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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엑소, 레드벨벳, 빅스의 작곡가 안드레아스 오버그 ②

엑소의 ‘Stronger’, 레드벨벳의 ‘7월 7일’, 샤이니의 ‘Romance’ 등을 작곡한 스톡홀름 출신의 작곡가 안드레아스 오버그(Andreas Oberg)를 만났다. 작곡가가 직접 털어놓는 음악 작업 후기, 그리고 아이돌 음악과 케이팝에 대한 여러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

스웨덴 스톡홀름 출신의 작곡가 안드레아스 오버그(Andreas Oberg)는 엑소의 ‘Stronger’, 레드벨벳의 ‘7월 7일’, 샤이니의 ‘Romance’, f(x)의 ‘Glitter’등 수없이 많은 곡들을 작곡해 한국 아이돌 음악 팬들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현재 유럽, 미국, 한국과 일본 시장에서 동시에 활동하는 그와 대중음악평론가이자 아이돌로지 필진인 김영대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곡가가 직접 털어놓는 음악 작업 후기, 그리고 아이돌 음악과 케이팝에 대한 여러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①편에서 이어진다.

김영대: 당신의 작곡 스타일을 들여다보면 멜로디가 강한 성향의 음악을 선호하는 걸 알 수 있다. 보컬리스트들이 소화하기에 적합한 퀄리티를 갖고 있으면서 따뜻한 멜로디를 선호하는 한국 정서에도 잘 맞는다고 여겨지는데, 이는 당신의 고유한 스타일인가 아니면 한국에 맞추려고 따로 신경을 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오버그: 원래 내 스타일이다. 멜로디가 아름답고 코드 진행이 유려한 스타일을 선호하며, 특히 재즈에 기반을 두고 그 위에 기억하기 쉬운 멜로디를 얹는 것을 좋아한다.

김영대: 한편으로 당신의 음악은 회고적인 혹은 복고적인 느낌을 준다. 이를테면 NCT 127의 ‘Once Again’이 그 대표적인 예일 텐데, 개인적으로 즐겨 듣는 노래기도 하다. 90년대의 R&B와 소울 음악의 방식을 많이 연상시킨다.

오버그: 일본에서도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스웨덴 작곡가 크리스 웨일(Chris Wahle)과 함께 만든 곡이다. 2년 전에 스톡홀름에서 썼는데, 90년대 밴드인 브랜드 뉴 헤비스(Brand New Heavies)나 인코그니토(Incognito) 같은 음악에 나오는 브라스 느낌을 강조해 보고 싶었다. 웨일이 직접 데모 노래를 맡아 녹음을 진행했는데, 원래 랩 파트는 내가 만들어 보낸 것이다. 솔직히 이 노래가 NCT 127의 앨범에 수록되어서 놀랐다. 그들의 다른 음악은 뭐랄까 더 ‘Firetruck’에 가까운 사운드였으니까.

김영대: 더 에지하고 현대적인 댄스 음악들.

오버그: 그렇다. 하지만 동시에 아이돌 기획사들은 서로 다른 느낌의 곡들이 대비를 이루어 다양한 색을 내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김영대: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당신의 작곡 스타일은 현대적이면서도 그 기저에는 70-80년대의 소울풀한 재즈 음악들, 이를테면 우리가 스무드 재즈(smooth jazz)라고 부르는 요소들이 녹아 있다. 노먼 브라운(Norman Brown), 조지 벤슨(George Benson), 러스 프리먼(Russ Freeman), 제이 그레이든(Jay Graydon) 등의 이름이 떠오른다. 가령 레드벨벳의 ‘Sunny Afternoon’이나 빅스의 ‘나비효과’는 그런 영향이 엿보이는 곡이다.

