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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t Listen

1st Listen : 2015년 7월 초순

7월 1일~10일에 발매된 아이돌 언저리 신작들에 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나인뮤지스, 밍스, 핫샷, 포텐, 걸스데이, 소녀시대, 디홀릭, 지헤라, 육지담&샤넌, 주헌&매드클라운을 다룬다.

7월 1일~10일에 발매된 아이돌 언저리 신작들에 대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나인뮤지스, 밍스, 핫샷, 포텐, 걸스데이, 소녀시대, 디홀릭, 지헤라, 육지담&샤넌, 주헌&매드클라운을 다룬다. 7월 1일에 발매된 빅뱅의 싱글 “D”는 6월 하순 발매반들과 함께 다룬 바 있다.

9MUSES S/S EDITION
스타제국
2015년 7월 2일

macrostar: '드라마'의 중위권 롱런 덕에 기대치도 꽤 높아진 나인뮤지스는, 겨우 뭔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자리에서 또다시 방향을 틀어버렸다. 무엇보다 아쉬운 건 여름 스포츠웨어를 입고 있는 재킷 사진, 차 놓고선 계속 치근덕대는 남자에 대한 아쉬움을 담은 '다쳐'의 가사, 콘테이너 위에서 춤을 추고 빨강, 연두 자동차가 지나가는 뮤직비디오, 그리고 각종 음악 방송의 핫팬츠 의상까지 뭐 하나 앞뒤가 맞아 보이는 게 없다는 점이다. 다 합쳐 시너지를 내도 시원찮을 판에 중구난방이다. 하지만 분명 예년의 모습과 비교해서는 그룹 자체가 훨씬 정돈되어 있고 수록곡들도 미니앨범이라는 틀 속에서 잘 어우러져 있다. 더구나 '드라마' 이후 튼튼하고 열성적인 팬덤을 본격적으로 확보하게 되었다는 큰 수확도 있다. 나인뮤지스의 미래는 아직 밝아 보인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미묘: '다쳐'는 바로 이런 여름 노래를 기다렸다고 하겠다. 역시 여름엔 트랜스 풍으로 내달리는 곡이 필요하다. 달리는 부분에 비해 '도움닫기'가 다소 길다는 인상도 있지만, 확실한 다이내믹과 화려하고 시원한 사운드, 파워풀한 멜로디에 당해낼 재간이 없다. 스터터(stutter)나, 2절의 베이스와 스네어 결합 등도 과한 장식적 요소가 아니라 딱 좋은 양념으로 매력을 뿜어낸다. 나인뮤지스에게서는 바로 이렇게 숨차는 곡을 기다렸다. 그런가 하면, 화면 너머로 청승이 춤추는 듯한 '너란애', '팬시', 편안하게 흥청거리는 'Yes or No'도 나인뮤지스의 가장 두드러지는 매력들을 하나씩 정확하게 선보인다. 스윗튠이 이들의 매력 공식을 예리하게 잡아냈다면, 이에 기반한 '스윗튠 이후'를 이 음반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멋진 형태로 해낸다.

MRJ: 멋진 곡이다. 올여름 '걸그룹 전쟁'의 승자로 나인뮤지스와 씨스타를 꼽고 싶다. 이 곡은 무척 우아하고 아름다우나 동시에 단단하고 강렬하다. 보컬 편곡과 프로덕션은 멤버들을 멋지게 빛내고, 보컬 퍼포먼스 또한 이론의 여지 없이 최상의 퀄리티다. 기존의 파워보컬 세라의 부재에도 불구, 경리는 놀라운 리드 싱어로서의 자질을 증명하고, 그룹 전체 역시 멋진 보컬을 선보인다. CD를 받자마자 보컬 트랙을 추출해 상세히 들어보았는데, 보컬은 찬란하고 또한 그 자체로 더욱 마법 같은 소리를 들려준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2, 3절 후렴에 세라의 독특한 음색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증명할 방법은 없지만 혹시 탈퇴하기 전에 일부를 녹음한 것은 아닌지 상상하게 한다. 나의 더 상세한 리뷰는 다음의 비디오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youtu.be/LXqMM_d7KxA

