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취향-친정-시각으로, 다르게 말하는 아이돌-아이돌팝. 아이돌로지가 벌써 10주년이 되었다. 2014년의 소개글을 되새기며 아이돌로지 현역 필진을 대상으로 10문 10답을 진행해보았다. 각 필자의 취향을 탐색할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도 놓치지 말자. 게재는 무순.
조은재
1. 2024년의 시점에서 당신을 한 문장으로 소개한다면?
케이팝 아이돌 덕질 외길인생 30년, 조은재입니다.
2. 나만의 방식으로 아이돌로지를 소개해달라.
아이돌로지를 창간하신 미묘 님의 말씀을 빌자면, 아이돌로지는 ‘눈을 가린 사람들이 코끼리를 만져보고 그린 그림’이다. 누군가는 기다란 코를, 누군가는 기둥처럼 크고 두꺼운 다리를, 누군가는 얇은 꼬리를 만졌고 그것이 코끼리라고 말하겠지만, 다양한 위치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조망한 코끼리를 모아보면 좀 더 입체적이고 실재적인 코끼리를 완성할 수 있다고 믿고, 아이돌로지의 지향도 여기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3. 아이돌로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지금은 없어진 오마이뉴스 블로그에 케이팝 관련한 글들을 쓰고 있었는데, 아이돌로지 창간인이자 당시 편집장이셨던 미묘 님께서 제 블로그를 재밌게 보고 함께 글을 쓰자고 제안을 해주셨다. 그때가 아이돌로지가 창간된 지 딱 100일째 된 날이어서 제가 ‘백일 선물’이라고 농담했던 기억이 있다.
4. 평론에 가지고 있는 환상이 있었나? 실제 아이돌로지에 투입되었을 때 어떤 차이가 있었나?
사실 어렸을 때부터 제가 절대로 되고 싶지 않았던 인물상 중 하나가 ‘평론가’였다. 최초의 케이팝 아이돌이었던 H.O.T.가 음악성을 빌미로 평론가들에게 어마어마한 공격을 자주 많이 받았기 때문에, 초등학생 때부터 ‘절대로 저런 어른이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나쁜 평론가 어른들’을 혼내주려고 하다 보니 평론가가 돼버렸다.
5. 당신이 처음 접한 케이팝은 무엇인가?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H.O.T.가 데뷔해서 어렸을 때부터 아이돌팝과 함께 자랐다. 그 당시엔 아이돌팝이 아닌 ‘댄스 가요’도 많이 들었는데, 거실에 있던 전축 앞에 터보와 클론 CD를 넣어놓고 가사집을 보면서 듣던 어린 시절의 장면이 아직도 기억난다.
6. 당신은 왜 케이팝을 평론·리뷰하는가?
원래 오타쿠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좋아하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말하는 존재라고 들었다.
7. 아이돌로지가 아닌 곳에서 글을 쓰고 있거나 쓸 의향이 있는가? ‘케이팝 아이돌’ 외에 관심이 있는 다른 장르나 다른 의지에 대해서도 알려달라.
아이돌로지에서 활동하는 동안에도 오마이뉴스, 여성동아 등 여러 다른 매체와 플랫폼에서 글을 썼다. 지금은 생업을 통해서도 이런저런 글을 많이 쓰고 있다.
8. 아이돌로지가 아이돌팝 매체로서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필진 충원. 인구 문제는 무척 중요한 문제입니다.
9. 아이돌로지를 포함한 케이팝 평론이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음악 평론이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하기엔 수요도 공급도 너무 적지 않나 싶다. 꺼지지 않고 살아만 남아도 다행이지 않을까 싶고. 어떻게든 쭉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10. 당신에게 아이돌로지란?
내가 아이돌을 사랑하는 방법.