오버그: 조지 벤슨은 내가 가장 존경하는 뮤지션이자 내 우상이기도 하다. ‘Sunny Afternoon’은 ‘밤과 별의 노래’를 만든 바로 그 주에 있던 송캠프에서 만든 또 하나의 곡으로, 사이먼 페트린, 여성 싱어인 마야 쿠크(Maja Keuc), 그리고 JYP에서 종종 작업했던 한국 작곡가 김원과 공동작업했다. 음악적으로 볼 때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는 곡 중 하나다. 악보를 놓고 분석해 보면, 여러가지 까다로운 진행도 활용되었지만 전체적으로 쉽고 편한 선율이 잘 어우러졌다. 후렴 뒷부분에 “Sunny, Sunny…” 하면서 화음이 어우러지는 부분의 화성은 매우 재즈적이다.

김영대: 레드벨벳과는 이미 지난 미니 앨범에서 ‘7월 7일’로 만난 바 있다. 레드벨벳에게는 물론이고 여타 아이돌 음악과 비교해봐도 이례적인 음악이라 평가한다. 어쿠스틱한 느낌과 조금은 우울하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멜로디도 예사롭지 않다.

오버그: 마리아 마커스(Maria Marcus), 그리고 매우 빼어난 한국 작곡가인 황찬희와 함께 쓴 곡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고 아끼는 곡 중 하나이다. 보통은 훅의 멜로디를 떠올리고 그에 맞추어 곡을 진행해 나가는 편이지만 이 곡의 경우 전체적인 코드 진행과 구성을 고민하며 만든, 더 정통적인 스타일로 작곡한 곡이다. 후렴 부분에 반 키 전조가 되는 부분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듣기보다는 훨씬 복잡한 화성 진행을 가진 곡이다. (웃음)

김영대: 이렇게 어쿠스틱하면서 정격적 구성을 가진 곡으로 보아의 ‘Love and Hate’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보컬과 악기가 어울려 미니멀한 느낌으로 마무리 되었다. 오디션 같은 데 도전하는 여가수들이 종종 고르는 곡이라고도 들은 바 있다. 보아는 일본의 아무로 나미에와 비견될 정도의 슈퍼스타이기도 한데 같이 작업한 소감은 어땠는가.

오버그: 사람들이 좋아해 준다니 영광이다. (웃음) 이 곡 역시 ‘7월 7일’과 마찬가지로 훅이나 코러스 파트를 먼저 생각하지 않고 정격적으로 만든 곡이다. 작곡가 김태성과 보아, 그리고 나 셋이 스튜디오에 앉아 함께 연주를 하며 멜로디와 진행을 구상했다. 보아는 많은 음악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고 그것을 실제로 곡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탁월한 작곡가이다. 게다가 인간적으로도 훌륭한 사람이다. 왜 그녀가 케이팝의 레전드가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김영대: 빅스와는 인연이 깊다. 앞서 말했듯 당신의 케이팝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것이 빅스의 노래였고, 얼마 전 나온 미니 앨범 수록곡 ‘나비효과’는 빅스의 발라드 중 최고로 꼽고 싶은 곡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당신의 장기인 스무드 재즈적인 화성이 잘 접목된 스타일이다.

오버그: 빅스와는 인연이 깊다. 에릭 리드봄과 그들의 정규 2집 앨범에서 ‘Stop it Girl’이라는 곡을 만든 바 있다. 나름 독창적인 곡이었는데 기획사와 팬들에게서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나비효과’ 역시 비슷한 콘셉트의 발라드로 의도하고 만든 곡으로, 재지한 코드 진행을 풍성하게 쓰고 낭만적인 멜로디를 붙였다. 빅스가 훌륭하게 잘 소화해서 고맙게 생각한다.

김영대: 올해 상반기에 인상적으로 들었던 또 하나의 노래로 오마이걸의 ‘Windy Day’를 꼽고 싶다. 이 곡을 들으면서 마치 70년대의 아바(Abba)가 2010년대의 한국의 케이팝으로 되돌아온 느낌을 받는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화음이 귀에 오래 남는 곡이다.

오버그: 우리가 그 곡을 만들면서 의도했던 것이 바로 70년대 스웨디시 팝 음악, 그 중에서도 아바와 같은 사운드를 만드는 것이었다. 알아 봐주니 고맙다 (웃음). 그 곡은 특히 보컬 편곡에 있어서 아바를 많이 염두에 두었다.

김영대: 이렇듯 스웨디시 팝적인 요소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 요인은 뭐라고 보는가? 특히 케이팝과 제이팝 등 아시아권에서 더더욱 환영 받고 있는데.

