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t Listen : 2014.03.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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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 31일에 발매된 아이돌 언저리 신작들에 대한 필진들의 단평이다. 가인, 트랜디, JJCC, 배드키즈, 엠블랙, 소녀시절, 포커즈, 아우라, 에이프린스, 틴트, 슈퍼주니어 M, 엘리스화이트, 에이핑크를 들어보았다.
가인
A Tempo
에이팝 엔터테인먼트
2014년 3월 21일

  

빅밴드 형 틴팬앨리 스타일을 노린 것 같은 착각도 들지만 정확히는 Extreme의 ‘When I First Kissed You’의 오마주에 가깝다. 게다가 퍼커션과 기타의 운용에서 80년대 ‘해변용 발라드’ 느낌을 덧씌움으로써 결과적으로는 대단히 비정격적인 곡으로 탄생했다. 흐느적거리듯 톡 쏘는 보컬은 언뜻 마돈나의 느린 곡들을 연상시킨다.

곡의 오르내림이 시원하게 풀어주는 맛이 있진 않다고 느낄 수도 있겠으나, 간결한 소품으로서 청아한 매력을 보여준다. 과장되지 않은 후일담을, 구구절절 덧대지 않고 단숨에 적어내린 것 같은 점도 예쁘게 들린다. 그러나 어떤 포인트를 들어야 할지 지시해 주는 인터뷰가 음악을 누르고 들어선 뮤직비디오는, 다시는 켜보고 싶지 않다. ‘Fxxx U’를 노래할 때도 이렇게 구차한 구석은 없었는데, 왜?



트랜디
설레임
백상 엔터테인먼트
2014년 3월 21일

 

듀스의 ‘여름 안에서’와 애프터스쿨의 ‘Diva’를 합친 듯한 느낌. 소규모의 신인 아이돌의 곡으로서 퀄리티가 크게 떨어진다고 생각하진 않으나, ‘이제 와서..?’라는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곡이 물처럼 잘 흘러가 버리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 강점이 되기 힘들어 보인다.

핑클과 S.E.S.가 자웅을 겨루던 시절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곡 ‘두근두근’을 수록한 싱글. 약간의 소란스러움을 제외하면 2000년대 초반에 발표된 곡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곡이 예스럽다. 그룹명으로 짐작컨데 이러한 예스러움이 의도된 점은 아닌 듯 한데, 극단적인 실험이 반복되고 있는 2014년 케이팝 시장에 이런 곡이 나온 경위가 궁금하다.



JJCC
첨엔 다 그래
더 재키찬 그룹 코리아
2014년 3월 24일

  

JJCC(더블제이씨; 참고로 JC는 Jackie Chan의 이니셜인 듯하다)의 데뷔곡 ‘첨엔 다 그래’는 R&B 풍의 트랙인데, 데뷔곡치고는 너무 평이한 느낌이라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무엇보다도 데뷔곡으로 팀의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다.

묵직한 일렉트릭 피아노 기반의 반주를 비롯해 썩 트렌디하진 않은 사운드들이 있지만, 그 조합으로서의 곡은 결국 수려한 인상을 남긴다. 각 섹션이 넘어갈 때 숨을 들이쉬듯 끊어가는 느낌도 좋고, 브리지의 분위기 전환도 매력적이면서 성인 취향의 고급스러운 질감을 낸다. 케이팝의 ‘갖출 것 다 갖춘’ 듯한 뮤직비디오처럼, 곡 또한 안전하고도 정석적인 길을 택한 듯한 모습이다. 그 와중에 서글픈 멜로디와 드럼의 질감이 최근의 케이팝과 미묘한 취향 차이를 보이는 점이 흥미롭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곡이 기대된다.



배드키즈
귓방망이
펀엔조이 엔터테인먼트
2014년 3월 24일

  

항마력을 빨리는 기분이 들기는 하지만, 나쁜 곡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노골적으로 “귀빵맹이”라 하는 딕션도, “빠빠빠”를 포함한 ‘쌈마이’스러운 인용구들도 꽤 인상적이고, 나름 중독성도 있다. 체면 차리지 않는 비트와 사운드도 그에 상응해 조화를 이룬다. 특정한 맥락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곡을 원했다면, 분명 일정 성과를 거두고 있는 듯하다.