+α 아이돌로지가 ‘아이돌-아티스트’라면, 당신의 포지션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메인댄서. 아무래도 ‘안무분석 노동’을 만들기도 했었고, 댄스 퍼포먼스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Play 8 : 조은재의 Essential K-pop
- H.O.T. – Candy
- 신화 – T.O.P
- SS501 – Snow Prince
- 소녀시대 – 다시 만난 세계
- 인피니트 – 추격자
- 러블리즈 – 놀이공원
- 아이즈원 – Fiesta
- 크래비티 – Love or Die
스큅
1. 2024년의 시점에서 당신을 한 문장으로 소개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밥 챙겨 먹듯 케이팝 신보를 챙겨 듣는 리스너.
2. 나만의 방식으로 아이돌로지를 소개해달라.
독보적인 ‘평’보다는 다양한 ‘론’이 교차하는 아이돌-론(idol + -ology) 웹진.
3. 아이돌로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레드벨벳의 ‘피카부’ 뮤직비디오에 큰 충격을 받고 레드벨벳의 세계관을 내 멋대로 분석한 글을 써서 무작정 블로그에 올린 게 계기가 되었다. 이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다가 ‘Bad Boy’ 리패키지 앨범이 발매된 몇 달 뒤에 블로그를 다시 들어가 봤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괜찮아서 계속 글을 써봐야겠다 싶었다. 그렇게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써 올렸고, 몇 달 뒤 아이돌로지 측의 제안을 받아 정규 필진이 되었다.
4. 평론에 가지고 있는 환상이 있었나? 실제 아이돌로지에 투입되었을 때 어떤 차이가 있었나?
평론을 뭔가 고매한 것으로 생각했다기보다는, 애초에 내가 쓰는 글이 평론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큐레이션이라면 몰라도. 물론 둘이 같은 것은 아니지만, 점차 큐레이션이 평론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라는 걸 체득하게 된 것 같다. 평론의 ‘평’보다는 ‘론’이 더 눈에 들어오게 되었달까.
5. 당신이 처음 접한 케이팝은 무엇인가?
기억 속 첫 가요는 미취학 아동 시절 즐겨 불렀던 엄정화 ‘몰라’다. 우리가 흔히 정의하는 ‘케이팝’으로 치자면, 브라운관에 나오는 보아 ‘아틀란티스 소녀’ 무대를 집중해서 보던 것이 처음 접한 케이팝일 테다. 매주 일요일 음악방송을 챙겨보며 동방신기 ‘Tri-Angle’, 슈퍼주니어 ‘돈 돈! (Don’t Don)’ 같은 괴이한 곡들에서 좀처럼 눈을 떼지 못했던 것도 생각난다. 본격적으로 좋아했던 첫 아이돌은 2NE1과 빅뱅(…)이다.
6. 당신은 왜 케이팝을 평론·리뷰하는가?
나만의 관점에 따라 케이팝을 큐레이팅한다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7. 아이돌로지가 아닌 곳에서 글을 쓰고 있거나 쓸 의향이 있는가? ‘케이팝 아이돌’ 외에 관심이 있는 다른 장르나 다른 의지에 대해서도 알려달라.
종종 외부 매체에 케이팝 관련 글을 쓰곤 한다. W 코리아, 주간동아, Teen Vogue 같은 잡지에 글을 투고한 바 있고, 2021년 멜론 케이팝 명곡 100에 선정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케이팝을 큐레이팅한다는 관점으로 글에 접근했듯, 같은 관점에서 ‘퀴비’라는 이름으로 디제잉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8. 아이돌로지가 아이돌팝 매체로서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농반진반이지만, 아이돌팝이 장기적으로 생존해야 하지 않을까. 매체의 생존 방책보다는 더 근본적인 부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아이돌팝이 없으면 아이돌로지도 없으니… 애초에 완연한 상업 음악으로서 부상한 음악이고, 그것이 곧 발전과 성장의 동력이 되었던 음악이긴 하지만, 갈수록 상품화가 맹렬해지는 현재 아이돌팝의 동향을 보며 이것이 과연 지속 가능한 방식일지 고민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9. 아이돌로지를 포함한 케이팝 평론이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특정 매체보다는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언어로 케이팝을 향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목하게 된다. 블로그, 포스타입, 트위터, 유튜브, 틱톡, 팟캐스트, 뉴스레터 등 여러 플랫폼에서 적극적으로 케이팝에 대해 말하고 쓰는 향유자들이 있지 않은가. 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떠드는 것을 넘어 상호 간의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면 논의가 더욱 풍성해지지 않을까. 어쩌면 그게 2020년대 평론 매체의 역할일지 모르겠다.
