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진 걸그룹 시장에 변화의 낌새가 보인다. 무엇이 달라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세 명의 필자가 세 장의 걸그룹 앨범을 살펴보았다.
‘네 안의 코스모를 느껴본 적 있는가?’라는 핵심 문장으로 별자리 세계관을 확장한 ‘비밀이야’는 우주소녀만의 독특한 세계관이 인상적인 활동이었다. 그렇다면 이번 네 번째 미니앨범 “Dream your dream”은 어떨까? ‘마법 학교’ 콘셉트를 레이어드한 ‘꿈꾸는 마음으로’는 기존의 세계관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리부트 버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비밀이야’ 이후 도드라지지 않던 우주소녀의 스토리가 다시 한번 새로운 색채로 입고 ‘코스모’를 발한다.
꿈을 현실로 이루어주는 마법사 콘셉트는 아이돌과 그들이 노래하는 사랑을 낯설게 보여준다. 〈Secret Film〉에서 볼 수 있듯이, 우주소녀는 오래전 꿈속에서 만난 상대와 꿈을 넘어 현실에서도 함께하고 싶어 한다.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그들은 사랑의 유한함을 마법으로 극복하려 하기에, 순수한 한편 비현실적인 존재로 비친다. 마치 애니메이션처럼 푸른빛을 강조한 뮤직비디오는 마법같이 무엇이든 이루어주는 꿈의 비현실성을 돋보이게 한다.
반면 일상적인 공간(학교나 열차 플랫폼)에서 어긋나고 마는 뮤직비디오 속 우주소녀의 모습은, 이어져 있지만 쉽게 지나치고만 마는 인연처럼 보인다. 자꾸만 어긋나는 그들이 서로 마주하려면-상대와 함께하려면- 가사에 주목해야 한다. “Trust 날 믿어 줘 이 순간을 꽉 잡아 더 용기를 줘 나에게”라는 후렴구는 꿈을 현실화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바로 서로의 믿음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비밀이야’에서 “함부로 날 대할까 봐 센 척하던 소녀”는 이제 바라던 바를 이루기 위해 의지 강한 어조로 노래한다. 비록 상대에게 다가갈수록 내면은 마법의 세계처럼 짜릿하고 들썩거리지만(‘호두까기 인형’) 뭔가 이뤄질 것 같은 기분을 부정하지 않는다. (‘설레는 밤’) 상대의 긍정적인 반응을 바라며 계속 다가가게 된다는 ‘겨울잠’은 동화 같은 설정을 통해, “내 가장 아름다운 시절 그 이름은 너”라며 끝나지 않을 춤을 추는 듯한 ‘르네상스’는 영화 같은 장면 설정을 통해, 각각 우주소녀의 극적인 이미지를 강화한다.
걸그룹의 소녀 콘셉트. 그 변주법은 많지만, 우주소녀는 비현실성을 강화하면서 점차 목소리에 힘을 더한다. 우주에서 온 듯한 신비로움을 잃지 않으면서 상대를 원하는 만큼 ‘나’를 믿는 방향을 계속 보여준다면 우주소녀의 코스모는 통하지 않을까.
- 위키미키 – Lucky: 지금껏 없던 새로운 소녀 by 마노
- CLC – Black Dress: 이번에야말로 by 랜디
- 우주소녀 – Dream your dream: 우주소녀의 코스모는 될 지어다 by 심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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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reply on “우주소녀 – Dream your dream (2018)”
아이돌로지에서 현존 최고의 아이돌 방탄소년단에서 나온 믹스테잎 평론을 안 쓰다니.. 요즘 시대에 비해 엄청 후졌다… 혹은 존나 투명하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