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 인피니트 "Top Seed" 쇼케이스 | Idology.kr


리포트 : 인피니트 “Top Seed” 쇼케이스

여섯 개의 내가 쌓은 새로운 탑

이미지 | 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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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쇼케이스의 질의응답 시간. 기본적으로 팬들을 대상으로 한 일반 쇼케이스 보다 훨씬 경직된 분위기일뿐더러 어떤 예상치 못한 질문이 쏟아질지 몰라 무대 위아래 모두 바짝 긴장하는 시간이다. 1월 8일 오후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 인피니트의 새 앨범 “Top Seed”의 미디어 쇼케이스 날도 그랬다. 아니 평소보다 조금 더 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는 표현이 옳겠다. 무엇보다도 이슈가 많았다. 2016년 9월 “Infinite Only”를 발표한 이후 1년 4개월 만의 컴백이었고, 정규 앨범으로는 2014년 5월 “Season 2” 이후 3년 반 만에 내놓는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곱에서 여섯이 된 후 인피니트라는 이름으로는 처음으로 대중 앞에 나서는 자리였다.

‘여섯 개의 뇌’라는 표현은 그렇게 여러모로 잔뜩 얼어붙은 공기를 문득 뚫고 나왔다. 질의응답 시간이 시작되자마자 예상한 바대로 등장한, 호야의 탈퇴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멤버 동우가 한 대답 가운데 하나였다. 미묘한 어감 탓에 진행자가 ‘여섯 개의 생각’이라는 표현으로 순화해 설명했지만 떠난 멤버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쓰인 표현치고는 독특했다. 일곱 개의 뇌, 일곱 개의 생각, 일곱 명의 사람. 자의 반 타의 반 같은 이름 아래 적어도 7년을 동고동락해야 하는, ‘우리는 하나’라는 정의 아래 한 몸이 되어 숨을 쉬어야만 강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아이돌 그룹에게는 일종의 금기어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바로 그 도식이었다. 하지만 이 금기의 말은, 적어도 인피니트에게는 여섯 사람이 ‘인피니트’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번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게 해준 귀하디귀한 생각이었다.

인피니트 Top Seed 쇼케이스

그런 여섯 개의 생각이 모여 만든 앨범 “Top Seed”는 다시 한번 놀라울 정도로 인피니트라는 브랜드가 지닌 그대로의 소리를 낸다. 그도 그럴 것이 멤버 숫자가 하나 줄어든 것을 제외하면 이들이 지난 8년간 쌓아온 시간과 성장의 결이 고스란히 담긴 앨범이기 때문이다. 우선 7년 전 녹음한 목소리를 그대로 사용했다는 ‘기도(메텔의 슬픔)’에서 뮤직비디오 촬영 며칠 전 부랴부랴 선택하고 녹음해 결국 타이틀 자리까지 차지하게 된 ‘Tell Me’에 이르기까지, 수록곡 하나하나에 새겨진 나이테가 그렇고, ‘분다’나 ‘I Hate’ 등 그룹이 가진 특유의 청량미와 비장미를 극대화시킨 스타일이 그렇다. 메인보컬 성규와 우현을 제외한 동우, 명수, 성종의 솔로 곡들이 한 곡씩 수록된 것도 익숙한 안정감의 비결이다. 지금껏 그래왔듯 변화에 대한 강박이나 부담 없이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 담은 그런 앨범을 그룹 재편 이후 첫 복귀작으로 삼은 미련한 뚝심. 데뷔 후 지금까지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인피니트라는 그룹의 근간에 무엇이 있는지를 조금 엿본 기분이었다.

쇼케이스의 마무리, “멤버들에게 인피니트란?”이라는 다소 진부한 질문에 멤버들은 무척이나 진지한 단어들을 꺼내 들었다. 나의 청춘, 나의 꿈, 나의 삶. ‘다시 돌아와’에서 ‘Tell Me’까지, 이제는 그룹 활동보다도 개인 활동의 비중이 훨씬 커진 9년 차 그룹 인피니트가 각자의 가슴 속에 담고 있는 단어의 무게만큼 인피니트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도 묵직해졌다. 몸이 무거워진 만큼 전처럼 빠르고 높이 뛰기는 쉽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들은 이제야 비로소 하나를 위한 여섯이 아닌 여섯이 모여 하나가 되었다. 다시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선 인피니트 멤버들의 얼굴에서 연차에 걸맞은 여유와 지금껏 본 적 없는 긴장된 표정이 동시에 어린 건 아마도 그런 이유였을 것이다.

취재: 김윤하 | 사진: 조성민

인피니트, Top Seed 쇼케이스

인피니트
Top Seed
울림 엔터테인먼트
2018년 1월 8일

  


김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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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보고 읽고 씁니다. 특기는 허송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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