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대: “Windy Day”로 버블검 댄스팝이 가질 수 있는 세련미의 정점을 선사한 오마이걸에게 있어 “비밀정원”은 전작 “Coloring Book”의 아쉬움을 달랠 기분 좋은 컴백이다. 타이틀 곡 ‘비밀정원’은 진입장벽을 한껏 낮춰 보편성을 꾀하는 대신 그룹이 지켜온 독특한 몽환적 매력을 다소 희생한 듯 보이지만, 유로팝, 특히 스위디시 팝 특유의 달콤하고 서정적인 매력을 한껏 살린 ‘Love O’clock’, ‘Butterfly’ 등 오마이걸 특유의 고급스러운 수록곡들이 보조를 맞추어 앨범의 전반적인 수준을 떠받치고 있다. 트렌디한 어반 계열의 팝 음악을 떠올리게 하는 ‘Magic’의 미니멀한 비트와 독특한 전개는 오마이걸이 쉬운 공식에 안주하지 않는 그룹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킨다. 어떤 의미에서 커리어의 전환점이 될 작품이다.
심댱: 신비로움과 착함을 적정 농도로 섞어냈다. 이전까지의 활동에서도 분명히 흥행할 키가 존재했지만 이번에서야 대중의 눈에 든 이유는 ‘착한 모습’ 때문이 아닐까 싶다. 타이틀 곡에 다소 밋밋함을 느꼈다면 ‘Sixteen’의 씩씩함, ‘Magic’의 섬세함 등 오마이걸의 매력을 하나씩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오마이걸만의 멋지고 놀라운 것이 트랙마다 담겨 있으니 ‘비밀 정원’을 거니는 마음으로 느긋하게 즐겨보길.
햄촤: ‘비밀정원’은 작년 ‘컬러링북’의 부진을 거친 후, 기존의 코어 팬이 오마이걸의 무엇을 사랑했는지 심사숙고해 내놓은 결과물인 동시에 ‘Closer 2’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오마이걸만이 가진 뚜렷한 색깔을 지키고 또 확고히 다지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곡이다.
이어지는 트랙들 또한 기존 곡들과의 연계성을 놓지 않고 있는데, ‘Butterfly’의 어쿠스틱한 사운드에서는 ‘Hot Summer Night’를, ‘Sixteen’의 전주에서는 ‘I Found Love’ 같은 곡의 데자뷔가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그러나 소녀의 감성을 노래했던 그들이 어느새 열여섯 소녀 시절의 우정과 사랑을 추억하는 ‘Sixteen’의 가사에서, 이전까지 해왔던 것들의 답습만이 아닌 전진을 발견한다.
조금 먼 길을 돌아 결국 다시 원점으로 온 오마이걸. 그룹이 겪은 크고 작은 시련들로 인해 애써 만들어낸 세계관 없이도 자연스레 걸그룹 최대 난코스 중 하나인 ‘성장 서사’를 획득하며 시즌 2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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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replies on “Draft : 오마이걸 – 비밀정원 (2018)”
좋은 평가 감사합니다
HOT SUMMER NIGHT 입니다!! 노래제목이 잘못 쓰여있는거 같아서요.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
지적 감사합니다!
팬들이 좋아하는게 뭔지 이제야 이해한듯 컬러링북같은 통통튀는 노래를 바란게 아니었어
속된 말로 인성 영업이라고 하던데요. 음악 활동 외적으로 보이는 이미지, 그것과 음악이 맞아떨어질 때 시너지 효과가 잘 나타난 사례네요. 클로저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몽환적 색깔을 가지고 있고, 특히 클로저에선 아쉬웠던 가사가 확 살아났죠. 이 가능성들을 기억해달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고, 마지막 후렴에서 변형을 준 부분도 놀랍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