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19주년 : H.O.T. the Idol

이미지 ⓒ Elite Basic
Tweet about this on TwitterShare on FacebookShare on Google+Share on TumblrEmail this to someone
1996년 9월 7일, H.O.T.가 데뷔했다. 19년 간의 아이돌 시대의 막이 열렸다. 그리고 H.O.T.가 제시한 아이돌의 상은 이후로도 참고, 혹은 기시감의 대상이 되었다. 문희준, 장우혁, 토니안, 강타, 이재원 다섯 명의 키워드를 통해 각 멤버의 닮은꼴들을 찾아보았다. 당신의 아이돌은 누구의 모델에 가까운가?

문희준

문희준

리더 ─ 아이돌 그룹에게 ‘리더’란 어떤 존재인지 여전히 많은 대중이 궁금해하고 있기는 하지만, 리더라는 포지션이 아이돌을 이해하는 데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문희준은 아이돌 그룹의 리더의 전형에 해당하는 이미지를 거의 완벽하게 갖추고 있었던 멤버였다. 음악적인 능력면에서도 그랬지만, 멤버들 뿐만 아니라 수많은 팬들을 주목하게 하고 통솔하는 능력은 확실히 ‘리더십’이라고 부를만 했다.

센터 ─ 가운데에 서는 것이 단순히 ‘잘생겼다’거나 ‘키가 작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아이돌 그룹에게 ‘센터’란 곳 ‘팀의 대표 이미지’를 뜻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없다면 센터에 서게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문희준은 사진에서나 무대에서나 거의 항상 가운데 자리를 고수하며 당대 최고의 아이돌 H.O.T.의 이미지를 완성해냈다.

프로듀서 ─ 요즘은 데뷔 시점에서 이미 자신의 앨범을 직접 프로듀싱하는 아이돌도 있지만, 전통적인 의미에 따르자면 아이돌은 원래 프로덕션에 의해 기획, 결성되며, H.O.T.가 ‘아이돌의 시초’가 된 이유 또한 그에 근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O.T.는 3집 때부터 전 멤버가 앨범 프로듀싱에 참여했으며, 5집에서는 문희준이 직접 프로듀싱 총괄을 맡기도 했다. 이후에도 문희준은 SM 후배 아이돌의 프로듀싱에 참여해 ‘아이돌 프로듀서’의 프로토타입으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예능 ─ 멤버 개별 활동이 활발하지 않았던 시절이었지만, 그럼에도 문희준은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예능 멤버’였다. 카리스마 있는 무대 위에서의 모습과 달리 공식 별명부터가 ‘위트가이’였으니, 이를테면 지금의 광희(제국의아이들)의 원조격 캐릭터였던 셈이다. 아이돌이 처음 기획 되었을 때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멤버를 구성함에 있어 음악 외에도 다양한 분야가 고려 대상이 되었음을 의미하겠다.

김재중 (JYJ)성규(인피니트)지코(블락비)진영(B1A4)강승윤(위너)
김재중

데뷔 초부터 문희준과 닮은 외모로 주목받았던 그는 그룹 활동 이후 록 음악을 기반으로 한 솔로 앨범을 선보인 것까지 문희준을 닮아있다. 이전 그룹이었던 동방신기의 센터 멤버이기도 했던 그는 비록 팀의 리더는 아니었지만 음악적으로나 비주얼적으로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팀 전체의 캐릭터를 형성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

성규

시종일관 눈가에 달린 눈웃음, 전문 예능인들에게도 지지 않는 입담, 번뜩이는 기지와 임기응변까지, 성규의 예능감은 문희준과 상당히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심지어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너스레를 떨며 ‘에이~ 왜 그러세요’를 던질 수 있는 아이돌은 아마 문희준과 성규 정도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 ‘록커를 동경하는 아이돌’이라는 점도 비슷해 눈길을 끌지만, 동경하는 지점에 접근하는 방식이 서로 달랐다는 점도 흥미롭다.

