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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 태연 ‘Weekend’ (2021)

“태연은 곡의 면면이 어느 하나 허투루 소비되는 것 없이 다질(多質)적인 해석이 가능한 음악을 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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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end
SM 엔터테인먼트
2021년 07월 06일

얼마 전 SBS <문명특급>에 출연한 태연은 자신의 음악 스타일에 관련해 “예전에는 특색이나 특징이 있으면 바랐는데 그런 것이 없는 것 같아 콤플렉스처럼 느껴졌다. 좋게 말하면 어느 장르에도 어색하지 않은 목소리지만, 나쁘게 말하면 색깔이 없는 것 같다. 근데 색깔이 없는 것이 나의 특색인 것 같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답변을 들으며 그가 아티스트로서 스스로의 활용 지점을 꽤 정확하게 이해하고 관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의 태생적인 재능일 수도 있고, 오랜 시간 활동해오면서 터득해온 노하우일 수도 있겠다. 그의 말을 재해석해보자면, 태연은 곡의 면면이 어느 하나 허투루 소비되는 것 없이 다질(多質)적인 해석이 가능한 음악을 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Weekend’는 단순히 여름을 겨냥했다기보다 커리어의 연장선을 그리고자 하는 뚜렷한 의도로 선보인 싱글로 보인다.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나가면서 그 안에 고유한 지점 역시 공존하고 있는 것. 이는 태연이 (그룹 활동을 차치하고서라도) 2015년 이래 솔로 활동으로 선보인 음악에서 나타나는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Weekend’가 2020년 The Weeknd를 주축으로 향후 10년간 전세계적인 트렌드로 예측된 ‘뉴트로(Newtro)’를 표방했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다. 특히 Doja Cat의 ‘Say so’와 ‘Kiss Me More’을 레퍼런스로 삼은 것 같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 레퍼런스를 넘어 태연이 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로컬라이징이 되었다는 인상이다. 시류에 편승한다기보다는, 고음을 강하게 내지르던 초기 음악(‘I’, ‘U R’ 등)에서 서서히 내밀하고 유연한 방향(‘11:11’, ‘Something New’, ‘사계’ 등)으로 이어온 자신의 커리어에 현 시류의 음악을 이어 붙이기 적합했다고 보아야 할 듯하다. 물론 이 말이 앞으로 태연의 보컬이 그러한 ‘유연한 방향’으로만 소비되리라는 확정은 아니다. 여전히 그는 한 앨범, 한 싱글 안에서 다양한 보컬을 구사하려 섬세하게 노력하고 있다. 그러하게 느끼게 만든 특징 중 하나는 그가 이제껏 선보인 적 없었던 싱잉 랩을 처음으로 선보였다는 것이다. 물론 시류의 측면에서 보자면 보컬과 랩이 혼용되는 Doja Cat의 노래와 다시 비교해봐도 특별할 것 없겠지만, 태연의 역대 커리어를 생각한다면 변화와 확장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이것이 완전히 생뚱맞은 변화가 아니라 ‘Why’ 같은 과거 곡과 이어질 수 있는 지점들(“이름 모를 꽃” 같은 표현 등)이 심어진 것 역시 재미 요소다. (‘Why’와 ‘Weekend’의 가사를 비교한 유튜브 영상을 참조해보자.) 어쩌면 이것까지도 단일곡에서 느껴지는 태연이라는 아티스트의 다질성이라 볼 수 있겠다.

이 다질성은 뮤직비디오에서도 잘 느껴진다. 특히 불이 다 꺼진 쇼핑몰에서 태연이 킥보드를 타고 텅 빈 공간을 마음껏 활보하는 브릿지 파트가 눈길을 끈다.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자유로운 주말을 보내자는 노래의 메시지에 비추어보았을 때 해당 장면은 사뭇 의미심장해보이기도 한다. 사생활 노출의 위험과 그에 따른 파급력을 늘 인식하고 사는 연예인으로서 그에게 진정한 주말은 혹시 그와 같은 것일까. 화면이 줌 아웃됨과 동시에 잡지로 얼굴을 가리는 장면이나, 조명을 벗어나 그림자 속으로 킥보드를 타고 사라지는 장면에서는 그가 화면 너머의 청중을 의식하는듯 보이기도 한다. 평일에 상반하는 형식적인 주말의 개념을 넘어, 우리가 행복한 일탈을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주말은 어디일까? ‘Weekend’의 뮤직비디오는 이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단순 여름 휴가곡 그 이상의 풍부한 감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글: 차현준

2007년부터 원.소.카. 트로이카 전성시대를 접하며 K-POP에 입문하였고, 동시에 3대 기획사라는 개념을 알게 되며 본격적으로 K-POP의 산업적인 매력에 빠졌다. K-POP에 대해 분석적인 댓글이나 블로그 글을 남기는 데에서 쾌감을 느낀다.

By Edit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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