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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t Listen

1st Listen : 2019년 3월 하순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PRODUCE X 101, 태연, 스트레이키즈, 박지훈, JBJ95, 1TEAM, 카드, 펜타곤, 블락비 바스타즈, 핫플레이스를 다룬다.

아이돌로지 필진 단평. PRODUCE X 101, 태연, 스트레이키즈, 박지훈, JBJ95, 1TEAM, 카드, 펜타곤, 블락비 바스타즈, 핫플레이스를 다룬다.

_지마 (X1-MA)
스톤뮤직 엔터테인먼트
2019년 3월 21일

서드: '프로듀스' 시리즈의 주제곡에서 대단한 음악적 성취나 신선함을 기대하는 이는 이쯤 되면 거의 없을 것이다. '국프 대표'의 내레이션에 이어 차분하게 시작했다가 점점 빨라지는 비트에 반복적인 가사, 넘치다 못해 쏟아질 듯한 EDM 사운드의 향연 또한 이제는 하나의 패턴이 됐다. 곡의 구성, 사운드보다는 가사에서 더 변화를 발견할 수 있는데 'Pick Me', '나야 나', '내꺼야' 등 지난 시즌 주제곡들이 화자인 '나'를 어필하는 동시에 'Pick'이란 단어로 국프의 의무를 반복적으로 강조했다면, '_지마'는 '손을 놓지 마', '포기하지 마'처럼 동사를 다양하게 변화시킴으로써 반복되는 구절에 대한 피로감을 최소화하면서도 메시지를 뚜렷이 전달한다. '나야 나'의 가사가 국프에 대한 어필 위에 이성에게 구애하는 세레나데의 레이어를 덧씌운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의 내러티브였다면, '나와 함께 달려가', '세상에 지지마'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_지마'는 플레이어와 캐릭터가 동일시되는 판타지 RPG 게임에 가까운 이미지. 국프도 연습생도 결국 데뷔라는 같은 목적지를 향한다는 점에서 결국 동료나 마찬가지라는 관점으로 접근해 변주를 꾀한 셈이다.

스큅: 좀처럼 저음부에 머무르지 않는 음역대, 상승 구도를 반복하는 멜로디와 코드 진행, 지치거나 버거운 기색 없이 몰아붙이는 에너지, 장엄한 댄스 브레이크, 빠질 수 없는 구호 "Pick Me Up"까지. 흔히 말하는 '자본주의 미소'를 곡으로 형상화한 듯한, 정형화된 '프로듀스' 시리즈 테마송의 공식을 따른다. 어느 때보다도 이를 악물고 내달리고 있어 이번이 '프로듀스' 시리즈의 진짜_최종_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벌써부터 '_지마'의 피아노 버전이 환청처럼 들려온다.

조은재: 어떤 사람들은 오해하는 것 같지만, 사실 '프로듀스' 시리즈의 타이틀곡은 참가자의 실력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갈라진 실력은 프로그램 안에서 등급으로 반영된다. 참가하는 연습생에게는 일종의 '시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이 시리즈의 대표곡이 반드시 일정 이상의 난이도를 담보해야 하는 이유다. 바꿔 말하면, '프로듀스' 시리즈 타이틀곡은 현역 케이팝 아이돌이 소화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수준의 퍼포먼스를 요구하며, 그래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_지마'는 같은 남자 아이돌의 곡이었던 '나야 나'에 비해 복잡해진 가사와 구성을 자랑한다. 줄곧 '국민 프로듀서'의 투표를 유도하는 메시지였던 이전 시즌들의 가사와 달리, '_지마'의 가사는 자성적 메시지까지 포괄하는, 좀 더 스포츠 행사에 어울릴 법한 내용으로 바뀌었다. 고음의 멜로디 라인이 강조되었던 '나야 나'에 비해 '_지마'는 악기의 비트가 강조되고, 보컬 멜로디 라인에서도 저음부와 고음부를 확실하게 구분한다. 덕분에 가요 색이 옅어지고 좀 더 범용적인 음악처럼 들리게 되었는데, 이 부분은 확실히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연출인 듯하다. 댄스 퍼포먼스 또한 2년 만에 큰 변화를 보이는데, 아이코닉한 상체 동작과 복잡한 스탭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던 '나야 나'에 비해 '_지마'는 아이솔레이션과 팝, 웨이브 등 춤의 기본기부터 배우지 않으면 상당히 어색해 보일 수 있는 고급 동작을 다수 포함한다. 게다가 라이브 퍼포먼스에서는 퍼포머의 안정적인 가창을 위해 다리를 들어 올리는 동작이나 점프를 자주 쓰지 않는데, '_지마'에서는 후렴구를 포함해 유독 빈번히 등장한다. 그래서 등급별로 춤 실력의 격차가 커 보이지 않았던 '나야 나'에 비해 '_지마'는 A등급부터 F, X등급까지의 연습생 등급별 춤 실력의 격차가 커 보이는 효과를 얻는다. 춤을 잘 출수록 디테일을 표현할 여지가 '나야 나'보다 '_지마'에 더 많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불수능으로 얻어낸 등급 변별력과도 같은 퍼포먼스라 하겠다. 물론 '어려운 문제'가 반드시 '좋은 문제'는 당연히 아니지만, 이 곡의 큰 용도 중 하나가 '평가'임을 반드시 고려할 필요가 있기에 불가피한 기획이라고 본다.