10. 당신에게 아이돌로지란?
케이팝/아이돌팝을 논하러 찾아가는 아고라.
+α 아이돌로지가 ‘아이돌-아티스트’라면, 당신의 포지션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요즘 데뷔하는 아이돌들은 대개 리더, 메인보컬, 메인댄서 같은 별도의 포지션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일종의 리더 역할을 수행하는 멤버가 생기지 않나. 곡 소개를 도맡거나, 그룹 인사 이전에 ‘둘 셋~’ 구령을 넣어주곤 하는… 굳이 빗대어보자면 내가 그런 포지션이 아닐까, 생각한다.
Play 8 : 스큅의 Essential K-pop
- 엄정화 – 몰라
- 동방신기 – Tri-Angle (Extended version.) (Feat. BoA & The Trax)
- 써니힐 – Midnight Circus
- 2NE1 – Ugly
- f(x) – 제트별
- 세븐틴 – 만세
- 레드벨벳 – Kingdom Come
- 뉴진스 – ETA
비눈물
1. 2024년의 시점에서 당신을 한 문장으로 소개한다면?
좋아하는 것을 듣고 끄적이는 비눈물입니다.
2. 나만의 방식으로 아이돌로지를 소개해달라.
시선은 다르게, 마음은 가깝게 – 새로 보는 케이팝, 아이돌로지
3. 아이돌로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원래는 개인 블로그에만 잡다하게 글을 쓰다가 21년 연말 무렵 한 블로그 이웃분이 아이돌로지에 독자 기고를 추천해 주셔서 이런 아마추어 같은 글도 받아주시나 반신반의하며 제출했다. 그렇게 글이 게시가 된 후 아이돌로지 측에서 제의를 해주셔서 필진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4. 평론에 가지고 있는 환상이 있었나? 실제 아이돌로지에 투입되었을 때 어떤 차이가 있었나?
평론가라고 하면 내심 매우 무겁고 진지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만나고 함께 일을 헤쳐 나가면서 (물론 내공이나 깊이가 달라 놀라기도 했지만) 결국 다 비슷하게 사는 보통 사람들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 특히 음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더욱 친근감을 느끼게 된 것 같다.
5. 당신이 처음 접한 케이팝은 무엇인가?
케이팝의 시작은 레드벨벳이었다. 다만 당시는 케이팝으로 의식하기보다는 그냥 좋은 앨범으로 여겨 정규 앨범을 자주 듣는 편이었다. 이후 좋아하는 곡들의 크레딧을 뒤져보다가 참여한 작가의 다른 곡들을 되짚어가며 점점 케이팝의 바운더리로 진입했다.
6. 당신은 왜 케이팝을 평론·리뷰하는가?
좋아하는 음악을 널리 소개하고 싶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좋아하는’, ‘좋은 음악’의 기준은 다분히 모호할 수밖에 없지만, 그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개념을 다른 이에게 가능한 한 타당하고 납득이 되도록 전달하고자 필사적으로 머리를 쥐어 싸맨다. 그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내가 쓴 글로 인해 누군가가 새로운 음악을 접하게 된다면, 내 글이 누군가에게 자그마한 영향이라도 줄 수 있다면 참 기쁠 것 같다. 그 작은 위안이 바로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다.
7. 아이돌로지가 아닌 곳에서 글을 쓰고 있거나 쓸 의향이 있는가? ‘케이팝 아이돌’ 외에 관심이 있는 다른 장르나 다른 의지에 대해서도 알려달라.