이번 회차의 추천작

오요: 드디어 나인뮤지스가 일을 냈다! 항상 준수한 곡을 내지만 그만큼의 결과를 못 거두는 게 의아하기도, 안타깝기도 했다. 자칫 다 포기하고 차트 역주행을 노리려는 자극적인 콘셉트와 지극히 흥행공식에 충실한 곡을 들고 나오지는 않을까 우려했다. 나인뮤지스의 '다쳐 (Hurt Locker)'는 오히려 여태까지 나인뮤지스가 선보인 타이틀곡 중 가장 왼쪽에 위치한다. 앨범 수록곡들도 개별 곡으로 충실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 나인뮤지스 멤버들이 단순히 곡을 수행해내는 데에 급급하지 않고, 곡이 부여하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백미는 '너란애'의 랩 "너와 꿈같던 시간들이 다 거짓말 같대 / 내가 바보 같대" 가 "내가 바보 god damn"으로 들릴 때의 그 카타르시스! 여름을 겨냥하고 나온 쟁쟁한 걸그룹 사이에서 단연 가장 탁월하다.

유제상: '다쳐(Hurt Locker)'의 인스트루멘탈 포함 총 6곡이 수록된 EP. 타이틀만 놓고 보자면... 음... 나인뮤지스 곡이 아닌 것 같다. 라틴 댄스 분위기의 매우 팝적인 곡으로 승부수를 던졌는데, 평자는 '돌스'나 '드라마' 같은 걸 좋아하니까 아무래도 심심하게 들렸던 것이 사실. 뭐, 나인뮤지스가 무려 6년여 간이나 꾸준히 활동하리라고는 아무도 기대 못 했으니 지금의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마냥 뻣뻣하기만 했던 이들의 안무도 이제 자연스러워졌으니 괜찮다 괜찮아.

이번 회차의 추천작

조성민: 이름 있는 프로듀서의 힘을 빌려온다고 해서 항상 좋은 작품이 탄생하진 않는다는 것은 아마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일 것이다. 나인뮤지스의 이번 신보를 단순히 '프로듀서빨'이라고 칭하기 힘든 이유는, 꾸준히 보여오던 그룹의 성장세를 이번 앨범에서도 이어가면서 어떤 정점을 찍었음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겠다. 그동안 시원시원한 기럭지에 걸맞지 않은 어딘가 답답한 기획물에 갇혀있던 것이 모처럼 세련된 비키니 같은 여름 노래를 만나 제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 이국적인 멜로디에 나인뮤지스 특유의 잘 짜여진 군무로 완성된 '다쳐'부터, 기존의 나인뮤지스의 음악 색깔을 이어가고 있는 '너란애', 매력적인 멤버들의 목소리에 집중하게 만드는 '팬시', 걸크러쉬의 주역답게 페미닌하면서도 섹시한 무드를 한껏 살린 'Yes or no'까지, 그동안 나인뮤지스에게서 볼 수 있었던 모든 매력이 집약되어 있는, 정규 앨범보다도 무게감 있는 EP.


Love Shake
해피페이스 엔터테인먼트
2015년 7월 2일

유제상: 작년 가을 '우리 집에 왜 왔니'로 적당한 충격을 안겨준 밍스의 신보. 노래는 90년대 분위기의 가요고, 복장은 초창기 걸스데이를 연상시키는데 춤은 요즘 씨스타의 그것이라. 사실 크게 기억에 남는 것은 없고 멤버 중 한 명이 상당히 귀여웠다 정도... 그건 그렇고 이들의 뮤직비디오에도 래쉬가드가 나오는 걸 보니 최근 한국 엔터테인먼트계를 지배하려는 래쉬가드 프리메이슨의 음험한 기운이 느껴진다...

