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지의 24년을 돌아보며, 아이돌로지는 전/현역 필진 9인과 객원 심사위원 5인(도니언, 잔물결, 티미랩, 죠젠지, 에이프릴 사워)의 투표를 거쳐 켄지의 디스코그래피를 대표할 명곡 24곡을 선정해 간략한 한줄평을 달았다. 별도의 순위는 산정하지 않았으며, 순서는 발매순으로 정렬했다.

보아 ‘Milky Way’ (2003)

작사-작곡-편곡: 켄지
마노: 보아의 수많은 얼굴 중, ‘아직 미래를 의심하는 법을 모르는 소녀의 맑음’을 켄지 특유의 언어와 멜로디로 포착해낸 순간.
미묘: “모던록을 접목한 상큼한 사운드로 불안 속에서도 건강미와 긍정을 놓치지 않는 사랑스러운 소녀를 표현한다.” (“Kenzie 12주년 : (2) 켄지 연대기 (상)” 中)
보아 ‘My Name’ (2004)

작사-작곡-편곡: 켄지
조한나: 켄지 바이블 속 창세기 하이라이트. 켄지 커리어 상 누락 불가한 보아의 터닝 포인트. (힘차게 골반을 털어 본다)
미묘: “기존에는 보기 힘들었던 세련미를 뿜어낸 보아의 ‘My Name’은, 이수만이 한 인터뷰에서 언급했듯 “좀 어려운 곡”이지만 “보아라면 이 정도는 해줘야” 하는 곡이었다. 급격한 곡조의 변화를 이어 붙이면서도 탄탄한 설득력을 보여, 강한 흡인력과 음악적 완성도를 동시에 잡아냄과 동시에, 다소 어지러웠던 ‘SMP’의 미학을 깔끔하게 정리해낸 것이다.” (“Kenzie 12주년 : (2) 켄지 연대기 (상)” 中)
보아 ‘공중정원’ (2005)

작사-작곡-편곡: 켄지
미묘: 가장 정석적인 편성으로 들려주는 가장 아득한 환상향의 노래. 마지막 기회의 애틋함은 언제 들어도 깊고 신비하게 울린다.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한 번 더, OK?’ (2007)

작사-작곡-편곡: 켄지
퀴비: 파워와 섬세함을 겸비했던 천상지희를 등에 업고, 거침없고도 빈틈없는 불후의 댄스 팝을 탄생시켰다. 오래 볼 수 없었던 그 조합의 희소성 만큼이나 더욱 형형하게 빛나는, 날카로운 “독침” 한 방.
김윤하: “켄지x천상지희의 소녀들은 ‘너의 품에서 모든 걸 잊고 싶은’ 게 아니라 네가 ‘나의 품에서 모든 걸 잊게’ 만들어 주고자 한다. ‘나를 네가 가진’ 것이 아니라 ‘너를 내가 가진’ 것이다.” (“Kenzie 12주년 : (3) 이상하고 켄지한 나라의 소녀들 (상)” 中)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2007)

작사: 김정배 / 작곡-편곡: 켄지
마노: ‘다만세’의 탄생은 사건을 넘어 역사다. 소녀들이 떨리는 마음 담아 힘차게 내딛은 첫 발걸음이었고, 훗날 다른 소녀들이 서로의 손을 맞잡고 함께 부른 노래였으며, 요동치는 세상 속 모두의 마음을 묶어주며 널리 불린 새 시대의 앤썸(anthem)이었다. 역사의 한복판에서 울려퍼진 “다시 만난 세계(Into the New World)”라니, 이래서 제목이 중요하다고 하나보다.
맛있는 파히타 : “새로운 세계를 앞둔 설렘과 두려움을 다룬 가사는 어떤 면에서는 사랑으로도, 우정으로도, 노력과 승리로도 읽혀진다. 노래 자체가 하나의 청춘 드라마라고 할 만하다. 나에게 켄지 유니버스란 그런 것이다.” (“Kenzie 12주년 : (5) The 켄지 리스트” 中)
소녀시대 ‘Oh!’ (2010)

