와 멜로디의 괴리가 있는데 이를테면 전반적인 그림을 잡는데 실패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맛있는 파히타 : 하프와 기타가 매우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곡인데 ‘월광 (Moonlight)’과 더불어 본격적인 알앤비 트랙이다. 이쯤 되면 엑소의 음악적 기반은 알앤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특히 ‘What Is Love’에서 선보인 에스닉한 퍼커션 사운드, ‘MAMA’의 비장미, ‘늑대와 미녀’의 드라마틱한 구성 등을 떠올리면서 초능력과 신화, 전설, 그리고 꿈과 같은 이미지들이 한 데 엮이며 어떤 희미한 그림을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미묘 : 어지럽게 깔아 넣은 겹겹의 레이어들이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강한 팬서비스의 메시지를 마구 쏟아낸다. 이런 곡을 넣을 수 있다는 과감함에 플러스 1점. 그러나 그런 콘셉트가 아찔한 싸이키델리아마저 만들어낼 수 있을 듯한 것에 비해서는, 곡 전체를 휘두르는 맛이 아쉽다. 2분 30초대의 ‘끝난 줄 알았지?’ 파트를 비롯해, 조금 더 낙차를 두며 들었다 놨다 해주길 바라게 되는 기대감은 좀처럼 충족되지 못한다.

오요 : 누군지는 몰라도 거하게 에고 트립을 하지 않았나 싶다. 지직거리는 노이즈에 이어 잘그랑거리는 피아노가 문을 연다. 3분 53초 내내 사운드가 쌓아낸 풍경과 엑소의 목소리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낯간지러울 정도로 두근거리는 가사와 그 어떤 곡에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완벽한 영어 발음(“Cause you’re my earth, air, water, fire / earth, air, water, fire”)에서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말았다. K 버전의 감상 포인트는 수호의 얄미우면서도 귀엽기 그지없는 목소리(“넌 모르겠지 / 아마 모를 거야/너를 향한 내 맘 Love, Love, Love”), M 버전의 감상 포인트는 루한이 부르는 “一起凝望远方 / 一起哭着笑着看着你 就这样 就这样 就这样(yī qǐ níng wàng yuǎn fāng/ yī qǐ kū zhe xiào zhe/kàn zhe nǐ jiù zhè yàng jiù zhè yàng jiù zhè yàng, K 버전의 “너는 참 이렇게 / 이렇게 / 이렇게”에 해당된다). 발음을 한국어로 옮겨적기도 힘든데, 중국어가 이렇게 아름다운 언어였나 새삼 감탄하게 된다.

유제상 : ‘우리 집 TV에서 스타 TV가 나오던 시절 중국계 랩퍼가 이런 노래를 불렀었는데…’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이국적인 멜로디의 노래. 2000년대 중반 보아의 노래가 일본 노래 번안곡 같았다면, 이 곡은 중국 노래 번안곡에 가깝다. 엑소 M에서의 부제 ‘몽중몽(夢中夢)’이 드러내듯 물아일체의 가사가 이호(二胡) 느낌의 스트링과 어우러진 글로컬(glocal)한 곡이다.

뮤직비디오

미묘 : 정장과 ‘힙합 패션’, 스네어에 맞춰 머리를 두드리는 장면과 탐탐에 맞춰 뺨을 두드리는 장면, 기둥 뒤에서 움직이며 번쩍이는 조명과 벽 모서리를 타고 흐르는 빛 그리고 CG ‘빛덩이’를 던지는 장면. 이 비디오는 여러 개의 모순을 지속적으로 교차시키며 떡밥을 뿌린다. 멤버들을 따라가는 카메라워크의 정점을 보여주는 엑소가 멤버의 손끝에서 카메라를 휘두르며 어떤 소외효과(소격효과)를 보여준다는 것은 그래서 재밌다. 그 소실점에는 특수능력자 엑소와 연예인 엑소의 교차가 위치한다.

ML : 멤버들의 능력(?)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미지들을 잽싸게 늘어놓은 뒤, 퍼포먼스를 담은 화면으로 직행하고 집중한다. 카메라 동선의 제한하는 퍼포먼스와 그 퍼포먼스에 적합하면서 방송국들이 재연 가능할 법한 공간 미술, 친절하게 짚어놓은 화면 전환과 강조점(클로즈업) 등 슈퍼주니어 M의 ‘SWING’ 뮤직비디오로 정점을 찍은 음악방송 매뉴얼용 뮤직비디오다. 때문에 엑소를 둘러싼 설정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경우 텅 비어 보일 여지도 없지 않다. 한국 버전 뮤직비디오는 조잡한 공간전환으로 인해, 쉼 없이 부유하는 카메라워크가 지워놓은 분절을 자꾸 드러내며 균형을 부수기 때문에 중국 버전 뮤직비디오를 추천한다.

유제상 : 만화를 연상시키는 인트로와 아우트로의 배경, 복고적인 노래, 의외로 저렴한(여기서의 ‘저렴한’은 문자 그대로 돈이 덜 들었을 것 같음을 의미한다) 멤버들의 복장과 주술적인 춤까지 ‘중독’의 뮤직비디오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은 2000년 전후 SMP의 연장 선상에 있다. 축약해서 말한다면 ‘식상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물론 이는 철저한 시장분석에 따른 결과이겠지만, 갈수록 ‘으르렁’은 뜬금포였음이 드러나는 것 같아 슬프다.

오요 :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벙거지 모자, 등산 모자를 싹 다 모아 불태우고 싶었다. 하지만 백현이가 소중한 모자라고 했으니까 그걸로 됐다.

By Edit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