아이돌로지 외에 개인 블로그에 가볍게 글을 남기곤 한다. 만약 제안이 들어온다면 어느 곳에서든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해 보고 싶다. 케이팝을 넘어 음악 세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한국 인디 아티스트다. 처음부터 함께 해왔고, 인생이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여전히 꾸준히 찾아 듣고 있다. 최근에 즐겨 듣는 장르는 슈게이즈다. 특히 일본 밴드 씬에서 슈게이즈가 세대를 거치며 다양하게 확장되는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8. 아이돌로지가 아이돌팝 매체로서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현재 아이돌로지의 주요 콘텐츠인 먼슬리와 연말 결산은 그리 길지 않지만, 어느 정도는 집중이 필요한 분량이다. 이는 음악에 대한 의견을 합당하게 펼치기 위해 필수적인 형식이지만, 짧고 빠른 것을 선호하는 요즘 트렌드와는 맞지 않아 다소 주목받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의 관심을 비교적 쉽게 끌 수 있는 한 줄 평이나 점수·등급 등의 새로운 포맷을 고려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케이팝을 다양하고 흥미로운 시각으로 다룰 새로운 필진을 모집하거나, 독자 기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아이돌팝 매체로서의 내실을 다져가는 과정도 필요할 것이다.
9. 아이돌로지를 포함한 케이팝 평론이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다양화되고 개인화된 대중의 취향 사이에서 주목할 만한 좋은 음악을 재밌는 시선으로 제시하면서, 동시에 산업에 드리운 그림자를 외면하지 않고 날카롭게 다루어 좋은 방향으로 인도할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케이팝과 롱런할 수 있는 관계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10. 당신에게 아이돌로지란?
글을 쓰고 여러 사람 앞에 내보이는 것의 재미(와 힘듦)를 알게 해준, 새로운 도전의 장이자 보금자리.
+α 아이돌로지가 ‘아이돌-아티스트’라면, 당신의 포지션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현재 아이돌로지 필진 중에서 가장 늦게 합류했고 아직도 많이 서툰 편이기에 연습생 혹은 어리바리한 막내 포지션에 그나마 가깝지 않을까 싶다.
Play 8 : 비눈물의 Essential K-pop
- 레드벨벳 – Cool World
- 이달의 소녀 – Butterfly
- 빌리 – a sign ~ anonymous
- 공원소녀 – Melting Point
- 샤이니 – Prism
- 프로미스나인 – LOVE BOMB
- 유키카 – 그늘
- 우주소녀 – 르네상스
예미
1. 2024년의 시점에서 당신을 한 문장으로 소개한다면?
음악 듣고 글 쓰는 거 좋아하고, 좋아하는 것으로 삶을 넓혀 온 사람. 지금은 쓰는 생활인.
2. 나만의 방식으로 아이돌로지를 소개해달라.
아이돌을 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관점을 직접 규정하고 담아내고 기록하여 쌓아가는 곳.
3. 아이돌로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트위터, 블로그에서 음악 이야기를 꾸준히 많이 하면서 여러 사람을 알아가던 중, 아이돌로지에서 연락이 와서 합류하게 되었다.
4. 평론에 가지고 있는 환상이 있었나? 실제 아이돌로지에 투입되었을 때 어떤 차이가 있었나?
어릴 때는 평론지의 필진이 다들 구름 위에 있는 사람들, 엄청 어른인 줄 알았다. 뭔가 재미있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개하는 걸 보면서 막연하게 대단한 줄 알았지. 한데 직접 활동하면서 이 필진들이 위인이나 대단한 어른이 아니라 우리 곁의 친근한 이웃이라는 걸 알았을 때 한번 놀라고, 그분들과 대화해보니 너무너무 재밌었을 때 한 번 더 놀랐다.
5. 당신이 처음 접한 케이팝은 무엇인가?
브라운아이드걸스 ‘Abracadabra’. 우연히 접한 곡인데 전주의 신시사이저, 오토튠, 안무, 쇼트커트 헤어스타일까지 모든 것에 압도된 뒤, 그 곡을 시작으로 오랫동안 그 시대의 케이팝을 닥치는 대로 흡수했다.
6. 당신은 왜 케이팝을 평론·리뷰하는가?
메인 필드가 케이팝이 된 이유는, 성장 과정에서 가장 깊이 체화된 분야라서 그렇다. 2~3세대에 걸친 케이팝 고도 성장기를 이 분야의 주 타깃으로 살았으니까. 그리고 음악 못지않게 웹 게시글을 보는 데 미쳐있던 활자 중독자이기도 하니 평론·리뷰로 케이팝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사람이 된 것 같다.
