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t Listen : 2014.02.21~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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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1일 ~ 28일에 발매된 아이돌 언저리 신작들에 대한 필진들의 단평이다. 티아라, 애프터스쿨, 소녀시대, 탑독, 알파벳, 2NE1, 동방신기, 베스티, 미스터미스터를 들어보았다.
티아라
First Love
코어 콘텐츠미디어
2014년 2월 21일

  

한국 대중음악에서는 소위 “뽕”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영역이 존재한다. 그리고 조영수 작곡가는 그 영역에서는 일가를 이룬 인물이다. 그런 면에서 이 노래는 하나의 전형이다. 전형적인 코어 콘텐츠 미디어 릴리즈, 전형적 티아라, 전형적 조영수라고 말할 수 있다. 심지어 탱고풍의 기타와 스트링마저도 전형적인 느낌이 있다.

이 곡은 강렬한 뽕끼 이외의 모든 것이 어정쩡한데, 확실하게 해결되지 않고 끝나는 후렴이 개중 가장 좋은 느낌을 남긴다. 스트링을 비롯한 여러 악기들의 사운드는 제대로 된 리얼 계통도, 차라리 확실한 미디 질감도 아닌 애매한 소리로 만들어졌다. 필터 처리된 소리들도, 버스(verse)의 퍼쿠션도, 한번씩 시간을 끌어주는 호흡도 딱히 왜 그래야만 하는지 필요성을 느끼기 어렵고, 50초에 달하는 인트로나, 전혀 다른 테마를 가져온 2절 버스도 과장스럽다. 브리지의 테마가 다소 흥미로운 것이 그나마 눈에 띈다. 뭐, 아직은 티아라의 정식 신작을 기다려 본다.



애프터스쿨
일주일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2014년 2월 23일

 

용감한 형제의 전작 ‘Ma Boy’를 떠올리게 하는 담백한 곡. 하나의 주제를 반복하며 끝까지 끌고가는 구조는 전형적이지만 매우 효과가 뛰어난 것 같다. Spandau Ballet의 ‘True’가 떠오르는 점도 있다. 비교적 성긴 인스트루멘탈을 채워넣는 애프터스쿨(특히 정아)의 보컬 또한 놀랍다. 이 노래의 유일한 단점은 노래 시작에 나오는 장황한 브랜딩뿐.

용감한 형제가 다정하고 달콤한 곡에서 두각을 드러낸 적은 많지 않다. 편안하게 흐르는 이 곡의 멜로디는 제법 예쁘게 감겨와 나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다이내믹이 너무 없다는 점이 아쉽다. 예를 들어 애프터스쿨과 오랜만에 함께했다는 감상적인 인트로는 훨씬 강한 뭔가를 기대하게 하지만, 이어지는 전주는 그에 비해 사뭇 밋밋하다. 각 파트의 연결부에서도 마찬가지로 완급의 조절이 없다. 이왕 편안한 곡을 만들겠다면 차라리 중간중간 사운드와 리듬을 비워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침대에서 혼자 뒹굴거릴 때에도 오르락 내리락은 있다.



소녀시대
Mr. Mr.
SM 엔터테인먼트
2014년 2월 24일

  

리드보컬의 미성을 드러내는 미려한 선율감을 과감히 버리고 투박한 선율과 리듬의 강한 분절, 장르적 하이브리드를 택한 실험작 ‘I Got a Boy’와는 사뭇 상반된 접근방식. 리듬과 멜로디를 모두 창의적으로 뒤쫓은 ‘유로파’가 있지만 차라리 예외적이고, (여유 있게 점층으로 진행하다 후렴에서 연속적으로 코드를 뛰어넘는 밀도 있는 멜로디 라인의 한방은 빼어나다) ‘The Boys’를 일부 떠올리게 만드는 ‘Mr. Mr.’나 네 박을 정격적으로 바닥에 때려대는 ‘Goodbye’에서 알 수 있듯 무겁지 않은 멜로디의 무난한 전개와 너무 처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음원들을 배치하는 것이 대강의 의도이다. 멜로디의 개별적인 완성도는 어느 때보다 높은 편이지만 ‘Soul’의 기타/드럼의 복고적 조합이나 ‘백허그’, ‘Wait a Minute’의 어쿠스틱함은 결과적으로 애매한 뒷맛을 남긴다. 결국 파격을 고민하다 절충주의로 궤도변경을 선택한, 변신을 위한 일종의 무난한 숨고르기라고 읽힌다.