조성민: 어째서 굳이 '제2의 달샤벳'이 되는 길을 고집했는지 조금 궁금해졌다. 타이틀곡 'Love Shake'가 달샤벳 앨범의 수록곡이기 때문에도 그렇지만, 나머지 3개의 신곡도 마치 달샤벳의 앨범에서 그대로 가져온 듯한 기분이 든다. 프로덕션을 공유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생길 수밖에 없는 유사성이라기엔 너무 똑같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밍스다움'으로 전혀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 집에 왜 왔니'의 패기가 필요하다.


I'm A Hotshot
케이오 사운드
2015년 7월 2일

미묘: 'I'm a HOTSHOT'을 듣고 있자니 기존 타이틀 'Watch Out'에서 부조화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 곡의 힘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신곡의 어둡고 깊은 앰비언스는 매혹적이고, 그것이 감상적인 멜로디로 빠져나갔다가는 돌아오는 호흡과 연결 모두 훌륭하다. 그러나 위압적인 사운드가 모든 걸 이끌고 나가는 'Watch Out'과는 달리, 이 곡은 멤버들의 힘으로 곡을 끌어야 할 때에 보컬의 심지와 존재감이 약점을 노출하고 만다. 그것이 반드시 이 팀의 부족함이라고 하기보다는, 팀의 음색과 음악적 방향성이 잘못 연결되는 부분이 있는 건 아닌가 싶다.

놓치기 아까운 음반

유제상: 자료를 찾으면서 조금 놀랐던 게 이 친구들 올해에만 싱글을 세 장이나 내었다. 그것도 3월부터 7월까지 불과 4개월여 동안! 거의 권혁급의 혹사... 타이틀 'I'm a HOTSHOT'은 엑소를 연상시키는 가장 커팅에지한 스타일로 완성되어 있다. 잘게 분할된 비트라든지 그 위로 리드미컬하게 반복되는 랩이라든지. 그러면서도 멜로디의 유려함을 놓치지 않은 것이 포인트. 올 한 해의 혹사는 이 한 곡을 위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과연 一球二無...


살살해
정글 엔터테인먼트
2015년 7월 3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미묘: 감성-세미-쎈언니였던 포텐이 가볍고 밝은 표정으로 돌아오는 데에 디스코는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후렴에서 멜로디의 굴곡이 절제됐다가는 풀리며 그리는 라인도 매력적이고, 보컬 음색의 배치와 컨트롤도 기분 좋게 이뤄져 있다. 새 멤버들의 적응기인지 간혹 힘이 떨어지는 파트가 없는 것은 아니나, 무척 유쾌하고 즐겁게 들을 수 있는 곡이다. 4TEN에서 POTEN으로 이름을 변경한 것이 조금 미묘하지만, 흥행이 잘 안 되니 '잘 팔리는 것'을 하겠다며 취향을 포기해버리는 식의 함정에 빠지지 않은 점도 반갑다.

유제상: 1. 개인적으로는 작년의 '토네이도(Tornado)' 이후 엄청 오랜만에 만나는 포텐. 그 사이 많이 이뻐졌다. 2. '살살해'는 훵키한 멜로디의 곡. 사이사이에 나오는 브라스 소리가 정겹다. 3. 뮤직비디오를 영어권 국가 어딘가에서 찍은 모양인데, 물 빠진 너른 하수구만 보면 림프 비즈킷의 'Golden Cobra'가 생각나서... 흡! 4. 밍스의 경우도 그렇고 이번 여름의 트렌드는 90년대 분위기의 사운드인지도 모르겠다. 그사이 엄청나게 성장한 EXID의 영향력도 언뜻 보이고.