지코

문희준에게 프로듀서로서의 재량권이 좀 더 많이 주어졌다면 아마 지코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지 않았을까. 문희준은 특히 H.O.T. 5집과 솔로 1집을 통해 아이돌과 아티스트의 경계에서 독자적인 음악 색깔을 만드는 것에 도전했고, 나름 괄목할만한 곡들을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 S.E.S.의 데뷔곡 ‘I’m your girl’의 안무를 만들거나 다나와 M.I.L.K의 앨범 프로듀싱에 참여한 것은 그가 단순한 ‘자작곡 쓰는 아이돌’에 그치지 않고 프로듀서적 역량을 갖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마치 그 어떤 이를 데려다 놔도 항상 수준급의 결과물을 만드는 능력이 있는 지코처럼 말이다. 한 가지 더. 문희준과 지코 둘 다 숨겨진 춤꾼으로, 퍼포먼스를 기획하는 능력도 상당하다는 점 역시 닮아있다.

진영

대학 전공인 연기를 포함해 여러 분야에 재능을 보였던 문희준처럼, 진영 역시 음반 프로듀싱 뿐만 아니라 연기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전천후 아이돌’의 이미지 또한 문희준의 대표적인 이미지인데, 여기에 팀 내 리더와 두번째 리드보컬을 겸하고 있다는 점까지 닮아 있어 여러모로 5인조 아이돌 평행이론을 떠올리게 한다.

강승윤

강승윤은 특히 H.O.T. 활동 중후반기 즈음의 문희준을 많이 닮아있다. 음악적인 부분에 대해 큰 욕심을 내는 모습도 그러하고, 5집 활동 종료 콘서트에서 자작곡 ‘Persia Black Hole’을 발표하며 록 스피릿을 불태웠던 문희준처럼, 솔로 활동의 음악적 기반을 록에 두고자 하는 성향까지도 꽤나 닮아있다. 음악적인 욕심에 연기, 예능 방면으로의 재능까지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점 또한 문희준과 닮은 부분.

장우혁

장우혁

댄서 ─ 아이돌 그룹 안에서 댄서는 무대에서 화려한 비주얼이나 찌를 듯한 고음만큼이나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댄스 브레이크를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우혁은 팝핀을 기반으로 한 퍼포먼스로 아이돌의 댄스 퍼포밍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 데에 기여했는데, 단순히 화려할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정교한 그의 춤은 ‘보는 음악’이 얼마나 큰 파괴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여실히 증명한다.

래퍼 ─ 서태지와 아이들이 가요계에 ‘랩’을 가져왔다면, H.O.T.는 아이돌계에 ‘래퍼’를 들여놓았다. 이제 아이돌 그룹, 특히 보이그룹에서 래퍼는 없으면 어딘가 허전한 포지션이 되었다. 가끔 보컬의 역할도 겸했던 토니안이나 이재원과 달리 장우혁은 거의 항상 랩만을 도맡았으며, 발라드 곡에서는 내레이션을 담당했는데, 이것은 지금도 많은 아이돌 래퍼들이 따르고 있는 공식이기도 하다.

쿨, 시크 ─ 물론 장우혁의 실제 성격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지만, 어쨌든 그가 그룹 안에서 담당했던 이미지는 ‘차가움’이었다. 지방(경북) 출신임에도 왠지 도회적인 이미지가 강했고, 무대는 물론이고 예능에서조차 유난히 말수가 적었던 모습은 예능 캐릭터였던 문희준과 대조를 이루어 강렬한 이미지로 각인되었다.

카리스마, 터프 ─ 장우혁은 ‘차도남’과 ‘열혈남’의 이미지를 동시에 갖고 있었는데, ‘차가움’이 비주얼에서 온 이미지였다면, ‘상남자’ 캐릭터는 순전히 포지션에서 비롯되었다. 지금도 많은 보이그룹의 댄서 혹은 래퍼들이 남자다운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이돌이 힙합 장르를 이미지와 스타일로서 차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공식이라 할 수 있겠다.