7. 아이돌로지가 아닌 곳에서 글을 쓰고 있거나 쓸 의향이 있는가? ‘케이팝 아이돌’ 외에 관심이 있는 다른 장르나 다른 의지에 대해서도 알려달라.
국가와 지역을 막론하고 ‘팝’으로 분류되는 음악 대부분을 좋아하는 편이다. 아이돌 바깥 ‘가요’도 좋아하고, 이름난 힙합 뮤지션을 좋아하면서 힙합·R&B 분야와 가요의 접점을 오랫동안 파고들었다. 예전에 참여했던 ‘Various Critics’ 프로젝트, 민음사 <한편> 기고를 이 테마들로 했다. 그 외에는 사회 초년생으로 하루하루 잘 살아가는 데에 관심이 크다. 다른 지면 참여 의향은 언제나 있다.
8. 아이돌로지가 아이돌팝 매체로서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우리 삶에서 아이돌팝을 고찰하고 말할 수 있을 만큼의 여유가 장기적으로 주어졌으면 좋겠다. 사회생활을 병행하면서 아이돌팝을 깊이 고민해서 콘텐츠를 만드는 데에는 상상 이상으로 큰 노력이 필요하다. 그 노력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동료들이 자꾸 활동을 그만두는 걸 보면서, 우리 삶에 빈틈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쉽지 않을 것 같지만.
9. 아이돌로지를 포함한 케이팝 평론이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이 분야에 뛰어든 모두가 좀 더 대담하게 쓰고 말할 수 있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만큼 말을 하는, 그래서 할 말이 많은 사람이 평론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막상 활동하다 보면 자신이 갖고 있는 사랑의 크기와 결을 살려 이야기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평론이라는 게 계속 이어진다면 모두가 지금보다 편안하고 두려움 없이 이야기하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어떻게든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10. 당신에게 아이돌로지란?
가장 꾸준히 아이돌에 대해 고민하고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만들어주는 창구. 지면 자체의 꾸준함과 동료의 꾸준함이 나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되는 곳.
+α 아이돌로지가 ‘아이돌-아티스트’라면, 당신의 포지션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연습생 짧게 하고 어느 날 갑자기 들어와 잘 수납되고 있는 멤버? 대신 활동하면서 하루하루 이 분야를 더 알아나가는… 그런 것 같다.
Play 8 : 예미의 Essential K-pop
- 브라운아이드걸스 – Abracadabra
- 티아라 – Bo Peep Bo Peep
- 엑소 – 으르렁
- 방탄소년단 – RUN
- 아이유 – 스물셋
- 레드벨벳 – Kingdom Come
- 아이즈원 – Fiesta
- 아이브 – After LIKE
마노
1. 2024년의 시점에서 당신을 한 문장으로 소개한다면?
음악을 듣고 쓰고 말하는, ‘덕질하는 연구자’ 마노입니다.
2. 나만의 방식으로 아이돌로지를 소개해달라.
내가 정말 존경하고 좋아하는 김윤하 평론가의 말씀을 조금 빌려오자면 평론이란 ‘말하기’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자면 ‘애정에 기반한 말하기’여야 한다. 세상의 모든 평론이 전부 애정에 기반한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아이돌로지는―그것이 다소 솔직한 쓴소리라고 할지라도―애정에 기반하여 대부분의 것을 말하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고로 한마디로 소개하자면, 아이돌로지는 ‘애정에 기반하여 아이돌과 아이돌팝에 대해 말하는 곳’이라고 하겠다.
