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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은 ‘누나스플레인’ 당하지 않았다

종현은 문명인으로서 무작정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형식적 사과로 무마하려 하지도 않았다. 자신의 생각과 언동에 책임을 지고, 또한 자신의 이해의 한계와 그 개선 가능성을 믿는 사람의 행동이다.

지난 25일 MBC FM4U 〈푸른 밤 종현입니다〉에서 샤이니 종현은 “예술가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존재”인 여성이 “축복받은 존재”라 발언했다. 이를 두고 SNS 상에서 논란이 있었고, 종현은 대화에 나섰다. 대화에 참여한 이들이 교조적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 사건의 논점은 여러 가지다. 1) ‘뮤즈’ 발언이 성차별적인가, 2) 문제 제기는 폭력적이었는가, 그리고 3) 대화 과정은 ‘누나스플레인’이었는가.

‘뮤즈’ 발언은 성차별적인가

예술가의 영감의 원천인 뮤즈가 된다는 것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멋진 일일 것이다. 종현 자신이 트위터에 게재한 당시의 대화 녹취를 읽어보면 그의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당일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한 디어클라우드의 나인은 여성 아티스트로서의 고충을 이야기했고, 종현은 이에 공감을 표했다. 나인 역시 “그렇게 얘기하니까 멋있다”며, 누군가의 뮤즈가 되는 일이 반드시 나쁜 일만은 아님을 시사했다. 적어도 방송 중 종현의 의도는 여성의 고충에 대한 일종의 위로로, 여성의 ‘축복받은’ 면모 중 하나로 뮤즈를 거론하고자 한 것으로 읽힌다.

그런데 젠더 권력 구조 속의 수많은 것들이 그렇듯 뮤즈 또한 양면성을 갖는다. 기사도나 가부장제가 일견 여성을 보호하고 아끼는 양상을 보이지만, 동시에 여성을 동등한 주체로 간주하지 않고 종종 착취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뮤즈 개념이 고대 그리스의 여성 숭배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여성 비하가 아니라는 지적은 완벽하게 틀렸다. 여성 숭배는 여성을 ‘나’와 똑같이 살과 피, 욕망과 한계를 가진 인간이 아닌, 이상화된 존재로 대상화하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여성은 남성과 동등한 ‘시민’이 아니었으며, 여성과의 성행위가 부정한 것으로 간주되어 남성 간의 동성애가 유행하기도 했다. 그것이 여성 숭배의 의미다. 그래서 뮤즈 개념은 타자로서의 여성을 박제함으로써, 주체로서의 여성이 갖는 다면성을 박탈하기에 십상이다.

“위대한 뮤즈들은 […] 동시에 자기 스스로도 위대한 예술가들이었다”는 진중권 교수의 지적은 그래서 반만 맞는 말이다. 남성 예술가와 동반자적 관계였던 여성 예술가 중, 파트너를 초월하는, 혹은 파트너에게서 독립적인 이름을 지닌 이가 얼마나 있는가. 제인 버킨? 프리다 칼로마저 디에고 리베라와 짝짓지 않고는 성이 풀리지 않는 사람들이 흔하다. ‘비틀즈 해체의 원흉’이나 ‘존 레논 부인’을 거론하지 않고 오노 요코의 예술 세계를 말하는 기회는 얼마나 있는가. 위대한 예술가들을 왜 우리는 작품이 아닌 뮤즈로서 기억하는가. 그들이 뮤즈로 남았다는 것 자체가 이미, 뮤즈 개념이 갖는 위험을 폭로하고 있는 셈이다.

종현이 나인에게 ‘아티스트가 힘들면 뮤즈가 되시면 되잖아요’라고 말한 것은 아니다. 그에게 그런 폭력적인 의도가 없었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여성 아티스트의 고충에 대한 따뜻한 위로가 하필 뮤즈였다면, 문제적이란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예술가는 종현의 말처럼 여성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든 영감을 얻지만, 여성의 ‘뮤즈-되기’란 영감 제공 이상의 희생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문제 제기는 폭력적이었는가

‘뮤즈’란 개념은 어떤 의미에선 ‘여류화가’, ‘여교수’, ‘여기자’ 같은 표현들과 비슷하다. 이 단어들과, 단어들이 지칭하는 바에는 이데올로기가 깃들어 있다. 이 이데올로기를 인지하고 나면 적어도 좋은 의도로는 발화하기 곤란해지는 표현들인 것이다. 종현 역시 뮤즈 개념의 함의를 인지하고도 그런 발언을 했을까. 그가 문제 제기에 대해 대화를 요청한 것 역시, 그런 무지를 경계해서가 아니었을까.