조성민: 정말 그린 듯한 노림수의 가사가 귀를 찝찝하게 만드는 와중에, 아직 어색하기만 한 멤버들의 액션이 돋보이는 뮤직비디오와 무대가 눈에 들어온다. 멤버 중 몇몇에겐 데뷔 무대이겠기에 서투른 점이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을 감안한다고 해도, 다음을 기대하기에는 조금 어려울 듯한 결과물.


Girl's Day Love Second Album
드림티 엔터테인먼트
2015년 7월 7일

미묘: 사실 걸스데이가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 생각한 적이 있다. '기대해' 이전과 'Something'의 간극이 과연 봉합될 수 있는 것인가 하고 말이다. 이 음반은 그런 의문에 날카로운 해답을 제시한다. 레트로라기보다는 차라리 '빈티지'라 부르는 게 좋을 법한 따뜻한 사운드의 디스코를 중심으로 그룹의 다면성을 끌어모은다. 그것은 낙천적이고 친화력 좋으며, 딱히 스포티하진 않아도 건강한 O형 같은, 걸스데이라는 하나의 '인물형'에 조화된다. 멤버들의 서로 다른 음색들 또한 각자의 몫을 정확하게 해내며 조화를 이룬다. 기존 곡들의 음악적 요소들을 인용에 가깝게 가져오는 순간들이 때때로 귀에 띄는데, 이를 새 앨범의 맥락에 접붙여 넣는 'With Me'의 경우는 무척 효과적이다. 비디오로 먼저 접할 땐 다소 생뚱맞게 느껴졌던 '링마벨' 역시 음반으로 들을 땐 확고한 음악적 기능으로 가득 차 있다. 다만 앨범트랙 발라드를 위시한 중반부에서 다소 힘이 새어나가는 점이 아쉽다. 어쨌든 싱글과 풀렝스 앨범이란 포맷의 교차에 관한 고민에서도 걸스데이는 지금 케이팝 씬에서 가장 자기 철학이 있는 프로덕션 중 하나다. 앨범으로 전체를 감상하길 권한다.

오요: 타이틀곡 '링마벨(Ring My Bell)'은 혼란스럽다. 그나마 "링마벨"을 반복하는 훅이 귀에 남긴 하지만 그 외에 모든 소리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데다 곡의 구성마저 어지럽다. 여름임을 감안하면 '링마벨'은 어느 정도 납득이 가지만 문제는 이 음반이 정규 2집이라는 점이다. 나머지 수록곡에서 걸스데이는 정말 이것이 가요계 최상단에 위치한 걸그룹이 맞나 싶을 정도의 가창과 곡 수행능력을 선보인다. 민아마저 없었더라면...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이번 회차의 추천작

유제상: 1. 다이나믹듀오가 히트시킨 동명의 유명 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이틀을 '링마벨'로 꼽은 패기가 돋보인다. 물론 타이틀의 퀄리티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고. 2. 후발주자들의 여름 트렌드가 90년대 가요 분위기라면, 1군들의 이번 트렌드는 팝적 색채의 극대화인 듯. 걸스데이의 북작거리는 파티 분위기는 유지하면서도 이를 좀 더 친숙한 '무엇'으로 바꿔 놓았다. 이러한 팝적 색채는 초반부 1, 2, 3번 트랙 모두가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3. 뮤직비디오의 시각 이미지와 춤까지 포함하면 앞의 3.은 더욱 극대화된다. 트워킹, 게다리 춤, 말을 몰듯 자신의 힙을 치는 모션까지 미국적인 제스처가 넘쳐난다. 4. 결과적으로 이 앨범은 걸스데이의 두 번째 정규 음반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Darling'이나 'Hello Bubble'을 다시 듣는 기쁨도 누릴 수 있고 말이다.