작사: 김정배 / 작곡-편곡: 켄지
퀴비: 단선적으로 꽂히는 코러스와 빙글빙글 휘감기는 포스트-코러스의 절묘한 병치. 켄지의 대중가요 작곡가로서의 야심과 균형 감각이 고루 돋보였다.
미묘: “굳이 훅송에 유리한 구조를 따오고서도 거기에 굳이 멜로디를 심었으며, 그 멜로디는 너무나도 ‘켄지스러운’ 매력을 갖고 있었다. (중략) 여성 아이돌 붐과 훅송의 시대에 대한 켄지의 2차 출사표이자 한 완성형” (“Kenzie 12주년 : (2) 켄지 연대기 (하)” 中)
f(x) ‘Hot Summer’ (2011)

작사: 켄지 / 작곡-편곡: Thomas Troelsen, Mikkel Remee Sigvard
예미: 미쳐버린 켄지 정서의 미친 듯한 표현은 여름이 더 미쳐갈수록 생명력을 얻는다.
천상지희 다나&선데이 ‘나 좀 봐줘’ (2011)

작사-작곡-편곡: 켄지
미묘: 켄지 가사의 맛은 별나고 기발한 표현을 넘어, 주책스러움이 주는 다소 지나친 핍진성이 그 최종이다. 좋은 노래가 있다. 길티함이 좀 사실 많이 크다. 그 옆에 서면… 그것 땜에 듣는다는 건 아니다, 진짜.
김윤하: “마음을 가득 열고 들여다보고 또 봐도 ‘여지가 생기는’ 정도에서 그친다는 게 이 노래의 무시무시한 점이기도 하다.” (“Kenzie 12주년 : (3) 이상하고 켄지한 나라의 소녀들 (상)” 中)
f(x) ‘제트별’ (2012)

작사-작곡-편곡: 켄지
미묘: 건강하고 천진함을 중심으로 구성된 매력의 팔레트가 쉴 틈 없이 펼쳐지는 가운데, 한창 케이팝 퀄리티가 수직상승하던 시기의 기세가 찬란하게 쏟아진다. 어쩌면 (인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돌아올 수 없는 어떤 절정을 담고 있는 한 곡.
오요 : “이 곡을 듣자마자 켄지 선생님이 드디어 부활하셨구나! 직감했다. “파란 젵-흐기를 타자, 파일럿!”은 가히 그 해 여름을 빛낸 캐치프레이즈였다. 어쩌면 익숙하고 진부할지도 모르는 이미지를 가사와 사운드로 세련되게 풀어내는 데는 역시 켄지 만한 자가 없다는 걸 증명하는 트랙.” (“Kenzie 12주년 : (5) The 켄지 리스트” 中)
소녀시대 ‘Express 999’ (2013)

작사: 김정배 / 작곡-편곡: 켄지
퀴비: 멜랑콜리한 도입, 황홀한 도약, 산들산들한 활주. 감정의 기어 변속을 거쳐 오직 편도로 달려나가는 사랑의 급행열차. 김정배의 낭만적인 가사가 굽이치는 은하수 같은 켄지의 트랙 위에서 순항한다.
유제상 : “멜로디의 기조는 켄지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후렴구의 빠르기가 느닷없이 바뀌거나(이는 ‘열맞춰!’ 같은 유영진 노래를 연상시킨다), 소녀시대 전통 가사 “놀리지 말아요”가 뜬금없이 등장하는 기묘한 ‘원점회귀’의 결과물.” 전술한 특이점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유독 건질게 없었던 소녀시대 4집 가운데 오아시스와도 같은 노래였다.” (“Kenzie 12주년 : (5) The 켄지 리스트” 中)
소녀시대 ‘유로파’ (2014)

작사-작곡-편곡: 켄지
미묘: 천문 소재 가사의 아련함이 달콤한 신스의 역동적인 구성과 함께 상쾌할 정도의 팝송으로 완성되었다. 그저 사랑스러운 노래.
맛있는 파히타 : “‘유로파’는 그저 궤도를 돌며 “닿을 수 없는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데서 오는 간절한 감정을 끝까지 해소하지 않는다. 그런 여운이 덕후들의 심장을 관통하는 무엇이 된다. SM 덕후들이 켄지를 특히 좋아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일지도 모른다.” (“Kenzie 12주년 : (5) The 켄지 리스트” 中)
슈퍼주니어 ‘Devil’ (2015)