오버그: 물론 스웨덴 팝 스타일은 미국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맥스 마틴(Max Martin, *브리트니 스피어스, 엔싱크, 케이티 페리, 마룬5 등의 히트곡을 작곡한 세계적인 음악가)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음악적인 측면에서 볼 때 스웨덴 음악가들은 멜로디’에 신경을 쓰는 것이 특징이다. 가령 미국 뮤지션들이 음악을 만든다고 하면 보통 ‘자, 비트를 만들자 그리고 버스(verse)를 얹자’라는 식으로 진행된다면 스웨덴 작곡가들은 ‘훅(후렴구)을 만들자’라고 말하는 식의 차이다. 내 생각에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은 좋은 비트나 버스도 중요하지만 결국 얼마나 좋은 코러스 파트를 써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스웨덴 음악가들은 기억에 남는 매력적인 후렴을 만드는 데 늘 집중하고 이는 옛날 스웨덴 민속 음악에서부터 아바, 에이스 오브 베이스(Ace of Base), 록세트(Roxette), 맥스 마틴 등 팝 음악까지 일관되게 내려오는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블랙 뮤직 계열의 음악을 선호하고 즐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멜로디와 훅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는 다른 스웨덴 작곡가들과 비슷한 면을 갖고 있다.

김영대: 스칸디나비아 계열 작곡가들의 가치를 먼저 알아본 것은 원래 제이팝이었다. 일본에서 당신과 같은 유럽 작곡가들, 특히 스웨덴 출신의 작곡가를 선호하는 것 역시 주목할 만한 일이다.

오버그: 재밌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Eurovision Song Contest)라고 매년 열리는 음악 대회가 있다. (*1956년부터 유럽 각국이 대표 뮤지션을 파견해 경쟁하는, 일종의 유럽 국가 대항 음악 경연 대회로, TV 포맷으로는 최장수 행사이기도 하다.) 이 콘테스트의 음악 스타일은 물론 늘 바뀌어 왔지만 특히 80-90년대에 유행한 유로비전의 음악들은 제이팝의 보이밴드 음악과 굉장한 유사성이 있다. 종종 유로비전 수상곡들을 일본 레코드 관계자들에게 들려주곤 하는데, 그들은 일본의 쟈니스(Johnny’s)와 비슷한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음악 맥락이 전혀 다른 미국의 대중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이렇게 언어와 문화가 다른 일본과 유럽의 음악이 정서적인 유사성을 갖고 있는 것은 흥미롭다.

김영대: 지난 몇 년간 비록 타이틀은 아니었지만 팬들에게 유독 사랑받는 수록곡들도 여럿 만들었다. 음반을 돌려 듣다가 괜찮다 싶은 음악들이 나와 크레딧을 찾아보면 당신의 이름이 있곤 했다. 인상적이었던 몇 곡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데 먼저 샤이니의 ‘Romance’부터. 나는 물론이고 특히 샤이니의 팬들이 아끼는 곡이라고 알고 있다. 샤이니는 의심할 바 없이 한국 댄스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밴드 중 한 팀인데, 당신은 정규 앨범 “Odd” (2015) 뿐만 아니라 일본어 앨범인 “D×D×D” (2016)에도 참여해 여러 곡을 만든 바 있다. 이 곡을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 좀 말해달라. 트로피컬한 리듬으로 출발해 훵키한 리듬으로 전이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오버그: 2014년에 스웨덴에서 작곡가 마리아 마커스, 구스타프 칼스트롬(Gustav Karlström)과 함께 작업한 곡이다. 샤이니를 위한 곡이기는 해도 이전과는 좀 색다른 분위기를 내고 싶어서 스티비 원더의 옛날 음악들, 그리고 퍼렐(Pharrell)이 만든 음악 등을 두루 들으며 참고했다. 우리 스스로도 만족한 트랙이지만 특히 샤이니의 팬들,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이 지금껏 아이돌 음악에서 자주 듣지 못했던 유니크한 사운드라서 좋았다고 평가해줘서 기분 좋다.

