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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딥리스닝 : 아이돌이 부른 애니메이션 & 게임 OST

때론 아이돌다운 유쾌함과 상큼함으로, 때론 전혀 의외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아이돌들의 애니메이션 & 게임 OST 플레이리스트.

아이돌로지는 밀크뮤직과 함께 아이돌 음악을 조금만 더 파보는 “아이돌 딥리스닝” 시리즈를 진행한다. 플레이리스트는 갤럭시 전용 서비스인 밀크뮤직에서 들으며 즐길 수 있다. [들으러 가기]

최근 권혁수가 패러디해 화제를 모은 애니메이션 〈올림포스 가디언〉 속 한 장면을 기억하는지. 오르페우스가 하프를 켜고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이를 칭송하는 바로 그 장면 말이다. 그렇다면 오랜만에 기억 저편에서 소환된 이 만화영화의 주제곡은 누가 불렀을까?

① 신화
② god

애니메이션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토대로 만들어졌지만, 정답은 2번 god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신들의 세계를 그린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god가 불렀다는 사실 자체가 꽤 재미있는 건 분명하다.

다음 문제. 한국에서 최초로 게임 테마송을 부른 유명 아이돌 그룹은 누구일까?

① 핑클
② 원더걸스

답은 2번 원더걸스다. 원더걸스는 2007년 〈미니게임천국3〉 OST ’쪼요쪼요’를 불렀다. 제목부터 낯선 이들도 있고, 이 곡이 게임 주제가란 사실을 몰랐던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곡은 업체 측에서 “한국 최초로 유명 가수가 게임 OST를 불렀다”고 홍보했을 정도로 나름 공을 들인 작품이었다. 작사‧작곡도 박진영이 직접 맡았다.

아이돌 그룹이 부른 애니메이션 및 게임 OST는 생각보다 많다. 여기에 기존 곡을 다시 애니메이션 오프닝 내지는 엔딩 곡으로 사용하는 타이 업(tie-up) 방식까지 합하면 좀 더 늘어난다. 이중에서도 동방신기가 부른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 10기 오프닝곡 ‘Share The World’와 17기 엔딩곡 ‘明日は來るから / Asuwa Kurukara’, 〈이누야샤〉 2기 엔딩곡이었던 보아의 ‘Every Heart’ 등은 ‘타이 업’ 하면 반드시 회자되는 명곡으로 남아있다.

타이 업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애니메이션 및 게임 주제곡 혹은 테마곡을 소화한 사례도 많다. 최근 반응이 좋았던 것은 MBC에서 내놓은 애니메이션 〈텔레몬스터〉 주제가다. 인피니트가 2014년에 부른 첫 번째 OST ‘몬스터 타임’은 가사가 다소 기괴한데, 그해 핼러윈 데이에 이 곡을 공개한 MBC 측의 선택도 깜찍한 센스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다. 이후 〈텔레몬스터〉가 본격적으로 TV로 방영되면서 비투비와 레드벨벳이 그 뒤를 이었다.

현재의 그룹 이미지와는 영 상반된 분위기로 사뭇 귀여운 결과물을 내놓은 아이돌 그룹도 있다. f(x)는 2010년과 2011년에 걸쳐 게임 및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각각 한 곡씩 불렀다. 〈퍼즐버블 온라인〉 OST ‘깔라까바나’나 KBS 애니메이션 〈쥬로링 동물탐정〉 OST ‘사실 말이야(쉿!)’가 그것. 지금의 f(x)를 떠올리면 영 낯선 게 사실이다. 그러나 ‘Chu~♥’를 부르던 풋풋한 f(x)가 그리운 이에게는 두 곡 모두 사랑스럽게 들릴 것이다.

이외에도 2010년대 초반에 한창 인기를 끌었던 게임 〈Freestyle〉의 CF용 테마곡은 에너제틱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던 포미닛이 불렀다. EA 모바일에서 제작한 〈Chronos Sword〉의 OST ‘Chronos Soul’은 아예 판타지 게임 속 ‘여전사’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씨스타에게 맡겨졌다. 참고로 ‘Chronos Soul’을 만든 이는 소녀시대 ‘Kissing You’와 슈퍼주니어의 ‘Marry U’를 작곡한 이재명이다.

굳이 위와 같은 이야기로 마무리하는 이유를 눈치채셨는지. 마냥 유치할 것이라 단정 짓고 외면할 분이 계실지 모른다는 기우 때문이다. 그러지 마시라. 다소 황당한 설정의 애니메이션 줄거리가 당신을 당혹게 할지라도(ex. 〈내 친구 해치〉, 〈쥬로링 동물탐정〉), 순진했던 과거의 그대를 떠올려 볼 것. 아마 이 플레이리스트를 잘 활용하면, 꽤 경쾌한 노동요 몇 곡은 건질 수 있을 테니까!

플레이리스트 바로가기 (밀크뮤직)

  • 원더걸스 – 쪼요쪼요 (〈미니게임천국3〉 OST, 2007)
  • 소녀시대(티파니, 제시카, 서현) – Mabinogi (It’s Fantastic!) (〈마비노기〉, 2008)
  • 포미닛 – Freestyle (〈프리스타일〉 CF, 2011)
  • 씨스타 – Chronos Soul (〈Chronos Sword〉 OST, 2010)
  • 카라 – 2Me (〈We Online〉 OST, 2010)
  • 소녀시대 – 해치 (〈내친구 해치〉 OST, 2010)
  • f(x) – 사실말이야 (쉿!) (〈쥬로링 동물탐정〉, 2010)
  • f(x) – 깔라까바나 (〈퍼즐버블 온라인〉 OST, 2011)
  • god – 올림포스 가디언 주제곡 (〈올림포스 가디언-그리스 로마 신화〉 OST, 2003)
  • 인피니트 – 몬스터 타임(〈텔레몬스터〉 OST, 2014)
  • 비투비 – 이리와(〈텔레몬스터〉 OST, 2016)
  • 레드벨벳 – 여시주의(〈텔레몬스터〉 OST, 2016)
  • 효린 – Let It Go (〈겨울왕국〉 OST, 2014)
  • 동방신기 – 明日は來るから / Asuwa Kurukara (내일은 오니까) (〈원피스〉 17기 엔딩)
  • 동방신기 – Share The World (〈원피스〉 10기 오프닝)
  • 보아 – Every Heart (〈이누야샤〉 4기)
박희아

By 박희아

음악기자. 사랑스런 콘텐츠들을 골라 듣고, 보고,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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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reply on “아이돌 딥리스닝 : 아이돌이 부른 애니메이션 & 게임 OST”

언데뷔 시절이기는 하지만 소녀시대 수영이 불렀던 이누야샤의 I AM
그리고 코요태가 불렀던 원피스 오프닝인 우리의 꿈.
박혜경씨가 불렀던 정글은 언제나 맑은뒤 흐림의 여러 주제곡들이 빠져서 아쉽네요.
카누를 타고 파라다이스를 갈 때는 정말 좋아했던 곡이기도 하거든요 ㅎㅎ
주제곡은 아니지만 투니버스에서 짤막한 애니메이션 홍보영상에 쓰였던 박혜경씨의 안녕이라는 곡도 정말 좋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