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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t Listen

1st Listen : 2018년 1월 초순

2018년을 맞아 다시 열흘 단위로 복귀한다. 김규종, TRCNG, 소연&박재정, 모모랜드, 비스킷, 송주희, 힌트, 마마무, 엠버&루나, 오션, 리브하이, S2U, 블락비, 인피니트, 스트레이키즈, 오마이걸, 조권, MXM을 다룬다.

2018년 “1st Listen” 코너는 보다 간략한 단평으로 진행한다. 대신 최대한 많은 음반을 다루며, 주요 음반은 “Draft” 또는 리뷰로 보강한다. 2018년을 맞아 다시 열흘 단위로 복귀한다. 이번 회차부터 새 필자 ‘서드’가 참여한다. 김규종, TRCNG, 소연&박재정, 모모랜드, 비스킷, 송주희, 힌트, 마마무, 엠버&루나, 오션, 리브하이, S2U, 블락비, 인피니트, 스트레이키즈, 오마이걸, 조권, MXM을 다룬다.

Play in Nature Part 3 Snow Flake
CI ENT
2018년 1월 1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조성민: ‘김규종 사용법’을 찾아낸 싱글. 건조한 미성 보컬이 한겨울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데, 김규종 본인의 차분한 캐릭터와도 잘 맞아 들어가 마치 아주 예전부터 이런 음악을 해왔던 것처럼 들린다.


Who Am I
TS Enter
2018년 1월 2일

서드: ‘Wolf Baby’는 엑소의 ‘늑대와 미녀’, 또는 초기 빅스를 연상시키지만 단순한 연상작용 이상의 매력은 아직 찾아보기 어렵다. 뮤직비디오의 비주얼 또한 적당히 기괴하고 아기자기하지만 그동안 어디선가 보아왔던 것 이상의 개성이나 임팩트가 없어 아쉽다. 멤버들의 외모는 오히려 연약한 미소년처럼 보이는데, 콘셉트와의 갭을 통한 매력을 어필하고 싶었던 걸까.

조성민: 케이팝 3세대는 엑소와 ‘으르렁’에 대한 재해석과 변주가 메인 테마일까. 원전의 미덕은 사라졌고, 독창적인 해석을 제시하고 있지도 않으며, 심지어 그들 스스로 데뷔 곡에서 보여줬던 어떤 가능성조차 흐려졌다.


XOXO
글로벌에이치 미디어
2018년 1월 2일

심댱: 젊은 발라더와 상큼한 걸그룹 보컬의 조화. “XOXO”라고 할 때마다 엑소의 ‘XOXO’가 연상되곤 하지만, 달콤하다. 박재정의 “지금은 어색하고 또 불안해도”에서 합을 맞춰 율동하는 그 둘은 썩 귀엽게 보인다. 케이팝 러브송은 2018년에도 쿼터를 유지하고 있다.


Great!
더블킥 컴퍼니, 로엔 엔터테인먼트
2018년 1월 3일

서드: 주이의 활약으로 인지도가 상승한 팀이 던진 승부수. 뽕짝스러운 전주부터 중간에 〈언프리티 랩스타〉로 돌변하는 변주의 폭이 대담하다. 단순히 엉뚱함만으로 선입견을 갖는 것은 전곡을 들은 뒤로 미루길.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준수한 앨범이다.

심댱: 주이의 흥을 그룹의 개성으로 빠르게 흡수해낸 결과물 “Great!”다. ‘뿜뿜’은 뽕끼-베이스로 에너지, 스왜그, 섹시를 오밀조밀 집어넣어 지루할 틈이 없다. 이어지는 트랙은 타이틀곡의 노선을 가볍게 탔다가 멀어지며 세련되게 마무리한다. 타이틀곡과 비슷한 계열이지만 좀 더 스윗한 조직감을 가진 ‘Same Same’을 추천한다.