팬의 입장에서는 문제제기의 과정을 다소 거칠게 느낀 이도 있을 수 있다. 반대로, 문제제기한 이들 역시 거친 표현들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SNS에서 난상으로 오간 발언들의 폭력성을 계량화해 누가 폭력적이었냐 하는 것을 따지기보다는, 문제제기의 정당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종현 자신이 ‘알려달라’고 말했고 또한 그 답에 대해 전체 혹은 일부를 납득한 지점에서 종료되는 논의다. 어떤 발언의 방식이 서운하다고 해서 그 내용마저 ‘쓸데없는 시비’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누나스플레인’

‘내 아이돌’이 곤욕을 치르거나 누군가에게 굽히고 들어가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팬은 없다. 그 부분에서 종현의 처신은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그는 무작정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우리 사회에서 매우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본의 아니게 상처를 드렸다면 죄송합니다”라는 형식적 사과로 무마하려 하지도 않았다. 그는 문제 제기의 정당성과 그 내용을 스스로, 또한 깊이 있게 파악하고자 했다. 그것은 그가 자신의 무오류성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성주의자 ‘첸’과의 메시지에서 드러나듯,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의 생각과 언동에 책임을 지고, 또한 자신의 이해의 한계와 그 개선 가능성을 믿는 사람의 행동이다.

그렇기에 종현의 요청에 의해 상호 정중하게 이뤄진 이 대화의 분위기를 폭력으로 규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맨스플레인’은 ‘여자들은 남자를 몰라’ 같은 것이 아니다. 사람은 어떤 지식이든 알 수도,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남성의 맨스플레인은 상대가 여성이기에 아무것도 모를 것이라 전제하고, 묻지도 않았는데 설명하며, 이를 통해 권력적 우위를 확인하려는 행동이다. 그래서 약자가 강자에게 하는 ‘부하스플레인’, ‘제자스플레인’ 등은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남성이 여성운동가에게 갑작스럽게 여성운동의 올바른 방향과 ‘진정한 페미니즘’을 설파하는 것은 맨스플레인이고, 이는 폭력이다. 반면, 여성이 요청에 의해 여성의 입장을 남성에게 설명하는 것은 ‘누나스플레인’이 아니며, 이는 폭력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사건을 ‘-스플레인’으로 프레이밍하는 것은 결국 어딘가에서 한 가지 정황을 왜곡한다. a) 여성주의자들이 종현에 대해 권력적 우위를 점하고 있거나, b) 종현이 듣고 싶지도 않은 설명을 들었다는 것으로 말이다.

a)는 조금 복잡한데, 아이돌과 일반 대중의 위계관계가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대중은 아이돌의 추종자로서 하위에 놓이기도, 소비자로서 상위에 놓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남성과 여성처럼 압도적인 권력관계라 보기 어렵고, 이 대화는 순수하게 아이돌 대 일반 대중의 대화도 아니었다. 뮤즈 개념이 여성에게 줄 수 있는 함의를 종현은 ‘아이돌이라서 몰랐던’ 것이 아니라 남성이라서 몰랐던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b)는 대화에 나선 종현의 진심과 정중함을 부인하는 일이다.

종현은 뮤즈가 아니다

이번 사태에서 종현은 문명인으로서 모범적인 태도를 취했다. 사실, 최근에 두드러진 수많은 여성주의 관련 논란들 중에서 그 누구보다도 현명했으며 또한 성실했다. 그가 존중받아야 한다면 그에게 어떤 오류나 결점도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틀릴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하고 개선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번 경우에는, 남성으로서 놓치기 쉬운 여성의 입장에 차분히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그런 ‘인간’인 것이다. 그의 인간적 의지와 오류를 무시하는 것이야말로 그를 ‘숭배’함으로써 대상화하는 행동이다. 마치, 뮤즈처럼 말이다.