탑독
아라리오 Special Album
스타덤 엔터테인먼트
2014년 2월 24일

  

가야금 선율로 문을 여는 “아라리오”에서 국악기의 배치가 흥미롭다. 전면에 나서서 “우리 것이 제일 좋은 것”이라며 우기기 보단, 신스와 보컬을 받쳐주며 다소 고루할 수 있는 사운드를 신선하게 만들고, 곡의 전개나 파트의 바뀜을 알리는 강세로 작용하여 진행에 집중하게 만든다. 이렇게 후방에서 “우린 눈과 귀를 뺏는 탐관이요/ 무대 위 제일가는 망나니요” 같은 다소 우스꽝스러울 수 있는 펀치라인이 유효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 놓고, 후반부 공격적으로 솟아오른 태평소 사운드로 일렉기타와 드럼비트를 휘어잡고 질주하며 주도권을 차지한다. 국악을 제대로 모셔야 한다는 강박에 눌리지 않고 본연의 장점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 점이 재미있다.



알파벳
Attention
심통 엔터테인먼트
2014년 2월 25일

  

중소기획사의 신인 아이돌 그룹이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무인도에 떨어져도 살아남을 만큼 강한 생존력을 가진 멤버가 하나 있거나, 곡이 탁월하거나 그도 아니면 컨셉이라도 참신해야한다. 신인 보이 그룹 알파벳의 이 미니 앨범이 과연 그룹의 생존에 득이 될까? 답은 다분히 부정적이다.



2NE1
Crush
YG 엔터테인먼트
2014년 2월 27일

  

(미국) 팝의 동시대성을 바로 지금, 그리고 이곳에 구현하겠다는 YG의 지상과제는 빅뱅과 지디를 거쳐 본작에 이르러 거의 완전히 성취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YG라는 자체 시스템으로 얻어냈다는 것은 생각해 볼 부분일 것이다. 그래서 같은 시기에 정반대의 지향을 갖고 등장한 소녀시대와의 비교는 상징적이 된다. 장르 음악의 뉘앙스는 대단히 옅어진 대신 어떤 요소와 장치로든 세련미를 담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큼은 공통적이며 ‘Come Back Home’을 통해 서태지를 불러내는 저 대담함은 현단계에서 투애니원이 아니라면 보여줄 수 없는 것일테다.

‘국내반 같지 않은’, ‘정말 미국 같은’ 음반을 만들겠다고 했다면 아쉬움이 거의 없지 않을까. 가장 ‘국내 취향’이라 할 90년대 R&B 스타일마저 더없는 세련미를 보인다. 분명 훌륭한 팝 음반이다. 그러나 “차가운 세상 끝에 날 버리지 말고”, “모든 아픔은 뒤로 해, 여전히 널 기다려”(‘Come Back Home’)라며, “집으로 돌아오라”고 애절하게 노래하는 신파를 펼치는 것은 견디기 힘들다. ‘착한 여자’, ‘Happy’, ‘Come Back Home’에서 보이는 한없이 의존적이고 수동적인 비련의 여성은 지독히도 구시대적이어서, 시작부터 “예쁜 언니들은 날 좋아해, 날 좋아하면 예뻐지니까”(‘Crush’)라며 강렬한 임팩트의 자존감 선언을 하는 알파걸과는 너무나 큰 간극을 보인다. “쎈 언니지만 알고 보면…”에도 정도가 있다. 나는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이 되어 이 좋은 팝 앨범을 즐기고 싶다.