놓치기 아까운 음반

조성민: 가벼운 사운드, 화면 가득한 ‘행사’ 무드, 코믹하고 격한 안무 동작 등이 얼핏 크레용팝을 떠오르게 하지만, ‘빠빠빠’와 같은 원히트원더라기엔 훨씬 양식화되고 세련된 형태를 띠고 있어 ‘만만하지 않다’. ‘프로듀서’와 ‘프론트맨’의 중요성.


The Hottest
FNC 엔터테인먼트
2018년 1월 3일

Last Dance
지 크리에이티브
2018년 1월 3일

미묘: 작년 1월 발매된 데뷔 음반에 비해 인상을 덜 쓰고 훵키하게 가벼운 느낌으로 돌아왔다. 분위기 자체는 훨씬 그럴싸한데, 썩 압축적이진 않은 구성에 “Shake your body” 같은 문구를 너무 반복하니 시간 때우기로 들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보컬의 녹음과 처리가 대충이란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FM201.8-01Hz : 재미없을 나이
판타지오 뮤직
2018년 1월 3일

미묘: 작년부터 연차 있는 여성 아이돌의 곡이 ‘나이’를 소재로 하는 경우를 자주 보는 것 같다. 꽤나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가사인데, 사실 곡 자체는 다소 관습적으로 쓰여진 듯해 썩 매력적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앨리스의 윤기 있는 미성을 재차 확인하게 되는 곡.

놓치기 아까운 음반

서드: 헬로비너스의 앨리스가 본명으로 발표한 솔로곡. 팀에서 댄스곡을 부를 때에는 놓치기 쉬웠던 보컬의 섬세한 톤이 돋보이며 같은 그룹의 유영이 랩으로 참여했다. 어딘가 자조적인 가사의 내용이 가능성에 비해 아쉬움이 남은 그룹의 성취 때문인지, 자전적으로 와 닿기도 한다. 좋은 목소리를 가졌기에, 어떤 식으로든 노래를 더 많이 해주었으면.


Walkie-Talkie
스타프로 엔터테인먼트
2018년 1월 3일

미묘: 그렇게까지 복잡한 편성이 아닌데도 사운드가 어지럽다. 복잡다단한 사운드가 아니라 정리가 안 된 것인데, 뭘 들려주고 뭘 죽일지 결단력이 필요해 보인다. 적어도 비트와 메인 보컬은 살아야 할 게 아닌가.

서드: ‘워키토키’는 한껏 특이해 보이려 애쓴 가사지만 정작 노래를 듣는 동안엔 썩 와 닿지 않는다. 굳이 의미를 찾자면 집에만 있지 말고 나와서 걸으며 대화하자는 일종의 캠페인송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게임하는데 아듀겐” 같은 가사에서 너무 신세대인 척하려는 구세대의 숨길 수 없는 흔적이 느껴져 아쉽다.

조성민: 뮤직비디오에서는 ‘케이팝 걸그룹’하면 곧바로 떠오르는 모든 것을 보여주는데, 곡의 상태가 ‘케이팝 걸그룹’의 평균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졸작을 선보이게 되었다.


칠해줘
RBW
2018년 1월 4일

심댱: 이 곡이 ‘데칼코마니’ Part 2처럼 들리는 이유는 사랑의 순간을 회화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칠해줘’는 최소한의 악기 구성 및 살짝 웅장한 효과로 마마무의 보컬에 귀를 집중시킨다. 목소리 하나가 공간을 어떻게 장악할 수 있는지, 이렇게 화려하고 무게 있을 수 있는지를 이제야 보여주다니. 야속하고 내심 고맙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조성민: 케이팝 씬에서 ‘여성’의 존재란 얼마나 소중한지. 걸그룹, 그리고 모두를 위해서 ‘멋있는 여자’는 더욱 많아져야 한다. 앨범 컴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한 싱글 컷.