종현은 아이돌이고, 아이돌은 그런 대상화를 전제로 소비된다. 소비의 방식은 각자의 몫, 누군가 그를 무결점의 완벽한 인간으로 이상화하고 사회적으로 박제하고 싶다면 그런 욕망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종현은 ‘누나스플레인’ 당한 뮤즈가 아니다. (나보다 한참 잘 생겼지만) 나와 동등한 인간이다. 그리고 그 인간이, 인간에 대한 예의를 바탕으로 성실하게 사고하고 성장하고 있다. 그것이 무결점의 인간보다 더 훌륭한 인간이 아닐까.

미묘

By 미묘

가식과 내숭의 외길 인생. 음악 만들고 음악 글 씁니다.
f(x)는 시대정신입니다.

24 replies on “종현은 ‘누나스플레인’ 당하지 않았다”

확실하게 해둬야 할 건 종현의 요청에 의해서 대화가 이뤄진것이 아니죠
논란을 만들고 소리를 지르니 인나올수가 없었던거죠
남성과 여성의 관계보다 더 압도적인 권력관계인 대중과 연예인의 관계 때문에요
맨스플레인이라고 얘기되는 것들보다 더 잔인한 방식으로 누나스플레인에 당한겁니다

논란 자체만으로 보면 정말 한심한 수준이더군요
이성을 이상화해서 자기 예술에 표현하는게 나쁜것이고 또 그렇게 생각하는게 나쁜건가요?
뮤즈를 가졌던 수많은 예술가들은 여성혐오주의자나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평가해야 할까요?
여성을 뮤즈로 삼는다는게 한정된 역할로 가둬버리는 행동일까요?
그냥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게 되더군요

인터넷에 활동하는 페미니스트들을 보면 설득력은 점점 떨어지고 목소리만 커지는것 같아요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무시하거나 ‘본의 아니게’를 들고 나오는 사람이 대다수였습니다. 장동민 씨가 언제 대화하자고 하든가요? 유세윤 씨는요? 대중과 연예인의 권력관계라니, 머리가 조금만 돌아가는 사람이면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페미니스트”들이 연예인이 두려워할 만한 “대중”인지 대중들에 의해 “목소리만 커지는” “잔인한” 등의 수식어로 평가받는 무리들인지는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그 시끄러운 목소리를 무시한다 한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이는 옹달샘 사태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혐오 발언 사례에서 수 차례 벌어졌던 일입니다. 그런데도 “권력관계” 때문에 종현 씨가 그랬다고요? 종현 씨가 그 한 줌도 안되는 “페미니스트”들의 “누나스플레인”이 무서워서 그랬다고 보세요? 정말로? 왜 본인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스스로 못 깎아내려서 안달입니까?

장동민,유세윤과 종현의 차이점은 대응방식의 차이일 뿐 끌려나온건 똑같습니다

오프라인에서 페미니스트들의 의견이 한줌일지 모르지만 인터넷 특히 트위터는 다르죠
여론을 주도하는 소수만 있으면 충분히 조리돌림을 당할 수 있고 실제로 종현에 대한 조리돌림이 있은 후에 종현이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걸 부정하시는 건가요?
그냥 종현이 멘션 몇개 받고 여론을 읽고 입장표명을 하고 의견을 물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그리고 제 댓글 중 하나가 왜 지워졌는지 모르지만 전 종현팬 아닙니다
특유의 중2병 때문에 라디오 프로도 도저히 못 듣겠고요
하지만 이번일이 굉장히 안쓰럽게 느껴집니다

종현사태에서 페미니스트를 욕하면 종현 팬이 되는건가요? 정말로? 왜 이리 본인들 편나누기 좋아하고 목소리 큰 걸 자랑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네요

문제제기가 있어야 반응이 나오는 건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요? 모두가 가만히 있는데 발언을 한 측에서 혼자 갑자기 대오각성하고 반응을 내놓지는 않겠죠. 트위터 조리돌림이니 뭐니 하는 건 트위터라는 매체의 문제지 그게 페미니스트들의 문제입니까? 트위터에서 페미니스트들만 조리돌림해요? 페미니스트들이 ‘자 우리 이제 조리돌림을 해보자’ 이러고 조직적으로 움직이진 않잖아요. 누가 의견을 제시하면 그걸 리트윗하고 의견을 덧붙이고, 이게 트위터에서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 아닌가요? 물론 140자라는 매체 한계 상 오해나 착오가 있을 수 있고, 그걸 ‘조리돌림’이라고 비판할 수는 있겠지만 그게 페미니스트 탓인 양 하셔서야.