이민우(신화)은혁(슈퍼주니어)우영(2PM)호야(인피니트)카이(엑소)
이민우

장우혁과 이민우는 가장 가까이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온 관계이기도 했다. 각각 H.O.T.와 신화의 대표 댄서이기도 하지만, 작은 키, 뽀얀 피부, 화려한 염색 머리, 날카로운 인상 등은 둘을 상당히 비슷한 이미지로 만들었다. 이는 기획 단계에서 두 멤버를 각각 팀 내에서 비슷한 역할로 배치한 탓인데, 덕분에 라이벌 구도가 형성됨과 동시에, 적게나마 팬덤을 공유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

은혁

자타공인 ‘장우혁을 가장 닮은 아이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특히 데뷔 초의 은혁은 ‘리틀 장우혁’처럼 보였다. 심지어 ‘알고 보면 수더분하고 유머러스한 성격’까지도 장우혁과 비슷한 은혁은, 사실 외모 만큼이나 춤 추는 모습 또한 장우혁을 닮았다. 은혁은 현재 활동 중인 아이돌 중 가장 춤을 스킬풀하게 출 수 있는 댄서이며, 최근에는 섬세한 감정 표현까지도 가미되어 한층 성숙해진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확실히 이제 은혁은 ‘리틀 장우혁’을 넘어 이제는 전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

우영

단지 이름이 비슷해서 닮은 아이돌로 꼽은 것은 아니다. 장우영은 앞서 언급된 장우혁의 대표적인 특징들이 아닌, 숨겨진 매력 포인트들을 더 많이 닮아있는 멤버다. 우영은 차가워 보이지만 어딘가 어눌한, 상남자 같지만 어딘가 섬세한, 장우혁이 H.O.T. 활동 이후에서야 보여주었던 반전 매력을 닮았다. 과장되지 않고 간결하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안무를 잘 소화하는 모습 또한 장우혁의 스타일과 유사하다.

호야

길바닥에서 춤을 추던 경상도 소년은 가수의 꿈을 안고 서울에 올라와, 회사의 첫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해 힙합 음악을 한다며 랩부터 차근히 배웠고, 인기 궤도에 오른 팀에서 군무를 리드하고 퍼포먼스의 중심이 되는 멤버가 되었다. 비록 두 사람이 추는 춤의 장르는 다르지만, 퍼포먼스를 구성함에 있어서 발휘되는 센스, 즉 무대를 연출하는 방식면에서는 상당히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이것은 인피니트가 90년대식 칼군무 스타일을 구사해왔기 때문에 더욱 부각 되기도 했던 점이겠다.

카이

춤만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다. 노래나 연기 등과 달리 언어적 요소가 상당히 배제되기 때문에, 보다 섬세하고 많은 표현력과 훈련을 요하는 부분이 바로 춤이다. 카이는 H.O.T. 전성기 시절의 장우혁에게서만 보였던 어떤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표현해낼 줄 아는 댄서다. 아예 혼자서 추는 독무보다는 두어명의 백업 댄서를 두고 그들을 리드해나가는 과정에서 더 큰 카리스마를 발휘한다는 점 또한 장우혁과 카이의 공통점이다.

토니안

토니안

이미지 ─ 음악적인 역할 분담에 의해 포지션이 결정된 다른 멤버들과 달리 토니안의 포지션은 순전히 그의 이미지와 캐릭터에 의해 결정되었다. 실제로 그가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딱히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그가 팀 내에서 확고한 자기 역할을 차지하고, 심지어 인기를 견인하는 데에 일조하고 있었음은 부정하기 힘들다. 그리고 의외로 많은 후대 아이돌들이 토니안의 이러한 포지션을 계승하고 있다.

외국계 ─ 아이돌 토니안의 가장 중요한 아이덴티티는 바로 해외(미국)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덕분에 그는 항상 ‘영어 랩’을 도맡았으며, 미국 출신이라는 점을 통해 세련된 이미지까지 얻게 되었다. 비현실, 비일상을 어느 정도 담보해야 하는, 판타지를 선사해야만 하는 아이돌의 숙명을 생각해보면 아이돌로서 ‘외국계’라는 것만큼 효율적인 이력도 없을 것이다.