포미닛이나 투애니원 같은 놀 줄 아는 언니를 표방한 배드키즈의 데뷔 싱글. 기존의 레퍼런스를 두어 개 섞은 듯한 결과물이지만 서로 무리 없이 어우러지며 곡의 흥겨운 분위기도 좋다. 다만 ‘귓방망이’라는 쇼킹한 제목을 지어 넣고도 “느낌 아니까”, “소리 질러”, “준비하시고 쏘세요” 등의 무성의한 가사를 넣은 것은 지적할 필요가 있겠다.



엠블랙
Broken
제이튠 캠프
2014년 3월 24일

  

무엇이 문제일까. 비가 직접 키운 그룹으로 화려한 데뷔, 비스트와 간만의 보이그룹 라이벌전, 승호와 천둥이 조금 아쉽지만 수염돌-근육바보-농촌돌이라는 확실한 예능 캐릭터, 남미를 비롯한 만만치 않은 해외반응 등, 이 정도면 진즉 훅 떴어야 하지 않나 싶지만 벌써 활동 5년 차인 이 팀에게 그룹으로서의 현재 위치를 묻는다면 다소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음악만으로는 뜨기 힘든 작금의 아이돌 계에서 그 이외의 모든 걸 갖추었지만, 음악에서의 확실한 한 방이 항상 아쉽다. ‘Oh Yeah’-‘Y’-‘Stay’-‘모나리자’-‘전쟁이야’까지 나쁘지 않은 레퍼토리에도 불구하고, 엠블랙 하면 확실하게 떠오르는 시그니처 송이 간절한 상황, 새로운 타이틀 ‘남자답게’에 그 가능성을 바라기에는 휘성의 색이 너무 짙다.

이 정도면 뚝심이라고밖에 볼 수 없을 것 같다. 이전 앨범 “Sexy Beat”과 타이틀 곡 ‘스모키걸(Smoky Girl)’에서 확연히 드러난 레퍼런스를 고스란히 가져왔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알 것이다.) 어떻게든 차별화가 필요한 케이팝 시장에서 엠블랙의 전략은 극단적인 콘셉트보다는 노래의 질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다른 기회에 얘기할 것이지만, 케이팝이라기엔 ‘뽕기’가 부족하고 팝이라기엔 지극히 한국적이다. 다만 본인들의 길을 흔들리지 않고 고수한다는 점에서 엠블랙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관련글 :


소녀시절
여보 자기야 사랑해
SC 엔터테인먼트
2014년 3월 25일

  

Q) 그러니까 30대 여성 넷을 모아 여성 그룹을 만들었는데 그룹 이름이 흡사 <곧세우마 금순아>, <반지하 제왕> 같은 B급 영화명을 연상시키는 소녀시’절’이며 이들이 부르는 노래 제목은 자신들에게 설정된 캐릭터가 유부녀임을 드러내는 ‘여보 자기야 사랑해’인데 정작 노래는 그냥 “사랑해 사랑해”가 연발되는 휴양지 음악이라면 나는 이들에 대한 분석과 평가의 포인트를 소녀시’대’의 아우라에 맞춰야 하는가, 노래 제목과 가사 속 미시의 은밀한 성적코드에 맞춰야 하는가, 아니면 그냥 노래가 별로였다는 것에 맞춰야 하는가? A) 그냥 노래가 별로였다.



포커즈 (F.Cuz)
One Love
튠즈윌 엔터테인먼트
2014년 3월 27일

  

일본활동에 주력해왔던 만큼 신곡 ‘One Love’도 한국의 보이그룹 씬과는 다소 이질적인 하우스 풍의 곡이다. 달리는 느낌이 꽤나 가슴 뛰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다른 보이그룹처럼 빡센 무대를 보여주진 못하겠지만 상쾌한 느낌 자체가 좋다.