Lower
SM 엔터테인먼트
2018년 1월 5일

미묘: 다짜고짜 시작해서 다짜고짜 끝나는 점, 비트에 집중하게 하는 미니멀한 사운드, 한껏 나른하게 질감을 강조한 보컬도, 마치 의도적으로 보컬을 걷어낸 듯한 드랍의 퍼포먼스에 귀와 눈을 집중시킨다. 몇 번 있었던 두 멤버의 조합을, 타이트한 퍼포먼스를 수행하는 ‘제 짝’ 같은 유닛으로 승화시키는 싱글.

서드: 내달라는 f(x) 앨범은 안 내주고. 같은 팀인데도 서로 색이 선명히 다른 엠버와 루나의 목소리가 각기 다른 레이어로 교차하며 겹치듯이 오가는 곡의 구성과 심플한 사운드의 조화가 비록 절반의 멤버만으로 구성된 듀엣임에도 f(x) 음악의 연장선에서 계속 전진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돌아와줘요
IV 엔터테인먼트
2018년 1월 5일

미묘: 관습적인 작편곡의 R&B 트랙이지만, 소리가 짧은 신스를 써서 갑자기 분위기가 화사해졌다. 애절함과 (다소 올드한 보컬 음색과) 상쾌한 로맨틱의 조화를 노리는데, 곳곳에서 아쉬운 마감으로 완전히 달성되진 않지만 꽤 간만에 느껴보는 신선한 기분.


Yes
레드크리에이티브 컴퍼니, 마이다스타 엔터테인먼트
2018년 1월 5일

미묘: 무작정의 긍정이란 테마를 고수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리브하이의 행보는 확실히 특이하다. 전체적인 퀄리티는 차치하고, 겉면은 나이브하더라도 뒤에서는 좀 더 영악해질 필요도 있어 보인다. 이를테면 잘하는 팀으로 보이고 싶은지 잘하려는 팀으로 보이고 싶은지도 애매하니 말이다.

조성민: 어떤 제작자들은 이런 ‘girl next door’ 콘셉트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최근의 동향을 보자면 이것이 상업적 성공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음에도 계속해서 도전하는 이유가 조금 궁금하다. 사업 모델로서의 환상이 아니라 제작자 개인의 욕망에 의한 환상은 아닌지.


아이스크림
원샷 엔터테인먼트
2018년 1월 5일

심댱: 2018년이 되어서, 가사 속 ‘오빠’와 후렴에서 통통 튀는 신스에 도저히 익숙해지고 싶지 않다. 누구라도 쉽게 연상할 수 있는, 중독성 있고 요란하며 달달한 걸그룹 노래다. 크게 틀을 벗어나지 않는 가사와 무난한 멜로디에서 이 그룹만의 무언가를 느낄 수 없어 아쉽다.

조성민: 모든 이가 크나큰 야망과 꿈을 갖고 살진 않는다지만, 아무런 의지도 의욕도 없어 보이는 결과물을 보고 있는 것은 무척 기운 빠지는 일이다. 이렇게 성의 없이 만들어진 곡의 무대조차도 나름의 최선을 다하는 멤버들이 안쓰러울 따름.


Re:Montage
CJ E&M 뮤직, 세븐시즌스
2018년 1월 8일

미묘: ‘떠나지마요’가 모 기획사 향취를 많이 드러내는 점이 좀 의아한데 박경은 다른 걸 충분히 잘할 수 있음을 이미 여러 번 증명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2절에서 랩이 은근슬쩍 멜로딕하게 변하는 대목은 재미있다. 전작 “Montage” 미니앨범이 워낙 혁신적이었기에 조금 가라앉긴 하지만, 나무랄 데 없는 세 곡.


Top Seed
울림 엔터테인먼트
2018년 1월 8일

조성민: 박력 있게 ‘내꺼하자’던 소년이 떠난 뒤 남은 것은, 소년에 대한 야속함도, 아쉬움도 아닌, 사라진 에너지만큼의 서글픔뿐이다. 돌아보니 서글픔만이 남아버린 씁쓸한 오늘, 피터팬은 없다는 사실만을 재확인 받는다.