저도 페미니스트들의 탓이 아니라 그들의 문제제기를 부풀리고 까내리기 위해 이용한 분들의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평화롭게 문제제기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입장이라면 상관없지만 아이돌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요즘 한창 이슈가 되는 여혐문제였기 때문에 일이 커진 것 같네요. 이런 부분을 문제제기를 하시기 전에 먼저 고려를 하셨다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분들 또한 아이돌에 대한 그런 식의 문제제기가 그렇게까지 반향이 클 줄 몰랐던 것 같으니..사람이 어떻게 완벽하겠습니까. 어쨌든 오해가 풀리고 서로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대화가 오고갔다는 게 다행이네요.

애초에 장동민, 유세윤과 종현이 똑같이 끌려나왔다고 생각하신다면 제가 더 드릴 말씀이 없네요.

아, 실례했습니다. 다시 보니까 글쓴 분이 종현 씨를 좋아한다는 말은 없네요.

대화 내용 자체는 의미없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문제의 대해 토론하는 자리였거나 적어도 비슷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과정중에 나오는 이야기라면 충분히 이해하죠. 그런 시선도 있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이런 것도 고쳐나가야 할까?이런식으로요. 근데 종현은 생방 라디오 중에 확실한 소재가 주어진 상태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생각하는 것을 다 풀 수 있는 자리도 아니고 누구나 공감하는 잘못 된 발언을 한 것도 아닙니다.

나온지 시일이 지난 라디오가 문제가 된 건 여혐 때문에 시끄러운 다른이와 엮여서 떠돌던 대화 내용의 극히 일부 때문이었는데.
그것만 보면 오해? 할 수 있죠. 책을 읽지 않고 한 구절만 보고 그 책에 대해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근데 적어도 그 책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려면 한 권은 다 읽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저는 그것이 정상적이라고 봅니다. 적어도 많은 사람들의 시선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대에 대해 질책을 하려면 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두 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죠. 라디오를 듣지 않고 전문또한 뒤늦게 읽으셨다고.

자신이 혹시 무지한 부분이 있어 누군가를 상처 주었을까봐 종현은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대화 상대인 두 분은 종현에 비해 너무도 예의가 없고 폭력적인게 아니냐는 말입니다. 디엠 내용 속에도 팬분들 이야기가 나오죠. 대화를 나누는 종현은 동등한 입장이 아닙니다. 많은 것을 생각해야 하고 그것이 미칠 반응들이나 사람들을 생각하고 있는 게 보이는 부분이죠. 대화 속에서 두 분은 종현이 그런 의도가 아닌 것을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구요.

처음에 극히 일부분인 그 대화만 트위터에서 떠돌 때 많은 비난의 글들이 있었지만 팬들이 전문을 보내자 오해했다며 지우신 분들도 많았죠. 그런데 대화를 하게 된 그 두 분은 직접 멘션까지 보내며 잘못했다 말합니다. 그리고 디엠으로 대화를 한 뒤에도 네가 오해할만한 부분을 줬고 그래서 잘못했다 말하죠.