PARTY
SM 엔터테인먼트
2015년 7월 7일

미묘: 일본 발매곡인 'Do the Catwalk'과 'Love & Girls'를 뒤섞어 느긋하게 만든 듯한 곡. 세 곡 모두 매력적인 곡들이고, 또한 이 곡들이 표현하는 인물상 역시 매력적이다. 'Party'는 그런 매력 그 자체로 밀고 가는데, 그것이 조금만 더 타이트하게 완성됐다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물론 선공개곡인 셈이니 이후를 기대해도 좋을 일이지만, 'Check'에서 음악적으로도 루즈한 인상은 역시 조금 의아하다. 효연의 보컬이 점점 유용하게 두각을 드러내는 점이 귀에 띈다. 그리고 완벽한 세트 촬영 같은 질감을 만들어낸 뮤직비디오가 흥미로운데, 이를 구현하는 기술적 역량이 문제가 아니라 휴양지 로케까지 해놓고는 세트 질감을 '선택'할 수 있다는 디렉션이 놀랍다.

MRJ: 탄탄하게 이뤄진 곡으로 무척 즐길 만하다. 그러나 음악적으로든 전략적으로든 찜찜한 부분이 남는 게 사실이다. 음악적으로는 후렴 보컬에 지나치게 이펙트 처리가 된 것이나, 아무 때나 휘파람 소리가 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이 두 요소가 곡을 다소 값싸거나 느끼하게 만들어 곡의 매력을 반감시킨다. 중견의 경력을 자랑하는 소녀시대에게는 너무 어린 듯해 잘 어울리지도 않는다. 더불어 뮤직비디오와 안무 역시 미성숙하고 어린 느낌이 강하다. 마지막으로, 좋은 곡임에도 불구하고 올여름 걸그룹 전쟁에서 다른 멋진 곡들과 대등하게 겨루기에 충분한 곡은 아닌 듯하다. 나인뮤지스, 씨스타, 마마무, AOA 등은 모두 정말 훌륭한 곡을 내놓았는데, 소녀시대처럼 확고한 자리에 올라선 그룹에게선 이보다 더 흥미롭고 임팩트 있는 곡을 기대하고 싶다. 나의 더 상세한 리뷰는 다음의 비디오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youtu.be/AP9BbW7o3MU

유제상: 장고 끝에 악수를 두었다고 해야 되나... 사실 'Catch Me If You Can'이 올해 4월에 나왔으니 장고는 아니다만, 이들의 컴백 곡이 오랜 고민의 결과물인 양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Catch Me If You Can'이 별로였기 때문일 것이다. 'PARTY'는 첨단 이미지를 버리고 복고의 외피를 입었는데, 그 복고가 일본 아이돌식의 복고라는 점이 어처구니가 없다. 멤버들도 어처구니가 없는지 일본 아이돌식 군무를 출 때 어색한 연쇄반응을 일으킨다(일례로 뮤직비디오의 01:23 부근). 사실 이들의 뿌리가 어디쯤 위치하는지를 되짚어 본다면 이런 선택이 그렇게 이상하지는 않으나, 지금 이 곡이 누구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선뜻 답이 나오지 않는다. 나머지 한 곡인 'Check'는 전형적인 SM발 여성 아이돌 곡으로 더 이상의 언급을 삼가겠다.


쫄깃쫄깃
에이치메이트 엔터테인먼트
2015년 7월 8일

미묘: '쫄깃쫄깃'이 EXID의 양식보다 무드를 참조했다는 점은 좋아 보이지만, 아무래도 엉성하다. 철 지난 유행어지만 훅의 임팩트는 꽤 매력 있게 떨어질 수 있었을 텐데, 곡의 구조와 사운드가 이를 뒷받침해주지 않는다. 믹스의 밀도도 신경 쓰이지만 베이스의 공진음은 특히 랜덤하게 귀를 괴롭힌다. 멤버들은 냉랭한 댄스와 'Miss You'의 익숙한 R&B 발라드 모두에서 무난한 정도의 보컬을 선보이는데, 프로덕션도 그만큼은 해주면 좋겠다.