댄디, 귀공자 – 최근에는 약간 드물어진 이미지이긴 하지만, 여전히 다정하고 젠틀한 남자는 여성 팬덤을 쉽게 확보하곤 한다. 섬세하고 부드럽고 유쾌한 토니안의 성격은 H.O.T. 활동 당시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여러 필드에서 큰 매력으로 부각되었다.

연하남 ─ 연상의 팬덤이 없었던 1세대 아이돌과 90년대 팬덤을 떠올려보면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지만, 여리고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토니안의 이미지는 지금 수많은 ‘연하남’ 캐릭터의 아이돌이 추구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 당시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사실 ‘모성애’를 기반으로 팬이 되었음을 뒤늦게 깨닫거나 고백해오는 이들도 있을 정도. 이제는 꽤나 일반화된 ‘모성 팬질’의 원형이라 하겠다.

앤디(신화)박유천(JYJ)닉쿤(2PM)프니엘(비투비)뱀뱀(갓세븐)
앤디

H.O.T. 멤버로 합류하려고 했지만 무산되었다는 뒷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하는 앤디는, 팀에서 리더의 역할을 맡았던 에릭과 달리, 토니안과 마찬가지로 좀 더 ‘외국계 래퍼’의 역할에 충실했다. 댄디하고 귀티나는 이미지는 물론이고, 심지어 팀의 막내로서 귀여운 연하남으로서의 매력까지도 쉽게 얻었으니, 이쯤 되면 앤디가 ‘포스트 토니안’이라기 보다는 토니안이 ‘앤디의 프로토타입’이었다고 보는 편이 낫지 않을까.

박유천

일단 외모가 상당히 닮았다. 서글서글하지만 축 처져서 어딘가 사연 있어 보이는 눈매부터, 둥글고 쫑긋한 귀, 유난히 붉어서 많은 팬들이 매력으로 꼽는 입술까지, 아마 이 둘이 닮았음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팀에서 맡고 있었던 역할도 비슷하며, 심지어 생일 순으로 세번째 멤버였다는 점, 본업인 가수가 아닌 다른 일로 성공했다는 점, 유난히 팬들의 모성 심리를 자극하는 멤버였다는 점까지도 상당히 비슷하다.

닉쿤

닉쿤은 토니안의 ‘외국계’라는 특징을 가장 극대화 시켜 캐릭터화한 아이돌이겠다. ‘태국 왕자님’이라는 수식어는 닉쿤을 판타지 그 자체로 만들어주었고, 젠틀하고 귀공자 같은 태도는 이국적인 외모와 결합해 그를 전무후무의 캐릭터로 존재하게 했다. 어눌한 한국어로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위트를 발휘하는 여유는 그 어떤 다른 외국계 아이돌도 갖지 못할 재능일지도 모르겠다. 닉쿤이 가장 부각되었던 무대가 다른 곳이 아닌 바로 CF 시장이었다는 점 또한 그가 얼마나 독보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지를 설명한다.

프니엘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프니엘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정석적인 외국계 멤버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미 팀 내 음악적 역할 배분이 완벽하게 이루어져 있는 비투비 안에서 프니엘은 예의 그 ‘영어랩’을 맡아 래퍼 라인으로 분류 되지만, 아직은 다른 래퍼 멤버들에게 가려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특유의 쾌활한 모습과 외국인다운 엉뚱한 모습 등은 그를 인기있는 멤버로 만들기 충분한 매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뱀뱀

닉쿤이 태국 왕자라면 이쪽은 태국 요정일까. 이국 땅에서부터 랩을 연습하며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 땅을 밟았다는 대목은 영락 없이 토니안을 닮아있는데, 뱀뱀은 토니안의 특징 중에서도 ‘연하남’으로서의 매력을 가장 많이 닮아있는 듯하다. 누구와도 금방 친해지는 친화력에 밝은 인사성, 그리고 시종 환하게 웃는 모습은 누구라도 아껴주고 싶은 연하남의 모습 그대로다.