사계 (Four Seasons)
SM 엔터테인먼트
2019년 3월 24일

스큅: 특유의 신경이 곤두선 보컬로 무덤덤한 어조의 노래를 부르니 오묘한 서스펜스가 빚어진다. 이는 노래를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가는 것을 넘어, 노래를 비로소 완성한다. 네가 온 세상이었다 시인하는 담담한 마음 위에 "정말 너를 사랑했을까"라는 의문의 조약돌을 던져 일으키는 파문을 태연만큼 효과적으로 표현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수록곡 'Blue'는 이 조약돌이 심연으로 가라앉아 드는 정경을 그린 듯 '사계'와 이어지는 감성을 공유하고 있어 두 곡을 이어 듣는 맛이 상당하다. 단 2곡뿐임에도 탄탄한 유기성까지 보유한 보기 드문 싱글.


Clé 1 : MIROH
JYP 엔터테인먼트
2019년 3월 25일
이번 회차의 추천작

스큅: 일전에 스트레이키즈를 두고 좀처럼 팀의 개성이 잡히지 않는 가운데 이들의 '치기 어린 패기' (혹은 '패기 어린 치기')가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평을 한 바 있다. "Clé 1: Miroh"는 이 잠재력을 마침내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우선 타이틀곡 'Miroh'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Miroh'는 사실상 한 가지 모티브를 끊임없이 되풀이하는 구조를 가진다. 보컬 루프, 댄스 브레이크, 후렴구 탑라인 모두 동일한 선율을 공유하며 빌드업 때를 제외하고는 이 선율이 계속해서 호출된다. 곡 전체가 훅인 셈인데, 뻔뻔하게 이를 밀어붙이는 가운데 각 파트를 다양하게 변용하고 교차시키며 지루할 틈을 내어주지 않는다. 위용 있는 가사와 팀 구호, 마오리족 하카에서 영감을 받은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곡의 형식에서부터 정글같이 삭막한 도시 '미로' 속에 뛰어든다는 테마가 유감없이 드러난다고 할 수 있겠다. 이어지는 곡들 역시 같은 설정 아래 형형한 기세를 과시한다. '승전가'와 '잠깐의 고요'에서 숨가쁘게 몰아치는 에너지는 'Boxer'에 이르러 정점을 찍으며 비장하고도 날렵한 '키즈'의 베짱을 보여주고, 'Chronosaurus'와 '19'는 톤을 점차 다운시키며 그 이면의 번뇌를 내비친다. 스트레이키즈에게 '미로'라는 장을 부여하며 비로소 '스트레이'-'키즈'라는 정체성을 부여한, 어쩌면 진정한 의미의 데뷔 앨범. 스트레이키즈의 핵심은 바로 스스로를 '미로' 속에 내던지는 '치기'와 '패기', 아니 이를 넘어선 '객기'였다. 전년도의 과욕적인 활동이 소모전으로 빠지지 않고 좋은 자양분 공급원이 되어주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앞으로의 활동을 더욱 기대해본다.


O'CLOCK
마루 기획
2019년 3월 26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조은재: 타이틀곡 'L.O.V.E'는 '소년미' 하나로 대한민국에 '저장'됐던 소년답게 강렬하지만 거칠지 않고, 아련하고 간질거리는 이미지로 곡과 비디오를 가득 채웠다. 동화적인 공간에 놓인 소년으로서 신비로움을 연기하는 것은 가장 전통적인 남자 아이돌 작법이기도 한데, 애초에 박지훈이 인기를 얻었던 이유를 정확히 간파하고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 담백한 창법으로 부르는 R&B 멜로디와 고저 차가 크지 않은 플로우를 유지하는 래핑은 한국인이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아이돌, 즉 90년대 하이틴 스타였던 가수들을 떠올리게도 한다. 그 시절 스타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으로 여겨졌고, 지금의 아이돌은 누가 뭐래도 잘 만들어지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다. 강산이 두 번 바뀌어 아이돌 스타를 보는 시각은 바뀌었지만, 그럼에도 이어지고 있는 어떤 코드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AWAKE
스타로드 엔터테인먼트
2019년 3월 26일
놓치기 아까운 이번 회차의 추천작