작사: 켄지 / 작곡-편곡: 켄지, The Stereotypes (Jonathan Yip, Ray Romulus, Jeremy Reeves and Ray Charles McCullough II), Micah Powell
심댱: 2014~15년도 SM의 황금기에 흘러나온 수많은 명곡 리스트 중에 빼놓을 수 없는, SJ펑크의 진수.
김윤하: “중국 유닛 M의 ‘Swing’(2014)과 “MAMACITA” 리패키지 타이틀곡 ‘This Is Love’ 등으로 ‘Sorry Sorry’ 이후의 가능성을 탐색해온 이들은, ‘Devil’로 일명 ‘SJ Funk’라 불리는 특유의 스타일을 완성해낸다.” (“1st Listen : 2015년 7월 중순” 中)
엑소 ‘Monster’ (2016)

작사: 켄지 / 작곡-편곡: 켄지, LDN Noise (Greg Bonnick, Hayden Chapman), Rodnae `Chikk` Bell
심댱: 거친 컨셉에 적정 농도의 로맨스가 조화로웠던 작품. (미형의 괴물이 날 원한다는 데 마음을 안 줄 수가 없잖아)
NCT 127 ‘무한적아’ (2017)

작사: 켄지 / 작곡: 켄지, Harvey Mason Jr., Patrick “J Que” Smith, Kevin Randolph, Dewain Whitmore, Andrew Hey, Brittany Burton / 편곡: 켄지
퀴비: 켄지가 특색 있는 캐릭터를 넘어 하나의 세계를 건설하는 데에 능한 작곡-작사가임을 일깨운, 켄지-식 SMP의 중요한 분기점.
오요: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어야만 하는 그룹의 타이틀 곡 제목으로 ‘무한적아(그것도 한자로!)’를 낙점해버리는 기개도 대단하거니와 본인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듯한 켄지의 둔탁한 킥과 묵직한 베이스 라인, 웅장하게 화성을 쌓아 올리는 타이밍과 그를 일순 무너뜨리는 전자음까지 여러모로 SM이 사활을 걸었구나, 라는 인상을 받았다” (“1st Listen : 2017년 1월 초순” 中)
서현 ‘Don’t Say No’ (2017)

작사: 켄지 / 작곡: 켄지, Matthew Tishler, Felicia Barton / 편곡: Matthew Tishler
심댱: 뻔뻔하지만 절실하게 사랑을 갈구하는 여주라니, 케이팝 시장에서 그려진 여돌 캐릭터 중 손에 꼽을 만한 매력적인 캐릭터.
레드벨벳 ‘빨간 맛’ (2017)

작사: 켄지 / 작곡-편곡: Caeser & Loui (Daniel Caesar, Ludwig Lindell)
마노: 너무 많이 해온 말이지만, “이번 여름도 우리는 레드벨벳에게 큰 빚을 졌”고, “그들이 있었기에 이 여름을 아주 조금 사랑하게 되었”으며, 매년 여름을 더해갈수록 그 빚은 착실히 불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여름의 시작에는 바로 이 ‘빨간 맛’이 있다.
미묘: “귀엽고 엉뚱하고 상큼하고 부산스러우며 턱밑에서 손을 찰랑대는 외양이지만, 가만히 듣고 있자면 무척 선동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곡이 ‘빨간 맛’이다. 레드벨벳 특유의 CM송 분위기 속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을 선언하는 순간이 거의 위풍당당하다고 해야 할 정도다.” (“1st Listen : 2017년 7월 초순” 中)
태연 ‘사계’ (2019)

작사: 켄지 / 작곡: NONFICTION (AFSHeeN & Josh Cumbee), Andrew Allen, 켄지 / 편곡: NONFICTION (AFSHeeN & Josh Cumbee), 켄지
예미: 계절을 한껏 담은 정서와 이별이라는 단호함이 부딪혀 만든 오묘함. 그 오묘한 깊이를 성숙한 세련미로 치환하는 송라이팅.
퀴비: “”네가 온 세상이었다 시인하는 담담한 마음 위에 “정말 너를 사랑했을까”라는 의문의 조약돌을 던져 일으키는 파문” (“1st Listen : 2019년 3월 하순” 中)
레드벨벳 ‘Psycho’ (2019)