강타

강타

리드(메인)보컬 ─ 토니안의 포지션이 이미지에 의해 결정되었다면 강타의 포지션은 철저히 음악적 역할에 의해 정해졌다. 문희준이 ‘리더’ 포지 션의 역할 모델을 제시했듯이 강타 역시 ‘리드(메인)보컬’의 역할 모델을 제시했는데, 이 때 정해진 롤모델이 보이그룹의 클래식으로 정착해 지금까지도 리드(메인)보컬의 역할을 규정하고 있다.

비주얼 ─ 지금은 아이돌 비주얼의 기준이 많이 바뀌었다지만, H.O.T. 전성기의 강타는 명실상부한 꽃미남이었다. 얄쌍하고 고운 얼굴에 약간은 수줍어하던 강타의 모습은 순정만화 속에만 있던 청량한 소년의 모습 그대로였다. 비록 세세한 기준은 바뀌었대도, 맑은 소년미를 한껏 담은 분위기와 외모는 지금까지도 ‘아이돌 비주얼 멤버’라면 필수적인 미적 요소로 꼽힌다.

작사, 작곡 ─ 강타는 H.O.T. 멤버들 중 앨범 프로듀싱에 가장 먼저 참여한 멤버였다. 3집의 후속곡이자 ‘SM 애국가’로 불리는 ‘빛’, 4집 수록곡 중 많은 팬들이 베스트로 꼽곤 하는 ‘환희’ 등이 모두 강타의 자작곡이었다. 문희준이 전체 앨범을 구성하는 능력이 있었다면, 강타는 곡 자체를 수려하게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었고, 문희준이 댄스 음악에 대한 센스로 아이돌 그룹 전반을 프로듀싱하는 스타일이었다면, 강타는 전형적인 발라드 작곡가의 스타일에 더 가까웠다. 덕분에 강타는 그룹 활동 종료 이후곧바로 싱어송라이터로서의 행보를 이어갈 수 있었다.

솔로 ─ 강타는 H.O.T. 활동 이후 가장 성공적인 솔로 활동을 보인 멤버이기도 하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아이돌 그룹 멤버의 솔로 활동은 무척 생소했고 경우에 따라서는 부정적으로도 비쳤기 때문에 솔로 앨범은 도전조차도 쉽지 않은 분위기였다. 강타는 H.O.T.의 다른 멤버조차 고전하던 상황에서도 솔로 데뷔곡 ‘북극성’을 히트시켰고, 이후 프로젝트 유닛 ‘S(강타, 신혜성, 이지훈)’ 활동까지 활발히 하면서 보컬리스트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데에 성공했다.

강성훈(젝스키스)신혜성(신화)양요섭(비스트)엘(인피니트)대현(B.A.P)
강성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까 싶지만, 강타와 강성훈은 가장 비슷했기에 라이벌이었던 아이돌이었다. 그룹 활동 종료 이후 발라드 곡을 히트시켰다는 점까지도 똑같은 둘은, 그룹 활동 당시에는 리드보컬로서 음악적 자존심을 담당함과 동시에 비주얼 멤버로서 인기를 책임지는 역할을 했다는 점까지도 비슷했다. 젝스키스가 H.O.T.를 벤치마킹해 결성된 그룹이었다는 멤버들의 증언이 없어도 충분히 매칭할 수 있는 라이벌 구도였달까.

신혜성

이민우나 앤디와 마찬가지로, 신혜성 또한 강타와 똑같은 포지션으로 기획되어 배치된 멤버였다. 심지어 강타와 신혜성은 아직까지도 유명한 연예계 절친으로 얼마 전에도 S 앨범을 발표했으며, 이지훈의 불후의 명곡 ‘인형’에 강타가 작사와 작곡을, 신혜성이 보컬 듀엣을 맡기도 했다. 솔로 뮤지션으로서 팀 멤버들 중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구축해냈다는 점 또한 이 두 친구의 공통점이다.