김영대: 샤이니와 함께 f(x)라는 그룹은 음악 평론가들이 특히 선호하고, 또 어떻게 보면 늘 아방가르드한 사운드로 한국 댄스 음악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그룹이라고 해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들의 지난 앨범, 그 중에서 ‘Glitter’는 작년 나온 아이돌 음악에서 베스트 트랙 중 하나로 생각하는 곡이기도 하다. 타이틀인 ‘4 Walls’와는 확실히 대비되는 매력이 있다. 전반적인 멜로디가 아름답지만 각기 다른 분위기의 섹션을 자연스럽게 이어 나가는 느낌, 그리고 “you you you”로 올라가다가 “glitter glitter glitter”로 떨어지며 종결되는 곡의 전개 역시 재치가 있다.

오버그: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가 그 곡을 처음 구상할 때 f(x)의 음반에 들어가게 될지 몰랐다는 사실이다. 제이팝 그룹의 음악을 염두에 두고 작곡했는데, f(x)는 알다시피 굉장히 현대적이면서 에지 있는 EDM 스타일의 음악을 추구하는 그룹이라 특별히 이 곡을 고를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마침내 f(x)가 이 곡을 부르기로 결정했다고 했을 때 살짝 놀랐다. 전체적인 느낌은 아리나아 그란데(Ariana Grande) 같은 가수가 부르면 어울릴 만한 음악을 생각해봤다.

김영대: 흥미로운 이야기다. 대중음악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이런 식으로 곡의 주인이 바뀌는 일이 종종 있긴 하다. 얼마 전에 읽었던 인터뷰에서는 작곡가 MZMC가 원래 엑소의 ’Artificial Love’가 NCT의 곡이 될 뻔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버그: 그렇다. 요새 케이팝에서는 한 그룹이 그들의 기존 스타일과 다른 새로운 분위기를 시도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곤 한다. ‘Gltter’는 비록 타이틀 곡은 아니었지만 앨범 트랙으로서는 좋았다고 생각하고 특히 f(x)의 보컬이 만족스럽게 곡을 살려 녹음되었다고 생각한다.

김영대: 작곡은 주로 어떻게 하는가? 누구는 기본적인 코드 진행을 먼저 짜거나, 누구는 리듬을 먼저 만들고, 또 누구는 훅을 먼저 떠올리는 등 방법이 다를 텐데.

오버그: 그때그때 다르다. 완전히 처음부터 아이디어를 내어 작곡을 해야 하는 경우는 당연히 기본적인 코드 진행과 전개를 만들고 그에 맞는 멜로디를 붙인다. 특별히 기획사에서 원하는 방식의 편곡이나 리듬을 제시해주는 경우에는 그에 맞는 편곡이나 훅을 먼저 떠올리는 경우도 많다. 개인적으로는 코드 진행부터 제대로 만들어 나가는 방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김영대: 아이돌 음악에서 공동작곡은 이제 완전히 일반화 되어 있다. 처음 기획 단계에서부터 작곡, 편곡, 그리고 수정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복잡하다. 그러다 보면 아무래도 예전처럼 유기적인 느낌보다는 조금은 기계적인 방식의 작업이 많아지고, 종종 원격 통신으로 교류하거나 아이디어를 나누기도 하는데, 이런 작업이 부자연스럽거나 하진 않나? 공동작곡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오버그: 소녀시대의 ‘Do the Catwalk’란 곡이 있다. 일본 앨범에만 수록된 곡인데, 이 곡을 스카이프로 작업했다. (웃음) 그래도 여전히 사람과 직접 마주 보고 앉아서 연주하며 곡을 쓰는 방식을 선호한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 경우 공동작업을 하는 건 거의 인간적인 이유 때문이다.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교류하면서 음악을 하는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나는 보다 정통적인 작곡가이다 보니 컴퓨터나 기술적인 부분을 다루는 데에 서투르다. 믹싱이라든지 음향을 만지는 대신에 나는 곡을 쓰는 작업에 더 집중하고 싶고 그래서 그 부분에 능한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는 편이다.