마노: 전작과 확연히 달라진 앨범의 밀도가 우선 눈에 띈다. 일관성을 지키려다 못해 다소 심심해지고 만 인상이 적지 않았던 전작과 달리 촘촘한 밀도와 컬러풀함을 더해 유기성과 듣는 재미를 동시에 잡았다. 칠링한 힙합 트랙 'Friend Zone'으로 시작해서 점차 무드를 고조시켜 청량한 하우스 트랙인 타이틀 'Awake'와 펑키하고 흥청망청한 '좋아해'로 터뜨리다, 'Milky Way', 'Leave It To Me' 등의 다운 템포 트랙으로 다시 차분해지고는 'Lookin' 4 Love'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멤버들의 약진인데, 특히 전작 때보다도 훨씬 편안하게 다가오는 켄타의 보컬은 '성장'이라는 단어가 절대 무색하지 않을 정도. 솔로곡 'Leave It To Me'를 완벽하게 장악하는 모습에서 단 몇 개월 사이의 성장세를 짐작게 하는데, 듀오로서는 이제 겨우 두 번째 발매작이라는 점에서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데뷔작 이후의 기우를 완전히 씻겨내 준 준수한 소포모어 작. 추천곡은 'Milky Way'.


HELLO!
라이브웍스 컴퍼니
2019년 3월 27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서드: 타이틀곡 '습관적 VIBE'는 다짜고짜 통통 튀는 사운드와 리듬감에 치중한 듯 배치된 가사에서 신인 아이돌의 데뷔곡에서 쉽게 보기 힘든 여유와 흥이 느껴지는 노래다. 그와 달리 이어지는 트랙 'COUNTDOWN'에서는 묵직한 래핑과 비트가 두드러지고, ''BOUT U'는 어쿠스틱 사운드에 서정적인 곡으로 언뜻 전혀 다른 색깔의 세 곡이 담겨 있지만 흐름이 널뛰지 않고 일관성을 지닌다. 보컬 라인과 래퍼 라인이 각기 뚜렷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팀워크가 돋보이는,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신인이다.


밤밤(Bomb Bomb)
DSP 미디어
2019년 3월 27일
이번 회차의 추천작

로지: 카드의 퍼포먼스를 보고 있으면 멤버 네 명의 합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무척 좋게 느껴진다. 남자 멤버들의 랩과 여자 멤버들의 보컬이 곡을 꽉 채우고, 멤버 간 '케미'가 돋보이는 안무까지 더해져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이전까지는 트로피컬 하우스 곡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번에는 뭄바톤의 강렬한 사운드에 집중했다. 후렴구에 '오늘 밤 내일 밤 매일 밤밤', 'Wildin' all day wildin' all night' 같은 단순한 가사를 많이 사용한 것이 비트와 딱 맞아떨어지면서 곡의 분위기를 한껏 띄운다. 곡의 길이가 3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쉽다.

마노: 전작 "Ride on the Wind"로 약간의 변화구를 구사하긴 했었지만, 카드의 음악적 색깔은 역시나 이런 '마약성'이 그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3분이 채 되지 않는 러닝타임 내내 격하고 빠르게 몰아치는 끈적하고 후덥지근한 리듬에 맞춰 흔한 바디터치 없이도 섹슈얼한 텐션을 만들어내는 멤버들의 퍼포먼스는 카드라는 팀의 정수 그 자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전작이 산뜻하다 못해 다소 심심하게 느껴졌다면 분명 반가워질 트랙.

서드: 데뷔 초 카드를 보며 여성 보컬과 남성 래퍼의 파트 교대로만 전개되는 구성의 단조로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우려했었는데, 기우였다. '밤밤'은 도입부부터 제이셉이 리드보컬처럼 곡의 전반을 끌어가면서 소민과 지우의 보컬이 그 사이를 휘감듯이 교대로 등장하며 긴장감을 유지하고, 래퍼인 비엠이 슬로건을 외치듯 후렴을 강렬하게 장식하는 구성이 빠른 템포와 맞물려 3분 남짓한 곡의 길이가 아쉬울 정도의 흥겨움을 발산한다. 노출이나 오직 성적 어필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안무 동작 없이 멤버들의 케미와 퍼포먼스의 에너지만으로도 섹시함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현재 아이돌 씬에서 거의 유일한 혼성그룹인 카드만이 지닌 큰 장점. 곡의 분위기에 맞춰 한여름에 발매되었더라면 대중의 반응이 더 좋지 않았을까 뒤늦게 아쉬움이 남는다.