양요섭

단순히 원톱 보컬이라서 양요섭을 꼽은 것은 아니다. 강타와 양요섭은 리드(메인)보컬일 뿐만 아니라, 팀의 전체적인 보컬 색깔을 담당하고 있는 멤버들이다. 우리는 강타의 목소리가 빠진 H.O.T.의 노래나 양요섭의 목소리가 빠진 비스트의 노래를 쉽게 상상하기 힘들다. 단순히 파트가 많아서가 아니라, 그만큼 목소리의 색채가 짙고 강렬하기 때문에 보컬 하나만으로도 전체 팀의 음악을 리드하는 능력이 있다고 본다. 이들은 ‘팀의 목소리’를 담당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하겠다.

엘

리드보컬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강타와 팀 내 서브보컬인 엘이 어째서 닮았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강타는 보컬 만큼이나 비주얼로서도 상당히 어필된 멤버였다. 곱슬머리를 곱게 펴 차분히 내린 ‘모범생 흑발’부터, 소년답게 맑으면서도 묘하게 섹시한 눈빛, 갸름하고 고운 얼굴 선에 남자답게 자리잡은 선 굵은 이목구비까지 ‘미남’의 조건을 고루 갖춘 이 둘은, 심지어 무대에서는 몸치임에도 가장 열심히 춤을 추며, 무대 아래에서는 숨겨져있던 깨발랄한 모습을 꺼내놓는 것까지도 닮아있다.

대현

아이돌 그룹에서 리드(메인)보컬이면서 비주얼인 멤버를 찾기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대현은 그 중에서도 좀 더 특별한 멤버다. 왜냐하면 대현은 강타와 달리 춤도 잘 추기 때문이다! 늘 다정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대현의 모습은 종종 팬송을 작곡해 발표했던 강타와 많이 닮아있고, 의외로 남자답고 화끈한 성격도 비슷하지만, 사실 가장 닮은 부분은 바로 아이돌 리드(메인)보컬의 정석에 가까운 창법이다. 곡의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막힘 없이 쨍하게 내지르는 고음은 남자 아이돌 장르의 공식이자 남자 아이돌 음악을 숨어서라도 꼭 찾아 듣게 되는 어떤 ‘참맛’에 가깝다 하겠다. 대현 만큼 90년대 아이돌 정석 보컬을 훌륭하게 구사하는 아이돌을 아직 본 적이 없으므로, 아이돌의 클래식이자 원형인 H.O.T.의 강타와 가장 닮았다고 해도 무리 없지 않을까.

이재원

이재원

막내 ─ 몇몇 해외 케이팝 팬들에게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에 가까운 것이 바로 이 ‘막내’ 포지션이다. 너무나도 익숙한 개념이라 간과하기도 쉽지만, 사실 아이돌 그룹의 캐릭터를 결정하는 멤버 간 관계에 있어 막내의 역할과 캐릭터는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 H.O.T. 활동 당시 이재원의 캐릭터는 초반 ‘수줍음 많고 조용한 막내’에서 점차 ‘소리 없이 강한 막내’로 성장해갔는데, 이러한 변화 과정은 지금도 많은 보이그룹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장신 ─ 이재원은 큰 키 덕분에 항상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았지만, 그만큼 비주얼적으로 큰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유난히 조용하고 차분했던 분위기는 큰 키와 맞물려 그에게 시크하고 도도한 이미지를 만들어주었으며, 수트나 코트로 스타일링 했을 때는 지금의 ‘모델돌’처럼 비주얼 멤버로서의 위상까지 갖게 했다.