아우라
낮져밤이
웰메이드 스타 엠
2014년 3월 28일

  

1분여의 비디오는 ‘이러 이런 걸 갖다 붙이면 어떻게든 되겠지?’하다 답이 안 나와 그만둔 듯한 느낌인데, 아쉽게도 곡에서도 비슷한 느낌이 있다. 가요적인 멜로디 자체는 무난한 편이고, 리듬 파트를 제외한 편곡도 딱히 실패할 구석이 없다. 보컬의 음색이나 창법, 두 보컬리스트의 조화는 매력이 있는 편. 덕지덕지 붙인 드럼과 퍼커션, 그리고 관습적인 스크래치 사운드가 난삽하게 들리지만 않았더라면, 매끄러운 정취를 선보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에이프린스
Peter Pan’s 키스할래요
뉴플레닛 엔터테인먼트
2014년 3월 28일

  

큰 덩어리의 후렴을 만들어 넣는 방식이 이제는 꽤 흔한 것이 되었으나, 길게 만들기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여기 있다. H.O.T.의 ‘빛’을 연상시키는 이 곡의 후렴은, 비정형적으로 군더더기가 길게도 붙어있다. 1절에서 후렴이 반복되기도 전부터 지친다. (내가 이성애자 남자기 때문은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다.) 편곡도 관습적이기만 한데, 개중 특이하게 들리는 게 있다면 그리 깔끔하지 못한 비트뿐이라는 점에서 맥이 빠진다. 빅스의 ‘대답은 너니까’의 공동 작곡자인 4번타자가 주도한 곡이란 점을 염두에 두면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



틴트
늑대들은 몰라요
GH 엔터테인먼트
2014년 3월 28일

  

틴트(2013년 데뷔)는 큐티와 헬시를 콘셉트로 하고 있는데 ‘늑대들은 몰라요’도 발랄한 노래에 가벼운 유머, 그리고 화이트 원피스 + 화이트 블라우스에 노란색 스커트 + 빨간 망토 의상 조합으로 콘셉트를 충실하게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전형적인 면 때문에 그렇게 특별하게 보이지가 않는다. 비슷한 의상 조합에 마치 응원단처럼 확 튀는 현란한 핑크 드레스를 전면에 등장시킨 에이핑크의 ‘Mr. Chu’ 뮤직비디오와 비교해 보면 꽤 재미있다.
방송 무대는 평범했다. 즐거운 기운이 흘러넘쳐 보이지도 않고 동작도 전반적으로 어영부영하는 모습이다. 그룹의 콘셉트를 생각한다면 노련함은 없더라도 더 신나고 활기차야 하지 않을까. 어쨌든 이왕 가는 길, 틴트가 부디 이 노선을 좀 더 야심 차게 헤쳐나갔으면 좋겠다.

에이핑크가 웰메이드의 세계로 빠져나가고 난 빈자리를 노리는 건가 하는 망상이 든다.



슈퍼주니어 M
Swing
SM 엔터테인먼트
2014년 3월 31일

  

스웨덴 작곡가들의 대거 유입에 따른 결과인지, 혹은 그간 SMP 안에서 축적된 만도팝(Mando Pop)의 흐름 변화에 대한 의식적인 대처인지는 몰라도, 전작 ‘Break Down’과의 차이점은 현격하다. 복잡한 리듬의 구성을 취하면서도 그루브를 유지시키면서 곡을 전반적으로 톤다운 시킨 점, 멜로디의 구조 역시 일렉트로닉 팝보다는 훵키 소울의 그것을 따르고 있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이질적인 섹션들의 연속이 더없이 타이트해, 쉴 틈 없이 몰아붙이는 구조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리 특별할 것 없는 후렴구에 이질적인 조성의 백업 보컬(“Swing!”)이 튀어나오면서 순간적으로 곡 전체를 들어 올리는 센스도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화려하게 록킹하는 분위기 위주로 흐름을 잡고 있는 음반의 구성도 매력적인데, 간혹 동방신기가 쓰려다 남긴 곡 같은 인상을 주는 순간들이 있어 그나마 아쉬움을 남긴다.

EXO의 ‘으르렁’으로 얻은 자신감이 뚜렷이 보이는 뮤직비디오가 흥미롭다. 퍼포먼스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카메라는 (‘으르렁’ 때처럼) 한국에서 아이돌 퍼포먼스를 담는 기존 영상 작법의 변화를 요구한다. 나아가 클로즈업 포인트, 퍼포먼스의 시간 축을 흔들지 않는 장면 전환 포인트, 소품 배치와 조명 설계 등을 (방송에서 소화 가능할 법한 선에서) 제시하고 있다. 누군가에겐 뮤직비디오고 누군가에겐 매뉴얼.