종현은 연예인이고 아이돌입니다. 스캔들이 왜 치명적일까요. 스캔들이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그것이 이미지에 타격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 일은 종현이 빠르게 움직였고 수습을 했기 때문에 더 커지지 않았을 뿐이지, 충분히 문제제기를 하신 분들은 그 대상에 대해 배려하지도 고려하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그 의미있는 대화가 의도하지도 않은 라디오의 일부분을 가지고 끌어나와 토론이 되고 해당연예인이 곤욕을 치워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트위터를 보면 종현을 계몽시켰다 이번 일 덕분에 의미있는 주제를 알릴 수 있다 좋아합니다. 팬들보고는 영업글수준인데 왜그러냐는 반응이더군요. 그 어디에도 상대방을 생각하는 부분이라고는 없지 않나요? 그들은 의미있는 토론을 했다고 생각할지언정.. 저는 많은 사람들이 상처 받고 그 분들이 그 상처를 우매한 것으로 치부하며 무시하는 것을 봤습니다. 저는 그것이 절대 옳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무결점의 존재라 생각해 두둔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제 의견을 적은 것입니다.

공감이에요 전부. 저도 이 때문에 저 스스로도 페미니스트라고 나름 자처해오고 남성이 여성에게 폭력적인 말 할 때마다 제지 시키면서 살아가려고 노력하려는 데요.

개인적으로 저는 종현과 이야기를 나눈 분들 이야기에 납득이 가지 않고, 그것에 대한 sns의 반응이 오히려 불쾌함을 느끼며 (말씀하신, 정현과 그의 팬을 계몽의 대상으로 보는 듯한)
제가 정말 여성인권에 대한 감각이 없나? 하는 의문이 들더라구요.

알고보니 그들의 대화 방식에서 드러난 부분도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종현은 자신의 인격 사상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검증받아야 하는 위치에 있었구요.
솔직히 말해서 그 논의에서 종현 자신과 가족 이외에 1차적으로 주목을 받고 타격을 받는 사람들은 샤이니 팬일 수 밖에 없고, 그 지점을 감싸주지 못한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종현과 대화한 그 분들도 종현이 또 직접 대화를 건거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살면서 없으셨을 거고, 처음이실 거고, 그 배려해야하는 지점을 생각해 볼수 없었다는 것도 이해는 하지만. 아쉽다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네요.

이건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와 보편적으로 확대해보고자 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친구나 가까운 사이 에서도, 친구가 저한테 ‘나 너한테 기분 나쁘게 한 거 있는 거 같은데 말해줘’ 라고 하면, 내가 ‘음 니 의도에 악의 없는 것 같긴 한데, 너 이거이거 이래서 맘에 안들어.’ 라고 답하면, 사람인데 아무리 그 쪽에서 잘못한 걸 알려달라고 했다고 하더라도, 사람인데 존심에 상처 안 받을 까 싶습니다.

그럴 때 ‘내가 너가 지금 이런 상황이고, 너는 지금 이런 상태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나는 너와 다르게 이런 상황이었고, 지금 이런 상태야. 그래서 너가 나한테 이런 말을 하는 건 어떻게 보면 상처가 될 수도 있는거야.’ 라고 이야기를 하면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던 간에 같은 말이라도 미묘하게 나마, 뉘앙스나 그 차이에 있어 타격을 받는 부분이 달라질 거라 생각해요.

발화자의 상태와 상황을 존중하면서 시작하는 방식이 저는 배려의 기본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팬들도 제일 화가난 부분이 그런 인간으로서, 종현에게 감정을 이입했기 때문에 화가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자신의 의견과 동의하지 않는 부분을 ‘내가 생각했을때 이게 옳아’ 해서 그것이 추가적으로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요.)

물론 저 또한 종현과 대화하신 두 분의 대상화에 관한 이야기는 동감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도 아이돌을 좋아하는 게 그들을 ‘대상화’ 하며 좋아하는 이미지들을 소비하는 것이 없지 않아 있으니까요.

대상화가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부정하고, 좋다고 여겨지는 점 만을 과장하는 부분이 있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또 너무 대상화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사람이 모든 경우의 수에서 있는 그대로 봐주는 것은 불가능 하고 어느 정도 대상화하고, 스스로 남에게 대상화 당하면서 살아가기도 하고,
그것이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을 발견하는 과정이 되기도 하니까요.

종현의 메세지 내용이나, 트위터에서 한 발언들에는 그가 ‘있는 그대로의 것’ 을 보려고 하는 노력이 전제되어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여성은 축복받았고, 영감을 주는 존재’ 라고 하는 부분도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 남성에게는 부족한 여성의 어떤 면들을 칭찬한 것으로 여겼습니다.