SM 송캠프에서의 안드레아스 오버그
SM 송캠프에서의 안드레아스 오버그

김영대: 소녀시대 이야기를 했지만 샤이니도 마찬가지고 많은 아티스트들이 일본과 한국에서 따로 앨범을 발매하기도 한다. 애초에 곡을 쓸 때 그런 다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작업하는 편인가?

오버그: 대부분 그렇다. 한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쓴 곡이 일본 앨범에 수록되는 경우도 드물게 있긴 하지만 보통은 각 시장의 차이를 염두에 두고 작업하는 편이다. 두 개의 다른 시장이 공존한다는 점은 작곡가로서는 나쁘지 않은 부분이다.

김영대: 수많은 아티스트와 작업했고 당신이 만든 곡들이 케이팝의 중요한 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다. 그 동안의 활동을 돌이켜보면 어떤 기분인가.

오버그: 나는 늘 사람들의 삶의 ‘사운드트랙’과 같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케이팝 작곡가로 활동하면서 실제로 그런 경험들을 하고 있다. 한국에 가서 카페에 가면 종종 흘러나오는 내가 작곡한 아이돌 음악들, 그리고 내가 곡을 준 팀들의 공연을 보기위해 늘어선 팬들의 모습을 볼 때 마다 그 영향을 직접 체감하곤 한다. 올 5월에 도쿄돔에서 있었던 샤이니의 콘서트를 보러 간 적이 있었다. 5만 5천명의 관중이 가득 들어차서 공연을 즐겼는데 그 셋리스트에 내가 작업한 곡도 여섯 곡이나 포함되었으니 뿌듯한 기분이었다. 그 중에는 내 곡 ‘Sing Your Song’도 있었는데, 모든 팬들이 “Sing sing your song sing it”하며 따라하는 모습을 보는 건 굉장한 경험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무대 뒤로 가 그들과 이야기도 나누었는데 재밌었다. 곧 그 공연이 담긴 DVD도 발매된다고 하니 많이 봐줬으면 한다.

김영대: 일종의 공통 질문이다. 직접 참여하진 않은 곡 중 인상깊게 들었던 아이돌 곡이 있는가?

오버그: 최근에는 엑소의 ’Monster’를 좋게 들었다. 친한 친구인 런던 노이즈(LDN Noise)의 작품으로, 특히 매우 파워풀하고 역동적인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김영대: 긴 시간 좋은 인터뷰 고맙다.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을 알려달라. 혹시 작업중인 아티스트가 있다면 귀띔이라도…

오버그: 당연히 아직은 말할 수 없다 (웃음). 다만 작업이 끝나 발매를 기다리고 있는 곡들이 거의 40여곡에 이른다. 그 중에 하나는 재즈 앨범 프로젝트인데 아티스트의 이름은 아직 밝힐 수 없지만 몇 주 후면 만나게 될 것이다. 또 한 아이돌 그룹의 앨범에도 참여했는데 이제껏 아이돌 음악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는 새로운 장르의 음악이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계속 지켜봐 달라.

김영대

By 김영대

음악평론가. 계간 [문학동네] 편집위원. [한국힙합] [90년대를 빛낸 명반 50]의 저자. 번역서 [미국 대중음악] (한울)이 새로 나왔습니다. 미국 Lewis & Clark 대학교에서 대중문화강의. [email protected]

4 replies on “인터뷰 : 엑소, 레드벨벳, 빅스의 작곡가 안드레아스 오버그 ②”

우연히 너무 맘에 드는 곡을 발견하고 작곡가를 검색하다가 인터뷰를 보게 되었어요:) 즐겨듣던 곡들 중에 안드레아스 오버그가 작곡에 참여한 곡들이 꽤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어요. 또 새로이 알게 된 곡들을 듣고 있는데, 전부 취향에 맞아서 기분이 좋네요. 인터뷰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말 굉장하네요. 이 기사를 ‘요즘 아이돌 노래는 옛날에 비하면 수준이 너무 낮아. ㅉㅉ’하는 인간들한테 보여주고 싶네요. 이렇게 훌륭한 음악인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멋진 인터뷰네요. 작곡가 지망생인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좋은 인터뷰 감사합니다!