엘리스화이트
Baby Like That
스마프 프로덕션
2014년 3월 31일

  

무의미한 영어 가사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노골적으로 ‘누구나 알아들을 영어’를 꾸준히 배치하니 버티기 어려워지는 부분이 있다. 그런 점까지 포함해서, 아이돌 팝의 공식을 리스트로 정리해 충실히 따라가며 만든 곡이란 인상이 가장 강하게 든다. 나름 활기찬 분위기 속에 무척 무난하게 흘러가는 것도 그 덕분일 것이다. 그러나 전형에 충실한 것이 미덕이 되려면 완성도 있는 세련미가 필요할 것이다. 뮤직비디오의 콘셉트는 그렇다 치고, 화성감과 멜로디가 주는 다소 낡은 느낌은, ‘정통파냐 식상하냐’를 묻는다면 아무래도 후자로 기울게 한다.



에이핑크
Pink Blossom
에이큐브 엔터테인먼트
2014년 3월 31일

  

B 파트로의 트랜지션이 영 개운치 않은 느낌에 후렴의 비트도 뭔가 작위적인 듯싶었는데, EP 말미에 수록된 (원 편곡에 가까웠을) 버전을 들어보니 결국 “입술 위에 chu 달콤하게 chu”의 싱코페이션에서 호소력을 끌어내기 위한 설정임이 드러난다. 세련된 미디엄 템포 “So Long”와 함께 분위기를 양분하는 모양새지만, 소녀시대가 빠뜨리고 간 지점을 대신 메우기엔 아직 여러모로 갈 길이 먼 느낌.

‘Sunday Monday’의 보컬 질감이나, ‘사랑동화’가 보여주는 “이 정도의 발라드”라는 복안 등은, 아마도 이 음반이 카라를 참고하고 있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급격히 동시대로 올라왔다는 점도 높이 살 만하고, ‘Crystal’을 비롯한 수록곡들이 곳곳에서 보여주는 우아함은 향후를 기대하게 한다. 다소 삐걱거리는 부분이 없진 않고, 내용적으로도 새로운 것은 별로 없다. 그러나 적당히 간지러운 타이틀 ‘Mr. Chu’의 화사함이 기분 좋게 다가오는 것은, 에이핑크가 기존의 이미지를 고수하면서도 (드디어) 음악적 웰메이드를 지향한 덕분이 아닐까. (또한 ‘Radio Edit’이 아닌 ‘On Stage’란 표기도 흥미롭다.)

아이돌 그룹을 시장에서 선두를 다투는 1군, 1군을 차용하는 2군, 1군의 특정 요소를 과도하게 부풀려 어그로를 끄는 3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치자. 에이핑크의 경우 이들의 경쟁을 느긋하게 따라가며 틈새를 찾고, 흘리고 간 것들을 주워담아 재활용하는 모양새가 주는, 2.5군 비스무리한 재미가 있다. 케이팝 아이돌 뮤직비디오의 요소들을 (치장을 더하기는커녕 원본에 있던 치장까지도 죄다 걷어내고 단순하게 만들어) 고루하게 짜깁기한 ‘Mr. Chu’ 뮤직비디오의 휑한 맛이 이 재미를 잘 드러낸다. 다만, 이번에도 역시 (잊혀졌다가) 재발견되는 듯한 인상이 강해 (이번에도 역시) 안타깝다.

1. 타이틀 곡 ‘Mr. Chu’는 아주 잘 뽑혀 나왔다. 역대 메이저 아이돌의 어떤 타이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2. 타이틀 외의 다른 곡들에 무심한 에이핑크 전통의 곡 구성은 그대로. 3. ‘Mr. Chu’는 온스테이지 버전보다 일반 버전이 더 듣기 좋았다. 전주의 건반 소리 때문일까? 4. 잘 정돈된 음반이지만 이것으로 평자와 에이핑크의 인연이 결착나진 않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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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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