하루살이: 한 장르를 아예 그룹의 색으로 가져가는 것은 양날의 검이 될 수밖에 없다. 프로듀싱의 주체가 바뀌어도 음악적으로 크게 휘청이지 않고 충분히 준수한 완성도를 보인다. 동시에 이미지 고착으로 인해 파괴력이 처음만 못한데, 뭄바톤이 케이팝 내에서 닳을 대로 닳아버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멤버 간의 케미보다 각각의 섹슈얼 어필을 더 연출한 점이 눈에 띈다. 혼성 그룹으로 연출하는 헤테로 섹슈얼 텐션은 적어도 해외 팬들을 공략하는 데 독보적 무기로 작용했었다. 어떤 큰 그림의 일부인지 그저 프로듀서가 바뀌며 일어난 실수인지 한발 물러난 그 의도를 아직 모르겠다.


Genie:us
큐브 엔터테인먼트
2019년 3월 27일
이번 회차의 추천작

서드: 세련된 사운드에 유쾌한 이미지의 가사가 합쳐진 '신토불이'는 'Gorilla'와 '감이 오지' 같은 곡과 '빛나리', '청개구리'로 대표되는 펜타곤의 양극화된 매력을 어떻게 하면 모두 살릴 수 있을지 고민과 연구 끝에 찾아낸 중간 점처럼 보인다. 메시지 자체는 썩 신선할 것 없는 'YOLO' 류의 가사지만, 아재 개그처럼 느껴지는 구시대적 언어유희와 신세대 줄임말이 공존하고 갑작스레 '빛나리'의 가사를 인용하는 등 밑도 끝도 없이 몰아치면서 청자에게 '아무런 생각 말고 신날 것'을 종용하는 듯한 노래. 그 밖에도 힙합 유닛과 발라드 유닛을 나누어 극단적인 스타일을 선보이는 'Lost Paradise'와 '그 순간 그때까지'에 엉뚱함을 극대화한 '에일리언'과 청량감 가득한 록 사운드의 '봄눈', 멤버들끼리 귀여운 디스전을 선보이는 보너스 트랙 'Round 1'까지, 말하자면 여태껏 펜타곤이 내놓았던 음악 성향을 한 번에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앨범이다. 사족 : 앨범을 다 듣고 나서 귓가에 '유토다'가 환청처럼 메아리치는 증상은 나만 겪는 일이일까.


I'm a mess.
세븐시즌스
2019년 3월 28일

서드: 재즈를 연상시키는 색소폰과 피아노 사운드가 귀를 잡아끄는 인트로 'Messed Up'부터 매끄럽게 이어지는 타이틀곡 'Help Me'는 부드러운 멜로디와 보컬에 둔탁한 베이스와 비트, 피오의 개성 강한 래핑과 부드러운 보컬, 대비되어 자칫 언밸런스할 수 있는 요소들이 서로 뒤섞이면서도 정리되면서 블락비 바스타즈의 아이덴티티를 강하게 내뿜는다. 앞서 공개된 바 있는 피오의 솔로곡 '소년처럼'을 비롯해 수록된 멤버들의 솔로곡들도 각기 다른 개성을 내면서도 앨범의 흐름을 흩뜨리지 않는다. '품행제로'에서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며 방방 뛰던 불량아들이 어느새 정장을 빼 입고 중후한 멋을 내는 청년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듯한 이미지의 앨범. 추천하고 싶은 수록곡은 'From Seoul'.


HOT PLACE
라우더스 엔터테인먼트
2019년 3월 29일
놓치기 아까운 음반

스큅: 'TMI'는 애수가 흘러넘치는 멜로디를 가사를 정직하게 찍어누르는 포 온 더 플로어 비트와 666의 'Amokk'를 연상시키는 테크노 댄스 브레이크에 실어나르며 90년대 한국 댄스가요 해학의 정수를 구현한다. "넌 정말 TMI"는 이를 한마디로 압축하는 펀치 라인. 신조어를 사용하긴 했으나, 이것이 되레 구세대적 흥취를 증폭시킨다. 여기에 래칫 비트 위에서 2010년대의 스웨그를 뽐내는 파트까지 더해져 과거는 물론 현대 댄스 가요의 '뽕 끼'까지 주입한다. 코요태를 지향한 모모랜드처럼 느껴지기도. 리믹스 버전은 180도 다르게 강남 클럽 뱅어 식으로 변주된 점 역시 재미있다.

By Editor

idology.kr 에디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