작사: 켄지 / 작곡: Druski, Cazzi Opeia, EJAE / 편곡: Druski, 유영진
비눈물: 레드벨벳은 태초부터 별난 그룹이었다. 켄지는 그 달콤하고 잔혹한 이상함을 가장 정확한 언어로 포착한다. ‘미쳤다’는 말 한마디 없이 불안과 확신을 끌어안은 채, 결국 괜찮을 거라 되뇌는 가사는 이상하리만치 듣는 이를 뜨겁게도, 차갑게도 끌어안는다.
퀴비: ““둘이 잘 만났대”라는 구절이 다름 아닌 ‘레드’와 ‘벨벳’을 지칭하는 것처럼 들린다면 과한 감상일까.” (“결산 2019 : 최고의 노래” 中)
NCT 드림 ‘Hello Future’ (2021)

작사: 켄지 / 작곡: 켄지, Moonshine (Jonatan Gusmark, Ludvig Evers), Adrian Mckinnon / 편곡: Moonshine (Jonatan Gusmark, Ludvig Evers)
마노: “기다렸어 어서 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기꺼이 사랑하겠다는 무모함과 내일을 향한 구김살 없는 벅차오름을, 이보다 더 반짝이는 언어와 음률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또 없을 것이다.
퀴비: “문샤인과 켄지의 공동 작업물인데, (중략) 작곡 면에서나 작사 면에서나 서로의 쿼키(quirky)함을 배가시키는 훌륭한 상성을 자랑한다. 10대의 나이에 묶여있던 그룹의 정체성을 ‘영원히 자라지 않는 소년’의 이미지로 개편한 현재, NCT 드림의 “터무니없는 상상”을 그려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합인 듯하다.” (“Monthly : 2021년 6월 – 앨범” 中)
에스파 ‘Supernova’ (2024)

작사: 켄지 / 작곡: 켄지, Paris Alexa, Dem Jointz / 편곡: Dem Jointz
퀴비: SM 3.0의, 그리고 켄지 3.0의 본격 신호탄이 된 기념비적 넘버. 이러한 메타-SMP는 켄지 외에 그 누구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레드벨벳 ‘Cosmic’ (2024)

작사: 켄지 / 작곡: 켄지, Moonshine (Jonatan Gusmark, Ludvig Evers), Adrian Mckinnon, Ellen Berg / 편곡: Moonshine (Jonatan Gusmark, Ludvig Evers), 켄지
비눈물: 레드벨벳이 말하는 우주보다 광활한 사랑 속에는 언젠가 끝날지도 모른다는 미세한 불안이 숨어 있다. 켄지는 거대한 우주의 낭만을 “조금 더 머무르면 어때”라는 작고 절실한 물음으로 좁혀낸다. ‘Cosmic’은 팬에게 건네는 다정한 부탁이자, 못 다한 이야기를 이어가고픈 가장 깊은 고백이다.
NCT 위시 ‘Steady’ (2024)

작사: 켄지 / 작곡: Karen Poole, Georgia Ku, Shift K3Y, 켄지 / 편곡: 켄지, no2zcat, shift k3y
미묘: 변화하는 화성 속에 멈춰 있는 음정들이 날카롭고 눈부시게 서로를 긁으며 쏟아내는 푸른 생기. ‘이런 게 바로 켄지’라고 말하고 싶다.
하츠투하츠 ‘The Chase’ (2025)

작사: 켄지 / 작곡: Lauren Faith, Hannah Yadi, FLO(Jorja Douglas, Renee Downer, Stella Quaresma), 켄지, no2zcat / 편곡: 켄지, no2zcat, Lauren Faith
미묘: 케이팝의 대표 주제 중 하나인 낭만화된 모험을 또 새롭게 표현해내라는 과제. 켄지의 답안은 가벼운 발걸음 위에서 우아한 R&B로 한 발 깊숙이 들어서며 드라마틱한 섹션 전환을 곁들였다. 기묘하고 신비하지만 산뜻한 여행서.
하츠투하츠 ‘Focus’ (2025)

작사: 켄지 / 작곡: dwilly, Michael Matosic, Dewain Whitmore, Hailey Collier / 편곡: dwilly, Michael Matosic
예미: 의미와 발음에 대한 다각도의 포커스로 쌓아올린 케이팝 작사가 켄지의 기량.
- Kenzie 24주년 : ② 켄지 명곡 24선 - 2026-10-01
- Weekly : 2026년 9월 4주차 - 2026-09-28
- N년 전 이달: 9월 - 2026-09-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