3. 아이돌로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우연한 계기로 접하고 흥미롭게 지켜보던 곳이었는데, 아이돌로지에서 주최한 카라 헌정 디제잉 파티 <카라 나잇>을 계기로 몇몇 필진분들과 안면을 트게 되었다. 당시 실제 필진은 아닌, 그저 오마이걸 관련 글을 한 번 기고했을 뿐인 일개 애독자였는데 필자로 오해하는 분도 계셨더라(웃음). 아무튼 당시 편집장이셨던 미묘 님을 비롯해 필진분들과 사적인 교류도 오가고 관련 행사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하던 중에, 어느날 미묘 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필진으로 정식 합류하지 않으시겠느냐’고. 왜 그때 제의를 하셨던 건지 나중에 여쭤보니, 그날이 내 첫 출근일이어서 그랬다고 하시더라(웃음). 그렇게 아이돌로지 덕질을 하다 아이돌로지 필진이 되어 일종의 ‘성덕’이 되었다. 나름의 ‘덕업일치’라고나 할까.
4. 평론에 가지고 있는 환상이 있었나? 실제 아이돌로지에 투입되었을 때 어떤 차이가 있었나?
환상이 없었다고는 못할 것 같다. 학생 시절 평론지를 뒤적이며 습작으로 나만의 평론을 끄적이던 때만 해도, 그런 건 엄청 대단한 ‘선생님’들만 하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더 깊이 들어가 보니 평론이란 일종의 ‘말하기’더라. 나만의 방식으로 어떤 대상에 대해 말하면 되는 건데, 평론을 너무 막연하고 어렵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필진으로 합류하고 나서 깨닫게 되었다.
5. 당신이 처음 접한 케이팝은 무엇인가?
케이팝을 좁게 ‘아이돌팝’으로만 한정한다면, H.O.T.의 ‘Candy’가 될 것 같다. 그 곡으로 입덕했기 때문에.
6. 당신은 왜 케이팝을 평론·리뷰하는가?
은재 님의 말씀을 조금 빌려오고 싶다. ‘오타쿠란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 한없이 말이 길어지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7. 아이돌로지가 아닌 곳에서 글을 쓰고 있거나 쓸 의향이 있는가? ‘케이팝 아이돌’ 외에 관심이 있는 다른 장르나 다른 의지에 대해서도 알려달라.
아이돌로지 외의 매체에 코멘트로 참여한 적이 몇 번 있다. 해외 지면으로는 ‘South China Morning Post’라던가, 국내 매체로는 ‘노컷뉴스’라던가. 아, <퀴어돌로지>라는 저서에 공저로 참여한 적도 있다. 스큅 님과 함께 아이돌과 아이돌 퀴어니스 세대론을 톺아보는 챕터를 썼다. 그 외에도 다른 기회가 있다면 기꺼이 참여할 의향이 물론 있다. 다른 의제라고 한다면, 평론가로서가 아닌 연구자로서는 아이돌 연습생 문제 등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이 역시도 ‘케이팝 아이돌’ 분야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봐야 할 것 같지만.
8. 아이돌로지가 아이돌팝 매체로서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많이들 말씀하셨지만, 필진 충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에 매우 동감한다. 굳이 욕심을 낸다면, 기존 필진과 다른 시각을 갖고 있거나 ‘본진’이 다른 분이면 더 좋겠고. 충분한 인원이 갖춰지면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9. 아이돌로지를 포함한 케이팝 평론이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평론계가 일단 매우 사장화 되어가는 작금에 (이런 단어 써도 괜찮은지 모르겠지만) 시쳇말로 ‘존버’만 잘 해도 본전은 아닌가 싶다. 여러 가지 의미로 ‘존중하며 버티기’를 잘해 나가면 좋겠다.
10. 당신에게 아이돌로지란?
내가 최선을 다해 빛날 수 있는 곳. 좋아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을 때 가장 반짝이는 사람이고 싶기에.
+α 아이돌로지가 ‘아이돌-아티스트’라면, 당신의 포지션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이것저것 못하지는 않는 소위 ‘올라운더’에 가까울 것 같다. 노래도 춤도 랩도 평균 이상은 하는데, 그렇다고 매우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는(웃음).
Play 8 : 마노의 Essential K-pop
- H.O.T. – Candy
- 보아 – 네모난 바퀴
- 엑소-K – 너의 세상으로
- 레드벨벳 – Cool World
- 오마이걸 – 비밀정원
- 종현 – 우린 봄이 오기 전에
- 온앤오프 – My Genesis (Übermensch)
- 에이티즈 – Silver Light
에린
1. 2024년의 시점에서 당신을 한 문장으로 소개한다면?