(그리고 정말 여성으로써,
이런 사건으로 페미니스트들과 의견이 다르다고 제가 느끼는 걸 볼 때마다, 그리고 그들이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비판 받을 때 마다 참 슬프고 씁슬합니다…ㅠㅠ )

물론 진ㅇ씨의 누나스플레인이란 발언엔 (앞서 아이돌이라는 특수 위치에 있는 그 부분에는 동의했지만) 주말 동안 있었던 사건에 대해 어떻게 발생했는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그동안 있어온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반감 만으로 발끈하셔서 발화한 부분은 조금 난감스러웠습니다. (ㅠㅠ)

앗 그리고 이번 논의는 이게 아쉽다는 거였지, 종현님께는 여성으로 사는 고충을 들어주신 것 만으로도 굉장히 감사한 마음이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중과 대중의 사랑을 먹고사는 연예인 사이에는 힘의 위계가 성립합니다. 이걸 인정하지 않으면 대화가 될 수가 없어요.

아이돌과 일반 대중의 관계가 복잡하다고 어영부영 넘어가셨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그 메세지를 보낸 분들이 종현 씨를 ‘추종’하는 대중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전혀 복잡하지 않아요.
물론 그 문제 제기가 격하지 않았던 것은 저 역시 잘 압니다. 여혐의 낙인을 무작정 찍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 사실은 팬들도 압니다.

하지만 대중과 종현 사이 권력의 위계 관계를 부정하는 것은 다분히 편향된 시각이죠.
우리가 일반적으로 겪는 ‘맨스 플레인’ 상황에서 남녀의 위계가 얼마나 강하던가요?
리베카 솔닛이 쓴 책에 대해 리베카 솔닛을 가르치려 든 남자와 리베카 솔닛 사이에 얼마나 큰 위계 관계가 존재하나요?
대중과 연예인은 그보다 훨씬 강력한 위계 관계에 놓여있어요.

그 말을 하신 분이 종현의 연예인이기 때문에, 혹은 어리기 때문에 무지를 상정하고 말한 것은 아니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그렇다면 ‘페미스플레인’이나 ‘누나스플레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종현이 권력의 위계에 의해 공론장으로 끌려 나온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종현은 좋든 싫든 그 말을 경청할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종현의 정중한 태도와 진심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과정은 분명히 폭력적이었습니다.

대중과 연예인의 위계관계에 대하여 동의합니다. 여태까지 쏟아지는 악플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온 그들을 예로 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심하면 우울증을 유발하고 목숨까지 포기하게 만드는 생각없는 대중의 공격에 연예인들이 얼마나 정당한 권리를 가지고 자신을 방어해왔습니까? 심지어는 정말 근거도 없는 루머에 이미지가 무너지는 연예인과 해명에는 관심도 갖지 않고 다른 자극을 쫓는 대중들만 봐도 제 아이돌 뿐만 아니라 다른 연예인들에게도 연민을 갖게 되고 연예 기사들도 일단 불신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아이돌은 말그대로 대상화, 상품화의 주요 타깃입니다. 온갖 가십으로 소비되고 인간 이전에 아이돌이라는 상품 취급을 받죠. 팬들조차도 그리 여기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과장되게 말하자면 팬들이야 말로 진짜 갑이죠. 그네들이 정해놓은 이미지에서 벗어나면 바로 돌아서기도 해요. 아무튼 이런 면에서 아이돌과 대중의 위계 부분은 다시 생각해보셔야 할 겁니다.