4차원 ─ 데뷔 초부터 종종 엉뚱한 말이나 행동으로 주목을 받곤 했다. 이 엉뚱함은 당시에는 순수함이나 귀여움 등으로 해석되었지만 사실 지금에 와서는 ‘4차원’이라는 말로 정의함이 마땅하다. 수능 시험 직후 소감으로 ‘문제가 쉬웠다’고 답변했던 것부터 재작년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보여주었던 입담까지, 그의 4차원적 면모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예능감 덕분에 아이돌 활동 당시에는 크게 부각되지 못했지만 팬들에게만은 강하게 각인되어 있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차분함, 묵묵함 ─ 튀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연예계, 그 중에서도 화려함을 자랑하는 아이돌 중에서도 묵묵함을 무기로 요란하지 않게 자리를 지키는 멤버들은 있다. 연예인치고는 꽤나 내성적인 성격의 이재원은 그러나 그 특유의 분위기로 시선을 이끌어낼 줄 알았다. 파란만장한 삶을 겪어온 여타 멤버들과 달리 여러가지 사건 사고에도 그저 묵묵할 뿐이었던 이재원은 어찌보면 대중에게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어야 하는 아이돌의 소임을 가장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멤버일지도 모르겠다.

장수원(젝스키스)최강창민(동방신기)손동운(비스트)혁(빅스)세훈(엑소)
장수원

사실 장수원젝스키스의 막내로 인식하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것이 이재원과 장수원의 결정적인 차이라면 차이라 하겠다. 그러나 사실 둘 다 전형적인 ‘막내’의 이미지와는 거리를 갖고 있다는 점 만큼은 닮아있다. 그리고 의외로 이재원이 H.O.T.의 막내라는 사실을 모르는 대중도 꽤 많다. 무심한 표정, 어눌한 발음에 엉뚱한 개그감각까지, 어딘가 로봇처럼 어색한 두 사람의 이미지는 곱씹을수록 꽤나 닮았다.

최강창민

큰 키에 모범생 같은 차분함, 4차원의 예능감을 보유한 막내는 점점 자라면서 리더 형보다 키가 커져서는 때로는 형을 휘어잡는 역할도 하게 된다. 마치 일부러 짜기라도 한 듯이 팀 리더(문희준, 유노윤호)와의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재원과 최강창민은 ‘묵묵함’의 미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아이돌인 듯하다. 맏형이 가장 의지할 수 있는 멤버가 결국은 막내였다는 묘한 역설을 만들고 있는 아이돌들이라 하겠다.

손동운

예능에서 활발히 활약하고 있는 손동운과 이재원을 닮은 꼴로 비교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역시 ‘막내답지 않은 막내’라는 점과 ‘어딘가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느낌은 일반적인 ‘막내’보다는 이재원이 다시 정의한 ‘아이돌 막내’에 가깝다. 갈수록 보컬로서의 매력도 돋보이고 있다는 점 또한 이재원과 손동운의 숨겨진 공통점.

혁

너무 모범적인 나머지 재미가 없다는 점을 역으로 개그 포인트로 승화시킨 대단한 막내가 바로 혁이다. 이재원이 2, 3세대 아이돌로 활동했다면 딱 이런 캐릭터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멤버이기도 하다. 홑꺼풀의 말간 눈에 작게 읊조리는 듯한 말투, 순둥한 이미지까지 여러모로 이재원을 떠올리게 하는 혁은, 의외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예능 프로그램에서 매력을 드러냈다는 점까지도 이재원과 닮았다.

세훈

‘형들 이기는 막내’ 분야에서 갑을 꼽으라면 역시 엑소 세훈이 등장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사실 세훈 역시 팀에서 막내라는 사실을 대중들이 잘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전형적인 막내상에서 한참 벗어나있다. 무표정한 얼굴로 카메라를 응시하며 격한 가사의 랩을 시크하게 내뱉는 모습은 영락없이 전성기 시절 이재원을 닮아있는데, 이재원의 ‘냉미남’ 매력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분명 세훈의 매력 또한 납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H.O.T. 19주년

  • H.O.T. the Idol by 별민
  • H.O.T. 남자 팬 도시전설 by 미묘
  • 어느 흔한 팬아트 부스 이야기 by 강동
  • 2nd Listen
  • 조성민

    Author:

    한국 아이돌 외길인생을 걸어온 자타공인 아이돌 덕후. 인생 목표는 행복한 빠순이 되기.

    http://blog.ohmynews.com/sabbath/
    https://twitter.com/3_6_Cho
    https://www.facebook.com/3.6.cho

    Share This Post On
    Logo Header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