동방신기
수리수리(Spellbound)
SM 엔터테인먼트
2014년 2월 27일

  

‘왜’가 셋 없이도 할수 있다는 둘의 절박한 외침이었다면 ‘Catch Me’는 그러한 부담감이 폭발하듯 실체화된 거대괴수였다. 비록 다른 나라에서지만 둘로서 2장의 정규앨범과 2회의 투어를 전례없이 성공시키고서야 자신들에게서 해답을 찾은걸까. 둘은 다섯에게 없던 둘만의 매력으로 이제야 스스로 걷기 시작한 듯 하다. 신화의 ‘중독’과 ‘이것만은 알고 가’로 이어져 온 유영진표 멜로디 라인을 경쾌한 브라스 사운드가 든든히 받쳐주고, 그 위를 미끄러져 다니는 둘을 보고 있노라면 참 힘든 길 멀리도 돌아왔다는 생각도 든다. 여전히 한 순간의 여유도 없이 뭔가를 빽빽히 채워야 직성이 풀리는 듯한 무대구성은 아쉽지만 둘만의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만으로 이 곡의 가치는 충분하다.

리패키지가 보통 분위기 변신을 꾀하곤 하는 것과 달리, ‘수리수리’는 장르적으로 ‘Something’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재포장”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준비돼 있던 ‘완성형’이란 인상을 준다. 반면 이 곡의 화려한 보컬 화성은 “아카펠라 댄스 그룹”이란 (논란의) 캐치 프레이즈를 선보였던 초기의 동방신기를, 혹은 화성으로 후렴을 밀어붙이던 ‘주문 (Mirotic)’을 떠올리게 한다. 호불호가 갈리는 프로듀서 유영진 특유의 질감이 새로운 옷을 입었다는 점에서도 ‘Something’과 함께 흥미를 더해준다. 동방신기의 새로운 시즌의 시작과 지난 시즌의 갈무리로서 적절한 의미를 가진 트랙이 아닐까.

물 흐르듯이 잘 흘러간다. ‘이 곡이 구리다’라고 할 결정적인 하자는 없으나 듣는 재미는 ‘Something’에 한참 못 미친다. 리팩키지가 정발매를 압도했던 엑소의 “으르렁”은, 이쯤되면 그저 얻어걸린 요행이었나 싶다. 언제까지 리팩키지라는 그럴싸한 이름 하에 팬들의 돈이나 긁어갈건지 묻고 싶다.



베스티
세번째 디지털싱글
YNB 엔터테인먼트
2014년 2월 28일

  

비트와 멜로디 사이에 다소 빈 틈이 있고, 각 파트의 연결은 파격적이라기보다는 어색한 것에 가깝다. 각 파트 안에는 트레몰로 사운드를 비롯해 너무 많은 소리가 한데 뭉쳐 있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살아나지 않는다. 적당히 매력이 있는 후렴의 멜로디도, 꽤 기분 좋았을 법한 스트링의 역동감도 그저 묻힐 뿐이다. 베스티가 정상의 아이돌이어서 대형 공연장에서 이 곡을 듣게 된다면 어떤 희열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음원만으로는 랩 파트와 브리지가 가장 화사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래야만 했을까.



미스터미스터
MR.MR
위닝 인사이트 M
2014년 2월 28일

 

노래가 제공하는 내러티브가 음악적인 부분보다 중요하게 기능하는 노래들이 있는데 ‘Mr. Mr.’가 바로 그러한 케이스이다. 어느 누구도 공식적으로 노래 가사를 해설해주지 않지만, 가사를 들어보면 누구에 대한, 어떤 상황에 대한 이야기인지 알 수 있는 그런 노래이다. 미스터미스터는 이슈를 만들어 팀을 대중적으로 알릴 필요성도 있었을테고, 최근 멤버 한 명이 구설수로 탈퇴하는 일까지 있었던 터라 팬들을 결집시키는 일도 필요했을 것이다. 아이돌의 메이킹에는 늘 내러티브가 필요하고 이러한 시도는 분명히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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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ology.kr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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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리패키지가 본반을 압도하는 판매량인 케이스는 대개 팬덤이 급속하게 증가하는 시점과 맞물립니다.(샤이니 인피니트 엑소 등등) 수준급 궤도에 오른 동방에게 리패키지가 으르렁만큼 팔리길 바라는건 좀 어긋난 관점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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