글의 주제와 의도를 부각하시기 위해 아이돌과 대중 사이에 나타나는 권력 관계,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대중이 아이돌을 상대로 가지는 권력적 우위를 과소평가하신 것 같습니다. 아이돌과 대중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이 쌍방향으로 이루어져서 그 관계가 평등해 보이지만 결국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압도적인 역량을 가지고 있는 것은 대중입니다. 대중들이 특정 아이돌에 대한 소비를 거부하면 그 아이돌의 수명은 끝이지만, 아이돌이 활동을 그만둔다 한들 그 것이 대중의 소비 문화의 끝은 아니기 때문이죠. 마찬가지로 아이돌을 향한 대중이 지적이 아이돌의 이미지와 활동에 미치는 영향과 대중을 향한 아이돌의 자세가 대중의 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굳이 비교할 필요도 없이 전자가 크고요. 종현군의 진정성과 무관하게 결국은 처음부터 종현은 함께 대화를 한 네티즌들에게 우위를 내준 것입니다. 이러한 관계를 부정하고 아이돌을 동등한 사람이라고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행위를 취하는 자의 입장에서만 좌지우지 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숭배랑 다를 것이 없다고 봅니다.

남자라서 뮤즈가 가지고 있는 함의를 모른 게 아니라 웬만한 (대부분의 )여자들도 뮤즈의 함의를 모릅니다 . 뮤즈를 그런 의도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그런 의도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사실 극소수에 불과하죠 . 단어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인데 페미니즘에 관한 토론자리도 아니고 라디오에서 한 말 가지고 고대 그리스 어원까지 따져가며 이건 성차별이다 하고 공격한 식은 충분히 폭력적이죠

종현이 누나스플레인에 당하든 당하지 않았든 저는 이 논란의 과정을 통해 일부 페미니스트들로부터 진절머리가 나더군요. 부디 계몽을 빙자한 전도는 하지 않길 바랍니다.

이번 사태로 아주 꼴페미들한테 진절머리가 나네요

트위터에서 나는 페미니스트다 선언한 인간들 지들끼리 누가 더 꼴페미인지를 두고 한판 붙을겁니다 두고보세요

에이 ㅉㅉㅉㅉㅉㅉ

음, 사건 개요 정리가 좀 뒤바뀐 것 같습니다. 나인이 여성 아티스트로서의 고충을 얘기하자 위로하듯 뮤즈 발언을 했다고 적혀있는데, 종현이 뮤즈 발언을 먼저 하자 그 말을 듣고 나인이 여성 아티스트이 고충을 얘기한 거에요. 그리고 난 다음 종현이 “그래도 여성들이 그만큼 사랑받는 존재란 건 아셨으면 한다”고 마무리한 거고요.

이건 사건의 가장 베이스가 되는 사실관계인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지 모르겠네요. 당시 방송을 직접 한번 들어보세요.

정 그게 힘들면 녹취록이 떠돌았으니까 그거라도 읽어보시고요.

일부 내용이 “문제제기 방식이 폭력적이었다”고 전제한 것으로 읽힐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부분 수정했습니다. 7번째 문단입니다. 세심하지 못한 표현으로 상처를 드린 점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얼씨구, 정중한 척 하면서 팩트가 틀렸다고 지적하는 댓글에는 일언반구도 없네. ㅉㅉ 예의 바른 체 사과하는 건 내키는 데, 틀렸다고 인정하는 건 가오 상하나 봄. ㅉㅉ

누나스플레인은 근데 글쓰신 분이 만든건가요? 맨스플레인이라는 말의 뜻을 생각하면 발화자의 성별 다르다고 누나만 붙여서 가볍게 떼우는건 좀 안이한거 아닌가 싶은데.. 물론 가운데에 달고 계신 분들이 어거지부려서 언급하신거면 그냥 이해하겠습니다.

이때 실시간으로 상황을 봤던 입장에서 글 쓰신분이 도대체 이번사태를 종현이 오해를 풀고싶었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상하게 풀고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당신의 생각을 쓰기위해 종현을 이용하지마세요 대상화하고있는건 미묘님같네요 적어도 그때 라디오를 들으시거나 녹취록이라도 파악하시고 글을 쓰셔야되는게 아닌지 생각됩니다

부디 계몽을 빙자한 전도는 하지 않길 바랍니다.222

단어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인데 페미니즘에 관한 토론자리도 아니고 라디오에서 한 말 가지고 고대 그리스 어원까지 따져가며 이건 성차별이다 하고 공격한 식은 충분히 폭력적이죠 2222

이 사건은 종현 입구, 또는 영업에 지나지 않고,
나는 종현의 입장도 소위 꼴페미들의 입장도 모두 이해가 가기에 온리 안타까운 마음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