Mixtape
JYP 엔터테인먼트
2018년 1월 8일

미묘: 정제되지 않은 거친 면은 한계라기보다는 기획의 일부일 것. 청춘으로서 세계와의 대결의식이 지금 스트레이키즈의 키워드인 듯한데, 이를 기존의 서사와 다소 다른 결로 가져가는 듯하다. “어른스럽고만 싶어서 괜히 안 보던 뉴스를 다 보고” 같은 구절의 신선함이나, 버스 번호처럼 지극히 사적인 비유들에서 힌트가 엿보이는데, 앞으로 어떻게 구체화될지 지켜보고 싶다.


비밀정원
WM 엔터테인먼트
2018년 1월 9일
이번 회차의 추천작

미묘: 착해도 너무 착하다는 게 첫인상이지만, 들을수록 속 깊어 보이는 것은 오마이걸 프로덕션의 마법. 예쁘고 매력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 같은 포지션의 걸그룹이 되어가는 것 같아 새롭다. 중저음 보컬 위주의 은근하면서도 가벼운 운동감이 매력적인 ‘Magic’을 추천한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서드: “아마 언젠가 말야 이 꿈들이 현실이 되면 함께 나눈 순간들을 이 가능성들을 꼭 다시 기억해줘” 타이틀곡 가사가 이렇게나 직설적으로 팬에게 보내는 송가인 적도 드물지 않을까. ‘비밀정원’을 비롯해 앨범 전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고 씩씩한’ 오마이걸만의 감성으로 채워져 있는, 아마도 오마이걸을 좋아하는 모든 이들이 바랐을 그런 앨범으로 돌아왔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심댱: 또렷한 눈빛을 가진 소녀가 흐트러짐 없이 자라난 모습을 보여주는 비밀정원이다. 여리지만 선명한 보랏빛 ‘비밀정원’으로 초대받았다면 이제 그들을 천천히 알아가 보자. 오마이걸의 매력을 관통하는 ‘Love O'clock’을 나침반 삼아 ‘Sixteen’에선 이들의 씩씩함을, ‘Butterfly’에서는 따사로움을, ‘Magic’에서는 촉촉한 주문을 찾아보길.

이번 회차의 추천작

조은재: 유약한 소녀의 이미지를 내세웠지만, 전과 달리 아동성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오히려 전보다 더 단단한 무언가가 내재된 듯한 인상으로 변모했는데, 사뿐사뿐 조심스럽게 진행되는 멜로디가 분명 성숙한 사람이 부르는 노래일 것이라는 확신을 주기 때문인 듯하다.


새벽
큐브 엔터테인먼트
2018년 1월 10일

미묘: 조권은 뭔가 작정하고 노래하는 듯한 느낌도 있는데, 이번 곡에서는 유난히 ‘그냥 부르는’ 것처럼 들리는 순간이 많다. 조금 더 힘이나 컨트롤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은 순간들이 없지 않지만, 감정이 거칠게 고조됐다가는 턱 내려놓는 마무리의 매력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Match Up
브랜뉴 뮤직
2018년 1월 10일

서드: 레트로한 사운드에 뮤직비디오의 레트로한 비주얼까지 보고 듣는 맛이 좋다. 과함이 없이 적당히 흥겹다는 장점이 있지만 첫 번째 랩 버스의 타이트함에 비해 두 번째 버스가 아쉽고, 전체적인 곡의 구성이 단조로운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조성민: 완성도에는 분명 문제가 없다. 굉장히 잘 만들어진, 탁월한 기획 하에 완성된 작품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프로덕션이 발휘하는 탁월함에 비해 멤버들의 탁월함이 강조되지는 못하고 있다. ‘얘네 아시죠? 프듀 걔네에요’ 이상의 어필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By Edit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