조성민: 확실히 최근의 걸그룹 시장에서 EXID가 '반짝스타'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는 하는가 보다. 비주얼부터 래핑 스타일까지 거의 다 EXID를 레퍼런스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꽤 괜찮은 커버 무대 정도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아류는 아무리 고퀄이어도 아류임을 상기했으면 좋겠다.


피넛버터
아티산 뮤직
2015년 7월 9일

유제상: 태평소로 메인 멜로디를 부는 대범함이나, 별 의미가 없으면서도 그루브가 살아있는 가사 등, 귀에 쏙 들어오는 요소가 많지만 이상하게 두 번 듣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 싱글. 지헤라의 다음 작품이 나올 때까지는 판단을 유보한다.

조성민: 태평소의 존재감이 너무 강력한 나머지 모처럼 패기 넘치는 랩을 선보인 지헤라의 존재감이 무척 약해져 버렸다. 이전 앨범과 싱글에서 보여줬던 것들과 너무 판이한 행보라서 당혹스럽기도. 디지털 싱글 단위로는 해봄 직한 도전이었을까. 이 싱글이 수록될 다음 앨범의 내용이 조금 걱정스럽다.


Falling
CJ E&M
2015년 7월 10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미묘: 샤넌의 '새벽비'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큰 부피의 비트, 고음을 포함한 가창력을 강조하는 곡 구성, 처절한 감성과 이를 중심에 둔 곡의 호흡 조절까지. 그렇게 본다면 기품과 설득력, 집중력이 모두 향상된 트랙이라 하겠다. 무게감 있는 음색의 육지담의 랩이 담담한 분위기를 잡아주면서 감정의 질척임을 예방하고, 매끄럽게 선명한 샤넌의 보컬이 그 위로 날아올라 고음으로 마무리되는 상승곡선이 큰 낙차를 그리며 근사한 대비를 이룬다. 오케스트레이션 역시 드라마틱한 감정보다는 풍경을 풍성하게 하는 것에 집중함으로써 절제미와 품위를 지킨다. 육지담과 샤넌 두 사람 모두 자꾸 여기저기 '써먹고' 싶어지는 인물들임은 분명한데, 그 조우가 두 사람을 낭비하지 않고 좋은 조합을 이루는 것이 보기 좋다.


Supexx
스타쉽 엑스
2015년 7월 10일

오요: 주어진 표본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에 주헌의 랩 실력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하기로 한다. 다만 〈쇼미더머니〉에서 보여줬던, 아이돌임을 부정하지 않는 태도가 과연 어떤 형태로 랩 또는 힙합과 맞물릴 것인지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는 사람 중 하나로서, 이번 싱글은 아쉬운 점이 많다. 타이틀곡 '털어(Get Low)'는 여러모로 준수한 힙합 트랙이지만 매드클라운의 곡에 주헌이 피처링한 것처럼 들린다. 이는 경험치의 차이 탓이라 하더라도, 이어서 등장하는 'STAY STRONG'은 이제 막 출사표를 던지는 래퍼가 내놓은 곡이라 하기에는 몹시 진부하기만 하다. 자전적 분투기를 풀어놓을 때 으레 등장하는 전형적 비트(감성 피아노 선율과 디스토션이 잔뜩 걸린 일렉트릭 기타를 곁들인)는 비장하다기보단 엉성해서 '털어(Get Low)'에서 쌓아올렸던 긴장감마저 순식간에 허물어뜨린다.

조성민: 주헌과 매드클라운 들으려고 켰다가, 'Stay Strong'의 플로우식에 반해버렸다. 물론 싱글의 주인공인 주헌의 랩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잔뜩 들어가 있는 기합은 어딘가 부담스럽다. 힙합 뮤지션으로서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떨쳐버리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여기서 아무도 주헌이 랩 못한다고 한 적은 없는 것 같은데...

By Edit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