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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x힙합, 혹은 힙합x아이돌, 어떤 곡을 들으면 좋을까? 여기에 두 가지 시선이 있다. 아이돌에 더 익숙한 시선과 힙합에 더 익숙한 시선. 아이돌로지의 별민과 맛있는 파히타가 아이돌의 관점에서 힙합 아이돌을 바라본다면, 언더그라운드 미디어이자 레이블인 영기획(YOUNG, GIFTED & WACK)의 하박국 대표가 힙합의 관점에서 아이돌 힙합을 바라본다. 닮은 듯 미묘하게 다른 이 18곡의 목록은 지금까지 아이돌x힙합이 만들어낸 인상적인 순간들의 플레이리스트이자, 두 시선의 교차점이기도 하다. – 에디터
Havaqquq Side : 아이돌x힙합
1. 지드래곤 – Coup d’Etat
2. 블락비 – Very Good
3. 디유닛 – I’m Missin’ You
4. 갓세븐 – A
5. 태양 – 나만 바라봐
6. 빅뱅 – Fantastic Baby
7. 방탄소년단 – N.O
8. B.A.P – One Shot
Idology Side : 힙합x아이돌
1. 빅뱅 – La La La + V.I.P
맛있는 파히타 : 빅뱅 두 번째 싱글에 담긴 이 두 곡은 빅뱅의 데뷔 선언문과 같은 곡이다. 꼭두각시로서의 아이돌, 립싱크하는 아이돌이 아니고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애티튜드가 가득한 곡이기도 하며, 자만스러울 정도의 스왝도 느껴진다.
2. 방용국 & 젤로 – Never Give Up
맛있는 파히타 : 힙합이긴 하지만 10대들이 학교에서 느낄 만한 정서를 다루고 있다는 면에서 다분히 아이돌적이기도 하고,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 또한 무척이나 포지티브하다. B.A.P의 서막을 연 유닛 릴리즈란 면에서 B.A.P의 아이덴티티를 선보이려는 목적도 있었다.
3. B.A.P – No Mercy
조성민 : B.A.P는 SM의 밖에서 SMP를 외친 거의 첫 아이돌일 것이다. 샤이니가 SMP를 버리면서 잠시 공석이 되어 있던 ’10대들의 대변인’ 자리를 재빠르게 선점하고자 하는 전략이었달까. 그래서인지 동세대 ‘힙합 아이돌’ 중에서는 곡 안에서 ‘래퍼’의 역할 비중이 가장 적은 것 역시 특징이라 하겠는데, 이는 힙합을 아이돌의 양식으로 처음 가져왔던 1세대 아이돌의 특징과도 상통하는 지점이다.
4. 블락비 – 난리나
조성민 : 한 차례 소속사 이전과 1년 여의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블락비가 특유의 음악적 색깔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팀 내에 프로듀서가 있었던 덕분 아니었을까. 이런 점을 보면 아이돌 멤버들이 음악적 주체성을 갖는 것이 항상 위험하지만은 않은 듯도 보인다.
5. 지드래곤 – One Of A Kind
맛있는 파히타 : 아이돌이 힙합을 하는 것이 시건방진 짓이라면 지디는 어떨까? 남들이 허세라고 말해도 지디는 잘났고, 시기와 질투마저도 비웃고 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디가 YG의 보물이라면 그 이유는 바로 이 노래 ‘One Of A Kind’가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6. 인피니트 H – 니가 없을때
맛있는 파히타 : 아이돌이 힙합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래퍼뿐인가? 인피니트는 힙합을 하기 위해 프라이머리를 위시한 크루들을 모두 끌고 왔다. 씬에 대한 리스펙트가 있다면 힙합퍼들과 함께하는 것은 ‘진정성’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이런 콜라보레이션이 더욱 더 늘어날 수 있길 빌며.
7. 씨엘 – 나쁜 기집애
조성민 : 래퍼로서 씨엘의 존재 의의란, 윤미래 아류, 혹은 윤미래 아류의 아류뿐이었던 여성 래퍼들 사이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데에 있지 않을까. ‘아이돌X힙합’의 조합이 이제는 그다지 신선할 것도 없어 보이지만, 사실 ‘여자 아이돌X힙합’은 아직도 몇 가지 양식화된 부분을 제외하면 불모지에 가깝다고 본다. 씨엘은, 비록 그 내용과 퍼포먼스 안에 신선함은 없을지 몰라도, 그 등장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신선하고 강렬한 면이 있었다.
8. 방탄소년단 – No More Dream
조성민 : 정확히 ‘H.O.T. – 전사의 후예’의 재림이랄까. 동방신기와 빅뱅을 거쳐오며 아이돌이 ‘학원별곡’을 다시 부르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놀랍게도 방탄소년단이 그걸 훌륭히 해냈고, 또 그게 먹혔다. 심지어 도입부의 베이스 음부터 정확히 ‘전사의 후예’를 호출하지 않는가. H.O.T.가 데뷔할 때 태어나지도 않았던 친구가 H.O.T.와 똑같은 이야기를 하며 데뷔하는 것을 보니, 결국 아이돌은 10대를 타게팅하는 것이 정석인가 싶기도. 한국 공교육의 현실이여…
9. 와썹 – WA$$UP
맛있는 파히타 : 한국에서 마이애미 부티 베이스(Miami Booty Bass)라든지 트워킹(Twerking)을 보게 될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겠는가! 비웃기 위해 봤다가 놀라게 된달까. 멤버 나다(Nada)의 존재감이 너무 강력해서 무시하고 싶어도 도저히 무시할 수 없었다. 케이팝계를 떠도는 TLC의 유령에서 벗어난 것 같아 더욱 맘에 든다.
10. T.O.P – DOOM DADA
맛있는 파히타 : 비록 래퍼보다는 배우로서의 존재감이 더 강해져 가는 탑이지만, 이 곡만큼은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이유는 이 곡의 매력 때문일 것이다. 초현실적이고 최면적인 트랙에 내리꽂는 탑의 저음 랩은 매우 오리지널하고, 여기에 탑의 진가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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