음악을 듣고 무대를 보고 글을 쓰며 좋아하는 에린입니다.
2. 나만의 방식으로 아이돌로지를 소개해달라.
아이돌로지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아이돌팝을 존중하는 마음이 느껴진 곳이었다. 지금도 아이돌로지를 소개하라고 한다면, ‘아이돌팝을 한 작품으로 존중하는 곳’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3. 아이돌로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블로그와 트위터에서 아이돌 신보에 관해서 이야기하다 보니 아이돌로지에서 섭외가 들어왔다.
4. 평론에 가지고 있는 환상이 있었나? 실제 아이돌로지에 투입되었을 때 어떤 차이가 있었나?
막연하게 평론은 작품을 분석해서 쓰는 글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평론 중에서 작품 평론이 주가 되기는 하지만, 아이돌로지에 있으면서 아이돌들의 활동이 만들어내는 경향성을 캐치해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한 분야임을 느꼈다. 전체 흐름도 알 수 있어야 각 작품을 보는 시각이 다양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5. 당신이 처음 접한 케이팝은 무엇인가?
제가 처음 접한 케이팝은 보아의 ‘No.1’ 무대다. 어렸을 적에 화려한 패턴의 청바지를 입고서 노래를 부르던 모습이 신기해하면서 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렸을 적 기억 중 꽤 선명하게 남아있다.
6. 당신은 왜 케이팝을 평론·리뷰하는가?
실시간으로 지나가는 음악이나 무대들을 조금 시간을 두고 길게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시작이었다. 지금에 와서는 케이팝을 평론·리뷰하는 가장 큰 동기는 무대 위의 아이돌에 대한 존중과 애정을 보내고 싶은 바람에서 기인한다.
7. 아이돌로지가 아닌 곳에서 글을 쓰고 있거나 쓸 의향이 있는가? ‘케이팝 아이돌’ 외에 관심이 있는 다른 장르나 다른 의지에 대해서도 알려달라.
아직은 음악에 관련된 글은 아이돌로지 위주로 쓸 것 같다. 오히려 ‘케이팝 아이돌’이나 ‘음악’이라는 주제와는 다른 주제들에 대해서 전문성을 키우고 나서 글을 써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8. 아이돌로지가 아이돌팝 매체로서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아이돌로지는 아이돌 팝에 대해서 이야기는 웹진이니만큼 다양한 시각의 글들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아이돌에 대해 글을 쓰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아이돌로지 웹진에 독자 기고를 활용하는 걸 권유해 드리고 싶다. 아이돌 팝은 이야기할 수 있는 분야가 다방면으로 걸쳐져 있어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다른 말을 할 수 있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9. 아이돌로지를 포함한 케이팝 평론이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가장 고민되는 질문이다.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이전에 현재 케이팝 평론이 계속될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된다. 아주 작은 바람이 있다면, 일단은 계속해서 말하고 쓸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10. 당신에게 아이돌로지란?
음악과 무대를 만드는 사람들을 향한 애정을 붙잡아 두는 시간.
+α 아이돌로지가 ‘아이돌-아티스트’라면, 당신의 포지션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기획이나 작곡 분야에서 일을 하는 쪽의 적성에 맞는 멤버였을 것 같다.
Play 8 : 에린의 Essential K-pop
- 7공주 – Love Song
- 보아 – No.1
- 바다 – V.I.P
- 원더걸스 – Tell Me
- 2PM – Heartbeat
- 2NE1 – 내가 제일 잘 나가
- 아이유 – 너랑 나
- 프로듀스101 – PICK ME
편집자: 심댱
- 아이돌로지 10주년 : 현 필진의 Essential K-pop 플레이리스트 - 2024-05-13
- 아이돌로지 10주년 : 아이돌로지는 사랑을 싣고 (前 필진) - 2024-04-29
- 아이돌로지 10주년 : 아이돌로지는 사랑을 싣고 (미묘) - 2024-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